헌법재판소

2015헌마164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 제1항 위헌확인 등

결정일: 2015년 12월 23일

결정 전문

사 건 2015헌마164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 제1항 위헌확인 등
청 구 인 오○진
국선대리인 변호사 김용현
피 청 구 인 국가인권위원회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 중 피청구인의 2015. 1. 29.자 회신(인권상담센터-981)에 대한 심판청구를 각하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무고죄로 기소되어 2013. 12. 19.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대전지방법원 2013노1514) 그 판결이 확정되어 수감되었다.
청구인은 2015. 1. 25. 피청구인에 대하여 ‘법원의 악의적인 판결로 인해 1년이 넘도록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피청구인의 조사를 요청하는 취지의 민원을 제기하였는데, 피청구인은 2015. 1. 29. 국가인권위원회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30조 제1항에 따라 법원의 재판은 위원회의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어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취지의 회신을 하였다(인권상담센터-981).
이에 청구인은 피청구인의 위 회신이 실질적으로는 자신의 진정에 대한 각하결정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15. 2. 17. 위 회신의 취소 및 법 제30조 제1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법 제30조 제1항 전부에 대하여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 침해는 위 조항이 피청구인의 조사 대상에서 법원의 재판을 제외한 것에서 비롯되므로 이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피청구인의 청구인에 대한 2015. 1. 29.자 회신(인권상담센터-981, 이하 ‘이 사건 회신’이라 한다) 및 국가인권위원회법(2012. 3. 21. 법률 제11413호로 개정된 것) 제30조 제1항 제1호 중 ‘법원의 재판은 제외한다’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밑줄 친 부분)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국가인권위원회법(2012. 3. 21. 법률 제11413호로 개정된 것)
제30조(위원회의 조사대상)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인권침해나 차별행위를 당한 사람(이하 “피해자”라 한다) 또는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나 단체는 위원회에 그 내용을 진정할 수 있다.
1.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초ㆍ중등교육법 제2조, 고등교육법 제2조와 그 밖의 다른 법률에 따라 설치된 각급 학교, 공직자윤리법 제3조의2 제1항에 따른 공직유관단체 또는 구금ㆍ보호시설의 업무 수행(국회의 입법 및 법원ㆍ헌법재판소의 재판은 제외
한다)과 관련하여 대한민국헌법 제10조부터 제22조까지의 규정에서 보장된 인권을 침해당하거나 차별행위를 당한 경우

[관련조항]
국가인권위원회법(2011. 5. 19. 법률 제10679호로 개정된 것)
제25조(정책과 관행의 개선 또는 시정 권고) ① 위원회는 인권의 보호와 향상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관계기관등에 정책과 관행의 개선 또는 시정을 권고하거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
제28조(법원 및 헌법재판소에 대한 의견 제출) ① 위원회는 인권의 보호와 향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재판이 계속 중인 경우 법원 또는 헌법재판소의 요청이 있거나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법원의 담당 재판부 또는 헌법재판소에 법률상의 사항에 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② 제4장에 따라 위원회가 조사하거나 처리한 내용에 관하여 재판이 계속 중인 경우 위원회는 법원 또는 헌법재판소의 요청이 있거나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법원의 담당 재판부 또는 헌법재판소에 사실상 및 법률상의 사항에 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제30조(위원회의 조사대상)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인권침해나 차별행위를 당한 사람(이하 “피해자”라 한다) 또는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나 단체는 위원회에 그 내용을 진정할 수 있다.
2. 법인, 단체 또는 사인으로부터 차별행위를 당한 경우
④ 제1항에 따른 진정의 절차와 방법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위원회 규칙으로 정한다.
제32조(진정의 각하 등) ① 위원회는 접수한 진정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진정을 각하한다.
1. 진정의 내용이 위원회의 조사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
인권침해 및 차별행위 조사구제규칙(2009. 4. 8. 국가인권위원회규칙 제51호로 개정된 것)
제6조의2(진정 접수전 상담종결) ① 인권상담센터장(이하 “센터장”이라 한다)은 접수처리하려는 진정이 다음 각 호에 해당함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상담종결 할 수 있다.
1. 진정의 내용이 주장 자체로써 법 제30조 제1항에 포함되지 아니하여 법 제32조 제1항 제1호에 해당하는 경우
인권침해 및 차별행위 조사구제규칙(2009. 9. 3. 국가인권위원회규칙 제56호로 개정된 것)
제6조의2(진정 접수전 상담종결) ② 제1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진정인이 진정사건으로 접수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3. 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회신은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진정을 아무런 조사 없이 각하한 것으로서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심판대상조항은 법원의 재판을 피청구인의 조사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이 사건 회신에 대한 심판청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한 기본권 침해의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인 ‘공권력의 행사’는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대하여 직접적인 법률효과를 발생시켜야 하고 청구인의 법적 지위를 그에게 불리하게 변화시키기에 적합해야 한다(헌재 2003. 7. 24. 2002헌마508).
법 제30조 제1항 제1호는 법원의 재판을 피청구인의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제32조 제1항 제1호는 진정의 내용이 피청구인의 조사 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진정을 각하한다고 규정하는 한편, 제30조 제4항은 진정의 절차 및 방법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피청구인이 규칙으로 정하도록 하고, 이에 근거한 ‘인권침해 및 차별행위 조사구제규칙’ 제6조의2에서는 진정의 내용이 주장 자체로써 피청구인의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하여 각하의 대상이 되는 경우 인권상담센터장이 진정을 상담종결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제1항 제1호), 진정인이 진정사건으로 접수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진정사건으로 접수처리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2항).
위와 같은 관련 규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회신은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민원에 대하여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에 따라 법원의 재판은 피청구인의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안내하거나 설명한 것에 불과하고, 이와 상관없이 청구인은 언제든지 같은 내용의 민원을 진정사건으로 접수하여 줄 것을 요청하여 피청구인의 조사를 받을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회신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 어떠한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회신은 헌법소원의 대상인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가사 이 사건 회신이 실질적으로 청구인의 진정에 대한 피청구인의 각하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헌법소원심판은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청구할 수 있고(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 진정에 대한 피청구인의 각하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므로 그에 대한 다툼은 우선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에 의하여야 할 것인바, 이 부분 심판청구는 보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헌재 2015. 3. 26. 2013헌마214등 참조).
따라서 이 부분 심판청구는 어느 모로 보나 부적법하다.

나.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심판청구
(가) 쟁점
법 제30조 제1항은 원칙적으로 모든 국가기관의 업무 수행과 관련한 헌법 제10조부터 제22조까지의 인권에 대한 침해 또는 차별행위를 피청구인의 조사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으나,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법원의 재판은 그 조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이 다른 국가기관의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인권침해나 차별을 받은 국민들과 청구인과 같이 법원의 재판에 의하여 인권침해 또는 차별을 받은 국민들을 불합리하게 차별취급하고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나) 판단
법원의 재판은 법원이 특별히 규정된 절차를 통해 관련 법령을 해석ㆍ적용함으로써 법적 분쟁에 관한 구속력 있는 결정을 내리는 판단 작용을 의미하는바, 법원은 다른 국가기관과 마찬가지로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에 기속되는 한편, 헌법상 독립적인 지위를 가진 중립기관으로서 사인 간에 발생하는 법적 분쟁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기관 등이 행한 공권력 작용의 위법 여부를 판단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관철한다. 이와 같이 법원의 재판은 원칙적으로 기본권을 보호하고 관철하는 일차적인 주체로서 법원에 의한 기본권 보호 작용이라는 점에서 재판의 대상이 되는 다른 국가기관의 작용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그리고 법원의 재판에 의한 인권 침해나 차별행위의 가능성은 결국 재판 과정에서 법원이 행하는 사실인정 또는 법령의 해석ㆍ적용의 오류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헌법 제101조 제2항은 법원을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각급법원으로 조직하도록 규정하면서 민사ㆍ형사ㆍ행정 등 각종 소송법령에서 상급심 법원으로 하여금 하급심 법원이 한 재판의 위법 또는 당부를 심사할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이와 같이 법원의 재판은 독립된 상급심 법원이 하급심 법원의 재판으로 인한 인권 침해 또는 차별행위를 예방 및 시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도 다른 국가기관의 작용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또한, 구두심리절차와 엄격한 증거방법에 따라 이루어진 법원의 재판을 피청구인이 조사하여 그 당부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한 측면이 있고, 진정에 대한 피청구인의 각하 및 기각은 항고소송의 대상으로 행정처분에 해당하여 법원에 의한 사법적 통제의 대상이 되는바, 이러한 상황에서 피청구인이 법원의 재판을 조사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무용한 절차의 반복을 통해 분쟁 해결을 지연하고 불필요한 갈등과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비록 심판대상조항이 법원의 재판을 진정의 대상에서는 제외하고 있으나, 피청구인은 인권의 보호와 향상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법원에 정책과 관행의 개선 또는 시정을 권고하거나 의견을 표명할 수 있고(법 제25조 제1항), 인권의 보호와 향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재판이 계속 중인 경우 법원의 요청이 있거나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담당 재판부에 법률상의 사항에 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으며(법 제28조 제1항), 피청구인이 인권 침해 및 차별행위에 관하여 조사하거나 처리한 내용에 관하여 재판이 계속 중인 경우 법원의 요청이 있거나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담당 재판부에 사실상 및 법률상의 사항에 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법 제28조 제2항).
위와 같은 점들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이 피청구인의 조사 대상에서 법원의 재판을 제외한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청구인의 평등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이 사건 회신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