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4헌마55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6년 2월 25일

결정 전문

사 건 2014헌마55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김○용
국선대리인 변호사 하인호
피 청 구 인 창원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3. 10. 28. 창원지방검찰청 2013년 형제10068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13. 10. 28. 청구인에 대하여 사기미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창원지방검찰청 2013년 형제10068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피의사실의 요지는『청구인은 주식회사 ○○의 대표이사로서 하○정에게 경남 산청군 ○○면 ○○리 ○○ 11,808㎡(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를 명의신탁하였을 뿐 매도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2011. 10. 4. 창원지방법원 김해시법원에 하○정을 상대로 매매대금 660,690,500원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였으나, 하○정이 이의신청서를 제출하고 응소하는 바람에 그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4. 1. 23.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은 하○정에게 이 사건 토지를 명의신탁하였는데, 명의수탁자인 하○정이 명의신탁 사실을 부인하면서 이 사건 토지를 대물변제받은 것이라고 주장하여 하○정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를 하려고 하였으나, 자금 곤란으로 인하여 소송비용이 저렴한 지급명령을 신청하였으며, 지급명령을 신청하면 하○정이 소유권을 돌려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지 법원을 기망하려고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관계
이 사건 수사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주식회사 ○○(이하 ‘○○’이라 한다)의 대표이사이고, 김○규는 ○○의 실질적인 운영자이며, ○○은 2004. 12. 2. 건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2) ○○은 2008. 2. 25. 경남 산청군 ○○면 ○○리 □□ 68,252㎡를, 2008. 5. 15. 같은 리 △△ 14,647㎡를 각 임의경매를 통해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이 과정에서 김○규는 정○식으로부터 경매 대금 15억 원을 차용하였고, 정○식은 위 차용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위 각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가등기를 하였다.

(3) 이후 정○식이 김○규에게 위 차용금을 변제하지 않으면 본등기를 경료하겠다고 하면서 차용금 변제를 독촉하자, 김○규는 위 각 토지를 여러 필지로 분할하여 김○규의 친척이나 지인인 하○정, 이○숙, 김○호, 정□식, 고○숙, 옥○관 등 6명에게 위 각 토지에 관한 소유권 명의를 이전한 다음 위 6명의 명의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차용금을 변제하기로 하였다.

(4) 2009. 4. 3.경 김해시 ○○동에 있는 창고 겸 공장에서, 김○규, 하○정, 김○호, 고○숙, 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토지의 이전을 위하여 부동산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다. 하○정에 대한 부동산매매계약서에는 매도인란에 ○○(대표이사 청구인), 매수인란에 하○정, 부동산의 표시란에 경남 산청군 ○○면 ○○리 ○○ 11,808㎡, 매매대금란에 660,690,500원, 계약금 2009. 4. 3. 66,090,050원, 중도금 2009. 5. 8. 394,621,450원, 잔금 2009. 7. 30. 200,000,000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5) 이에 따라 ○○은 2009. 4. 23. 경남 산청군 ○○면 ○○리 △△ 14,647㎡를 이 사건 토지 외 여러 필지로 분할 한 후, 2009. 5. 13. 위 각 토지를 하○정(이 사건 토지), 이○숙(▽▽ 10,047㎡), 김○호(××, 7,544㎡), 정□식(◇◇ 6,878㎡), 고○숙(◎◎ 8,827㎡), 옥○관(▷▷ 3,306㎡) 등 6명에게 2009. 4. 3.자 매매를 등기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6) 2009. 5. 13. 위 6명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당일 위 각 토지를 담보로 ○○양돈협동조합 ○○지점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대출금을 김○규의 처인 이□숙 명의의 계좌로 송금하였다. 하○정은 2억 1,000만 원을 대출받아 법무사 비용 18,890,210원, 시가 감정비용 866,800원을 제외한 나머지 1억 8,500만 원을 이□숙 명의의 계좌로 송금하였다. 이○숙은 1억 6,180만 원, 김○호는 1억 2,900만 원, 정□식은 1억 7,890만 원, 고○숙은 1억 5,900만 원, 옥○관은 1억 2,550만 원을 각 이□숙 명의의 계좌로 송금하였다.

(7) ○○의 대표이사인 청구인은 하○정에게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매매대금의 지급을 요구하였는데, 하○정이 김○규로부터 받을 돈이 많기 때문에 이 사건 토지는 대물변제 명목으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자 ○○의 대표이사인 청구인은 김○규와 상의 없이 2011. 10. 4. 창원지방법원 김해시법원에 하○정을 상대로 매매대금 660,690,500원의 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였다.

(8) 그런데 하○정은 민사재판이나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토지의 매매대금이 매매계약서에 660,690,500원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실제 매매대금은 366,300,000원이고, 김○규에 대하여 1억 8,130만 원의 채권이 있었는데, 2009. 4. 3.경 김○규로부터 위 채무를 변제하는 대신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넘겨줄테니,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달라는 제의를 받고 이를 승낙한 다음 이 사건 토지의 시가에서 김○규의 채무 1억 8,130만 원을 뺀 1억 8,500만원을 대출받아 김○규의 처인 이□순의 계좌로 송금하였기 때문에 위 토지를 대물변제받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에 반해 청구인은 2008년 당시 이 사건 토지 인근 토지의 실제매매가격이 평당 179,805원∼226,648원이었기 때문에, 이 사건 토지의 시가는 약 640,000,000원∼800,000,000원 정도이고, 명의신탁을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9) 김○규는 청구인이 지급명령신청을 하기 전에 하○정을 비롯한 위 6명에게 명의신탁된 토지를 돌려달라고 이야기를 하고, 위 6명과 토지를 돌려주든지 차후에 정산을 하든지 하기로 합의 시도를 한 적이 있다(김○규가 하○정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면 하○정은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김○규에게 넘겨주는 것으로 얘기가 오갔으나, 김○규가 정산금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정산금에 대한 의견이 일치되지 아니하는 등의 이유로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10) 하○정이 2011. 11. 2. 지급명령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제출하여 소송(창원지방법원 2012가합1283)으로 이행되었는데, ○○은 2012. 9. 21. 주위적으로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를, 예비적으로 매매대금지급을 구하는 내용으로 청구취지를 변경하였고, 2013. 5. 7. 예비적 청구취지를 주위적 청구취지로 다시 변경하였다.

(11) 2013. 9. 25. 창원지방법원은, 하○정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이후 등기권리증을 소지하고 있고, ○○양돈협동조합 ○○지점에 대한 대출금 이자를 직접 지급하여 온 점, ○○도 당초 이 사건 토지를 진정으로 매도하였음을 전제로 그 매매대금의 지급을 구하였던 점 등을 이유로 명의신탁 사실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12) 한편, 청구인은 하○정 이외에도 이○숙, 옥○관, 김○호, 정□식, 고○숙에 대하여도 토지매매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였고, 이○숙과 옥○관은 지급명령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지 않아 지급명령이 확정되었으며, 김○호는 지급명령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여 소송으로 이행되었으나, 김○호와의 사이에 김○호가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되 대출금을 부담하고 차액을 정산하여 정산금을 ○○에게 지급하기로 합의한 후 소를 취하하였다.
정□식, 고○숙의 경우 위 지급명령에 대하여 이의를 하여 소송으로 이행되었다. 1심(창원지방법원 2012가합1146, 2012가합1344)에서는 ○○이 승소하였으나, 항소심{부산고등법원(창원) 2013나4336, 2013나4794}에서 부동산매매계약이 통정허위의 의사표시로서 무효라는 이유로 ○○의 청구가 기각되었다.

(13) 하○정은 2013. 5. 23. 창원지방검찰청에 청구인과 김○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으로 고소장을 제출하였고, 고소사실의 요지는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고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청구인과 김○규가 공모하여 매매대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므로 사기라는 취지이다.

(14) 청구인과 하○정은 2013. 10. 24. 하○정이 ○○에게 이 사건 토지에 대한 4,298/11,808 지분을 이전하고, 일체의 민ㆍ형사 사건을 취하하기로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하○정은 2013. 10. 25. 청구인 및 김○규에 대한 위 고소를 취하하였고, ○○은 2013. 11. 19. 매매대금 청구 사건에 대한 항소를 취하하였다.

나. 쟁점
청구인은 이 사건 토지를 하○정에게 명의신탁하였는데, 하○정이 대물변제라고 주장하면서 명의신탁 사실을 부인하고 소유권을 이전하여 주지 않았기 때문에 매매대금 지급명령을 신청하면 소유권 이전을 하여 줄 것으로 생각하고 지급명령을 신청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쟁점은 ○○의 대표이사인 청구인이 부동산매매계약서에 기하여 매매대금 지급명령을 신청한 것이 소송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다. 소송사기의 성립 여부
(1) 소송사기의 성립 요건
소송사기는 법원을 속여 자기에게 유리한 판결을 얻음으로써 상대방의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범죄로서, 이를 쉽사리 유죄로 인정하게 되면 누구든지 자기에게 유리한 주장을 하고 소송을 통하여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는 민사재판제도의 위축을 가져올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인이 그 범행을 인정한 경우 외에는 그 소송상의 주장이 사실과 다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피고인이 그 주장이 명백히 거짓인 것을 인식하였거나 증거를 조작하려고 하였음이 인정되는 때와 같이 범죄가 성립되는 것이 명백한 경우가 아니면 이를 유죄로 인정하여서는 아니되고, 단순히 사실을 잘못 인식하였다거나 법률적 평가를 잘못하여 존재하지 않는 권리를 존재한다고 믿고 제소한 행위는 사기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며, 소송상 주장이 다소 사실과 다르더라도 존재한다고 믿는 권리를 이유 있게 하기 위한 과장표현에 지나지 아니하는 경우 사기의 범의가 있다고 볼 수 없고, 또한, 소송사기에서 말하는 증거의 조작이란 처분문서 등을 거짓으로 만들어 내거나 증인의 허위 증언을 유도하는 등으로 객관적ㆍ제3자적 증거를 조작하는 행위를 말한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도7124 판결 참조).
소송사기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제소 당시에 그 주장과 같은 채권이 존재하지 아니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주장의 채권이 존재하지 아니한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허위의 주장과 입증으로써 법원을 기망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어야만 하고, 단순히 사실을 잘못 인식하거나 법률적인 평가를 그르침으로 인하여 존재하지 않는 채권을 존재한다고 믿고 제소하는 행위는 사기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대법원 1995. 4. 21. 선고 95도357 판결 참조).
소장에 기재한 청구원인사실의 기재가 다소 사실과 다르더라도 이는 사실의 일부를 잘못 인식한 데에 기인한 것이거나 존재한다고 믿는 권리를 이유 있게 하기 위한 과장표현에 지나지 아니하는 것으로서 사기의 범의를 인정하는 자료로 사용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2. 4. 10. 선고 91도2427 판결 참조).

(2) 검토
청구인이 스스로 인정하고 있듯이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이전은 명의신탁에 기한 것이므로 청구인은 하○정에 대한 매매대금 채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청구인이 김○규와 하○정 사이의 명의신탁 약정에 참여하지 아니하여 당사자들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알기 어려웠던 점, 김○규와 하○정이 부동산매매계약서를 작성한 이외에 명의신탁 약정서 등을 작성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하○정이 등기권리증을 가지고 있으면서 대출금의 이자까지 납부하고 있는 등 명의신탁을 입증할 자료가 부족하였던 점(○○의 하○정에 대한 매매대금 청구소송의 1심 법원도 명의신탁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이 하○정에 대한 매매대금 청구소송에서 주위적으로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를, 예비적으로 매매대금지급을 구하는 내용으로 청구취지를 변경하였다가 예비적 청구취지를 주위적 청구취지로 다시 변경한 점, 김○규와 하○정이 오랜 금전 거래 등으로 인하여 법률관계가 복잡하였던 점(김○규에 대하여 채권을 가지고 있는 하○정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소유권 명의를 빌려주고 대출금의 이자를 부담할 이유가 없고, 김○규도 하○정을 상대로 정산을 시도하려고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김○규와 하○정 사이에 별도의 약정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의 정□식, 고○숙에 대한 매매대금 청구소송에서도 1심 법원은 명의신탁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에서 명의신탁 사실이 인정되는 등 심급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정도로 명의신탁 여부가 불명확하였던 점, 하○정이 명의신탁 사실을 부인하면서 대물변제를 주장하고 있었고, 하○정의 주장대로 대물변제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하○정이 정산해야 할 채무가 남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청구인과 하○정 사이에 하○정이 ○○에게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일정 지분을 이전하기로 합의하고 법률관계를 정리한 점 등을 고려하면 청구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하○정이 이를 부인하고 이 사건 토지를 대물변제받았다고 주장하면서 토지의 소유권을 돌려주지 아니하여 소유권을 돌려받거나 토지의 소유권 이전 관계를 둘러싼 법률관계를 금전적으로라도 정산하기 위하여 매매대금의 지급을 요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청구인의 위 지급명령 신청은 그 소송상의 주장이 사실과 다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거나 청구인이 그 소송상의 주장이 명백히 허위인 것을 인식하면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지급명령신청 당시 청구인이 권리가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허위의 주장과 입증으로 법원을 기망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라. 소결
그렇다면 피청구인은 소송사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그에 관한 증거관계를 충분히 검토하지 아니한 채 사기미수죄의 성립을 인정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법리 오해 또는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으므로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