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4헌마965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6년 2월 25일

결정 전문

사 건 2014헌마965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임○태
대리인 변호사 김정웅
피 청 구 인 광주지방검찰청 장흥지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4. 8. 18. 2014형제1438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4. 8. 18. 피청구인으로부터 상해 및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기소유예처분(광주지방검찰청 장흥지청 2014형제1438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바, 피의사실은 다음과 같다.
「(1) 청구인은 2014. 5. 28. 09:20경 전남 ○○읍에 있는 청구인의 어머니인 김○안의 집 앞에서, 옆집에 거주하는 피해자 이○진(여, 54세, 이하 ‘피해자’라 한다)과 담장 설치공사 문제로 시비하다가 피해자의 담장 설치공사 방해 행위를 제지할 목적으로 손으로 피해자의 오른팔을 잡아 비틀고, 발뒤꿈치로 피해자의 왼쪽 발등을 밟아 피해자에게 약 14일간의 치료가 필요한 발 및 아래팔 부분의 타박상 등을 가하였다.
(2) 청구인은 위 일시, 장소에서 같은 이유로 양손으로 피해자의 젖가슴 부위를 주물러 피해자를 추행하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약 14일간의 치료가 필요한 흉곽 전벽의 타박상 등을 입게 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4. 10. 31.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이 피해자와 실랑이를 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왼쪽 발등과 오른팔에 상처가 났을 수 있으나, 청구인에게는 상해를 가하려는 의도가 없었고 위 상처는 자연치유될 수 있는 경미한 것이다. 청구인은 피해자의 공사방해 행위를 저지하고 지주대를 빼앗기 위하여 위 행위를 하였으므로, 이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
청구인이 피해자와 실랑이를 하던 중 피해자의 가슴 부분에 접촉이 있었을 수는 있으나, 청구인에게는 강제추행을 하려는 의도가 없었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심판기록 및 수사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피해자는 전남 ○○읍 ○○리 ○○ 대 165㎡를 소유하면서 주차장 부지로 사용하고 있고, 청구인의 어머니인 김○안은 위 ○○리 ○○과 인접한 ○○리 □□ 대 417㎡를 소유하면서(다만 2014. 5. 21. 청구인의 아들인 임○균 앞으로 증여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그 지상 가옥에서 거주하고 있다. 대한지적공사가 2013. 12. 31. 위 ○○리 □□에 대한 경계복원측량을 한 결과 피해자측 토지에 속한 것으로 알았던 흙담장이 청구인측 토지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진 후 피해자는 측량 결과를 불신하며 소유권을 주장하는 등 피해자와 청구인측 사이에 지적선과 관련한 갈등이 있었다.

(2) 청구인은 2014. 5. 28. 07:00부터 위 ○○리 □□에서 기존 흙담장을 헐고 콘크리트담장을 새로 설치하는 공사를 진행하였다. 피해자는 당일 07:00경, 08:00경, 09:00경 세 차례에 걸쳐 담장을 경계에서 안쪽으로 50cm 띄워서 쌓을 것을 요구하면서 위 공사를 방해하였다.

(3) 피해자는 2014. 5. 28. 09:20경 고추모종 지주대(길이 90cm, 직경 1.3cm의 알루미늄 막대)를 들고 와서 이제 막 공사가 끝난 콘크리트 기초공사를 휘저어 콘크리트 안에 설치하여 놓은 철망을 파헤쳤다. 청구인이 하지 말라고 소리를 쳤으나 피해자가 이를 무시하자, 청구인은 피해자가 오른손으로 들고 있던 지주대를 빼앗으려고 하였고 피해자가 오른손에 있던 지주대를 왼팔로 옮겨 높이 올리자, 청구인은 왼손으로 피해자의 오른팔을 잡고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왼팔을 잡은 채 지주대를 빼앗아 지주대를 바닥에 던졌다. 그러자 피해자는 바닥에 주저앉아 울면서 “저 놈이 나를 발로 밟고 밀치고 가슴을 주물렀다.”고 소리를 질렀다.

(4) 피해자는 2014. 5. 28. 11:20경 강진군청 군수 비서실을 찾아가 현장민원처리반에 근무하는 신○석에게 청구인이 자신을 밀치고, 밟고, 가슴을 주물렀다고 하며 경찰을 불러줄 것을 요구하였고 신○석이 강진경찰서에 출동 요청을 하자 출동한 경찰은 구급차를 불러 피해자를 ○○의료원으로 후송하였다.

(5) 피해자는 2014. 5. 28. ○○의료원에서 2주간 치료를 요하는 상세불명 발 부분의 타박상, 흉곽 전벽의 타박상, 경추의 염좌 및 긴장, 둔부 부위의 염좌 및 긴장, 상세불명의 아래팔 부분의 타박상을 진단받았고, 이 날부터 2014. 6. 10.까지 14일 동안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2014. 6. 18., 6. 25., 6. 30. 세 차례에 걸쳐 통원치료를 받았고, 피해자가 2014. 5. 30. 수사기관에 제출한 사진에는 피해자의 왼쪽 발등, 오른팔 부분에 검붉은 멍 자국이, 양 가슴에는 붉은 멍 자국이 촬영되어 있다.

(6) 피해자는 2014. 5. 29. 청구인을 상해 및 강제추행으로 고소하였고, 청구인은 피해자를 폭행, 업무방해, 명예훼손, 무고로 고소하였는데, 피해자와 청구인은 2014. 7. 18. 상호 합의하였다. 경찰은 2014. 7. 25. 청구인의 폭행 혐의만을 인정하여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음을 이유로 공소권없음 의견, 강제추행 혐의에 대하여는 고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어 혐의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였으나, 피청구인은 청구인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상해를 입은 사실을 인정하여 폭행에서 상해로, 강제추행에서 강제추행치상으로 죄명을 변경하여 2014. 8. 18. 위 각 범죄에 대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한편 피해자는 2014. 7. 29. 명예훼손, 폭행에 대하여는 청구인이 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음을 이유로 각 공소권없음 처분을, 업무방해, 무고에 대하여는 각 증거불충분으로 인한 혐의없음 처분을 각 받았다(광주지방검찰청 장흥지청 2014형제1432-1호).

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상해죄와 관련하여 ①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한 사실이 인정되는지, ② 인정되는 경우 정당방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는지 여부이고, 강제추행치상죄와 관련하여 ① 강제추행부분에 대하여 청구인에게 고의가 인정되는지, ② 치상부분에 대하여 정당방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다. 상해죄에 대한 판단
(1) 상해를 가한 사실이 인정되는지 여부
청구인, 피해자, 목격자들은 청구인과 피해자 사이에 실랑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일관되게 인정하고 있다. 피해자는 왼쪽 발등을 밟히고 오른팔을 비틀렸다는 점을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으며(수사기록 제3면, 제8면), 청구인 역시 피해자의 발등과 팔뚝 부위에 생긴 멍은 청구인이 피해자로부터 지주대를 빼앗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일 수 있다고 일부 자백하고 있다(수사기록 제30~31면, 제215~219면). 위 진술들에 더하여, 피해자가 사건 발생 당일 ○○의료원에 내원하여 상해진단서를 발급받고(수사기록 제5면), 사건 당일부터 2주 동안 입원치료 및 이후 통원치료를 받은 점(수사기록 제159~160면, 제203~211면), 피해자가 청구인이 유형력을 행사하였다고 진술한 부위와 상해진단서상 상해를 입은 부위가 일치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청구인이 청구인에게 상해의 피의사실을 인정한 것이 합리성을 현저히 결여하여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2) 정당방위에 해당되는지 여부
(가) 판단기준
형법 제21조 제1항은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정당방위가 성립하려면 침해행위에 의하여 침해되는 법익의 종류, 정도, 침해의 방법, 침해행위의 완급과 방위행위에 의하여 침해될 법익의 종류, 정도 등 일체의 구체적 사정들을 참작하여 방위행위가 사회적으로 상당한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도2540 판결;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9307 판결 참조).

(나)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가 콘크리트담장 공사 현장을 방해하기 위하여 지주대를 들고 와서 이제 막 공사가 끝난 콘크리트 기초공사를 휘저어 콘크리트 안에 설치하여 놓은 철망을 파헤치자, 청구인은 하지 말라고 소리를 쳤음에도 피해자는 위 행위를 계속하였으므로, 청구인 측 토지 및 콘크리트담장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가 존재한다.
나아가 상당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면, 청구인은 피해자가 오른손으로 들고 있던 지주대를 빼앗으려고 하였고 피해자가 오른손에 있던 지주대를 왼팔로 옮겨 높이 올리자, 청구인은 왼손으로 피해자의 오른팔을 잡고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왼팔을 잡은 채 지주대를 빼앗아 지주대를 바닥에 던진 사실, 이처럼 청구인은 지주대를 빼앗기 위하여 30초 정도 피해자와 실랑이를 하였고 위 실랑이를 하는 과정에서 청구인 역시 2주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 전완부의 피멍 및 타박상, 양측 하지 타박상, 양측 흉부 타박상을 입은 사실(수사기록 제77면), 청구인의 키는 166cm이고 피해자의 키는 170cm인데 청구인이 피해자가 팔로 높이 올린 지주대를 빼앗기 위해서는 다소간의 신체적 접촉이 불가피했던 사실, 청구인이 지주대를 빼앗아 바닥에 던진 후에는 일체의 신체적 접촉이 없었던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와 같은 침해행위와 방어행위의 동기, 방법, 정도, 침해된 법익의 종류 및 정도 등을 참작하여 보면, 청구인이 피해자의 오른팔과 왼쪽 발등에 상처를 입힌 행위는 지주대를 빼앗아 피해자의 공사 방해 행위를 저지하기 위한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서 사회적으로 상당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상을 종합하여 보면, 청구인의 위 상해행위는 형법 제21조 소정의 정당방위로서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 할 것이다.

(3) 소결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의 위 행위가 피해자의 부당한 공사 방해 행위를 저지하기 위한 정당방위로서 형법 제21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았어야 함에도, 곧바로 청구인에게 상해의 혐의를 인정하고 말았다.
결국 상해의 점에 관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할 것이다.

라. 강제추행치상죄에 대한 판단
(1) 강제추행의 고의가 인정되는지 여부
(가) 판단기준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고, 이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856 판결 참조).

(나) 판단
청구인에게 강제추행의 고의가 있었음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로는 피해자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피해자 작성 고소장, 사법경찰관 작성 수사보고, 거짓말탐지기 결과가 있다.
그런데 청구인에게 고의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피해자는 고소장 및 최초 경찰 조사에서는 청구인의 행위로 성적수치심을 느꼈다고 하다가(수사기록 제3면, 제8면), 2014. 7. 18. 청구인과의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지자 추행의 의사가 아니라 멸시의 의사가 문제였다고 하며 기존의 진술을 번복하는(수사기록 제182면) 등 진술에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다. 이는 청구인과 목격자들이 실랑이 과정에서 신체접촉의 가능성은 있으나 청구인이 양손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만진 적은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과 대조된다.
사법경찰관 작성 수사보고 역시 피해자의 주장을 옮겨 적은 것으로서 이것만으로 청구인의 피의사실을 인정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2014. 7. 7.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지 않았다는 청구인의 답변이 거짓반응이라고 판정되었으나(수사기록 제166~168면),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는 증거능력이 있는 경우에도 검사를 받는 사람의 진술의 신빙성을 가늠하는 정황증거로서의 기능을 다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므로(대법원 1984. 2. 14. 선고 83도3146 판결 참조), 설사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 청구인의 진술에 의심이 든다 할지라도, 청구인의 피의사실을 뒷받침하는 다른 증거들이 믿기 어렵다면 위 검사 결과만으로 피의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더욱이 위 거짓말탐지기 검사에서의 질문은 청구인이 피해자의 가슴을 만졌냐는 ‘행위’에 관한 것이고, 그를 통해 청구인이 피해자를 추행하려는 ‘고의’가 있었는지에 관한 것은 아니므로 이로써 청구인의 고의를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위와 같이 강제추행의 고의가 있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는 부족한 반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청구인과 피해자 사이에 전남 ○○읍 ○○리 □□의 지적선과 관련된 분쟁이 6개월가량 지속되면서 피해자는 청구인과 김○안에게 불만을 품어온 점, 사건 당일 콘크리트담장 공사 현장에는 피해자와 청구인 외에도 김○안, 담장 설치공사 인부 2명이 있었던 점, 피해자가 지주대를 들고 와서 이제 막 공사가 끝난 부분을 휘젓는 등 공사를 방해하자 청구인이 이를 제지하며 지주대를 빼앗기 위하여 우발적으로 피해자와 실랑이를 하게 된 점, 청구인이 지주대를 빼앗아 땅에 던지자 그제야 피해자가 바닥에 주저앉아 울면서 청구인이 가슴을 만졌다고 소리친 점 등 행위자와 피해자의 연령,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청구인에게 주관적으로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야기할 만한 행위를 행한다는 인식, 즉 강제추행의 고의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2) 치상부분이 정당방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상해죄에 대한 검토 부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흉곽 전벽의 타박상을 입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행위는 피해자의 부당한 공사 방해 행위를 저지하기 위한 정당방위로서 형법 제21조 제1항에 의하여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 할 것이다.

(3) 소결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에게 강제추행의 고의가 인정되는지, 나아가 치상이 정당방위로서 형법 제21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았어야 함에도, 곧바로 청구인에게 강제추행치상의 혐의를 인정하고 말았다.
결국 강제추행치상의 점에 관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