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4헌바393

약사법 제47조 제3항 등 위헌소원

결정일: 2016년 2월 25일

결정요지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정한 ‘판매촉진 목적’이란 부당한 이익의 의미를 보다 구체화한 것으로서, 경험칙 등에 따라 객관적으로 그 해당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이므로 명확성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고, 법률에서 구성요건과 허용사유를 규정한 후 행위태양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개별 사안별로 판단할 필요가 있는 허용사유의 구체적 범위만을 하위법령에 위임한 것이어서 포괄위임금지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
나. 기존의 제한적 처벌규정과 약가제도만으로는 리베이트 근절에 한계가 드러나면서 보다 강력한 제재수단이 필요하게 된 점 등을 감안하면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현저히 벗어난다거나 침해의 최소성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고, 침해되는 사익에 비해 국민건강보호와 건강보험의 재정건전화 등 공익이 보다 커 법익균형성을 갖추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다. 의약품은 국민건강과 직결된 고도의 공익성을 띤 제품으로, 환자에게 정보나 선택권이 없는 상황에서 의료인이나 약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거래되는 특수한 구조이기 때문에 공적 규제의 필요성이 높다는 점에서 일반제품 거래와는 다르므로 그 차별취급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평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참조조문

헌법 제11조 제1항, 제15조, 제37조 제2항, 제75조
구 약사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 제1항, 제2항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3. 8. 13. 법률 제120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1항, 제24조, 제24조의2, 제67조
의료법(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된 것) 제23조의2 제1항, 제2항, 제88조의2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129조, 제357조
구 약사법 시행규칙(2013. 3. 23. 보건복지부령 제188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62조 제5항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김○호
대리인 법무법인 열린사람들
담당변호사 이용호
당해사건 수원지방법원 2013고정2909 약사법위반
[주 문]
구 약사법(2010. 5. 27. 법률 제10324호로 개정되고, 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 제3항 중 ‘약사’에 관한 부분과 약사법(2010. 5. 27. 법률 제10324호로 개정된 것) 제94조의2 가운데 제47조 제3항 중 ‘약사’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약국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는 약사로서, 제약회사로부터 그 회사의 의약품을 구매해주는 대가로 경제적 이익을 교부받음으로써 의약품 채택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을 수수하였다는 공소사실로 수원지방법원(2013고정2909호)에서 재판을 받던 중 약사법 제94조의2, 제47조 제3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수원지방법원 2014초기1216), 위 신청이 기각되자 2014. 9. 1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당해사건에서 재판의 전제가 된 구 약사법(2010. 5. 27. 법률 제10324호로 개정되고, 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 제3항 중 ‘약사’에 관한 부분, 약사법(2010. 5. 27. 법률 제10324호로 개정된 것) 제94조의2 가운데 제47조 제3항 중 ‘약사’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
구 약사법(2010. 5. 27. 법률 제10324호로 개정되고, 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의약품등의 판매 질서) ③ 약사 및 한약사는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받은 자, 수입자 또는 의약품 도매상으로부터 의약품 채택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 등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 다만, 견본품 제공 등의 행위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의 경제적 이익등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약사법(2010. 5. 27. 법률 제10324호로 개정된 것)
제94조의2(벌칙) 제47조 제2항 및 제3항을 위반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경우 취득한 경제적 이익 등은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

[관련조항]
별지 기재와 같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한 ‘의약품 채택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하기 위해서는 약사가 의약품을 채택할 수 있거나, 약사가 의약품의 종류를 채택할 수 없다면 처방유도 등을 하여 의약품 채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전문의약품의 경우에 약사는 의사가 처방한 것을 기계적으로 조제를 할 뿐이고, 의약품의 채택 가능성은 약사가 아닌 의사에게 있을 뿐 약사에게는 의약품의 채택에 대한 재량이나 선택가능성이 전혀 없다. 그렇다면 의약품의 판매촉진 목적과 상관없는 경제적 이익을 취득한 약사를 무조건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고 행복추구권,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4. 판단
가. 의약품 리베이트 관련 규제 입법의 연혁 및 배경
의약품 리베이트 금지와 관련한 입법은 최초 1965. 4. 3. 법률 제1694호로 개정된 약사법 제38조에서 ‘약국개설자,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받은 자, 수입자, 의약품의 판매업자 등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자는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의약품 등의 유통 체계 확립 및 판매 질서 유지에 필요한 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이러한 준수사항 위반행위에 대하여 제76조 제1항에서 ‘6월 이하의 징역 또는 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그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면서 일부 문구를 수정하거나 법정형을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3차례 개정이 이어졌고, 약사법은 다시 2007. 4. 11. 법률 제8365호로 전부개정되어 종전의 제38조는 제47조
로 조문이 이전되었다. 그러나 당시까지의 약사법 시행규칙에는 ‘의약품 등의 유통 체계 확립 및 판매 질서 유지 등을 위한 준수사항’으로 약사가 의약품의 제조업자 등으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다만 당시의 법(2007. 4. 11. 법률 제8365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79조 제2항에서 약사 또는 한약사가 약사에 관한 법령을 위반하거나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윤리기준을 위반한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은 그 면허를 취소하거나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약사 자격 또는 한약사의 자격정지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2008. 12. 14.부터 시행된 약사법 시행규칙 제6조 제1항 제7호에서 처음으로 ‘약사 또는 한약사의 윤리기준 등’에 ‘약사 또는 한약사가 의약품 구매 등의 업무와 관련하여 부당하게 금품 또는 향응을 수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위 시행규칙 별표8에서 이를 위반한 경우 자격정지 2개월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 후 약사법은 2010. 5. 27. 법률 제10324호 개정을 통해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받은 자 등이 약사 등에게 의약품 판매촉진의 목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제47조 제2항과 약사 및 한약사가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받은 자 등으로부터 의약품 채택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는 것을 금지하는 소위 ‘리베이트 쌍벌제’ 내용의 제47조 제3항을 신설하였다. 그리고 그에 따라 제94조의2를 신설하여 제47조 제2항 및 제3항을 위반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취득한 경제적 이익 등은 몰수하되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하였다. 그 이유는 약사 또는 한약사가 의약품 채택 등과 관련하여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는 경우 형법에 따른 배임수재죄ㆍ수뢰죄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불공정거래행위로 처벌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형법의 배임수재죄는 약국개설자에게는 적용되지 아니하고, 수뢰죄는 공무원 신분이 아닌 자는 적용되지 아니하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의 불공정거래행위는 이익 제공 강요가 입증되어야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에 의약품 채택 등과 관련하여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는 것을 처벌하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약사 또는 한약사가 의약품 채택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금전, 물품, 편익 등을 제공받는 경우 약사법에서 벌칙 규정을 마련함으로써 형법이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약사법 개정과 함께 의료법에서도 의료인에 대한 ‘리베이트 쌍벌제’를 도입하여 2010. 5. 27. 법률 제10325호로 제88조의2 및 제23조의2 제1항에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개설자 등이 의약품ㆍ의료기기의 채택, 처방ㆍ사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금전, 물품, 편익 등을 제공받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벌칙규정을 마련하였다. 결국 리베이트 제공자는 약사법 제94조의2 및 제47조 제2항에 따라, 리베이트 수수자 중 의료인 등은 의료법 제88조의2, 제23조의2 제1항에 따라, 약사 및 한약사는 약사법 제94조의2, 제47조 제3항에 따라 각각 처벌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하게 된 것이다.

나.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15. 2. 26. 2013헌바374 사건에서 의료인의 리베이트 수수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의료법(2010. 5. 27. 법률 제10325호로 개정된 것) 제88조의2 중 제23조의2 제1항 ‘의료인’에 관한 부분(이하 ‘의료법 조항’이라 한다)에 대하여 합헌 결정을 하였는바, 그 결정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명확성원칙 및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 여부
의료법 조항은 ‘의약품 채택ㆍ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의 수수를 금지하고 있고, 문언상 여기서 말하는 ‘판매촉진 목적’이란 주관적 구성요건으로서 ‘제공자의 목적이나 의사’를 뜻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의 객관적 성격이 ‘의약품 채택에 대한 대가성’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그 해당 여부는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사람의 주관적인 의사 이외에도 제공자와 수령자의 관계, 수수한 경제적 가치의 크기와 종류, 수수하게 된 경위와 시기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법원이나 사회 일반인들이 경험칙과 논리칙 등에 따라 객관적으로 능히 판단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어서,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금지되는 행위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예견할 수 있는 것이다.
기존의 행정적 제재 수단이나 제한적인 형사처벌 규정만으로는 만연한 리베이트 관행을 근절하는 데 한계가 드러나자, 입법자는 종전보다 강력한 규제수단으로서 의약품 채택과 대가관계가 인정되는 경제적 이익의 수수행위를 특별한 가중요건 없이 일반적으로 처벌하기로 하는 입법적 결단을 하였고 그 결과물로서 의료법 조항을 마련하였던 것이다. 의약품을 공급하는 자가 구입자인 의료인을 대상으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데에는 기본적으로 부당한 판매촉진의 목적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살펴보면, 의료법 조항이 ‘판매촉진 목적’을 규정한 것은 경제적 이익의 수수행위 이외에 특별히 의미 있는 가중적 구성요건을 규정했다기보다는 당연히 제공이 금지되는 부당한 이익의 의미를 구체화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의약품 채택ㆍ처방유도 등 판매촉진 목적’이라는 표현은 수수가 금지되는 ‘부당한’ 경제적 이익의 의미를 분명하게 잘 전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의료법 조항에서 규정한 ‘의약품 채택ㆍ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의 목적’ 부분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그리고 의료법 조항 단서는 의료법 조항 본문에서 규정한 원칙적 금지에 대한 예외적 허용 사유를 규정하면서 그 구체적 허용 범위만을 하위법령에 위임하였을 뿐, 범죄구성요건이나 법정형 자체는 하위 법령에 위임한 바 없다. 즉, 의료법 조항 본문이 ‘의약품 채택ㆍ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하는 경제적 이익의 수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의료법 조항 단서에서는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사유를 열거하면서 그 구체적 허용 범위만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였다. 위임 방법에 있어서도 의료법 조항 단서는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대금결제조건에 따른 할인비용, 시판 후 조사 등의 행위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의 경제적 이익등인 경우’라고 규정하여 하위 법령에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 의료법 시행규칙에서는 의료법 조항 단서가 규정한 예외사유의 유형에 따라 수수가 허용되는 경제적 이익의 내용을 나누어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법률 그 자체로부터 하위 법령에 규정될 내용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나아가 경제적 이익이나 수수행위는 그 태양과 범위가 다양하여 일일이 법률로써 기술하기 어려운 면이 있는 데다, ‘임상시험 지원’과 같은 허용 사유는 의학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개별 사안별로 허용 여부를 판단할 필요도 있기 때문에 하위 법령에 그 구체적인 허용범위를 위임하는 것이 불가피한 사정도 있다.
따라서 의료법 조항 단서가 예외적 허용사유의 구체적 범위를 하위 법령에 위임한 것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2) 직업의 자유 침해 여부
의료법 조항은 의약품 리베이트로 인하여 약제비가 인상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국민건강보험의 재정건전화를 기하고, 의사로 하여금 환자를 위하여 최선의 약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여 국민의 건강증진을 도모하는 한편, 보건의료시장에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형사처벌이라는 제재방법은 리베이트 발생을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법목적의 실현에 기여하는 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의약품 리베이트는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는 불법적 거래라는 점에서 가격 결정이나 특정 제품 선택에 공식적인 수치로서 반영되거나 객관적인 근거에 의해 외부로 드러나기 어려운 것이 당연한 것이고, 일반 상품과 달리 최종 소비자인 환자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인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게 되는 의약품 시장의 특수한 구조와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기업의 생리를 고려해 볼 때 리베이트가 의약품 가격 인상과 특정 제품 선택의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의약품은 국민보건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다른 일반 공산품에 비해 공공성이 매우 중요시되어 그 유통체계 및 판매질서에 있어 여러 가지 규제가 고려될 여지가 있다. 우리 입법자도 그 동안 약가정책이나 행정처분, 형법과 공정거래법상의 형사처벌 규정 등을 통해 불법 리베이트를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왔지만, 그것만으로는 리베이트를 근절하는 데 한계가 드러났고 오히려 리베이트 수수 관행은 더욱 만연하게 되었다. 특히, 개원의의 경우에는 면허정지와 같은 행정처분, 리베이트 제공자만을 처벌한 기존 약사법 규정, 범행주체의 신분에 엄격한 제한이 있거나 까다로운 추가적 구성요건을 요구하는 형법상 뇌물죄 및 배임수재죄 규정이나 공정거래법 규정과 같은 제한적인 형사처벌 규정만으로는 범죄 예방적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고 적발 자체도 어려워 실효적인 규제에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와 같은 사회적 상황을 고려하여 입법자는 종전보다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수단을 강구하게 되었고, 결국 의료인과 약사의 의약품 리베이트 수수행위를 일반적으로 처벌하는 내용의 ‘리베이트 쌍벌제’를 도입하게 되었다. 다만 모든 리베이트 수수행위를 무조건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법 감정이나 거래계의 관행에 비춰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의 경제적 이익 수수는 일정한 기준을 정하여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그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수위에 있어서도 법정형을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비교적 낮게 규정하였는데, 이는 구성요건이 까다로운 기존의 다른 형사처벌 규정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어떤 약가제도 아래에서든 현실적으로 리베이트를 통한 판매촉진의 유인은 상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어서, 약가제도 보완만으로 곧 리베이트 수수 관행을 근절시키기에 충분하다거나, 그것이 형사처벌과 같은 사후적인 제재수단에 비해 입법목적의 실현에 있어 보다 우월하고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 동안 고시가 상환제, 실거래가 상환제, 시장형 실거래가 상환제 등 여러 가지 형태의 약가제도를 시행했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점들이 제기되어 왔고, 현재 다시 이를 보완할 새로운 형태의 장려금 제도를 검토하고 있는 것처럼, 약가제도에 관해서는 계속 더 나은 방안을 모색해 나가는 과정에 있지만, 어떠한 약가제도를 시행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의약품 리베이트를 효과적으로 근절하기에는 부족하였다. 결국 의약품에 대한 공익적 규제의 필요성, 보다 강력한 규제수단이 필요하게 된 입법적 배경, 의료법 조항이 정한 구성요건과 처벌수준, 약가제도의 현실적 한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의료법 조항이 정한 제재의 기준이나 내용이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현저히 벗어난다거나 침해의 최소성원칙에 어긋난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의료법 조항으로 인해 의료인이 입게 되는 불이익은 의약품 리베이트를 금지함으로써 달성하려고 하는 국민건강 보호, 건강보험의 재정건전화, 보건의료시장에서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확보라는 공익에 비해서 결코 크다고 하기 어려우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의료법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3) 평등원칙 위반 여부
의약품 리베이트를 다른 영역의 리베이트에 비해 엄격하게 처벌하는 것은 의약품이 성격상 국민보건과 직결되어 일반 제품보다 공공성이 훨씬 커 유통체계 및 판매질서에 대한 공적 규제의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지 단순히 수범자가 의료인이기 때문은 아니므로 이는 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 문제가 아니다.
의약품은 국민건강과 직결된 고도의 공익성을 띤 제품일 뿐만 아니라, 그 거래방식도 소비자가 판매자와 직접 흥정하고 거래하는 일반 제품과 달리 최종 소비자인 환자는 제품에 대한 정보나 선택권이 없는 상황에서 약품을 처방하는 의료인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판매자와 거래를 성사시키는 구조이므로, 국가가 감독기관으로서 유통체계 및 판매질서를 위해 거래에 개입할 필요성이 크다는 점에 비춰 볼 때 의약품 거래와 일반 제품의 거래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설령 동일한 것으로서 비교대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제품과 거래방식의 특성은 그 차별적 대우를 정당화하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유로 평가되기에 충분하므로 자의적인 차별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편, 의료법 조항 본문이 기존 공정거래법에서 처벌이 가능했던 리베이트 수수행위의 범위와 달리 처벌범위를 확장하고, 의료법 조항 단서가 종전의 공정경쟁규약보다 예외적 허용사유를 축소하여 규정한 것은, 그 동안의 규제 입법만으로는 의약품 리베이트 관행을 근절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드러나 보다 강력한 처벌이 요구된다는 현실적 필요를 반영하여 입법자가 의도적으로 명시적 입법을 통해 처벌범위를 넓힌 결과일 뿐, 동일한 행위가 적용법령에 따라 위법성이 달리 판단되는 경우는 아니므로 형벌의 체계정당성 원리에 위반되지도 않는다.
따라서 의료법 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다. 이 사건의 검토
(1) 위 선례의 의료법 조항과 심판대상조항은 그 주체가 ‘의료인’인지 ‘약사’인지와 ‘의약품채택ㆍ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등’인지 ‘의약품채택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등’인지만 차이가 있을 뿐, 그 이외의 내용이나 입법적 배경은 차이가 없다. 따라서 의약품 리베이트 관행을 근절하지 못하면 의약품의 선택이 환자에 대한 치료적합성보다 리베이트 제공 여부에 따라 좌우될 소지가 크고, 그 비용은 의약품 등의 가격에 전가되어 결과적으로 소비자와 국민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주고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킬 수밖에 없다. 제약회사 역시 신약개발이나 연구개발에 투자해야 할 재원을 리베이트 비용으로 지출함으로써 의약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의약품 리베이트의 폐해 및 그로 인한 의약품 리베이트 규제의 필요성에 있어서, 의약품을 취급하는 주체인 의료인이나 약사에게 차이가 없으므로 위와 같은 선례의 태도는 약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위와 같은 선례의 결정 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고, 그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 변경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선례의 견해를 유지함이 상당하다.

(2) 청구인은 약사에게는 의약품의 채택에 대한 재량이나 선택가능성이 전혀 없고, 특히 전문의약품의 경우에는 의사가 처방한 것을 기계적으로 조제만 할 뿐, 의약품의 채택가능성은 약사가 아닌 의사에게 있으므로, 의약품의 판매촉진 목적과 상관없는 경제적 이익을 취득한 약사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상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약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전문의약품뿐만 아니라 처방전 없이 판매 가능한 일반의약품,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을 모두 취급하고 있고, 위와 같은 일반의약품 등의 선택은 소비자로서는 상당 부분 약사에게 의존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특정 제품을 지정하지 않는 한 약사에게 폭넓은 재량이 있다. 제약회사의 입장에서는 판매하고자 하는 일반의약품에 대한 직접적인 리베이트 제공뿐만 아니라 전문의약품에 대한 리베이트를 제공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위 일반의약품의 선택을 유도할 수도 있다. 또한 전문의약품에 있어서도 약사는 약을 직접 구매하는 위치에 있으므로 그 유통경로의 선택이 가능하여 전문의약품을 판매하는 도매상이나 영업사원의 입장에서는 판매 실적을 향상시키기 위해 리베이트를 제공해야 할 요인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일반적인 경우라고는 할 수 없으나 전문의약품의 경우에도 약사법 제27조에 따른 대체조제가 가능하고, 의약분업 예외지역의 경우 약사법 제23조 제3항에 따라 약사가 전문의약품 및 일반의약품 모두 선택할 수 있으므로, 리베이트를 제공할 요인이 있을
수 있으니 청구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별지
[관련조항]
구 약사법 시행규칙(2013. 3. 23. 보건복지부령 제188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62조(의약품등의 유통체계 확립 및 판매질서 유지 등을 위한 준수사항) ⑤ 법 제47조 제2항 단서 및 제3항 단서에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경제적 이익등”이란 별표 5의2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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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약사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의약품등의 판매 질서) ① 약국개설자ㆍ의약품의 품목허가를 받은 자ㆍ수입자 및 의약품 판매업자,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의약품등의 유통 체계 확립과 판매 질서 유지에 필요한 사항을 지켜야 한다.
②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받은 자 또는 품목신고를 한 자, 수입자 및 도매상은 의약품 채택ㆍ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약사ㆍ한약사(해당 약국 종사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ㆍ의료인ㆍ의료기관 개설자(법인의 대표자나 이사, 그 밖에 이에 종사하는 자를 포함한다) 또는 의료기관 종사자에게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이하 “경제적 이익등”이라 한다)을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 설명회, 대금결제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시판 후 조사 등의 행위(이하 “견본품 제공등의 행위”라 한다)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의 경제적 이익등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129조(수뢰, 사전수뢰) ①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②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될 자가 그 담당할 직무에 관하여 청탁을 받고 뇌물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후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제357조(배임수증재) ①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3. 8. 13. 법률 제120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① 사업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이하 “불공정거래행위”라 한다)를 하거나,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하여서는 아니된다.
3.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행위
4.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
제24조(시정조치) 공정거래위원회는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는 행위가 있을 때에는 당해사업자에 대하여 당해불공정거래행위의 중지, 계약조항의 삭제,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의 공표 기타 시정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
제24조의2(과징금) 공정거래위원회는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는 행위가 있을 때에는 당해사업자에 대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매출액에 100분의 2(제7호의 규정을 위반한 경우에는 100분의 5)를 곱한 금액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다만, 매출액이 없는 경우 등에는 5억 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제67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불공정거래행위를 한 자
의료법(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된 것)
제23조의2(부당한 경제적 이익등의 취득 금지) ①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법인의 대표자, 이사, 그 밖에 이에 종사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및 의료기관 종사자는 「약사법」제31조에 따른 품목허가를 받은 자 또는 품목신고를 한 자, 같은 법 제42조에 따른 의약품 수입자, 같은 법 제45조에 따른 의약품 도매상으로부터 의약품 채택ㆍ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이하 “경제적 이익등”이라 한다)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 다만,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 설명회, 대금결제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시판 후 조사 등의 행위(이하 “견본품 제공등의 행위”라 한다)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의 경제적 이익등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및 의료기관 종사자는 「의료기기법」제6조에 따른 제조업자, 같은 법 제15조에 따른 의료기기 수입업자, 같은 법 제17조에 따른 의료기기 판매업자 또는 임대업자로부터 의료기기 채택ㆍ사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등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 다만, 견본품 제공등의 행위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의 경제적 이익등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88조의2(벌칙) 제23조의2를 위반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경우 취득한 경제적 이익등은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