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5헌마686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6년 5월 26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사 건 2015헌마686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황○휴
국선대리인 변호사 김영곤
피 청 구 인 부산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5. 6. 8. 부산지방검찰청 2015년 형제40406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5. 6. 8. 피청구인으로부터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데(부산지방검찰청 2015년 형제40406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5. 4. 9. 17:00경 부산진구 ○○동 ○○ ○○-○○호 내에서 집주인인 피의자 정○영이 출입문 잠금장치가 작동되지 않아 청구인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함께 위 집에 들어갔다가 피해자가 전세금을 받지 못해 놓아둔 가재도구 중 옷걸이인 시가 7만 원 상당의 옷걸이를 발견하고 절취할 것을 마음먹고 옷걸이를 가지고 나와 청구인의 차량에 싣고 가는 방법으로 합동 절취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으로 인하여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받았다며 2015. 6. 29.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은 피해자가 이사를 가면서 옷걸이를 버린 것으로 생각하고 가져간 것이므로 절취의 고의가 없었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임차인인 피해자가 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집을 비우면서 옷걸이 등을 남겨두고 나간 점, 옷걸이의 상태가 비교적 정상적이었던 점, 피해자에게 물건을 버리고 간 것인지 여부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그와 같은 노력 없이 즉석에서 옷걸이를 가지고 간 점 등에 비추어 청구인에게 최소한 절도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정○영 소유 아파트의 세입자이던 피해자는 전세계약이 만료하였음에도 정○영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정○영이 아파트를 팔아서 전세보증금을 지급하겠다고 하자, 피해자는 집을 매수하러 오는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아파트 출입문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스탠드형 옷걸이(이하 ‘이 사건 옷걸이’라 한다.), 유아용 책상 1개, TV 1대, 책장 2개를 남겨둔 채 이사를 갔다.
(2) 정○영은 부동산 중개업자로부터 아파트 출입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고 피해자에게 물어보았고, 피해자는 비밀번호는 맞는데 배터리가 떨어져서 그러니 사각건전지를 대고 비밀번호를 누르면 열릴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정○영은 어떻게 하는지 잘 몰라서 평소 알고 지내던 청구인에게 연락하여 도움을 청하였다.
(3) 청구인은 건전지를 사가지고 와 문을 열어주고 정○영과 함께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그 때 정○영은 피해자가 두고 간 물건들을 보면서 돈을 주고 버려야 하는 것을 두고 갔다며 화를 냈고, 이에 청구인이 이 사건 옷걸이를 자기가 가져가도 되느냐고 물어보자 정○영이 그렇게 하라고 하였다.
나. 쟁점
청구인은 정○영의 가져가도 좋다는 말에 피해자가 이 사건 옷걸이를 버린 것으로 알았다고 주장하므로,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의 절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다. 판단
(1) 절도의 고의는 타인의 점유 하에 있는 타인소유물을 그 의사에 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점유 하에 이전하는 데에 대한 인식을 말하므로, 타인이 그 소유권을 포기하고 버린 물건으로 오인하여 취득하였다면 이와 같이 오인하는 데에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는 한 절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1989. 1. 17. 선고 88도971 판결 참조).
(2) 청구인이 정○영의 부탁으로 건전지를 가지고 가 아파트 문을 여는데 도와준 후 아파트에 들어 가보니, 집안에는 이 사건 옷걸이, 유아용 책상 1개, TV 1대, 책장 2개만이 남겨져 있었는데, 유아 책상과 책장, TV 등은 낡은 상태였고, 심지어 쓰레기봉투도 함께 있었다.
청구인은 경찰 및 검찰에서의 조사과정에서 일관되게 피해자가 이 사건 옷걸이를 버리고 간 것으로 생각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정○영과 피해자 사이의 전세계약 내용을 자세히 모르는 청구인으로서는 세입자가 이사를 나가면서 쓰레기봉투까지 두고 갔으므로, 이 사건 옷걸이도 함께 버린 것이라고 생각하여도 무리가 없는 상황이었다.
(3) 청구인은 정○영으로부터 위 아파트를 매도하려고 부동산 중개업소에 의뢰하였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 정○영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따라서 청구인으로서는 세입자가 버리고 간 물건이라는 집주인의 말에 의구심을 가지거나 그 진위를 확인해야 할 상황도 아니었고, 달리 이 사건 기록상 이 사건 옷걸이를 세입자가 전세보증금 반환을 확보할 목적으로 일부러 두고 간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특별한 정황은 찾아볼 수 없다.
(4) 이러한 사정이라면 청구인이 이 사건 옷걸이를 피해자가 소유권을 포기하고 버린 물건으로 오인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청구인에게 절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라. 소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관련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의 피의사실을 인정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으니, 이는 중대한 수사미진 내지 현저한 증거판단의 잘못에 터 잡아 이루어진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에 해당하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청 구 인 황○휴
국선대리인 변호사 김영곤
피 청 구 인 부산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5. 6. 8. 부산지방검찰청 2015년 형제40406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5. 6. 8. 피청구인으로부터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데(부산지방검찰청 2015년 형제40406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5. 4. 9. 17:00경 부산진구 ○○동 ○○ ○○-○○호 내에서 집주인인 피의자 정○영이 출입문 잠금장치가 작동되지 않아 청구인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함께 위 집에 들어갔다가 피해자가 전세금을 받지 못해 놓아둔 가재도구 중 옷걸이인 시가 7만 원 상당의 옷걸이를 발견하고 절취할 것을 마음먹고 옷걸이를 가지고 나와 청구인의 차량에 싣고 가는 방법으로 합동 절취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으로 인하여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받았다며 2015. 6. 29.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은 피해자가 이사를 가면서 옷걸이를 버린 것으로 생각하고 가져간 것이므로 절취의 고의가 없었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임차인인 피해자가 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집을 비우면서 옷걸이 등을 남겨두고 나간 점, 옷걸이의 상태가 비교적 정상적이었던 점, 피해자에게 물건을 버리고 간 것인지 여부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그와 같은 노력 없이 즉석에서 옷걸이를 가지고 간 점 등에 비추어 청구인에게 최소한 절도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정○영 소유 아파트의 세입자이던 피해자는 전세계약이 만료하였음에도 정○영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정○영이 아파트를 팔아서 전세보증금을 지급하겠다고 하자, 피해자는 집을 매수하러 오는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아파트 출입문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스탠드형 옷걸이(이하 ‘이 사건 옷걸이’라 한다.), 유아용 책상 1개, TV 1대, 책장 2개를 남겨둔 채 이사를 갔다.
(2) 정○영은 부동산 중개업자로부터 아파트 출입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고 피해자에게 물어보았고, 피해자는 비밀번호는 맞는데 배터리가 떨어져서 그러니 사각건전지를 대고 비밀번호를 누르면 열릴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정○영은 어떻게 하는지 잘 몰라서 평소 알고 지내던 청구인에게 연락하여 도움을 청하였다.
(3) 청구인은 건전지를 사가지고 와 문을 열어주고 정○영과 함께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그 때 정○영은 피해자가 두고 간 물건들을 보면서 돈을 주고 버려야 하는 것을 두고 갔다며 화를 냈고, 이에 청구인이 이 사건 옷걸이를 자기가 가져가도 되느냐고 물어보자 정○영이 그렇게 하라고 하였다.
나. 쟁점
청구인은 정○영의 가져가도 좋다는 말에 피해자가 이 사건 옷걸이를 버린 것으로 알았다고 주장하므로,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의 절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다. 판단
(1) 절도의 고의는 타인의 점유 하에 있는 타인소유물을 그 의사에 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점유 하에 이전하는 데에 대한 인식을 말하므로, 타인이 그 소유권을 포기하고 버린 물건으로 오인하여 취득하였다면 이와 같이 오인하는 데에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는 한 절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1989. 1. 17. 선고 88도971 판결 참조).
(2) 청구인이 정○영의 부탁으로 건전지를 가지고 가 아파트 문을 여는데 도와준 후 아파트에 들어 가보니, 집안에는 이 사건 옷걸이, 유아용 책상 1개, TV 1대, 책장 2개만이 남겨져 있었는데, 유아 책상과 책장, TV 등은 낡은 상태였고, 심지어 쓰레기봉투도 함께 있었다.
청구인은 경찰 및 검찰에서의 조사과정에서 일관되게 피해자가 이 사건 옷걸이를 버리고 간 것으로 생각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정○영과 피해자 사이의 전세계약 내용을 자세히 모르는 청구인으로서는 세입자가 이사를 나가면서 쓰레기봉투까지 두고 갔으므로, 이 사건 옷걸이도 함께 버린 것이라고 생각하여도 무리가 없는 상황이었다.
(3) 청구인은 정○영으로부터 위 아파트를 매도하려고 부동산 중개업소에 의뢰하였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 정○영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따라서 청구인으로서는 세입자가 버리고 간 물건이라는 집주인의 말에 의구심을 가지거나 그 진위를 확인해야 할 상황도 아니었고, 달리 이 사건 기록상 이 사건 옷걸이를 세입자가 전세보증금 반환을 확보할 목적으로 일부러 두고 간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특별한 정황은 찾아볼 수 없다.
(4) 이러한 사정이라면 청구인이 이 사건 옷걸이를 피해자가 소유권을 포기하고 버린 물건으로 오인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청구인에게 절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라. 소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관련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의 피의사실을 인정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으니, 이는 중대한 수사미진 내지 현저한 증거판단의 잘못에 터 잡아 이루어진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에 해당하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