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5헌마877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6년 7월 28일

결정 전문

사 건 2015헌마877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황○일
대리인 변호사 김승현, 이은영
피 청 구 인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5. 5. 29. 서울북부지방검찰청 2014년 형제61880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5. 5. 29. 피청구인으로부터 강제추행 혐의로 주문 기재와 같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청구인이 2014. 9. 2. 03:30경 서울 광진구 ○○로○○길에 있는 술집 안에서 다른 일행들이 담배 피우러 잠시 나간 사이 갑자기 피해자 장○(여, 20세)와 입맞춤을 하고 가슴을 만져 강제추행하고, 이어 04:30경 위 술집 앞길에서 피해자와 입을 맞추고 가슴을 만지는 등 피해자를 강제추행하였다는 것이다.
청구인은, 피해자의 양해를 얻어 입맞춤 등을 하였으므로 강제추행이 아니고, 피해자가 내심 거부의사가 있었다 하더라도 명시적 의사표시를 하지 않아 청구인은 피해자가 승낙한 것으로 오신하였으므로 강제추행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2015. 8. 27.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단
가. 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사람을 추행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서 그 폭행 또는 협박은 피해자의 저항을 곤란하게 할 정도일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폭행 등이 저항을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 등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추행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6도5979 판결 등 참조). 청구인이 피의사실의 요지와 같이 피해자와 입맞춤하고 가슴을 만지는 등의 행위를 한 사실은 청구인 스스로 인정하고 있고, 피해자는 자신이 강제추행을 당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나. 이 사건 수사기록을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김○호, 구○욱과 함께 2014. 9. 2. 오전 1시경 술을 마시다가 피해자 일행 3명을 우연히 만나 함께 술을 마시게 되었다. 김○호는 오전 3시경 담배를 피우기 위해 술집 밖으로 나갔는데 피해자가 뒤따라 나왔다. 김○호는 술집 앞에서 피해자와 입맞춤을 하고 오른손을 피해자의 질 안에 넣는 등 유사성교행위를 하였다.
(2) 오전 3시 30분경 함께 있던 일행들이 담배를 피우기 위해 밖으로 나가자 청구인은 피해자와 입맞춤을 하고 가슴을 만졌다. 당시 피해자 일행 중 한 사람이 이 모습을 보았지만 피해자가 저항하지 않아 강제로 추행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오전 4시 이후 일행들이 귀가하기 시작하였고, 청구인은 오전 4시 30분경 피해자와 마지막으로 술집에서 나왔다. 청구인과 피해자는 함께 일행을 찾으며 돌아다녔는데, 도중에 청구인이 피해자와 입맞춤을 하고 가슴을 만졌다.
(3) 청구인과 피해자는 청구인의 일행 구○욱을 만났고, 청구인은 귀가하였다. 피해자는 청구인과 헤어진 뒤 구○욱을 따라갔고, 구○욱은 오전 6시 30분경 피해자와 모텔에 들어가 성관계를 하였다. 구○욱은 오전 9시 30분경 귀가했고, 피해자는 오전 10시경 모텔에서 나와 해바라기 아동센터에 가서 성폭행을 당하였다고 신고하였다.
(4) 수사결과 구○욱은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되었고, 청구인과 김○호에 대하여는 기소유예처분이 내려졌다. 그런데 구○욱은 2016. 1. 29.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이 판결은 확정되었다. 구○욱에 대한 무죄판결의 이유는 ① 피해자가 김○호, 청구인, 구○욱 순서로 강제추행 및 강간 등 피해를 입었다고 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반항하거나 소극적으로라도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않았으며, 피해자 일행에게도 피해사실을 말하지 않았고, ② 피해자는 구○욱과 모텔에 들어갈 때까지 2시간 가량 길에서 있으면서 귀가하지 않았고 오히려 집에 가려는 구○욱을 못 가게 막았으며, 모텔에 들어갈 때도 아무 저항 없이 함께 들어가 탈출 시도 등을 하지도 않았던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강제로 추행 등을 당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믿기 어렵고 달리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다. 위와 같이 청구인과 피해자가 만나 입맞춤 등 신체 접촉을 하게 된 경위와 그 뒤 상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에서도 청구인이 강제로 자신을 추행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피해자의 진술을 제외하면 청구인이 피해자의 반항을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ㆍ협박을 하고 피해자를 추행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
한편, 피청구인은 이 사건 추행은 기습추행으로서 추행 자체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인 이상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청구인은 피해자와 함께 이야기를 하다가 입맞춤을 하고 가슴을 만졌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피해자도 저항의 뜻으로 어깨를 밀었다는 진술을 할 뿐 기습적으로 추행을 당했다는 말은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청구인의 행위가 기습적 추행행위로서 그 추행 자체가 폭행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그렇다면 폭행ㆍ협박을 수반하지 아니한 청구인의 행위가 피해자의 내심의 의사에 반한다는 이유만으로 강제추행죄가 된다고 볼 수도 없다.
3. 결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법리오해와 사실인정의 잘못이 있는 자의적 검찰권 행사라 할 것이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