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4헌마1070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6년 7월 28일

결정 전문

사 건 2014헌마1070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문○진
국선대리인 변호사 박준영
피 청 구 인 수원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4. 9. 5. 수원지방검찰청 2014년 형제56129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4. 9. 5. 피청구인으로부터 퇴거불응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수원지방검찰청 2014년 형제56129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바,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4. 7. 17. 12:50경 수원시 장안구 ○○로○○길 ○○ ○○빌딩 2층에 있는 피해자가 운영하는 피시방에 들어가, 위 빌딩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운 사람을 찾는다는 이유로 내부를 배회하며 손님들의 얼굴을 확인하였고, 이에 피해자가 수차례 퇴거요구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퇴거요구에 불응하였다.”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4. 12. 1.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피해자의 퇴거요구를 받고 바로 피시방에서 나가려고 하였지만 피해자가 시비를 걸어 퇴거를 할 수 없었으므로, 청구인에게 유책한 퇴거불응이 있다고 볼 수 없어 청구인의 행위는 퇴거불응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가사 청구인의 행위가 퇴거불응죄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화장실에서의 계속되는 흡연으로 청구인은 학원 운영에 계속적인 피해를 입은 반면 화장실을 공동사용하는 피해자는 흡연 단속에 소극적이어서 청구인 스스로 흡연을 제지하기 위해 피해자의 피시방에 들어간 것이며, 청구인의 행위로 인해 피시방 영업에 특별한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청구인이 피해자의 피시방에 머문 시간 또한 매우 짧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3. 판단
가. 퇴거불응죄의 성립요건
퇴거불응죄는 주거, 건조물 등에서 퇴거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성립하는데, 퇴거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한다는 것은 타인의 주거, 건조물 등에 적법하게 또는 과실로 들어간 자가 거주자 등의 퇴거요구를 받고 이에 응하여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그 장소에서 퇴거하지 아니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 퇴거 요구를 받은 자는 객관적ㆍ주관적으로 퇴거요구에 응할 수 있는 상태에 있을 것을 요하며, 유책한 지체가 있게 되면 퇴거불응에 해당하게 된다(헌재 2012. 4. 24. 2011헌바48 참조).
나. 증거관계
(1) 피해자 진술조서
피해자는 청구인이 청구인의 학원과 피해자의 피시방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운 사람을 찾는다며 피해자의 피시방에 들어와 손님들을 둘러보면서 돌아다니므로 나가달라고 요구하였으나, 청구인은 2-3분 정도 계속하여 피시방을 돌아다니다가 피해자가 등을 밀면서 나가라고 하자 그제야 밖으로 나갔다.
(2) 피의자신문조서
청구인은 자신의 학원과 피해자의 피시방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화장실에서 걸레를 빨고 있던 중, 담배를 피우고 나가는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을 확인하기 위해 피해자의 피시방에 들어갔다. 청구인은 피해자에게 방금 들어온 사람에 대해 물었으나 피해자가 모른다고 대답하자, 담배를 피운 사람을 확인하기 위해 피시방 안을 둘러보았고 인상착의가 비슷하다고 생각한 손님 쪽으로 다가갔다. 이에 피해자가 청구인에게 나갈 것을 요구하여, 청구인은 바로 나가려고 하였으나,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시비를 걸어 말다툼이 일어나 바로 나오지 못하였다. 청구인이 피시방을 둘러본 시간은 10초 정도이며, 피해자와의 말다툼으로 인하여 지체된 시간까지 계산하여도 피시방 안에 머문 시간은 30초 정도에 불과하다.
(3) 그 밖의 증거자료
강○련의 진술서에는 청구인이 피시방 안을 돌아다니면서 손님들 얼굴을 살폈다고 기재되어 있다. 경찰관 작성의 현장임장 및 인지경위서에는 청구인이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담배를 피운 사람을 찾기 위해 피시방 안을 돌아다녔다고 진술하였음이 기재되어 있다. 한편 즉결심판청구서 및 즉결심판결정문에 의하면, 수원중부경찰서장이 청구인에 대해 업무방해로 즉결심판을 청구하였으나 즉결심판절차에 의하여 심판함이 적당하지 아니하다는 이유로 기각된 사실이 인정된다.
다. 소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청구인이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운 사람을 확인하기 위해 피해자의 피시방에 들어가 사람들의 얼굴을 살폈고 이에 피해자가 청구인에게 나갈 것을 요구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청구인은 피해자의 퇴거 요구에 따라 바로 나가려고 하였으나 그 과정에서 피해자와의 사이에 말다툼이 발생하여 바로 나오지 못하였으므로 자신에게 유책한 지체가 없었고, 따라서 청구인의 행위는 퇴거불응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피의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강○련의 진술서에는 청구인이 피시방 안을 돌아다니면서 손님들 얼굴을 살폈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 청구인의 유책한 지체가 있었음을 뒷받침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지 않고, 경찰관 작성의 현장임장 및 인지경위서, 즉결심판청구서 및 즉결심판결정문 또한 청구인의 피의사실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청구인의 피의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피해자의 진술조서뿐인데,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청구인이 피해자의 피시방에 머문 시간은 2~3분 정도에 불과하고 그 직후 피해자의 요구로 퇴거하였으므로 이것만으로 청구인에게 유책한 퇴거 지체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어떠한 사유로 퇴거를 지체하였는지, 청구인이 퇴거를 지체한 시간이나 피해자의 피시방에 머문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등에 대하여, 목격자, CCTV 등을 통한 추가적인 수사를 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데, 이는 퇴거불응죄에 대한 법리오해 및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및 자의적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으므로, 이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