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6헌마708

가족관계등록재작성 신청 거부행위 취소

결정일: 2016년 9월 13일

결정 전문

사 건 2016헌마708 가족관계등록재작성 신청 거부행위 취소
청 구 인 김○요
대리인 변호사 이원목
피 청 구 인 하남시장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1990년생, 여)은 2003년 유학을 떠나 현재 영국에서 유학생활 중이고, 조○람(1990년생, 남)은 2000년 유학을 떠나 현재 미국에서 유학생활 중이다.

나. 청구인과 조○람은 2012년 겨울방학에 일시 귀국하여 2012. 12. 24. 친구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로 모이는 과정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당시 22세였던 청구인과 조○람은 오랜 유학생활 중 고국에서 친구들을 만나 들뜬 기분에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취하여 잘 마시지 못하는 술을 낮부터 많이 마신 상태에서, 친구들로부터 ‘서로 잘 어울린다. 크리스마스 이브 기념 이벤트로 혼인신고 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에 청구인과 조○람은 서로 혼인할 의사도 없으면서 같은 날 서울 강남구청에 가서 혼인신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함으로써 혼인신고를 하였다.
이후 청구인과 조○람은 각각 소를 제기하여 2013. 8. 20. 서울가정법원으로부터 2012. 12. 24. 강남구청장에게 신고하여 한 혼인이 무효임을 확인받았고[2013드단300676호(본소), 2013드단23184(반소)], 위 판결은 항소기간 도과로 확정되었다.

다. 청구인은 위 혼인무효판결에 기하여 강남구청장에게 가족관계등록부 정정신청을 하여 2013. 12. 5. 청구인의 가족관계등록부 중 혼인관계증명서 부분을 정정하였다. 그런데 정정된 혼인관계증명서에는 기존의 혼인신고 사실만 주말되었을 뿐, 당초의 혼인신고 기재내용 및 정정사유 등은 그대로 남아있게 되었다.
청구인의 부(父) 김○준은 향후 청구인의 혼인에 미칠 불이익을 우려하여 위 혼인무효판결을 근거로 서대문구청장에게 청구인의 가족관계등록부 중 혼인관계증명서 부분의 재작성을 신청하였으나, 서대문구청장은 2014. 7. 4. 재작성 불승인결정을 통보하였다.
이에 김○준은 위 불승인결정에 대하여 불복신청을 하였으나 2015. 3. 13.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각하되었고(2015호파4), 이에 불복하여 항고 및 재항고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5브5, 대법원 2015스138).

라. 청구인은 이후 중매로 선을 보게 되었는데, 상대방측의 요구로 위 혼인무효사실이 정정기재된 가족관계등록부의 혼인관계증명서를 제시하였으나 상대방이 문제 있는 사람으로 오해하여 연락이 두절되는 등 불이익을 받게 되어 이러한 혼인관계증명서 상의 불이익한 기재를 없애고자 주소지를 관할하는 피청구인에게 가족관계등록부의 재작성을 신청하였으나, 피청구인은 2016. 7. 8. ‘가족관계등록 재작성 승인신청건에 대하여 감독법원에서 부(不)결정’하였음을 이유로 청구인의 신청에 대해 불수리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거부행위’라 한다).
이에 청구인은 피청구인의 이 사건 거부행위로 인하여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혼인과 가족생활에 관한 기본권, 행복추구권, 평등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하면서, 2016. 8. 23. 이 사건 거부행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단
국민의 신청에 대한 행정청의 거부행위가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인 공권력의 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국민이 행정청에 대하여 신청에 따른 행위를 해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야 하므로(헌재 2004. 10. 28. 2003헌마898; 헌재 2013. 8. 29. 2012헌마886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청구인에게 가족관계등록부의 재작성을 요구할 신청권이 인정되는지 문제된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은 확정판결에 의한 가족관계등록부의 정정신청 및 대법원규칙으로 정한 사유의 발생시 가족관계등록부의 폐쇄를 규정하고(제107조, 제11조 제2항),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규칙’은 정정된 가족관계등록부가 이해관계인에게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가족관계등록부의 재작성 및 폐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제17조 제2항 제3호). ‘가족관계등록부의 재작성에 관한 사무처리지침’은 정정사유 등이 기재되어 있는 가족관계등록부를 그대로 존치하여 공시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이해관계인에게 현저히 부당하여 가족관계등록부를 재작성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하였을 경우에 그 재작성의 절차 및 방법에 관한 사무 처리를 규정함을 목적으로 하여 제정되었다(제1조). 위 지침은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사의 합의가 없음을 원인으로 하는 혼인무효판결에 의한 가족관계등록부 정정신청으로 해당 가족관계등록부가 정정된 때를 가족관계등록부 재작성 사유로 정하고(제2조 제1호), 이러한 사유로 가족관계등록부를 재작성하고자 하는 이해관계인은 시(구)ㆍ읍ㆍ면의 장에게 가족관계등록부 재작성신청을 하도록 하면서(제3조 제1항 본문), 이에 따른 재작성신청시 혼인무효판결ㆍ확정증명 및 ‘그 혼인무효사유가 한쪽 당사자나 제3자의 범죄행위로 인한 것임을 소명하는 서면(형사판결문 또는 검사의 기소유예처분 결정문 등)’을 첨부하도록 명시하고 있다(제3조 제3항 전단).
이와 같은 관련규정을 종합하면,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사의 합의가 없음을 원인으로 하는 혼인무효판결의 확정에 의해 가족관계등록부가 정정되었으나 그 정정사유가 기재되어 있는 가족관계등록부를 그대로 존치하여 공시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이해관계인에게 현저히 부당한 경우’에 비로소 가족관계등록부 재작성 신청권이 발생하는데, 그 현저히 부당한 경우란 한정적으로 열거되어 있는 ‘혼인무효사유가 한쪽 당사자나 제3자의 범죄행위로 인한 경우’로 제한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에는 혼인무효사유가 한쪽 당사자나 제3자의 범죄행위로 인한 경우에 해당되지 아니하여 청구인이 피청구인에게 가족관계등록부의 재작성을 요구할 수 있는 구체적 신청권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거부행위는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72조 제3항 제4호에 따라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