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6헌마119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6년 9월 29일

결정 전문

사 건 2016헌마119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이○근
국선대리인 변호사 이주흥
피 청 구 인 의정부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5. 12. 28. 의정부지방검찰청 2015년 형제65511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5. 12. 28. 피청구인으로부터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의정부지방검찰청 2015년 형제65511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바,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5. 11. 11. 08:00경부터 같은 날 17:00경까지 남양주시 ○○읍 ○○로 ○○ 자신이 운영하는 ○○식품 주식회사 진입로에서 건물 임차인인 피해자 이○식과 임대차기간 동안 발생한 금전 정산 문제로 마찰이 되었다. 이에 청구인 회사 소유의 ○○버○○○○ 포터 탑차를 진입로에 세워 차량이 통행을 못하게 막아 피해자 이○식이 운영하는 ‘○○푸드’의 야채배송과 피해자 임○복이 운영하는 ‘○○전동 지게차’의 지게차 회수를 못하게 하여 위력으로 타인의 업무를 방해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6. 2. 19.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푸드’를 운영하던 피해자 이○식은 이미 ○○식품 주식회사(이하 ‘㈜○○식품’이라 한다)로부터 임차한 ㈜○○식품 부지 내 60평형 건물 2동(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에서 ‘○○푸드’의 집기를 반출해갔고, 공장 가동도 중단한 상태였다. 사건 당일에도 ‘○○푸드’의 직원들은 출근하지 않았으며, 이 사건 건물은 쓰레기만 남아있을 뿐 텅 비어있었으므로 그 당시 계속되고 있던 ‘○○푸드’의 영업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청구인이 이 사건 건물의 진입로를 막더라도 더 이상 방해할 업무가 없었으므로 피해자 이○식에 대한 업무방해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또한 피해자 이○식의 다른 채권자들이 이 사건 건물 내 지게차를 압류한 상황이어서 이 사건 건물의 임대인인 청구인으로서는 압류된 물건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피해자 임○복이 임의로 지게차를 가져가는 것을 막았을 뿐이므로 피해자 임○복에 대한 업무방해죄도 성립하지 않는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피해자 이○식이 운영하던 ‘○○푸드’의 공장이 가동되지 않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 안에 양배추와 감자가 남아있어 식품관련 영업을 할 수 있었으므로 보호가치 있는 야채배송업무가 여전히 존재하였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청구인이 피해자 임○복으로 하여금 지게차를 가져가지 못하게 한 것이 다른 채권자들에 의해 압류된 지게차를 가져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타인의 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것으로서 자구행위가 성립할 수 없고, 자신의 임대차보증금채권 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민사소송 등 다른 법정절차를 통해 구제받을 수도 있었으므로 자구행위로 볼 수 없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1) 청구인은 ㈜○○식품의 사내이사이고, 피해자 이○식은 ㈜○○식품으로부터 이 사건 건물을 임차하고 있는 ‘○○푸드’의 실제 운영자이다.
(2) ㈜○○식품은 2015. 9. 1. 및 같은 달 30. 두 번에 걸쳐 ‘○○푸드’에 대해 임대차기간만료(2015. 10. 30.)에 따른 해지 통고를 하면서 그동안 차임 및 공과금 합계 약 2,220만 원이 연체된 사실을 알리고, 원상회복과 건물을 인도할 것을 통보하였다.
(3) 청구인은 사건 당일인 2015. 11. 11. 08:00경부터 17:00경까지 이 사건 건물의 유일한 진입로를 포터 탑차로 막아 차량이 통행할 수 없었고, ○○전동 지게차 대표라고 주장하는 피해자 임○복이 ‘○○푸드’에 임차해주었던 지게차를 같은 날 15:00부터 16:30경까지 이 사건 건물 부지 밖으로 가지고 가지 못하였다.
(4) 이 사건 발생 전 피해자 이○식은 이 사건 건물 안에 있는 ‘○○푸드’의 집기를 반출하여 사건 당일 이 사건 건물에는 감자와 양배추 십여 통, 빈 박스와 쓰레기가 곳곳에 널려있었고, 냉장고도 가동이 멈춘 상태였다.
나. 업무방해죄 성립 여부
(1) 피해자 이○식 부분
청구인은 사건 당시 ‘○○푸드’의 영업이 사실상 종료되어 더 이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사건 당일은 ㈜○○식품과 ‘○○푸드’ 사이의 임대차계약기간이 이미 만료된 후였고, ‘○○푸드’의 실제 운영자인 피해자 이○식이 이 사건 건물에서 대형냉장고, 컨테이너, 지게차를 제외한 나머지 설비와 집기를 반출하여 이 사건 건물에는 감자와 양배추 십여 통 외에 빈 박스와 쓰레기가 남아있을 뿐이었으며, 냉장고 전원이 꺼져있어 공장이 가동되고 있지는 않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청구인이 피해자 이○식에게 보호가치 있는 업무가 존재하였는지를 판단하려면 ‘○○푸드’가 이행하기로 되어 있는 야채배송업무의 유무, 배송일시ㆍ거래처ㆍ배송물 등 야채배송계약의 내용, 보관되어 있던 감자와 양배추의 상태와 같은 구체적인 배송준비상황과 진행경과가 밝혀져야 하고, 냉장고 가동 중단 시기 및 그 이유, 이 사건 건물에서 반출한 설비의 품목, 반출시기 및 구체적인 경위, ‘○○푸드’ 직원들의 출근 상태 등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보인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조사 없이 피해자 이○식의 ‘야채배송업무를 하려 하였다’는 주장만으로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인 야채배송업무가 존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나아가 이를 방해한다는 청구인의 고의 역시 인정할 수 없다.
(2) 피해자 임○복 부분
청구인은 이 사건 지게차가 ○○농산(주)에 의해 압류된 것으로 알았기 때문에 신원을 모르는 사람인 피해자 임○복이 함부로 가져가지 못하게 하였을 뿐 그의 지게차회수업무를 방해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 사건 수사기록을 살펴보면, 이 사건 지게차의 실제 압류 여부, 그 소유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가 제출되어 있지 않고, 피해자 임○복이 사건 당시 지게차의 소유권자임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청구인에게 제시하였다는 점도 기록상 전혀 나타난 바가 없다. 그런데 청구인이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면서 제출한 자료(의정부지방법원 2015본6494)에 의하면 이 사건 건물 내에 있던 지게차가 압류되었던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청구인으로서는 그 압류일시와 대상에 대해 보다 면밀히 조사하여 이 사건 지게차가 당시 압류된 것이 맞았는지 여부를 밝히고, 그 법적 효과를 살펴봄으로써 피해자 임○복에게 업무방해죄의 보호가치 있는 지게차회수업무가 존재하였는지 여부, 나아가 청구인에게 업무방해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밝혔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조사 없이 피해자 임○복의 지게차회수업무가 업무방해죄의 보호가치 있는 업무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를 방해한다는 청구인의 고의 역시 인정할 수 없다.
(3) 소결
결국 이 사건 기록만으로는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인 업무가 존재한다거나, 청구인에게 업무방해의 고의를 인정하기에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청구인에 대하여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인정하고 이를 전제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으며, 그로 인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