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2헌바280

구 국세기본법 제15조 위헌소원

결정일: 2016년 10월 27일

결정요지

청구인의 주장은 재화의 수출에 대하여 영세율을 적용하여 매입세액을 공제ㆍ환급받는 수출업자가 연속되는 일련의 거래에서, 어느 한 단계의 악의적 사업자가 당초부터 부가가치세를 포탈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오로지 부가가치세를 포탈하는 방법에 의하여서만 이익이 창출되고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비정상적인 거래가 있는 경우에, 심판대상조항을 근거로 이러한 거래가 있었음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에는 매입세액의 공제ㆍ환급을 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것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구하고 있다. 이것은 심판대상조항을 근거로 과세관청의 부가가치세 환급거부처분이 적법하다고 한 법원 판결의 정당성 여부를 다투는 것으로서, 법원의 재판을 대상으로 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이고,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는 법원의 재판에도 해당되지 아니하므로 이러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참조조문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구 부가가치세법(1999. 12. 28. 법률 제6049호로 개정되고, 2007. 12. 31. 법률 제88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결정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 주식회사
대표이사 변○희
대리인 변호사 이승재
당해사건 서울고등법원 2011누9333 부가가치세부과처분취소
[주 문]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03. 6. 20. 설립되어 무역업 및 금지금[금괴(덩어리)ㆍ골드바 등 원재료 상태로서 순도가 1,000분의 995 이상인 금] 도매업 등을 영위하여 온 회사이다. 청구인은 2003. 7. 1.부터 2004. 12. 31.까지 사이에 15개의 금지금 도매업체로부터 공급가액 합계 179,840,656,266원 상당의 금지금 매입에 관한 세금계산서 160장(이하 ‘이 사건 매입세금계산서’라 한다)을 교부받고, 홍콩 소재 □□ 리미티드(□□ Limited)에 수출가격 합계 173,645,000,000원 상당의 금지금을 수출하였다. 또한, 청구인은 2003. 7. 1.부터 2004. 6. 30.까지 사이에 6개의 국내 금지금 도매업체에게 공급가액 합계 9,140,233,000원 상당의 금지금 매출에 관한 세금계산서 17장(이하 ‘이 사건 매출세금계산서’라 한다)을 교부하여 주었다. 청구인은 이 사건 매입세금계산서ㆍ매출세금계산서 및 위와 같은 수출사실을 근거로 종로세무서장에게 2003년 제2기, 2004년 제1기 및 2004년 제2기에 대한 각 부가가치세의 과세표준ㆍ납부세액 및 환급세액을, 2004년 8, 9월분 부가가치세 2,899,782,398원의 환급세액을 각각 신고하였다.
서울지방국세청장은 2004. 10. 7.부터 2005. 8. 23.까지 청구인에 대하여 범칙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사건 매입세금계산서를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로, 이 사건 매출세금계산서를 ‘실물거래 없이 교부한 가공 매출세금계산서’로 인정하였다. 종로세무서장은 위 범칙조사 결과를 토대로 2005. 12. 10. 청구인에 대하여 2003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7,998,898,960원, 2004년 제1기분 부가가치세 11,173,341,920원,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1,577,262,850원을 각각 부과하였으며, 2004년 8, 9월분 부가가치세 2,899,782,398원의 환급을 거부하였다.
나. 청구인은 전술한 각각의 부과처분 및 환급거부처분에 불복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하였으나 패소하였고(서울행정법원 2006구합27861) 항소하였으나 기각되어(서울고등법원 2007누14147) 대법원에 상고하였는데, 대법원은 이 사건 매입세금계산서를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파기환송하였고(대법원 2008두23146), 파기환송심에서 청구인이 승소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09누12565). 이에 종로세무서장이 상고한바, 대법원은 세금계산서기재 불성실 가산세를 제외한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대한 사건을 다시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하였고(대법원 2009두16183), 서울고등법원에서는 항소기각판결을 선고하여(서울고등법원 2011누9333) 2012. 7. 12. 확정되었다.
한편, 종로세무서장은 2007. 1. 18.경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1,577,262,850원 중 912,759,759원, 2011. 3. 14.경 위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중 세금계산서기재 불성실 가산세 부분, 2012. 5. 1.경 2003년 제1기분 부가가치세 중 납부불성실 가산세 부분(9,500,223원)을 각각 직권으로 감액하는 결정을 하였다. 이에 따라 위 각 부과처분 중 남게 된 세액은 2003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6,691,032,466원, 2004년 제1기분 부가가치세 10,229,506,678원,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368,104,742원이다.
청구인은 대법원 2009두16183 사건의 파기환송 판결 후 서울고등법원에서 당해 사건(2011누9333)이 계속되던 중 국세기본법 제15조 전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서울고등법원 2011아467), 2012. 6. 20. 그 신청이 각하되자, 2012. 7. 2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구 국세기본법 제15조 전문을 개별 과세 객체에 대한 조세부과처분의 근거로 적용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여 한정위헌의 결정을 구하였다. 그런데 당해사건에서 구 국세기본법 제15조 전문은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 근거로 적용된 것이 아니라 부가가치세 환급을 거부하는 근거로 적용되었으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은 법원이 과세관청의 부가가치세 환급거부처분을 적법하다고 판단한 근거로 적용한 구 국세기본법 제15조 전문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국세기본법(1974. 12. 21. 법률 제2679호로 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전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국세기본법(1974. 12. 21. 법률 제2679호로 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신의ㆍ성실) 납세자가 그 의무를 이행함에 있어서는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 (후문 생략)
[관련조항]
구 부가가치세법(1999. 12. 28. 법률 제6049호로 개정되고, 2007. 12. 31. 법률 제88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납부세액) ① 사업자가 납부하여야 할 부가가치세액(이하 “납부세액”이라 한다)은 자기가 공급한 재화 또는 용역에 대한 세액(이하 “매출세액”이라 한다)에서 다음 각 호의 세액(이하 “매입세액”이라 한다)을 공제한 금액으로 한다. 다만, 매출세액을 초과하는 매입세액은 환급받을 세액(이하 “환급세액”이라 한다)으로 한다.
1. 자기의 사업을 위하여 사용되었거나 사용될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에 대한 세액
2. 자기의 사업을 위하여 사용되었거나 사용될 재화의 수입에 대한 세액
② 다음 각 호의 매입세액은 매출세액에서 공제하지 아니한다.
1. 제20조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를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의 매입세액 또는 제출한 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의 기재사항 중 거래처별등록번호 또는 공급가액의 전부 또는 일부가 기재되지 아니하였거나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경우 그 기재사항이 기재되지 아니한 분 또는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분의 매입세액.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의 매입세액은 제외한다.
1의2. 제16조 제1항 및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지 아니한 경우 또는 교부받은 세금계산서에 제16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4호의 규정에 의한 기재사항(이하 “필요적 기재사항”이라 한다)의 전부 또는 일부가 기재되지 아니하였거나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경우의 매입세액.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의 매입세액은 제외한다.
2. 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지출에 대한 매입세액
3. 비영업용 소형승용자동차의 구입과 유지에 관한 매입세액
3의2. 접대비 및 이와 유사한 비용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비용의 지출에 관련된 매입세액
4.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사업에 관련된 매입세액(투자에 관련된 매입세액을 포함한다)과 대통령령이 정하는 토지관련매입세액
5. 제5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등록을 하기 전의 매입세액.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제외한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조세법률 관계에서 합법성의 원칙을 희생하여서라도 신뢰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하여야 하는 추상적 법원칙에 불과하고,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에게 적용되며 납세자에게는 그 적용이 극히 제한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가가치세 공제ㆍ환급을 부정하는 근거로서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하는 것은 헌법 제38조, 헌법 제59조에서 규정하는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된다.
4. 판단
조세법률관계는 국민의 경제생활과 관련이 깊고, 조세채권ㆍ채무관계는 사법상의 채권ㆍ채무관계와 유사하며, 조세법은 그 내용면에서 고도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 과세관청이 주도하는 행정지도가 빈번하여 납세의무자의 측면에서 신뢰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한편으로는 납세의무가 납세의무자의 신고를 기초로 하여 부과되는 경우도 많아 납세의무자의 언동이나 행위에 대한 과세관청의 신뢰도 보호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조세법률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은 일반적 법원칙으로서 적용되고, 심판대상조항은 이를 성문화한 것이다. 그러나 헌법은 제59조에서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반드시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 의하여만 조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조세법률주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이러한 조세법률주의의 요청은 조세에 관한 법률관계를 법률로써 명확히 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신의성실의 원칙은 그 특성상 개별 사안에서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적용될 수밖에 없으므로 다소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적용은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개별 조세법률 규정의 적용과 해석의 근거가 될 수 있으나, 이를 근거로 하여 새로운 과세요건을 창설하거나 조세감면 등의 혜택을 박탈하는 것은 법률에 명확한 규정 없이 과세관청의 자의에 따라 과세하거나 조세감면 혜택을 박탈하는 것이어서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허용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세관청이 이를 근거로 과세처분을 하거나 조세감면 혜택을 부인하였다면, 그것은 심판대상조항의 해석 및 적용을 잘못하여 발생한 결과에 불과할 뿐, 일반적ㆍ추상적 법원칙을 규정하고 있는 심판대상조항 자체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 청구인은, 재화의 수출에 대한 영세율 적용에 의하여 매입세액을 공제ㆍ환급받는 수출업자가 연속되는 일련의 거래에 있어서 어느 한 단계의 악의적 사업자가 당초부터 부가가치세를 포탈하려고 마음먹고, 오로지 부가가치세를 포탈하는 방법에 의하여서만 이익이 창출되고 이를 포탈하지 아니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비정상적인 거래가 있는 경우에, 심판대상조항을 근거로 이러한 거래가 있었음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에는 매입세액의 공제ㆍ환급을 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것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구하고 있다. 이러한 청구인의 주장은 심판대상조항의 구체화된 의미와 내용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 심판대상조항을 근거로 과세관청의 부가가치세 환급거부처분이 적법하다고 한 법원 판결의 정당성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재판의 이유가 부당하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서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법원의 재판을 대상으로 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이고,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는 법원의 재판에도 해당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5.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