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2헌바106

도로교통법 제78조 제1항 제17호 위헌소원

결정일: 2003년 11월 27일

결정 전문

헌 법 재 판 소

결 정
사 건 2002헌바106 도로교통법 제78조 제1항 제17호 위헌소원
청 구 인 박 ○ 환

대리인 변호사 박 계 덕
당 해 사 건 서울행정법원 2002구단5149 자동차운전면허취소처분취소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2000. 2. 21. 제1종 보통자동차운전면허를 취득한 자로서, 2001. 12. 18. 속도위반으로 적발되어 범칙금 2만원의 통고처분을 받고서도 그 납기 내에 범칙금을 납부하지 아니하고 이에 대한 즉결심판에도 출석하지 아니함으로써 2002. 3. 21. 벌점 40점을 받아 소양교육을 거쳐, 같은 해 5. 15. 운전면허효력정지처분(이하 ‘운전면허정지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다(정지기간 2002. 6. 13.부터 같은 해 7. 2.까지 20일). 청구인은 운전면허행정처분기간 중인 같은 해 7. 1.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적발되었고, 같은 해 7. 13. 서울특별시지방경찰청장은 청구인이 운전면허행정처분기간 중에 운전행위를 하였음을 이유로 청구인의 자동차운전면허를 취소하는 처분(이하 ‘운전면허취소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청구인은 서울특별시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2002. 8. 10. 서울행정법원 2002구단5149호로 위 운전면허취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고, 도로교통법 제78조 제1항 제17호에 대하여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2002아1734)을 하였으나, 위 법원은 2002. 12. 4. 위 신청을 기각하고, 청구인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3) 청구인은 2002. 12. 18. 위 신청에 대한 기각결정을 송달받고, 같은 달 31. 위 운전면허정지처분의 근거법률인 도로교통법 제78조 제1항 제17호 중 “도로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확보하기 위하여 행하는 명령을 위반한 때”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은 이 사건 운전면허정지처분의 근거법률인 도로교통법(2001. 12. 31. 법률 제6565호로 개정된 것) 제78조 제1항 제17호 중 “도로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확보하기 위하여 행하는 명령을 위반한 때” 부분을 명시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의 심판을 구하고 있을 뿐, 이 사건 운전면허취소처분의 직접적인 근거법률인 도로교통법 제78조 제1항 제17호 중 “이 법을 위반한 때” 부분 또는 “이 법에 의하여 도로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확보하기 위하여 행하는 처분을 위반한 때” 부분에 대해서는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지 아니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도로교통법(2001. 12. 31. 법률 제6565호로 개정된 것, 이하 ‘도로교통법’이라 한다) 제78조 제1항 제17호 중 “도로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확보하기 위하여 행하는 명령을 위반한 때”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그 규정내용 및 관련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도로교통법 제78조(면허의 취소ㆍ정지) ① 지방경찰청장은 운전면허(연습운전면허를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받은 사람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행정자치부령이 정하는 기준에 의하여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1년의 범위 안에서 그 운전면허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 다만, 제1호ㆍ제2호, 제3호(정기적성검사기간이 경과된 때를 제외한다), 제5호 내지 제8호, 제10호ㆍ제11호ㆍ제13호 및 제14호에 해당하는 때에는 그 운전면허를 취소하여야 한다.
17. 이 법 및 이 법에 의하여 도로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확보하기 위하여 행하는 명령이나 처분을 위반한 때
제40조(무면허운전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제68조의 규정에 의하여 지방경찰청장의 운전면허를 받지 아니하고(운전면허의 효력이 정지된 경우를 포함한다) 자동차 등을 운전하여서는 아니된다.
도로교통법(2001. 12. 31. 법률 제65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0조(통고처분불이행자 등의 처리) 경찰서장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지체없이 즉결심판을 받도록 하여야 한다.
1. 제118조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람
2. 제119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납부기간 내에 범칙금을 납부하지 아니한 사람
도로교통법시행령(2002. 6. 29. 대통령령 제1765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로교통법시행령’이라 한다)
제76조(통고처분불이행자의 처리) ① 경찰서장은 법 제118조의 규정에 의한 범칙금을 기간 내에 납부하지 아니한 통고처분불이행자에 대하여는 범칙금납부기간만료일(법 제119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범칙금을 납부할 수 있는 기간의 마지막 날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로부터 30일 이내에 즉결심판에관한절차법에 따른 즉결심판을 청구하여야 한다. 이 경우 경찰서장은 그 통고처분불이행자에 대하여 즉결심판출석일?즉결심판출석장소 등을 알리는 즉결심판출석통지서를 즉결심판청구일 7일전까지 발송하여야 한다.
② 경찰서장은 통고처분불이행자가 즉결심판에 출석하지 아니하여 즉결심판절차가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에는 지체없이 그 통고처분불이행자에게 제1항 후단의 규정에 준하여 다시 즉결심판출석최고를 하여야 한다.
③ 지방경찰청장은 제2항의 즉결심판출석최고에도 불구하고 통고처분불이행자가 출석하지 아니하여 범칙금납부기간만료일로부터 60일까지 즉결심판절차가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에는 법 제78조의 규정에 의하여 그 통고처분불이행자의 운전면허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킬 수 있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관계기관의 의견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운전면허정지처분의 근거법률인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면, 이 사건 운전면허정지처분은 위법한 것이 되고, 위법한 운전면허정지처분을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운전면허취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당해사건의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운전면허의 정지나 취소사유의 내용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지 아니하고 하위법령에 포괄위임한 것으로, 그로 인하여 구 도로교통법시행령에서 도로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소통과 무관한 즉결심판절차에 출석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운전면허를 정지할 수 있다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헌법 제37조 제2항, 제75조, 제95조, 법치국가원리, 권력분립원리 등에 반하여 국민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 행복추구권, 재산권 등을 침해한다.
나. 서울행정법원의 위헌제청신청기각이유
운전면허의 취소 및 정지처분은 의무위반 등에 대한 제재로서 실효성있는 의무확보수단인바, 의무위반행위의 다양성 등으로 인하여 입법기술상 추상적ㆍ포괄적으로 정하고 있는 것이다. 도로교통법의 입법목적이나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의 내재적인 위임의 범위나 한계를 충분히 알 수 있으므로 헌법상의 포괄위임금지원칙, 법치국가원리 등에 반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다. 경찰청장의 의견
법원의 위헌제청신청기각이유와 대체로 같다.
3. 판 단
이 사건 심판청구의 적법여부에 관하여 본다.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에 있어서는 법원에 계속된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률의 위헌여부가 재판의 전제로 되어 있어야 하고(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 제41조 제1항), 이 경우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함은 문제되는 법률이나 법률조항이 당해 소송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며, 그 법률이나 법률조항의 위헌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를 말한다(헌재 1993. 12. 23. 93헌가2, 판례집 5-2, 578, 587; 헌재 1997. 11. 27. 92헌바28, 판례집 9-2, 548, 562; 헌재 2000. 6. 29. 99헌바66 등, 판례집 12-1, 848, 864 등).
이 사건 법률조항인 도로교통법 제78조 제1항 제17호 중 “이 법에 의하여 도로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확보하기 위하여 행하는 명령을 위반한 때” 부분이, 청구인이 운전면허정지처분기간 중에 운전행위를 하였음을 이유로 서울특별시지방경찰청장이 2002. 7. 13. 한 운전면허취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인 당해사건의 재판의 전제성이 있는지가 문제된다.
나. 당해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지의 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서울특별시지방경찰청장이 2002. 5. 15. 한 운전면허정지처분의 근거법률이므로 운전면허정지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부분에서 당해사건의 재판에 적용된다.
한편 운전면허의 효력이 정지된 경우에 자동차 등을 운전하지 않을 의무는 도로교통법 제40조 제1항이 직접 규정하고 있으며, 운전면허정지처분을 위반한 경우는 도로교통법 제78조 제1항 제17호 중 ‘처분’을 위반한 때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운전면허취소처분의 근거법률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아니고 도로교통법 제78조 제1항 제17호 중 “이 법을 위반한 때” 부분 또는 “이 법에 의하여 도로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확보하기 위하여 행하는 처분을 위반한 때” 부분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 사건 운전면허정지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부분에 한하여 당해사건의 재판에 적용된다.
다. 법률조항의 위헌여부에 따라 당해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지 여부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면 이 사건 운전면허정지처분은 위법한 것이 되고, 위법한 운전면허정지처분을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운전면허취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당해사건의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 사건 운전면허정지처분에 대하여 청구인은 행정소송법 제20조가 정하고 있는 제소기간 내에 취소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하여 쟁송기간이 경과하였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정처분의 근거가 된 법률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으로 선고된다고 하더라도 그 전에 이미 집행이 종료된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지는 않으므로(대법원 1994. 10. 28. 선고 92누9463 판결 등), 행정처분에 대한 쟁송기간이 경과한 후에는 행정처분의 근거법률이 위헌임을 이유로 무효확인소송 등을 제기하더라도 행정처분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는 것이 원칙이고, 예외적으로 행정처분 자체의 효력이 쟁송기간경과 후에도 존속 중인 경우, 특히 그 처분이 위헌법률에 근거하여 내려진 것이고 그 행정처분의 목적달성을 위하여서는 후행(後行) 행정처분이 필요한데 후행(後行) 행정처분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그 행정처분을 무효로 하더라도 법적 안정성을 크게 해치지 않는 반면에 그 하자가 중대하여 그 구제가 필요한 경우에 대하여서는 그 예외를 인정하여 이를 당연무효사유로 보아서 쟁송기간경과 후에라도 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다(헌재 1994. 6. 30. 92헌바23, 판례집 6-1, 592, 604 참조).
이 사건 운전면허정지처분과 운전면허취소처분이 동일한 행정목적달성을 위하여 단계적인 일련의 절차로 연속하여 행해지는 것이 아닌 점, 운전면허취소처분은 이미 이루어진 점, 청구인은 벌점 40점을 받아 원래 40일간의 운전면허정지처분을 받아야 하나 소양교육을 받고 20일을 정지처분기간에서 감경받아서 20일간 운전면허의 효력을 정지하는 이 사건 운전면허정지처분을 받은 사실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운전면허정지처분에 쟁송기간경과 후에도 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는 예외적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 법률조항을 위헌으로 결정한다고 하더라도, 그 위헌 결정은 이 사건 운전면허정지처분을 당연무효로 하는 사유가 아니고 다만 취소할 수 있는 사유에 불과하게 되고, 이 사건 운전면허정지처분은 취소를 구할 수 있는 쟁송기간이 이미 도과되어 더 이상 다툴 수 없어 그대로 유효하므로, 유효한 이 사건 운전면허정지처분을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운전면허취소처분도 적법하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여부에 따라 당해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라. 이 사건 법률조항은 운전면허정지처분의 근거법률로 운전면허정지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부분에 한하여 당해사건의 재판에 적용되고, 그 위헌 여부에 따라 운전면허취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당해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4. 결 론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3. 11. 27.
재 판 장 재 판 관 윤 영 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하 경 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 심 재 판 관 김 영 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권 성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효 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경 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송 인 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주 선 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전 효 숙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