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6헌마139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6년 11월 24일

결정 전문

사 건 2016헌마139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이○수
국선대리인 변호사 박수열
피 청 구 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직무대리
[주 문]
피청구인이 2015. 9. 7.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5년 형제79337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5. 9. 7. 피청구인으로부터 폭행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5년 형제79337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데,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5. 5. 26. 11:40경 서울 강남구 ○○로 ○○ 빌딩 지하 1층에 있는 청구인이 운영하는 부동산 사무실 입구에서, 피해자 이○선과 부동산 매물 관련 이야기를 하던 중 청구인이 대화를 거부하고 사무실로 들어가려고 하였는데 이○선이 청구인의 오른 손목을 잡고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자 이를 뿌리치면서 손으로 이○선의 가슴을 1회 밀치는 등 폭행을 가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6. 2. 24.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은 오른 손목을 잡고 있는 이○선의 손을 뿌리치면서 손으로 이○선의 가슴을 1회 밀친 사실은 있으나, 이는 이○선의 폭행 등에 대한 소극적인 저항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관계
이 사건 수사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 빌딩 지하상가에서 ‘○○ 부동산’을 운영하고, 이○선은 같은 지하상가에서 ‘□□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로 잘 모르는 사이이다.
(2) 2015. 5. 26. 11:40경 이○선은 고객으로부터 부동산 매물에 대한 문의를 받게 되자 같은 부동산을 운영하는 청구인에게 문의를 하려고 청구인의 부동산 사무실로 들어갔다.
(3) 이○선이 청구인의 부동산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 청구인은 다른 고객과 상담 중에 있었는데, 이○선은 청구인에게 일방적으로 부동산 매물 관련 문의를 하였고, 청구인은 다른 손님과 상담 중에 있다는 이유로 이○선을 제지하면서 이○선과 함께 사무실 밖으로 나와 이○선에게 필요하면 전화를 하라고 말한 후 사무실로 들어가려고 하였다.
(4) 그러자 이○선이 청구인의 오른 손목을 잡았고, 청구인이 이를 뿌리치면서 손으로 이○선의 가슴을 1회 밀쳤다.
(5) 이○선이 같은 날 12:00경 지하상가 복도에서 청구인을 불러 왜 가슴을 밀쳤느냐고 항의를 하였고, 청구인은 이○선이 또 다시 시비를 건다고 생각하고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되었다.
(6) 청구인은 10여년전 신경마비로 인하여 오른손으로 글씨를 쓰기 어려울 정도의 장애가 있다.
(7) 이○선은 2015. 5. 26.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고, 다음 날인 2015. 5. 27. 병원에서 약 10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흉곽 전벽의 타박상을 입었다는 내용의 상해진단서를 발부받아 경찰에 제출하였으나, 경찰에서는 청구인의 오른손에 장애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상해를 인정하지 아니하고 폭행 혐의로 사건을 송치하였으며, 피청구인도 폭행만 인정된다고 보아 청구인에 대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나. 쟁점
청구인이 오른 손목을 잡은 이○선의 손을 뿌리치면서 손으로 이○선의 가슴을 1회 밀친 사실은 인정되므로,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다. 검토
(1) 피해자에 대한 유형력 행사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그러한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목적, 그 수단 및 정도 등 일체의 구체적 사정들을 종합하여 그 행위가 상대방의 부당한 공격에서 벗어나거나 이를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사회적으로 상당한 것이라면 위법성이 결여된 행위로 정당행위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다(헌재 2013. 9. 26. 2012헌마562 참조).
또한 외관상 서로 격투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라고 할지라도 실지로는 한쪽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불법한 공격을 가하고 상대방은 이러한 불법한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라면, 그 행위가 적극적인 반격이 아니라 소극적인 방어의 한도를 벗어나지 않는 한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목적, 수단 및 행위자의 의사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볼 때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상당성이 있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6도7973 판결 참조).
(2) 이○선이 청구인과 서로 잘 모르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의 부동산 사무실에 들어가 일방적으로 부동산 매물 관련 문의를 한 점, 청구인이 고객과 상담을 이유로 부동산 사무실 밖에서 이○선을 데리고 나와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청구인이 이○선에게 필요하면 전화하라고 말한 후 부동산 사무실로 들어가려고 하자 이○선이 청구인의 손목을 먼저 붙잡은 점, 청구인이 손목을 뿌리치면서 이○선이 계속 다가오는 것을 막기 위하여 손으로 가슴을 밀쳐낸 점, 청구인이 글씨를 쓰기 어려울 정도로 오른손에 장애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은 자신을 보호하고 이○선의 일방적인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 저항의 수단으로 유형력을 행사한 것이므로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목적, 수단 및 의사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이 있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것이다.
라. 소결
그러므로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이 이 사건 행위를 하게 된 경위와 사정 등을 보다 면밀히 검토하여 청구인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밝혀보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소홀히 한 채 청구인에게 폭행 혐의를 인정하였으므로, 이는 정당행위의 법리를 잘못 판단한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