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5헌마985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16년 12월 29일

결정 전문

사 건 2015헌마985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신○호
대리인 변호사 이광주, 김지은
피 청 구 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5. 1. 23.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4년 형제30881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5. 1. 23. 피청구인으로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바(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4년 형제30881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주식회사 ○○의 경영지배인이다.
□□미디어 주식회사(이하 ‘□□미디어’라 한다)의 공동대표이사인 오○환은 2013. 11. 20. □□미디어가 보유한 실시간 스포츠 베팅게임인 □□스포츠 축구, 농구 게임(이하 ‘이 사건 게임물’이라 한다)과 관련한 일체의 권리를 피해자 주식회사 □□스포츠(이하 ‘□□스포츠’라 한다)에 30억 원에 매도하고(이하 ‘제1매매’라 한다) 2013. 12. 11. 피해자 □□스포츠로부터 제1매매의 매매대금 30억 원을 완납 받아 이 사건 게임물과 관련한 일체의 권리를 피해자 □□스포츠에 이전해줄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은 오○환, 주식회사 ○○의 자회사인 주식회사 △△홀딩스(이하 ‘△△홀딩스’라 한다)의 운영자인 김○진과 공모하여 2014. 2. 21. 이 사건 게임물과 관련한 일체의 권리를 △△홀딩스에 무단으로 매매하는 계약을 체결하고(이하 ‘제2매매’라 한다), 2014. 3. 19. 제2매매에 기해 이 사건 게임물의 등급분류필증 명의를 △△홀딩스의 후신인 주식회사 ○○배팅(이하 ‘○○배팅’이라 한다)으로 이전해주어 ○○배팅으로 하여금 30억 원 상당의 이 사건 게임물에 관한 권리를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스포츠에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으로 인하여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받았다며 2015. 10. 8.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
오○환, 김○진은 기소되었으나, 법원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지 아니하여 제1매매가 무효이므로 오○환은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어 무죄이고, 이에 적극 가담하였다고 기소된 김○진 역시 무죄라고 판단하였으므로, 청구인에게도 범죄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제1매매가 무효라는 주장은 민법상 권리남용에 해당하므로, 제1매매는 유효하여 청구인의 혐의가 인정된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오○환은 이 사건 게임물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미디어를 설립하고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미디어 명의로 등급분류를 받았다. 오○환은 ▽▽ 주식회사(이하 ‘▽▽’이라 한다)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별도의 신설법인에 이 사건 게임물에 관한 권리를 이전하여 사업을 진행하기로 하고 □□스포츠를 설립하였다(수사기록 제1권 232, 233면, 제2권 559 내지 562면 등).

(2) □□미디어의 대표이사였던 오○환은 2013. 11. 28.경 □□스포츠의 대표이사로 선임된 박○와 사이에 계약 일자를 2013. 11. 20.자로 소급하여 □□미디어가 □□스포츠에게 이 사건 게임물에 관한 권리 및 영업권을 20억 원(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30억 원’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20억 원의 오기로 보인다.)에 양도하는 내용의 제1매매 계약서를 작성하였고, □□미디어는 정상적인 활동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미디어의 중요사항(임시주주총회의 주요 자산 및 영업권 양수도 안건 등)을 추진하기로 약정하였다(수사기록 제1권 43 내지 49면, 수사기록 제2권 562 내지 564면 등). □□스포츠는 □□미디어에 제1매매 계약에 따른 매매대금 20억 원(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30억 원’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역시 20억 원의 오기로 보인다.)을 모두 지급하였다(수사기록 제1권 147 내지 149면).

(3) 며칠 후 □□스포츠의 재무담당본부장인 윤○근은 제1매매 계약을 승인하는 □□미디어의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다면서 주주총회 의사록 등 초안을 작성하여 오○환에게 전달하였다. 오○환은 실제로 주주총회 결의를 거친 바 없음에도 다른 공동대표이사인 류○환과 함께 ‘2013. 11. 21. 오전 10시에 개최된 □□미디어의 임시주주총회에서 총 440만 주 중 360만 주의 주주 오○환과 류○환이 참석하여 제1매매 계약을 승인하였다.’는 내용의 주주총회 의사록을 완성하고 날인을 하여 2013. 12. 10.경 □□스포츠에 교부하였다. 위 주주총회 의사록에는 주주명부나 인감증명 등이 첨부되어 있지 않고, 공증이 이루어지지도 않았다(수사기록 제3권 1289 내지 1301면, 제5권 2182 내지 2184면, 2213 내지 2214면, 제6권 2950, 2963, 3032면 등).

(4) 오○환은 □□미디어 설립 당시에는 주식 100%를 보유하였으나, 2013. 11. 20.을 기준으로 오○환은 □□미디어 주식의 약 44.9%인 1,976,000주를, 류○환은 약 8.6%인 380,000주를 보유하고 있었고 나머지 주식은 60여명의 주주들이 나누어 보유하고 있었다(수사기록 제2권 811 내지 818면, 제6권 2902 내지 2907면).

(5) 오○환은 ▽▽ 측과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자 2014. 2. 20.경 △△홀딩스의 실질적 운영자인 김○진과 사이에 이 사건 게임물의 모든 권리 및 영업권을 △△홀딩스에 20억 원에 양도하는 내용의 제2매매 계약을 체결하고(수사기록 제1권 223 내지 228면, 제2권 567, 587 내지 591, 599, 645, 723, 765 내지 777면 등),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이 사건 게임물이 매각되었음을 알리며 등급분류필증 재교부신청을 하여 2014. 3. 19.경 이 사건 게임물에 대한 등급분류필증상의 명의자가 △△홀딩스의 후신인 주식회사 ○○배팅으로 변경되었다(수사기록 제1권 214면 내지 236면).

(6) 2014. 4. 10. 개최된 □□미디어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제1매매 계약과 제2매매 계약의 승인에 관한 안건이 상정되었는데, 제1매매 계약에 관한 승인 안건은 부결되었고, 제2매매 계약에 관한 승인 안건은 가결되었다(증거기록 제2권 804 내지 824면).

(7) 오○환, 김○진은 2015. 1. 23. 이 사건 게임물의 이중매매 행위에 관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5. 7. 17. 위 혐의에 대하여 무죄판결을 선고하였고(2015고합58), 2016. 5. 26. 항소(서울고등법원 2015노2147) 및 2016. 11. 9. 상고(대법원 2016도8341)가 각 기각되었다.

나. 쟁점
청구인은 □□미디어의 대표이사이자 □□스포츠의 실질적인 운영자였던 오○환의 배임행위에 가담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데,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라는 신분관계로 인하여 성립될 범죄이며 비신분자는 신분이 있는 자에게 가공한 경우에만 공범의 죄책을 지므로, 청구인의 혐의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오○환이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제1매매가 유효하여 오○환이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는지 여부이다.

다. 청구인의 배임 혐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1) 제1매매 계약이 □□미디어의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요하는지 여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가 있어야 하는 상법 제374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영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의 양도’라고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을 위하여 조직되고 유기적 일체로 기능하는 재산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총체적으로 양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양수 회사에 의한 양도 회사의 영업적 활동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분의 승계가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단순한 영업용 재산의 양도는 이에 해당하지 않으나, 다만 영업용 재산의 처분으로 말미암아 회사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하거나 폐지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에는 주주총회의 특별결의가 필요하다(대법원 2004. 7. 8. 선고 2004다13717 판결 등 참조).
□□미디어는 이 사건 게임물을 이용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오○환이 설립한 회사이고, □□미디어의 자본금은 22억 원인데(수사기록 제1권 36면), 제1매매 계약에서 정한 이 사건 게임물의 양수도 대금이 20억 원에 이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게임물에 관한 권리는 □□미디어 영업의 중요한 일부에 해당하고 이를 양도하는 내용의 제1매매 계약은 상법 제374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영업양도에 해당하여 주주총회의 특별결의가 필요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7. 17. 선고 2015고합58 판결 참조).

(2) 주주총회 특별결의의 존부 및 제1매매 계약의 효력
주식회사에 있어서 총 주식을 한 사람이 소유한 이른바 1인 회사의 경우와 달리 주식의 소유가 실질적으로 분산되어 있는 경우 상법의 원칙으로 돌아가 실제의 소집절차와 결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던 것처럼 주주총회 의사록을 허위로 작성한 것이라면 설사 1인이 총 주식의 대다수를 가지고 있고 그 지배주주에 의해 의결이 있었던 것으로 주주총회 의사록이 작성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도저히 그 결의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하자가 있는 때에 해당하여 그 주주총회의 결의는 부존재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5다73020 판결 등 참조).
2013. 11. 20.을 기준으로 □□미디어 주식의 소유는 실질적으로 분산되어 있었는데, 오○환과 류○환은 실제 소집절차와 결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제1매매 계약을 승인하는 내용의 주주총회 회의록만을 작성하였으므로, 제1매매 계약은 □□미디어의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지 아니하여 무효이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7. 17. 선고 2015고합58 판결 참조).

(3) 제1매매 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권리남용인지 여부
제1매매 계약서에는 정상적인 활동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미디어의 중요사항(임시주주총회의 주요자산 및 영업권 양수도 안건 등)을 추진한다고 되어 있어(제4조), 그 문구 자체만으로도 제1매매 계약서 작성 당시 □□미디어의 주주총회 결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고, □□미디어와 □□스포츠는 이후 필요한 경우 주주총회 결의절차를 거치기로 약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2013. 11. 21.자 주주총회 의사록에는 주주명부나 인감증명 등이 첨부되어 있지 않고, 공증이 이루어지지도 않은 점, 위 주주총회 의사록의 초안은 □□스포츠의 재무담당본부장인 윤○근이 작성하였고, 오○환과 류○환은 단지 그 초안에 날인 등을 하였을 뿐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전적으로 오○환이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것과 같은 외관을 작출하였다거나 □□스포츠가 2013. 11. 21.자 주주총회 의사록 등의 외관을 신뢰하여 이 사건 게임물 양도와 관련한 □□미디어의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믿고 제1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을 이행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오○환이나 □□미디어가 제1매매 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7. 17. 선고 2015고합58 판결 참조).

(4) 소결
제1매매 계약이 무효인 이상 □□미디어의 대표이사인 오○환은 제1매매 계약에 기하여 피해자 □□스포츠와 사이에 어떠한 신임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 피해자 □□스포츠는 □□미디어에 대하여 제1매매 계약에 따라 지급한 매매대금 등의 반환을 청구할 권리가 있을 뿐 이 사건 게임물 자체와 관련하여서는 어떠한 권리도 보유하지 않으므로 오○환이 피해자 □□스포츠의 실질적인 운영자로서 이 사건 게임물을 □□스포츠를 위하여 보전ㆍ관리해야 할 임무를 부담한다고도 볼 수 없다.
결국 오○환은 이 사건 게임물과 관련하여 피해자 □□스포츠와의 관계에서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에 적극 가담하였다는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청구인에 대하여도 그 가담 여부를 따져 볼 필요 없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관련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의 피의사실을 인정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으므로,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