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3헌마605
지목변경신청반려처분취소
결정일: 2004년 10월 28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사 건 2003헌마605 지목변경신청반려처분취소
청 구 인 김○진
1. 대리인 변호사 정 성 철
2. 복대리인 법무법인 명인
담당변호사 윤종현, 민경도, 정성철, 고은아, 표재진, 최재원, 정진우, 김석연, 한택근
피청구인 은평구청장
[주 문]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1969. 4. 6. 서울 은평구 ○○동 426의 1 대지 992㎡(매수 당시는 경기 고양군 신도면 ○○리 426의 1 이었는데 그 후 행정구역이 변경되었다. 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를 매수하여 1969. 4. 21.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당시 이 사건 토지의 지적공부상 지목은 대지였고 지상에 시멘브럭조 가옥이 건축되어 있었는데, 소관청은 1971. 4. 10.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을 “대”에서 “전”으로 변경 등록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2003. 7. 22. 피청구인에게 이 사건 토지의 형질은 매수 당시부터 지금까지 줄곧 대지로써 변경된 사실이 없음에도 소관청이 정당한 근거나 원인 없이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을 “대”에서 “전”으로 변경한 것은 무효이므로 이를 환원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지목변경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피청구인은 2003. 7. 23. 개발제한구역의지정및관리에관특별조치법 제11조 및 동법시행령 제22조를 이유로 이를 반려(이하 ‘이 사건 반려처분’이라고 한다)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2003. 9. 9. 지적법 제24조 제1항에 의하여 토지소유자는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에 오류가 있음을 발견한 때에는 소관청에 그 정정을 신청할 수 있고 피청구인은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이 잘못되어 있으므로 이를 “전”에서 “대”로 변경등록해야할 의무가 있음에도 청구인의 위 신청을 반려한 이 사건 처분은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므로 이를 취소해 달라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이 피청구인에 대하여 한 신청은 외형상 지적법 제21조에 의한 지목변경신청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 사건 기록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보면 그 진정한 신청취지는 피청구인이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을 “대”에서 “전”으로 직권변경한 것이 아무런 원인이 없이 이루어진 무효의 것이므로 이를 정정하여 “대”로 환원하여 달라는 취지, 즉 지적법 제24조 제1항에 의한 등록사항정정신청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피청구인이 2003. 7. 23.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지적공부상의 지목을 “전”에서 “대”로 정정하여 달라는 청구인의 신청을 반려한 처분(이하 “이 사건 반려처분”이라고 한다)이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고 관련 법령의 규정은 다음과 같다.
≪관련법령≫
지적법(2001. 1. 26. 법률 제6389호로 전면개정 된 것)
제24조 (등록사항의 정정) ①토지소유자는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에 잘못이 있음을 발견한 때에는 소관청에 그 정정을 신청할 수 있다.
② 소관청은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에 잘못이 있음을 발견한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직권으로 조사측량하여 정정할 수 있다.
제21조 (지목변경신청) 토지소유자는 지목변경할 토지가 있는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 날부터 60일 이내에 소관청에 신청하여야 한다.
지적법시행령(2002. 12. 26. 대통령령 제17816호로 개정된 것)
제31조 (등록사항의 직권정정 등) ①소관청이 법 제24조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에 잘못이 있는지 여부를 직권으로 조사ㆍ측량하여 정정할 수 있는 경우는 다음 각호와 같다.
1. 토지이동정리결의서의 내용과 다르게 정리된 경우
2. 지적도 및 임야도에 등록된 필지가 면적의 증감없이 경계의 위치만 잘못된 경우
3. 1필지가 각각 다른 지적도 또는 임야도에 등록되어 있는 경우로서 지적공부에 등록된 면적과 측량한 실제면적은 일치하지만 지적도 또는 임야도에 등록된 경계가 서로 접합되지 아니하여 지적도 또는 임야도에 등록된 경계를 지상의 경계에 맞추어 정정하여야 하는 토지가 발견된 경우
4. 지적공부의 작성 또는 재작성 당시 잘못 정리된 경우
5. 지적측량성과와 다르게 정리된 경우
6. 법 제45조제9항의 규정에 의하여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을 정정하여야 하는 경우
7.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이 잘못 입력된 경우
8. 부동산등기법 제90조의3제2항의 규정에 의한 통지가 있는 경우
9. 법률 제2801호 지적법개정법률 부칙 제3조의 규정에 의한 면적환산이 잘못된 경우
②소관청은 제1항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토지가 있는 때에는 지체없이 관계서류에 의하여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을 정정하여야 한다.
③지적공부의 등록사항중 경계 또는 면적 등 측량을 수반하는 토지의 표시에 잘못이 있는 경우에는 소관청은 그 정정이 완료되는 때까지 지적측량을 정지시킬 수 있다. 다만, 잘못 표시된 사항의 정정을 위한 지적측량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발제한구역의지정및관리에관한특별조치법(2002. 2. 4. 법률 제6655호로 개정된 것)
제11조 (개발제한구역에서의 행위제한) ①개발제한구역에서는 그 지정목적에 위배되는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 토지의 분할,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 또는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제2조제11호의 규정에 의한 도시계획사업(이하 "도시계획사업"이라 한다)의 시행을 할 수 없다. 다만,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고자 하는 자는 시장ㆍ군수 또는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 이를 행할 수 있다.
1.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건축물 또는 공작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건축물의 건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와 이에 따르는 토지의 형질변경
다. 주택 및 근린생활시설
6.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의 토지의 분할
⑥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 또는 신고대상 건축물 또는 공작물의 규모ㆍ높이ㆍ입지기준, 대지안의 조경, 건폐율, 용적률, 토지의 분할, 토지의 형질변경의 범위 등 허가 또는 신고의 세부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개발제한구역의지정및관리에관한특별조치법시행령(2003. 1. 7. 대통령령 제17884호로 개정된 것)
제22조 (허가의 기준) 법 제11조제6항의 규정에 의한 행위허가의 세부기준은 별표 2와 같다.
[별표 2] 행위허가의 세부기준(제22조관련)
1. 일반적 기준
라. 토지의 형질변경 및 죽목의 벌채를 하는 경우에는 표고, 경사도, 임상, 인근
도로의 높이 및 물의 배수 등을 참작하여야 한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피청구인의 답변
가. 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당시 이 사건 토지의 지적공부 및 등기부의 지목은 “대”로 등록되어 있었고, 이 사건 토지상에 주거가 건축되어 있어 토지의 현황도 대지였다. 그런데 피청구인이 정당한 근거나 원인 없이 일방적으로 지목을 “대”에서 “전”으로 변경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토지는 지목이 “전”으로 불법 변경된 후에도 계속 대지의 현상을 유지하여 왔으며 단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됨으로써 건축이 허용되지 않고 불법 점유자에 의하여 토지의 일부에 밭작물이 경작되고 있는 상태일 뿐, 현재도 대지로서 주택이 존치되어 있다. 그렇다면 피청구인은 지적법상 청구인의 신청에 따라 잘못된 지목을 바로잡아 종전지목인 “대”로 환원하여 줄 법률상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의 신청을 반려한 이 사건 반려처분은 헌법 제23조에 의하여 보장된 청구인의 재산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
(1) 소관청에 의한 지목의 직권변경은 1975. 12. 31. 법률 제2801호로 전문개정된 지적법에 최초로 신설되었고 그 전에는 토지소유자의 신청에 의하여서만 지목변경이 가능하였는바,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이 “전”으로 변경된 것은 토지의 현황에 맞게 토지소유자의 신청에 의하여 적법하게 변경된 것이다.
(2) 이 사건 토지(992㎡)의 일부(17.5㎡)에 가옥이 건축되어 있었음은 사실이나 무허가 불법 건축물이었고 1985. 10. 29. 서울시의 불법건축물 양성화의 일환으로 위 불법 건축물이 건축물대장에 등재되었을 뿐, 1972. 촬영된 항공사진 및 현장조사결과에 의하면 지목이 “전”으로 변경될 때부터 지금까지 이 사건 토지에는 밭작물이 재배되고 있어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은 지목변경 당시나 지금이나 토지의 현황에 맞게 적법하게 등록되어 있는 것이다.
(3) 구 지적법(1995. 1. 5. 법률 제48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의하면 토지표시변경 등기촉탁은 토지소유자가 직접 하도록 규정되어 있었는바,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이 지적공부(토지대장 및 지적도)에 “전”으로 등재되어 있고 등기부에는 아직까지 “대”로 기재되어 있는 것은 토지소유자인 청구인이 그동안 등기촉탁의무를 해태한 것일 뿐이다.
다. 행정자치부장관의 의견
피청구인의 답변과 대체로 같다.
3. 판 단
가. 본안전 요건에 대한 판단
(1) 헌법소원의 대상성
피청구인은, 이 사건 반려처분은 청구인에게 적법한 증빙서류를 갖추어 신청하도록 안내ㆍ지도하는 것일 뿐, 적법한 요건을 구비한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이 아니며 설령 거부처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지적공부에 등록된 지목의 변경행위는 행정사무집행의 편의와 사실증명의 자료로 삼기 위한 것일 뿐, 그 지목의 등록이나, 변경등록으로 인하여 당해 토지에 대한 실체상의 권리관계에 어떤 변동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므로, 지목의 등록 또는 변경등록의 거부를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나 불행사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토지소유자의 지목변경신청 내지 정정신청을 거부한 행위의 취소 내지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재판소의 확립된 판례이다(헌재 1999. 6. 24. 97헌마315, 판례집 11-1, 802, 819-820 등 참조).
(2) 청구기간
피청구인은,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이 “대”에서 “전”으로 변경된 것은 1971. 4. 10.이고, 한편 청구인은 이 사건 지목변경신청반려처분 이전인 1999. 5. 7. 동일한 취지의 지목변경신청을 하였는데 1999. 5. 19. 피청구인으로부터 반려처분을 받았으므로 위 지목변경 내지 반려처분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재산권이 침해되었다고 할지라도 헌법소원의 청구기간의 기산점은 위 양일자 중 하나라고 봄이 옳고 따라서 기산점을 언제로 보든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후에 청구하였음이 명백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은 청구기간을 경과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심판청구는 피청구인이 한 1971. 4. 10.자 지목변경처분이나 1999. 5. 19.자 지목변경신청반려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피청구인이 한 2003. 7. 23.자 반려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이므로 위 반려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청구기간이 진행된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반려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임이 날짜 계산상 명백한 2003. 9. 9. 제기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준수한 것으로서 적법하다.
(3) 권리보호이익 유무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1980.경 이미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이 “대”에서 “전”으로 변경되어 있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뿐더러 그동안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지목이 ‘전’임을 전제로 재산세가 부과되었으며 1990. 공시지가 제도가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전’으로 지가 산정되어 공시되었음에도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지목변경 후 약32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러 재산상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는 이 사건 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고 다툰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청구인이 취소를 구하는 것은 피청구인의 1970. 4. 10.자 지목변경처분이 아니라 2003. 7. 23.자 이 사건 반려처분으로서, 이 사건 반려처분이 취소되면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인 청구인으로서는 “대”로의 지목정정이라는 주관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고, 이 사건 반려처분이 심판청구후 취소되었다거나 청구인이 다시 정정신청을 하여 피청구인이 이를 수리하였다든지 하는 사정이 엿보이지 않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에 대하여 권리보호의 이익이 있다.
(4) 다른 구제절차의 유무
헌법소원심판은 다른 법률에 의한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청구할 수 있다(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 종래 대법원은 지목변경신청반려처분을 행정소송의 대상으로 보지 않다가 판례를 변경하여 행정소송의 대상으로 삼고 있으므로 이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청구하려면 먼저 법원에 그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심판청구는 위와 같은 대법원의 판례가 변경되기 전에 제기된 것으로서 심판청구 당시에는 적법한 본안 판단의 대상이었음이 분명하다. 이와 같이 종전의 법원 판례를 신뢰하여 헌법소원의 방법으로 권리구제를 구하던 중 법원 판례가 변경되고, 변경된 법원 판례에 따를 경우 제소기간의 도과로 법원에 의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없게 되는 예외적인 경우, 그 이전에 미리 제기된 권리구제의 요청은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재판소의 선례이다(헌재 2004. 6. 24. 2003헌마723).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적법하다.
나. 본안 판단
(1)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의 신청은 지적법 제24조 제1항에 따른 것이고, 동 조항은 “토지소유자는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에 오류가 있음을 발견한 때에는 소관청에 그 정정을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지적공부상의 지목이 “전”으로 등록되어 있는 것이 오류라면 피청구인으로서는 신청한 대로 등록사항을 정정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며, 정당한 이유없이 이를 거부하였다면 이는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 것으로서 취소를 면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반하여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이 “전”으로 등록되어 있는 것이 오류가 아니라면 피청구인의 이 사건 반려처분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2) 먼저, 이 사건 토지에 대한 1971. 4. 10.자 “전”으로의 지목변경에 대하여 본다. 위 지목변경 당시에 적용된 구 지적법(1950. 12. 1. 법률 제165호로 제정된 것) 제18조는 “토지의 지목을 변경하였을 때에는 대통령령에 정하는 바에 의하여 토지소유자는 30일 이내에 정부에 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8조는 “토지의 이동(異動)이 있을 경우에는 지번, 지목, 경계 및 지적은 신고에 의하여, 신고가 없거나 신고를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때 또는 신고를 필하지 아니할 때에는 정부의 조사에 의하여 이를 정한다”고 규정하여, 지목변경은 토지소유자의 신고(申告)에 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신고가 없거나 부적절한 경우에 예외적으로 소관청이 직권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위와 같이 지목변경은 소유자의 신청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소관청의 직권에 의하도록 하였는데, 그와 같은 기본틀은 그 후 몇차례 지적법이 개정되었지만 변화되지 않고 현행법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위 법규정에 의하면 당시 지목변경은 토지소유자의 신청 또는 소관청의 직권 어느 경우든 가능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토지의 지적공부에는 위 지목변경의 원인이 무엇인지 나타나 있지 않고 지목변경의 원인을 알 수 있는 토지이동결의서 내지 그 원인을 추정할 만한 자료조차 발견되지 않는다(피청구인은 위 지목변경의 원인을 밝히기 위하여 고양시 덕양구청장, 서울특별시장, 은평구청장, 서대문구청장에 대하여 토지이동결의서 사본 요청 내지 자료협조를 의뢰하였으나 문서보존기간이 도과하였거나 보존되어 있지 않다는 회신을 받았다). 따라서 현재 위 지목변경이 소유자의 신청에 의한 것인지 소관청의 직권에 의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토지소유자의 신청에 의한 것인가 소관청의 직권에 의한 것인가 여부가 위 지목변경의 부적법 내지 오류임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목’은 토지의 주된 용도에 따라 토지의 종류를 구분하여 지적공부에 등록한 것을 말한다(지적법 제2조 제7호). 따라서 지목의 등록(변경)이 신청에 의한 것인가 직권에 의한 것인가는 지목변경의 원인 내지 절차이지 지목의 등록이 오류이냐 아니냐를 가리는 척도가 아니다. 지목이 등록 당시 당해 토지의 현황(주된 용도)에 맞게 지적공부에 등재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위 지목변경이 당시 토지의 주된 용도에 맞게 이루어진 것인가 여부에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에 대하여 청구인은 위 지목변경 당시에는 위 토지상에 세멘브럭조 가옥1채가 건축되어 있는 대지였는데, 소관청이 정당한 원인없이 지목을 “대”에서 “전”으로 변경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지목변경이 소관청의 직권에 의하여 부당하게 이루어졌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고 기록을 면밀히 검토해 보아도 청구인의 주장 외에는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발견되지 않는다. 나아가 위 토지상의 일부(992㎡중 17.5㎡)에 가옥이 건축되어 있었다는 사실(당시 무허가 불법건축물이었는데, 1985. 10. 29. 서울시의 불법건축물 양성화 시책에 의하여 건축물대장에 등재되었을 뿐이고 건물소유자는 청구인이 아니라 ‘심상인’이며 청구인이 위 가옥에 거주한 사실은 없다)만으로는 위 토지의 주된 용도가 대지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
오히려 구 지적법에 따르면 지목변경은 토지소유자의 신청에 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1978. 이전에 이 사건 토지의 소관청이 직권으로 지목을 변경한 사실이 발견되지 않는 점, 지목이 변경된 이후 약 25년간 토지소유자인 청구인이 지목정정신청 내지 지목변경신청을 한 사실이 없는 점, 지목변경 후인 1972. 2. 9.경 촬영된 이 사건 토지일대에 대한 항공사진에 의하면 이 사건 토지상에 가옥이 있었음은 인정되나 대부분의 토지에는 밭작물이 재배되고 있었고 그 후 줄곧 지금까지 경작되고 있는 점, 주변토지의 지목이 대부분 “전”으로 등록되어 있는 점등에 비추어 보면 당시 이 사건 토지의 주된 용도는 “전”이었다고 할 것이고 위 지목변경이 소관청에 의하여 부당하게 행하여진 것이라기보다는 토지소유자의 신청에 의하여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위 지목변경은 정당하게 이루어졌다할 것이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잘못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3) 다음으로 현재 이 사건 토지의 현황에 대하여 본다. 기록에 첨부된 관련증거자료를 종합해 보면, 위 지목변경 이후 이 사건 토지상에는 기존의 가옥1채가 그대로 존치되어 있는 외에(실제 위 가옥에는 상시 거주의 흔적이 없다) 나머지 토지에는 채소와 야채 등 밭작물이 재배되어 왔음을 알 수 있고 청구인 스스로도 이를 인정하고 있는바, 현재 이 사건 토지의 주된 용도는 ‘전’이라고 할 것이다.
한편, 청구인은 이 사건 토지가 경작되고 있더라도 그것은 소유자인 자신의 의사에 따른 것이 아니고 제3자가 위 토지에 무단으로 침입하여 경작하고 있는 것이어서 이를 근거로 토지의 주된 용도를 ‘전’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무단점유 및 불법경작에 대하여 청구인은 아무런 법적 구제절차를 밟지 아니한 채 제3자의 점유 및 경작을 사실상 묵인하고 경작자로부터 소정의 임료까지 받고 있음을 시인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무단점유와 불법경작으로만 보기 어렵다할 것이고, 설령 위법한 경작이라 하더라도 이 사건 토지의 주된 용도가 곧바로 대지로 환원되는 것도 아니라고 할 것이다.
(4) 마지막으로 이 사건 지목변경신청을 이 사건 토지 중 가옥부분에 대하여만 지목을 정정해 달라는 취지로 선해하여 보건대, 지목은 필지마다 하나의 지목을 설정하고 1필지가 2이상의 용도로 활용되는 경우에는 주된 용도에 따라 지목을 설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지적법 시행령 제6조 제1항) 1필지인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분할절차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 가옥부분에 대하여만 지목을 정정 내지 변경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더욱이 이 사건 토지는 개발제한구역의지정및관리에관한특별조치법 제11조 및 동법 시행령 제22조에 의하여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되어 토지의 분할이나 토지의 형질변경의 경우 서울시장의 허가를 받도록 되어 있는바, 위와 같은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는 토지분할이나 형질변경이 허용되지 않고 따라서 지목정정 내지 변경신청은 더욱더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이다.
(5) 결론적으로 이 사건 토지는 지목변경 당시나 지금이나 ‘전’으로 사용되고 있음이 분명하고 위 토지의 지목이 그 현황에 맞게 지적공부에 등록되어 있다고 할 것인바, 청구인이 이 사건 토지의 현황을 ‘대’로 복원 내지 환원하지 않은 상태에서 토지의 현황과 달리 당초 지목이 ‘대’였다는 이유만으로 지목을 ‘대’로 정정해 달라는 신청은 정당한 사유가 있다할 수 없고 피청구인은 위와 같은 신청에 응해야할 의무가 없다고 할 것이다. 피청구인의 이 사건 반려처분은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4. 10. 28.
재 판 장 재 판 관 윤 영 철
재 판 관 김 영 일
재 판 관 권 성
재 판 관 김 효 종
재 판 관 김 경 일
재 판 관 송 인 준
재 판 관 주 선 회
재 판 관 전 효 숙
주 심 재 판 관 이 상 경
청 구 인 김○진
1. 대리인 변호사 정 성 철
2. 복대리인 법무법인 명인
담당변호사 윤종현, 민경도, 정성철, 고은아, 표재진, 최재원, 정진우, 김석연, 한택근
피청구인 은평구청장
[주 문]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1969. 4. 6. 서울 은평구 ○○동 426의 1 대지 992㎡(매수 당시는 경기 고양군 신도면 ○○리 426의 1 이었는데 그 후 행정구역이 변경되었다. 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를 매수하여 1969. 4. 21.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당시 이 사건 토지의 지적공부상 지목은 대지였고 지상에 시멘브럭조 가옥이 건축되어 있었는데, 소관청은 1971. 4. 10.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을 “대”에서 “전”으로 변경 등록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2003. 7. 22. 피청구인에게 이 사건 토지의 형질은 매수 당시부터 지금까지 줄곧 대지로써 변경된 사실이 없음에도 소관청이 정당한 근거나 원인 없이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을 “대”에서 “전”으로 변경한 것은 무효이므로 이를 환원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지목변경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피청구인은 2003. 7. 23. 개발제한구역의지정및관리에관특별조치법 제11조 및 동법시행령 제22조를 이유로 이를 반려(이하 ‘이 사건 반려처분’이라고 한다)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2003. 9. 9. 지적법 제24조 제1항에 의하여 토지소유자는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에 오류가 있음을 발견한 때에는 소관청에 그 정정을 신청할 수 있고 피청구인은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이 잘못되어 있으므로 이를 “전”에서 “대”로 변경등록해야할 의무가 있음에도 청구인의 위 신청을 반려한 이 사건 처분은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므로 이를 취소해 달라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이 피청구인에 대하여 한 신청은 외형상 지적법 제21조에 의한 지목변경신청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 사건 기록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보면 그 진정한 신청취지는 피청구인이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을 “대”에서 “전”으로 직권변경한 것이 아무런 원인이 없이 이루어진 무효의 것이므로 이를 정정하여 “대”로 환원하여 달라는 취지, 즉 지적법 제24조 제1항에 의한 등록사항정정신청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피청구인이 2003. 7. 23.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지적공부상의 지목을 “전”에서 “대”로 정정하여 달라는 청구인의 신청을 반려한 처분(이하 “이 사건 반려처분”이라고 한다)이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고 관련 법령의 규정은 다음과 같다.
≪관련법령≫
지적법(2001. 1. 26. 법률 제6389호로 전면개정 된 것)
제24조 (등록사항의 정정) ①토지소유자는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에 잘못이 있음을 발견한 때에는 소관청에 그 정정을 신청할 수 있다.
② 소관청은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에 잘못이 있음을 발견한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직권으로 조사측량하여 정정할 수 있다.
제21조 (지목변경신청) 토지소유자는 지목변경할 토지가 있는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 날부터 60일 이내에 소관청에 신청하여야 한다.
지적법시행령(2002. 12. 26. 대통령령 제17816호로 개정된 것)
제31조 (등록사항의 직권정정 등) ①소관청이 법 제24조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에 잘못이 있는지 여부를 직권으로 조사ㆍ측량하여 정정할 수 있는 경우는 다음 각호와 같다.
1. 토지이동정리결의서의 내용과 다르게 정리된 경우
2. 지적도 및 임야도에 등록된 필지가 면적의 증감없이 경계의 위치만 잘못된 경우
3. 1필지가 각각 다른 지적도 또는 임야도에 등록되어 있는 경우로서 지적공부에 등록된 면적과 측량한 실제면적은 일치하지만 지적도 또는 임야도에 등록된 경계가 서로 접합되지 아니하여 지적도 또는 임야도에 등록된 경계를 지상의 경계에 맞추어 정정하여야 하는 토지가 발견된 경우
4. 지적공부의 작성 또는 재작성 당시 잘못 정리된 경우
5. 지적측량성과와 다르게 정리된 경우
6. 법 제45조제9항의 규정에 의하여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을 정정하여야 하는 경우
7.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이 잘못 입력된 경우
8. 부동산등기법 제90조의3제2항의 규정에 의한 통지가 있는 경우
9. 법률 제2801호 지적법개정법률 부칙 제3조의 규정에 의한 면적환산이 잘못된 경우
②소관청은 제1항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토지가 있는 때에는 지체없이 관계서류에 의하여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을 정정하여야 한다.
③지적공부의 등록사항중 경계 또는 면적 등 측량을 수반하는 토지의 표시에 잘못이 있는 경우에는 소관청은 그 정정이 완료되는 때까지 지적측량을 정지시킬 수 있다. 다만, 잘못 표시된 사항의 정정을 위한 지적측량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발제한구역의지정및관리에관한특별조치법(2002. 2. 4. 법률 제6655호로 개정된 것)
제11조 (개발제한구역에서의 행위제한) ①개발제한구역에서는 그 지정목적에 위배되는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 토지의 분할,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 또는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제2조제11호의 규정에 의한 도시계획사업(이하 "도시계획사업"이라 한다)의 시행을 할 수 없다. 다만,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고자 하는 자는 시장ㆍ군수 또는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 이를 행할 수 있다.
1.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건축물 또는 공작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건축물의 건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와 이에 따르는 토지의 형질변경
다. 주택 및 근린생활시설
6.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의 토지의 분할
⑥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 또는 신고대상 건축물 또는 공작물의 규모ㆍ높이ㆍ입지기준, 대지안의 조경, 건폐율, 용적률, 토지의 분할, 토지의 형질변경의 범위 등 허가 또는 신고의 세부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개발제한구역의지정및관리에관한특별조치법시행령(2003. 1. 7. 대통령령 제17884호로 개정된 것)
제22조 (허가의 기준) 법 제11조제6항의 규정에 의한 행위허가의 세부기준은 별표 2와 같다.
[별표 2] 행위허가의 세부기준(제22조관련)
1. 일반적 기준
라. 토지의 형질변경 및 죽목의 벌채를 하는 경우에는 표고, 경사도, 임상, 인근
도로의 높이 및 물의 배수 등을 참작하여야 한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피청구인의 답변
가. 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당시 이 사건 토지의 지적공부 및 등기부의 지목은 “대”로 등록되어 있었고, 이 사건 토지상에 주거가 건축되어 있어 토지의 현황도 대지였다. 그런데 피청구인이 정당한 근거나 원인 없이 일방적으로 지목을 “대”에서 “전”으로 변경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토지는 지목이 “전”으로 불법 변경된 후에도 계속 대지의 현상을 유지하여 왔으며 단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됨으로써 건축이 허용되지 않고 불법 점유자에 의하여 토지의 일부에 밭작물이 경작되고 있는 상태일 뿐, 현재도 대지로서 주택이 존치되어 있다. 그렇다면 피청구인은 지적법상 청구인의 신청에 따라 잘못된 지목을 바로잡아 종전지목인 “대”로 환원하여 줄 법률상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의 신청을 반려한 이 사건 반려처분은 헌법 제23조에 의하여 보장된 청구인의 재산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
(1) 소관청에 의한 지목의 직권변경은 1975. 12. 31. 법률 제2801호로 전문개정된 지적법에 최초로 신설되었고 그 전에는 토지소유자의 신청에 의하여서만 지목변경이 가능하였는바,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이 “전”으로 변경된 것은 토지의 현황에 맞게 토지소유자의 신청에 의하여 적법하게 변경된 것이다.
(2) 이 사건 토지(992㎡)의 일부(17.5㎡)에 가옥이 건축되어 있었음은 사실이나 무허가 불법 건축물이었고 1985. 10. 29. 서울시의 불법건축물 양성화의 일환으로 위 불법 건축물이 건축물대장에 등재되었을 뿐, 1972. 촬영된 항공사진 및 현장조사결과에 의하면 지목이 “전”으로 변경될 때부터 지금까지 이 사건 토지에는 밭작물이 재배되고 있어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은 지목변경 당시나 지금이나 토지의 현황에 맞게 적법하게 등록되어 있는 것이다.
(3) 구 지적법(1995. 1. 5. 법률 제48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의하면 토지표시변경 등기촉탁은 토지소유자가 직접 하도록 규정되어 있었는바,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이 지적공부(토지대장 및 지적도)에 “전”으로 등재되어 있고 등기부에는 아직까지 “대”로 기재되어 있는 것은 토지소유자인 청구인이 그동안 등기촉탁의무를 해태한 것일 뿐이다.
다. 행정자치부장관의 의견
피청구인의 답변과 대체로 같다.
3. 판 단
가. 본안전 요건에 대한 판단
(1) 헌법소원의 대상성
피청구인은, 이 사건 반려처분은 청구인에게 적법한 증빙서류를 갖추어 신청하도록 안내ㆍ지도하는 것일 뿐, 적법한 요건을 구비한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이 아니며 설령 거부처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지적공부에 등록된 지목의 변경행위는 행정사무집행의 편의와 사실증명의 자료로 삼기 위한 것일 뿐, 그 지목의 등록이나, 변경등록으로 인하여 당해 토지에 대한 실체상의 권리관계에 어떤 변동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므로, 지목의 등록 또는 변경등록의 거부를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나 불행사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토지소유자의 지목변경신청 내지 정정신청을 거부한 행위의 취소 내지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재판소의 확립된 판례이다(헌재 1999. 6. 24. 97헌마315, 판례집 11-1, 802, 819-820 등 참조).
(2) 청구기간
피청구인은,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이 “대”에서 “전”으로 변경된 것은 1971. 4. 10.이고, 한편 청구인은 이 사건 지목변경신청반려처분 이전인 1999. 5. 7. 동일한 취지의 지목변경신청을 하였는데 1999. 5. 19. 피청구인으로부터 반려처분을 받았으므로 위 지목변경 내지 반려처분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재산권이 침해되었다고 할지라도 헌법소원의 청구기간의 기산점은 위 양일자 중 하나라고 봄이 옳고 따라서 기산점을 언제로 보든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후에 청구하였음이 명백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은 청구기간을 경과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심판청구는 피청구인이 한 1971. 4. 10.자 지목변경처분이나 1999. 5. 19.자 지목변경신청반려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피청구인이 한 2003. 7. 23.자 반려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이므로 위 반려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청구기간이 진행된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반려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임이 날짜 계산상 명백한 2003. 9. 9. 제기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준수한 것으로서 적법하다.
(3) 권리보호이익 유무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1980.경 이미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이 “대”에서 “전”으로 변경되어 있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뿐더러 그동안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지목이 ‘전’임을 전제로 재산세가 부과되었으며 1990. 공시지가 제도가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전’으로 지가 산정되어 공시되었음에도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지목변경 후 약32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러 재산상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는 이 사건 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고 다툰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청구인이 취소를 구하는 것은 피청구인의 1970. 4. 10.자 지목변경처분이 아니라 2003. 7. 23.자 이 사건 반려처분으로서, 이 사건 반려처분이 취소되면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인 청구인으로서는 “대”로의 지목정정이라는 주관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고, 이 사건 반려처분이 심판청구후 취소되었다거나 청구인이 다시 정정신청을 하여 피청구인이 이를 수리하였다든지 하는 사정이 엿보이지 않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에 대하여 권리보호의 이익이 있다.
(4) 다른 구제절차의 유무
헌법소원심판은 다른 법률에 의한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청구할 수 있다(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 종래 대법원은 지목변경신청반려처분을 행정소송의 대상으로 보지 않다가 판례를 변경하여 행정소송의 대상으로 삼고 있으므로 이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청구하려면 먼저 법원에 그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심판청구는 위와 같은 대법원의 판례가 변경되기 전에 제기된 것으로서 심판청구 당시에는 적법한 본안 판단의 대상이었음이 분명하다. 이와 같이 종전의 법원 판례를 신뢰하여 헌법소원의 방법으로 권리구제를 구하던 중 법원 판례가 변경되고, 변경된 법원 판례에 따를 경우 제소기간의 도과로 법원에 의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없게 되는 예외적인 경우, 그 이전에 미리 제기된 권리구제의 요청은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재판소의 선례이다(헌재 2004. 6. 24. 2003헌마723).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적법하다.
나. 본안 판단
(1)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의 신청은 지적법 제24조 제1항에 따른 것이고, 동 조항은 “토지소유자는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에 오류가 있음을 발견한 때에는 소관청에 그 정정을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지적공부상의 지목이 “전”으로 등록되어 있는 것이 오류라면 피청구인으로서는 신청한 대로 등록사항을 정정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며, 정당한 이유없이 이를 거부하였다면 이는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 것으로서 취소를 면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반하여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이 “전”으로 등록되어 있는 것이 오류가 아니라면 피청구인의 이 사건 반려처분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2) 먼저, 이 사건 토지에 대한 1971. 4. 10.자 “전”으로의 지목변경에 대하여 본다. 위 지목변경 당시에 적용된 구 지적법(1950. 12. 1. 법률 제165호로 제정된 것) 제18조는 “토지의 지목을 변경하였을 때에는 대통령령에 정하는 바에 의하여 토지소유자는 30일 이내에 정부에 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8조는 “토지의 이동(異動)이 있을 경우에는 지번, 지목, 경계 및 지적은 신고에 의하여, 신고가 없거나 신고를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때 또는 신고를 필하지 아니할 때에는 정부의 조사에 의하여 이를 정한다”고 규정하여, 지목변경은 토지소유자의 신고(申告)에 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신고가 없거나 부적절한 경우에 예외적으로 소관청이 직권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위와 같이 지목변경은 소유자의 신청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소관청의 직권에 의하도록 하였는데, 그와 같은 기본틀은 그 후 몇차례 지적법이 개정되었지만 변화되지 않고 현행법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위 법규정에 의하면 당시 지목변경은 토지소유자의 신청 또는 소관청의 직권 어느 경우든 가능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토지의 지적공부에는 위 지목변경의 원인이 무엇인지 나타나 있지 않고 지목변경의 원인을 알 수 있는 토지이동결의서 내지 그 원인을 추정할 만한 자료조차 발견되지 않는다(피청구인은 위 지목변경의 원인을 밝히기 위하여 고양시 덕양구청장, 서울특별시장, 은평구청장, 서대문구청장에 대하여 토지이동결의서 사본 요청 내지 자료협조를 의뢰하였으나 문서보존기간이 도과하였거나 보존되어 있지 않다는 회신을 받았다). 따라서 현재 위 지목변경이 소유자의 신청에 의한 것인지 소관청의 직권에 의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토지소유자의 신청에 의한 것인가 소관청의 직권에 의한 것인가 여부가 위 지목변경의 부적법 내지 오류임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목’은 토지의 주된 용도에 따라 토지의 종류를 구분하여 지적공부에 등록한 것을 말한다(지적법 제2조 제7호). 따라서 지목의 등록(변경)이 신청에 의한 것인가 직권에 의한 것인가는 지목변경의 원인 내지 절차이지 지목의 등록이 오류이냐 아니냐를 가리는 척도가 아니다. 지목이 등록 당시 당해 토지의 현황(주된 용도)에 맞게 지적공부에 등재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위 지목변경이 당시 토지의 주된 용도에 맞게 이루어진 것인가 여부에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에 대하여 청구인은 위 지목변경 당시에는 위 토지상에 세멘브럭조 가옥1채가 건축되어 있는 대지였는데, 소관청이 정당한 원인없이 지목을 “대”에서 “전”으로 변경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지목변경이 소관청의 직권에 의하여 부당하게 이루어졌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고 기록을 면밀히 검토해 보아도 청구인의 주장 외에는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발견되지 않는다. 나아가 위 토지상의 일부(992㎡중 17.5㎡)에 가옥이 건축되어 있었다는 사실(당시 무허가 불법건축물이었는데, 1985. 10. 29. 서울시의 불법건축물 양성화 시책에 의하여 건축물대장에 등재되었을 뿐이고 건물소유자는 청구인이 아니라 ‘심상인’이며 청구인이 위 가옥에 거주한 사실은 없다)만으로는 위 토지의 주된 용도가 대지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
오히려 구 지적법에 따르면 지목변경은 토지소유자의 신청에 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1978. 이전에 이 사건 토지의 소관청이 직권으로 지목을 변경한 사실이 발견되지 않는 점, 지목이 변경된 이후 약 25년간 토지소유자인 청구인이 지목정정신청 내지 지목변경신청을 한 사실이 없는 점, 지목변경 후인 1972. 2. 9.경 촬영된 이 사건 토지일대에 대한 항공사진에 의하면 이 사건 토지상에 가옥이 있었음은 인정되나 대부분의 토지에는 밭작물이 재배되고 있었고 그 후 줄곧 지금까지 경작되고 있는 점, 주변토지의 지목이 대부분 “전”으로 등록되어 있는 점등에 비추어 보면 당시 이 사건 토지의 주된 용도는 “전”이었다고 할 것이고 위 지목변경이 소관청에 의하여 부당하게 행하여진 것이라기보다는 토지소유자의 신청에 의하여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위 지목변경은 정당하게 이루어졌다할 것이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잘못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3) 다음으로 현재 이 사건 토지의 현황에 대하여 본다. 기록에 첨부된 관련증거자료를 종합해 보면, 위 지목변경 이후 이 사건 토지상에는 기존의 가옥1채가 그대로 존치되어 있는 외에(실제 위 가옥에는 상시 거주의 흔적이 없다) 나머지 토지에는 채소와 야채 등 밭작물이 재배되어 왔음을 알 수 있고 청구인 스스로도 이를 인정하고 있는바, 현재 이 사건 토지의 주된 용도는 ‘전’이라고 할 것이다.
한편, 청구인은 이 사건 토지가 경작되고 있더라도 그것은 소유자인 자신의 의사에 따른 것이 아니고 제3자가 위 토지에 무단으로 침입하여 경작하고 있는 것이어서 이를 근거로 토지의 주된 용도를 ‘전’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무단점유 및 불법경작에 대하여 청구인은 아무런 법적 구제절차를 밟지 아니한 채 제3자의 점유 및 경작을 사실상 묵인하고 경작자로부터 소정의 임료까지 받고 있음을 시인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무단점유와 불법경작으로만 보기 어렵다할 것이고, 설령 위법한 경작이라 하더라도 이 사건 토지의 주된 용도가 곧바로 대지로 환원되는 것도 아니라고 할 것이다.
(4) 마지막으로 이 사건 지목변경신청을 이 사건 토지 중 가옥부분에 대하여만 지목을 정정해 달라는 취지로 선해하여 보건대, 지목은 필지마다 하나의 지목을 설정하고 1필지가 2이상의 용도로 활용되는 경우에는 주된 용도에 따라 지목을 설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지적법 시행령 제6조 제1항) 1필지인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분할절차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 가옥부분에 대하여만 지목을 정정 내지 변경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더욱이 이 사건 토지는 개발제한구역의지정및관리에관한특별조치법 제11조 및 동법 시행령 제22조에 의하여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되어 토지의 분할이나 토지의 형질변경의 경우 서울시장의 허가를 받도록 되어 있는바, 위와 같은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는 토지분할이나 형질변경이 허용되지 않고 따라서 지목정정 내지 변경신청은 더욱더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이다.
(5) 결론적으로 이 사건 토지는 지목변경 당시나 지금이나 ‘전’으로 사용되고 있음이 분명하고 위 토지의 지목이 그 현황에 맞게 지적공부에 등록되어 있다고 할 것인바, 청구인이 이 사건 토지의 현황을 ‘대’로 복원 내지 환원하지 않은 상태에서 토지의 현황과 달리 당초 지목이 ‘대’였다는 이유만으로 지목을 ‘대’로 정정해 달라는 신청은 정당한 사유가 있다할 수 없고 피청구인은 위와 같은 신청에 응해야할 의무가 없다고 할 것이다. 피청구인의 이 사건 반려처분은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4. 10. 28.
재 판 장 재 판 관 윤 영 철
재 판 관 김 영 일
재 판 관 권 성
재 판 관 김 효 종
재 판 관 김 경 일
재 판 관 송 인 준
재 판 관 주 선 회
재 판 관 전 효 숙
주 심 재 판 관 이 상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