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4헌마400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04년 8월 26일

결정 전문

헌 법 재 판 소
결 정
사 건 2004헌마400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이


대리인 홍익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윤
성 한
피청구
인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검사
주 문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2004형제8364호 사건에서
피청구인이 2004. 4. 22.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은 2004. 2. 11. 고양경찰서에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피의자로 입건되었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의자는 경기 45바
○○○○
호 개인택시를 업무로 운전하던 자인바, 2004. 2. 10. 16:35경 위 차량으로 고양시 덕양구 지축동 소재 청구인의 집앞 비닐하우스 옆 공터에서 시동을 걸고 운전하다가 기계 및 조향장치 조작과실로 위 차량이 급발진하게 되면서 피의자의 집 대문앞 계단을 들이받아 이로 인하여 위 차량 조수석에 탑승한 피의자의 처 임

덕(만 53세)이 안고 있던 피의자의 외손자인 성

우(만 11개월)가 위 차량 조수석 사물함쪽에 부딪쳐 사망에 이르게 하였고 위 임

덕에게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측 슬관절 좌상 등 상해를 입게 하였다.」
나. 피청구인은 위 사건을 수사한 뒤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차량 급발진으로 보여질 가능성이 있는 사고로 발생된 사안으로 피해자가 청구인의 외손자이며 피해차량이 공제조합에 가입된 것 등을 이유로 2004. 4. 22.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다. 이에 청구인은 혐의없음을 주장하면서 피청구인의 위 기소유예처분이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로서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2004. 5. 1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단
청구인이 시동을 걸고 5분 정도 있다가 기어가 중립에 놓인 상태에서 사이드 브레이크를 내리자 차량이 급발진하여 사고가 난 것으로 자신은 과실이 없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청구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동 차량의 차체결함에 의한 급발진 여부에 대한 감정을 의뢰하였고 그 결과가 감정불가로 나오자 특별한 이유 설시 없이 청구인의 범죄혐의를 인정하고 있다. 즉 피청구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차량의 엔진 및 차체 하부부분 파손으로 감정불가로 회신해 오자 차량의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사고라는 증거가 없다라고 하며 그에 따라 청구인의 과실 없음에 증명이 없다고 하여 오히려 청구인의 과실을 인정하고 범죄혐의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볼 때 청구인에게 운전조작과실이 있음을 추정하고 만연히 범죄혐의가 있다고 단정한 피청구인의 판단에는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청구인은 만 57세로 1972. 2. 23. 1종 보통, 1978. 2. 25. 1종대형 운전면허를 교부받은 이래 25년 이상 버스운전을, 사고 시점으로부터 6개월 전부터 택시운전을 해왔던 운전기사의 직업을 가진 자로서 2003. 5. 14. 경찰청장으로부터 10년 무사고 운전으로 무사고운전영년표시장을 수여받았고 1999. 12. 24.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공제조합 회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는 등 보통사람과 다른 다년간의 운전경험과 숙련된 기술을 가지고 있는 자이다.
둘째, 이 사건 사고의 경위는 청구인이 자신의 집에서 전방 20m 가량 떨어진 곳에 자신의 집을 향하여 주차되어 있던 차에서 시동을 걸고 기다리다가 자신의 가족(피해자인 처, 외손자, 큰딸)이 그 차에 타자 바로 차를 진행하여 그 차와 자신의 집 사이에 놓인 도로로 진입하려 하였으나 자신의 의도와 달리 그 차량이 직진하여 자신의 집 턱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당시 주변은 주택가로서 차량이 한산한 곳이고 사고시간은 오후 4시 35분경이었고 기상상태는 맑았고 도로상태는 흙이며 건조하였고 시야는 트여 장애가 없어 운전하기에 좋은 조건과 상태였다. 그리고 당시 청구인에 대한 음주측정결과 전혀 검출되지 않아 청구인은 음주상태도 아니었다. 더구나 자신의 처가 한 살 밖에 안 된 아기를 안고 자신의 옆 좌석에 타고 뒷좌석에는 자신의 큰딸이 타고 있었다는 점에서 볼 때 이러한 경우 일반적으로 운전자로서 특히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는 것이 경험칙에 맞을 것이다.
셋째, 청구인은 사고당시 기어를 중립에 놓은 상태에서 사이드 브레이크를 풀자 차량이 급발진하여 사고가 났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사고 후 현장사진에 의하면 차량상태는 기어가 중립에 놓여 있었음을 알 수 있고 외손자와 처가 심하게 다쳐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차량상태를 조작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우므로 그렇다면 결국 청구인의 위와 같은 진술은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넷째, 피청구인 검사가 차량결함에 의한 급발진 사고인지 여부를 판정하고자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하였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의 감정의뢰 회보에 의하면 “급출발 여부에 대한 감정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급출발을 유발할 수 있는 각 인자에 대한 개별검사를 실시하고 급출발을 유발하는 각 인자간의 조합형태를 설정해 재현성 실험을 실시하여야 하나 차량의 엔진 부분 및 차체 하부부분이 파손되어 감정이 불가하다”라고 하였다. 따라서 이 감정결과로 이 사건 사고가 차량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사고임을 입증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렇다고 그것이 이 사건 사고가 청구인의 과실에 의하여 일어난 것이라고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밖에 기록을 살펴보아도 청구인의 과실로 이 사건 교통사고가 일어났다고 볼 뚜렷한 증거가 발견되지 아니하고 오히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청구인의 과실에 의한 사고는 아니라고 볼 개연성이 더 크다고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위 교통사고가 비록 청구인의 행위로 야기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결과를 청구인 책임으로 귀속시킬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만연히 청구인의 과실을 단정하고 범죄혐의를 인정한 잘못이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과실을 인정할 뚜렷한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만연히 범죄혐의를 인정하고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으로 이는 법률의 적용ㆍ증거판단에 있어 현저히 정의에 반하는 잘못을 범한 경우에 해당하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청구인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함이 마땅하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따라서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4. 8. 26.
재 판 장 재 판 관 윤 영 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영 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 심 재 판 관 권 성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효 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경 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송 인 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주 선 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전 효 숙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이 상 경 ___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