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5헌마342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06년 5월 25일

결정 전문

헌 법 재 판 소

결 정
사 건 2005헌마342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1. 이 ○ 인
2. 주식회사 ○○개발
대표이사 이 ○ 인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세 종
담당 변호사 서 성, 임병일, 양계성, 김민선
피청구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과 청구인들에 대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4년 형제132550호 불기소사건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인정된다.
가. 구리시장은 2004. 3. 22. 청구인들을 문화재보호법위반 혐의로 구리경찰서에 고발하였는바, 그 고발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 이덕인은 구리시 ○○동 산 2의 150 소재 주식회사 ○○개발의 대표이사이고, 같은 주식회사 ○○개발은 골프연습장 운영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인바,
국가지정문화재인 동구릉(사적 제193호) 주변에서 문화재의 현상을 변경하거나 그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할 때는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받지 않고 1999. 12. 28. 구리시장으로부터 골프연습장 건축허가를 받아 구리시 ○○동 산 2의 150 임야 등 합계 7,009㎡ 지상에 건축면적 864.05㎡, 연면적 1,696.8㎡, 철탑높이 42m 규모의 골프연습장 건물 1동을 건축하였다.
나. 피청구인은 위 고발사건을 수사하여, 청구인들의 문화재보호법위반 피의사실은 인정되지만 ①청구인들이 구리시장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 공사를 진행한 점, ②골프연습장의 건축이 동구릉의 현상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일부 지점에서 경관에 영향을 주고 있을 뿐이므로 그 범의 및 위법성의 인식이 경미한 점, ③골프연습장 사용승인허가를 받지 못하여 청구인들이 이미 경제적인 제재를 받았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이유로, 2005. 1. 31. 청구인들에게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다. 이에 청구인들은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으로 인하여 자신들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면서 2005. 3. 30.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들의 주장과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가.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1) 청구인들이 구리시장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 골프연습장 1동을 건축하면서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청구인들의 골프연습장 건축은 문화재청장의 허가사항인 동구릉의 현상을 변경하거나, 그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가 아니므로 문화재보호법위반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에 대한 고의도 전혀 없었다.
(2) 가사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할 허가사항이라고 하더라도 청구인들은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오인하였고, 그와 같은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이는 형법 제16조의 법률의 착오에 해당하여 청구인들을 문화재보호법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1) 청구인들이 구리시장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을 당시에 국가지정문화재의 현상을 변경하거나 그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는 문화재보호법시행규칙에서 정하는 19가지의 경미한 행위에 해당되지 않는 한 모두 허가대상이었다.
(2) 구리시장의 건축허가와 문화재청장의 행위허가는 그 근거법률과 주체를 달리하는 별개의 행위로서 구리시장 또는 구리시청 소속 관계 공무원들이 문화재청장의 허가요부에 관하여 그릇된 답변을 하였다고 하여 그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구리시장이 골프연습장 건축허가를 할 당시에 문화재보호법 제20조 제4호에 따라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을 것을 그 허가조건으로 부과하였으므로 이는 단지 법률의 부지에 불과하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관계
(1) 청구인 이○인은 1999. 12. 28. 구리시장으로부터 국가지정문화재인 동구릉의 외곽경계로부터 약 86m 거리에 있는 구리시 ○○동 산 2의 150 임야 등 일대에 건축면적 864.05㎡, 연면적 1,696.8㎡, 철탑 높이 42m 규모의 골프연습장 건물 1동에 대한 건축허가(이하 ‘제1차 건축허가’라 한다)를 받아 그 무렵 착공하였다.
그런데 구리시장은 국가지정문화재인 동구릉의 인근에 건축허가를 하면서도 골프연습장의 건축행위가 문화재보호법 제20조 제4호(2000. 1. 12. 법률 제61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문화재청장의 허가사항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하고, 내부절차로서 민원실무종합심의회의 심의만을 거친 후, “문화재보호법 제20조 제4호에 의거 국가지정문화재의 현상변경과 보존에 영향을 주는 행위는 문화관광부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되어 있는바, 문화재보호구역으로부터 충분한 이격거리를 확보하여 문화재보호구역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시기 바라며, 영향을 주는 행위가 수반될 경우에는 별도의 허가절차를 이행하시기 바랍니다.”라는 허가조건을 붙여 건축허가를 하였다.
(2) 공사과정에서 청구인 이○인은 골프연습장 운영 등을 목적으로 청구인 주식회사 ○○개발을 설립하였고, 2000. 8. 29.에는 구리시장으로부터 제1차 건축허가의 내용 중 대지면적 7,009㎡를 ‘7,067㎡’로, 건축면적 864.05㎡를 ‘1,410.29㎡’로, 연면적 1,696.80㎡를 ‘5,034.98㎡’로, 용적률 20.99%를 ‘54.33%’로, 건물개수 운동시설 1동을 ‘운동시설 및 근린생활시설 3동(일반음식점, 이ㆍ미용원, 일반목욕장 포함)’으로, 건물층수 3층을 ‘4층’으로, 철탑높이 42m를 ‘48m’로 각 변경하는 설계변경허가(이하 ‘제2차 건축허가’라 한다)를 받았다. 그런데 구리시장은 제2차 건축허가를 하면서도 제1차 건축허가 때와 마찬가지로 문화재청장의 허가요부를 확인하지 아니하였다.
(3) 한편, 구리시장의 골프연습장 건축허가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언론보도가 있은 후 경기도지사는 구리시청 건축과를 상대로 건축허가과정을 조사하여 2002. 1. 22.경 구리시장에게, ‘골프연습장의 건축이 문화재보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검토를 소홀히 한 관련 공무원을 문책하고, 문화재경관의 보호와 관련하여 문화재청에 검토를 의뢰하는 등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라.’고 통보하였고, 이에 따른 구리시장의 검토의뢰에 대하여 문화재청장은 ‘골프연습장이 좌청룡, 우백호의 두 능선 중 우백호의 능선에 위치해 있고, 골프연습장의 철탑이 능원의 높이보다도 높아 사적지의 경관을 저해하고 있으므로 사적의 경관보호를 위하여 골프연습장이 철거ㆍ정비되어야 하며, 아울러 동구릉 주변에 대한 장ㆍ단기 정비방안을 마련ㆍ추진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라는 내용의 검토회신을 하였다.
(4) 청구인들은 2002. 8. 1. 골프연습장 건축공사를 완료한 다음 구리시장에게 건물사용승인을 신청하였으나, 구리시장은 ‘지하층 부분을 성토하고, 골프연습장의 철탑변경사항에 대하여 문화재보호법 제20조에 의거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허가를 득하여야 하므로 변경허가를 득한 후 사용승인신청을 하시기 바람’이라는 사유를 들어 그 사용승인을 거부하였다. 이에 청구인들은 같은 달 16. 구리시장에게 골프연습장의 철탑을 당초 허가내용대로 복구하는 경우에도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지 여부를 문의하였고, 구리시장은 ‘당초 허가된 도면대로 철탑을 복구하면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얻지 않아도 된다고 사료된다.’라는 내용의 회신을 하였다.
(5) 그러자 청구인들은 2002. 9. 12. 골프연습장의 철탑을 복구하는 등 지적사항을 보완하여 다시 사용승인신청을 하였으나, 구리시장은 문화재청장의 회신내용과 민원조정위원회의 심의절차를 거쳐 같은 해 12. 6. 골프연습장의 사용승인을 거부하는 처분을 하였다. 이에 청구인들은 위 사용승인 거부처분의 무효 또는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서울행정법원은 이를 기각하였고(2003구합6900 판결), 그 항소심 역시 기각(서울고등법원 2003누18264 판결)되어 현재 상고심에 계류중이다.
나. 골프연습장 건축행위가 문화재청장의 허가사항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문화재보호법 제89조 제1항 제2호(2002. 12. 30. 법률 제684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는 “허가 없이 지정문화재 또는 가지정문화재의 현상을 변경하거나 기타 그 관리·보존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제20조 제4호는 “국가지정문화재(보호물·보호구역과 천연기념물 중 죽은 것을 포함한다)의 현상을 변경(천연기념물을 표본·박제하는 행위를 포함한다)하거나 그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따라서 청구인들의 골프연습장 건축행위가 문화재보호법 제89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무허가행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우선 청구인들의 골프연습장 건축행위가 위 제20조 제4호의 허가대상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1) 관련법규의 검토
(가) 건축법 관련규정의 개정경과
건축법(1999. 2. 8. 법률 제58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3항, 건축법시행령(1998. 12. 31. 대통령령 제160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4항 제3호는 문화재보호구역의 경계(보호구역이 지정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문화재의 외곽경계)로부터 100m 이내의 지역에 건축하는 건축물에 대하여는 허가권자가 건축허가를 하기 전에 미리 시ㆍ도지사의 승인을 얻도록 규정하고 있었으나, 위 규정이 1999. 2. 8. 건축법 및 1999. 4. 30. 건축법시행령의 개정과 함께 삭제됨으로써 제1차 건축허가 당시에는 미리 시ㆍ도지사의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건축법 제8조 제4항, 건축법시행령 제8조 제4항 제17호, 제8조 제5항은 허가권자가 건축허가를 함에 있어서 당해 규정에 적합한지의 여부를 확인하고, 그 확인을 위해 권한 있는 다른 행정기관의 장과 미리 협의하여야 할 관계 법령의 하나로 “문화재보호법 제20조”를 들고 있었다.
(나) 문화재보호법 관련규정의 개정경과
제1차 건축허가 당시 시행되던 문화재보호법 제20조 제4호는, “국가지정문화재의 현상을 변경하거나 그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할 행위로 규정하면서, “다만, 문화관광부령이 정하는 경미한 행위는 제외한다.”라는 단서조항을 둠으로써 원칙적으로 국가지정문화재의 현상을 변경하거나 그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모든 행위에 대하여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되, 문화관광부령이 정하는 경미한 행위는 허가사항에서 제외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문화재보호법 제20조 제4호의 위임에 따른 문화재보호법시행규칙(2000. 9. 1. 문화관광부령 제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의2는 제1호 내지 제19호에서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요하지 아니하는 ‘경미한 행위’를 세부적으로 열거하고 있었다.
그 후 2000. 1. 12. 법률 제6133호로 개정되어 같은 해 7. 1.부터 시행된 문화재보호법 제20조 제4호는, “국가지정문화재의 현상을 변경하거나 그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문화관광부령이 정하는 행위”를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할 행위로 규정함으로써 종전과는 달리 문화관광부령이 구체적으로 정하는 행위만을 허가사항으로 하고, 2000. 9. 1. 문화관광부령 제44호로 개정된 문화재보호법시행규칙 제18조의2는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면서 “국가지정문화재의 외곽경계로부터 500m 이내의 지역에서 행하여지는 당해 국가지정문화재의 보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소음ㆍ진동 등을 유발하는 행위(제2항 제2호 나목)”, “국가지정문화재의 외곽경계로부터 500m 이내의 지역에서 행하여지는 당해 국가지정문화재의 경관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건축물을 설치하는 행위(제2항 제2호 다목)”를 허가사항으로 하였다.
따라서 제2차 건축허가 당시인 2000. 8. 29.에는 문화재보호법상 국가지정문화재의 현상을 변경하거나 그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문화관광부령이 정하는 행위에 대하여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되어 있었으나,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는 문화재보호법시행규칙이 미처 개정되지 않은 관계로 미확정의 상태에 있었다.
한편, 2000. 1. 12. 법률 제6133호로 신설된 문화재보호법 제74조 제2항, 제3항 및 2000. 7. 10. 대통령령 제16902호로 신설된 문화재보호법시행령 제43조의2는 문화재의 외곽경계로부터 500m 이내로서 시ㆍ도지사가 문화재청장과 협의하여 조례로 정하는 지역 안에서 시행하고자 하는 건설공사에 대하여는 행정기관이 인ㆍ허가 등을 하기 전에 당해 건설공사의 시행이 문화재보존에 영향을 미치는지의 여부를 포함하여 문화재보호법 제20조 제4호의 규정에 의한 행위에 해당되는지의 여부를 검토하도록 하였다.
(2) 판단
청구인들은 ①문화재보호구역의 경계로부터 100m 이내 지역의 건축행위에 대해서는 시ㆍ군ㆍ구청장의 건축허가 전에 건설교통부장관 또는 시ㆍ도지사의 승인을 받도록 한 건축법 조항이 폐지됨과 동시에 문화재보호법이 개정되어 문화재청장의 허가대상을 명시적으로 국가지정문화재 외곽경계로부터 500m 이내의 건축행위로 규정한 점, ②이와 동시에 문화재보호법 제74조 제2항을 신설하여 문화재의 외곽경계 외부에서 시행되는 건축행위에 대하여 건축허가를 하기 전에 문화재 영향평가를 실시하도록 하고, 아울러 이러한 건축행위가 문화재청장의 허가대상인지 여부를 검토하도록 한 점, ③허가대상의 예외로서 ‘경미한 행위’가 문화재에 대한 보수 등 문화재보호구역 내의 행위로 한정되어, 문화재청장의 허가대상이 애당초 문화재보호구역 내의 행위임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골프연습장 건축행위가 문화재청장의 허가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건축법과 문화재보호법의 적용영역을 엄격히 구별하여 문화재보호구역 내부의 건축행위에 대해서는 문화재보호법이, 외부에 대해서는 건축법이 독점적ㆍ배타적으로 적용된다고 볼 근거가 없는 점, ②오히려 문화재보호법과 건축법상의 허가는 그 입법취지와 주체를 전혀 달리함으로써 문화재보호구역의 내부와 외부를 불문하고 모든 건축행위에 대하여 병렬적ㆍ중첩적으로 적용된다고 봄이 행정법규의 해석원칙에 부합하는 점, ③문화재보호법 제20조 제4호가 ‘국가지정문화재의 현상을 변경하거나 그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모든 행위’를 문화재청장의 허가대상으로 명시적ㆍ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④이 사건 골프연습장은 동구릉의 외곽경계로부터 불과 86m 가량 떨어져 있고, 철탑의 높이가 46m에 달하여 동구릉의 혜릉, 수릉, 원릉에서 그 철탑 상층부가 조망되며, 동구릉의 남동쪽 방면에서 그 시야를 가리고 있어 동구릉의 경관을 저해함으로써 그 보존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청구인들의 골프연습장 건축행위는 문화재청장의 허가대상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청구인들의 이 부분에 관한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청구인들의 오인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형법 제16조는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라고 하여 범죄행위자가 범죄행위를 함에 있어서 착오로 인하여 그 행위가 위법하지 않다고 잘못 인식하고, 그 인식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처벌하지 않고 있다.
청구인들은 골프연습장을 건축하면서 구리시장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건축허가를 받았고, 구리시청 소속 관계공무원으로부터도 자신들의 행위가 문화재보호법 제20조 제4호의 허가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여러 차례 확인 받았으므로, 문화재청장의 허가 없이 골프연습장을 건축한 행위가 문화재보호법 제89조 제1항 제2호의 무허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오인한 것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살피건대, ①시ㆍ군ㆍ구청장의 건축허가절차와 문화재청장의 허가절차는 그 제도의 취지 및 근거법률과 주체를 달리하는 전혀 별개의 제도인 점, ②비록 건축법과 문화재보호법이 건축허가 등의 과정에서 행정기관 상호간의 협의절차와 확인과정을 두고 있지만, 이러한 절차가 다른 일방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③골프연습장의 위치가 동구릉에 바로 인접하고 그 철탑의 높이가 48m에 달하여 동구릉의 내부에서 그 일부가 보일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존재하고, 제1차 건축허가 과정에서 문화재보호에 영향을 주는 행위가 수반될 경우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얻을 것을 허가조건으로 부과하였을 뿐 아니라, 철탑구조의 변경에 대하여 구리시장이 시정명령을 함과 동시에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을 것을 요구하였으며, 동구릉에 바로 인접해서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려는 청구인들로서는 타구의 진행방향을 파악할 정도의 높이에 이르는 철탑구조물과 타구음을 막을 정도에 이르는 방음벽의 설치를 건축허가단계에서 이미 충분히 예상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골프연습장 건축과 관련하여 청구인들에게는 문화재보호법상의 ‘무허가행위’ 금지에 대한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존재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④이러한 법적ㆍ사실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청구인들이 주무관청인 문화재청 또는 법률전문가인 변호사 등에게 그 허가요부에 관하여 질의를 하는 등 진지한 노력으로써 위법성의 인식과 관련한 의문을 해소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사실만으로는 그 오인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로 보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위법성의 인식과 관련한 청구인들의 주장도 이유 없다.
라. 소결
그렇다면, 피청구인이 이 사건에 관하여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다거나 헌법의 해석,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에 있어서 기소유예처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을 범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달리 위 기소유예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의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볼 자료가 없으므로,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들 주장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4.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조대현의 아래 5.와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이 사건 골프연습장 건축행위가 국가지정문화재인 동구릉의 경관을 해치는 것이어서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얻어야 하는데 그 허가를 얻지 않았으므로 문화재보호법 제20조 제4호에 위반되어 제89조 제1항 제2호의 처벌대상에 해당된다고 판단하여 유죄로 결정한 것이다.
문화재보호법은 제20조 제4호에서 국가지정문화재의 현상을 변경하거나 그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문화관광부령이 정하는 행위는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제89조 제1항 제2호에 의하여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화재보호법 제20조 제4호의 위임에 따라 문화재보호법시행규칙 제18조의2 제2항은 “국가지정문화재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규정하면서, 문화재의 종류와 보존가치에 맞추어 문화재의 보존에 영향을 미칠 행위를 구분하지 아니한 채, “국가지정문화재의 외곽경계로부터 500m 이내의 지역에서 당해 국가지정문화재의 경관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건축물 또는 시설물을 설치ㆍ증설하는 행위”(2호 다목)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은 국가지정문화재의 외곽경계로부터 500m 이내의 지역에 위치하는 토지에 대한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는 것이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문화재 보호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 인근 토지에 대한 재산권의 제한이 최소한도에 그치도록 적용되어야 한다. 문화재의 종류와 보존가치에 맞추어 당해 문화재의 보존에 영향을 미칠 행위인지 여부를 구분하여 적용하여야 한다.
이 사건 동구릉은 건원릉ㆍ현릉ㆍ목릉ㆍ휘릉ㆍ숭릉ㆍ혜릉ㆍ원릉ㆍ수릉ㆍ경릉 등 9기의 왕릉이 집단적으로 설치된 지역으로서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193호로 지정되어 있다. 그런데 문화재보호법 제2조 제1항 제3호에 의하면 사적(史蹟)은 역사적ㆍ학술적 가치가 큰 것을 말하고, 경관적 가치를 보존하고자 하는 경승지나 자연현상과는 구분하고 있다. 따라서 사적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는 그 사적의 역사적ㆍ학술적 가치의 보존에 영행을 미치는 행위로 제한하여 해석하여야 한다. 사적에 대해서도 경관적 가치를 보존하려 하는 것은 문화재보호법 제2조 및 제20조의 취지를 벗어날 뿐만 아니라 헌법 제37조 제2항이 요구하는 필요성 및 최소침해의 원칙에 부합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골프연습장은 동구릉의 남동쪽 외곽경계로부터 86m 가량 떨어져 있고 그 철탑의 높이가 46m이며 동구릉에 있는 9기의 왕릉 중에서 혜릉ㆍ수릉ㆍ원릉에서 골프연습장의 철탑 상층부 일부가 조망된다고 하여, 이 사건 골프연습장이 동구릉의 경관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고, 이 사건 골프연습장이 동구릉의 역사적ㆍ학술적 가치의 보존에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더욱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이 사건 골프연습장 건축행위가 동구릉의 경관을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문화재보호법 제20조 제4호와 문화재보호법시행규칙 제18조의2 제2항 제2호 다목을 헌법 제37조 제2항에 합치되지 않도록 해석하여 적용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법률의 해석ㆍ적용을 잘못함으로써 청구인의 명예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마땅히 취소되어야 한다.
2006. 5. 25.
재 판 장 재 판 관 윤 영 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권 성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경 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송 인 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주 선 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 심 재 판 관 전 효 숙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이 공 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조 대 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