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3헌바77

민법 제406조 위헌소원

결정일: 2003년 12월 18일

결정 전문

헌 법 재 판 소
사 건 2003헌바77 민법 제406조 위헌소원
청 구 인 주식회사 ○○기업
대표이사 김 ○ 립
국선대리인 변호사 박 정 현
당해사건 부산고등법원 2002나13720 사해행위취소 등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청구인은 청구외 이○호에게 대여금 채권이 있었는데 이에 대하여 위 이○호는 자신의 소유 부동산을 청구인에게 대물변제하였다. 그런데 위 이○호의 다른 채권자 3인은 그 대물변제가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청구인을 상대로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제기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02가합1102). 그 소송에서 청구인은 위 대물변제가 만일 위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을 면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되고, 만일 청구인이 아무런 채권 없이 이를 받았다면 비채변제가 될 것이므로 위 부동산을 반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위 법원은 위 대물변제를 사해행위라고 판단하였다.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한 후(당해사건), 민법 제406조(채권자취소권)가 민법 제742조(비채변제), 제744조(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 제746조(불법원인급여)의 경우와 같이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그 효과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면 이는 민법 제742조, 제744조, 제746조의 법리를 몰각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재산권,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한다며 위헌제청신청을 하였다(부산고등법원 2003카기4).
이에 대하여 위 법원은, 사해행위 취소의 대상으로 삼은 대물변제가 비채변제나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는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효력이 없고,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보전하기 위한 채권자취소권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그러한 해석이 비채변제나 불법원인급여의 법리를 몰각시킨다고도 볼 수 없어 헌법위반의 문제가 없다며 이를 기각하였다.
그러자 청구인은 2003. 9. 24. 민법 제742조, 제744조, 제746조의 경우와 같이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독립한 권리보호가 부여되고 있는 경우에도 제406조를 적용하는 한 이는 재산권,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한다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민법 제406조【채권자취소권】 ①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나 전득한 자가 그 행위 또는 전득 당시에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전항의 소는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민법 제742조【비채변제】 채무 없음을 알고 이를 변제한 때에는 그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
민법 제744조【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 채무 없는 자가 착오로 인하여 변제한 경우에 그 변제가 도의관념에 적합한 때에는 그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
민법 제746조【불법원인급여】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불법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 판단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청구인은 이 사건에서 민법 제406조가 규정하는 채권자취소권 제도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비채변제나 불법원인급여에 따른 법률효과를 채권자취소권의 행사로서 취소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한정위헌 주장을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에 있어서는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당해사건의 재판의 전제로 되어야 하는데, 여기서 법률은 '법률' 그 자체를 말하며, '법률의 해석'은 원칙적으로 포함되지 않는다(헌재 1999. 3. 25. 98헌바2, 판례집 11-1, 200, 208; 헌재 2001. 9. 27. 2000헌바20, 판례집 13-2, 322, 328-329). 즉 일반적으로 법률조항 자체에 대한 다툼과 법률의 해석에 관한 다툼은 비록 그 구분이 모호한 경우가 많지만 일응 이를 구분하여야 하는 것이다.
물론 청구인이 법률조항을 '……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위헌'이라는 판단을 구하는 청구라 할지라도, 만일 청구인의 주장이 단순히 법률조항의 해석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해석의 여지를 주는 법률조항의 불명확성을 주장하거나 기타 법률조항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경우로 이해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심판청구도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상 적법한 청구라고 볼 것이다(헌재 2001. 9. 27. 2000헌바20, 판례집 13-2, 322, 329-330 참조).
그러나 이 사건에서 위와 같은 청구인의 주장은, 민법 제406조 제1항 본문상의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를 한 때'를 해석함에 있어서, 동 '법률행위'에 민법상의 비채변제나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되는 경우까지 포함시켜서 볼 것이냐 그렇지 않느냐에 관한 법원의 일반적인 법률해석에 관한 것이고, 이는 민법 제406조 자체에 내재한 규범내용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이라기보다는 동 조항의 적용범위에 관한 단순한 법원의 법률해석을 다투는 것이라 볼 것이다. 달리 이를 법률조항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경우라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그렇다면 이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상 심판청구로서 부적법한 것이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기로 하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3. 12. 18.
재 판 장 재 판 관 윤 영 철
재 판 관 하 경 철
재 판 관 김 영 일
재 판 관 권 성
주 심 재 판 관 김 효 종
재 판 관 김 경 일
재 판 관 송 인 준
재 판 관 주 선 회
재 판 관 전 효 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