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3헌바99

민법 부칙 제10조 제1항 위헌소원

결정일: 2004년 8월 26일

결정 전문

헌 법 재 판 소
결 정
사 건 2003헌바99 민법 부칙 제10조 제1항 위헌소원
청 구 인 조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이 상 민
당해사
건 대전지방법원 2003나5366 소유권이전등기말소 등

주 문
민법 부칙 제10조 제1항(1964. 12. 31. 법률 제1668호로 개정된 것)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충남 당진군 석문면
○○
리 209의 2 유지 2,613㎡(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고 한다)에 관하여는 1971. 3. 12. 망 손

근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되었다가 그 사망 후인 1988. 5. 4. 공동상속인들 중 한 사람인 손

환 앞으로 1971. 8. 4. 협의분할에 의한 재산상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고, 다시 1997. 3. 31. 인

환 앞으로 1997. 2. 10.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1998. 6. 30. 장

승 앞으로 1998. 6. 24.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순차로 경료되었다.
(2) 그런데 청구인들은, 망 손

근의 상속인들 중 손

교가 1959. 2. 25. 망인을 대리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최

선에게 매도하였고, 이에 따라 최

선이 이 사건 부동산을 인도받아 점유하다가 1964. 12. 말경 이를 다시 강

남에게 매도하고 인도하였으며, 청구인들이 1969. 12. 23. 이 사건 부동산을 강

남으로부터 대금 백미 86가마에 매수한 후 미등기인 채로 현재까지 점유하여 오고 있었는데, 이와 같이 미등기상태에 있음을 기화로 망 손

근이 위 (1)항과 같이 그 앞으로 소유권보전등기를 마쳤으므로 그에 터잡아 순차 경료된 각 등기가 모두 무효라고 주장하며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2001가단7669호로써 손

환, 인

환, 장

승에 대하여는 그들 명의의 각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손

환과 손

교를 포함한 손

근의 상속인들 10인에 대하여는 위 1959. 2. 25. 매매를 원인으로 한 각 지분소유권이전등기를 각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03. 5. 14. 모두 기각되었다.
그 주된 기각 이유는, 최

선이 민법 시행 이전인 1959. 2. 25.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여 그 소유권을 취득하였더라도 민법 부칙 제10조 제1항에 따라 민법 시행일로부터 6년 내에 등기하지 아니한 이상 그 소유권을 상실하였다고 볼 것이어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은 의당 손

근에게 남아 있었다 할 것이므로, 손

근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나 그에 터잡아 순차 경료된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무효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3) 이에 청구인들은 대전지방법원 2003나5366호로써 항소한 후 그 항소심 계속 중 같은 법원에 민법 부칙 제10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03. 11. 17. 기각되었고, 그러자 다시 2003. 11. 28. 위 민법 부칙의 조항이 청구인들의 재산권 등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들은 청구취지에서 1958. 2. 2. 법률 제471호로 만들어진 제정민법의 부칙 제10조 제1항을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는바, 제정민법의 부칙 제10조 제1항에는 등기할 기간이 3년으로 규정되었다가 1962. 12. 31. 법률 제1250호 개정을 통해 5년으로 바뀌었고 다시 1964. 12. 31. 법률 제1668호 개정에 따라 6년으로 연장되었는데, 청구이유 중의 청구인들의 주장을 종합하여 보면 청구인들은 이와 같이 최종적으로 등기할 기간을 6년으로 규정한 개정민법의 부칙조항에 대한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민법 부칙 제10조 제1항(1964. 12. 31. 법률 제1668호로 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고 한다)의 위헌 여부라고 할 것이다.
? 제10조(소유권이전에 관한 경과규정) ① 본법 시행일 전의 법률행위로 인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의 득실변경은 본법 시행일로부터 6년 내에 등기하지 아니하면 그 효력을 잃는다.
2. 청구인들의 주장
이 사건 법률조항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재산권을 박탈하는 조항으로서 헌법 제23조 제1항이 보장하는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고, 특히 소정의 기간 내에 등기를 하지 않았다는 사유만으로 물권취득의 효력 자체를 상실시키는 것은 헌법 제37조 제2항이 정하는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되며, 나아가 등기를 마치지 않은 물권취득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헌법상의 평등원칙을 위반할 뿐 아니라 그와 같은 재산권 박탈을 통해 인간의 존엄권 및 행복추구권은 물론 신뢰보호의 원칙과 법치주의 등 헌법상의 기본원리도 침해하였다.
3. 판단
가. 문제의 소재
(1) 우리나라의 경우 신 민법이 제정되기 전에 시행되던 의용민법 제176조는 물권의 설정 및 이전은 당사자의 의사표시만으로 그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함으로써 물변변동에 관한 이른바 의사주의를 채택하여 부동산의 경우도 당사자 사이의 의사표시만으로 일단 물권의 이전의 효력은 생기되, 그 이후 등기를 하지 않으면 이로써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도록 되어 있었다(동법 제177조). 따라서 부동산물권변동에 있어서 물권변동의 의사표시가 행해진 때, 즉 물권변동의 효력이 생긴 때로부터 등기가 경료될 때까지 사이에 그 법률관계가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와 제3자에 대한 법률관계로 분열하는 문제가 필연적으로 생겼고, 이로 인하여 거래의 안전 보호 등과 관련하여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였다.
(2) 그 뒤 신 민법이 제정되면서 의사주의를 버리고 형식주의를 채택함으로써 부동산의 경우 당사자 사이의 의사표시 외에도 등기라는 공시방법이 갖추어져야 비로소 물권변동이 일어나게 되었다. 다만, 신 민법은 경과규정으로써 구 민법 하에서 이미 법률행위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취득한 자라도 신 민법 시행일로부터 6년 내에 등기를 하도록 하면서 만일 그 기간 내에 등기를 하지 아니하면 물권변동의 효력을 잃는다는 내용의 이 사건 법률조항을 두었는바, 여기서 ‘효력을 잃는다’는 문언의 의미에 관하여는 구 민법에 따른 부동산물권의 취득자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등기만료시점인 1965. 12. 31.까지는 정당한 물권자임에 틀림없으나 그 때까지 등기를 경료하지 않은 경우에는 취득하였던 물권을 상실한다는 취지로 이해되고 있다.
한편 대법원 판례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구 민법 하의 법률행위로 인한 물권의 득실변경의 효력이 상실되더라도 그 법률행위에 기한 채권적 효력으로서의 등기청구권은 존속하되(대법원 1966. 10. 4. 선고 66다1326 판결, 1966. 11. 22. 선고 66다1864 판결, 1971. 4. 28. 선고 71다415 판결, 1987. 7. 7. 선고 86다카2218 판결 등 다수), 그 채권적 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는 1966. 1. 1.부터 진행하고(대법원 위 66다1326 판결, 1967. 9. 19. 선고 67다1352 판결, 1970. 3. 24. 선고 69다1202 판결, 1973. 2. 13. 선고 72다2323 판결 등 다수), 다만 부동산 매수인이 그 목적물을 인도받아서 이를 사용ㆍ수익하고 있는 경우 그 매수인의 등기청구권은 다른 채권과는 달리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다(대법원 1976. 11. 6. 선고 76다148 판결, 1978. 3. 28. 선고 78다230 판결 등 다수)고 판시하여 구 민법 하에서 물권을 취득하였다가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그 물권을 상실하고 등기청구권만을 갖는 사람을 보호하려는 태도를 보여 왔다.
(3) 일반적으로 청구인들과 같이 소정의 기간 내에 등기를 경료하지 아니한 경우 물권 자체를 상실하도록 한 것이 당해 물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등으로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신 민법이 물권변동에 관하여 의사주의에서 형식주의로 전환하는 데 따른 경과규정으로 구 민법에 의하여 취득한 권리를 상실하게 한 것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재산권을 박탈함으로써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결과를 야기하고, 신 민법이 종전 권리자의 보호를 기하기 위하여 경과규정의 개정을 통해 등기기간을 3년에서 5년, 6년으로 순차 연장한 것이야말로 곧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성을 반증하는 것이며, 독일 민법의 예에서와 같이 형식주의를 취하는 민법을 시행함에 있어 등기부가 설치될 때까지는 모든 물권변동이 민법 시행 후에도 종전의 법률에 의하는 것으로 하되, 다만 물권법정주의의 원칙상 민법이 인정하지 않는 권리는 민법 시행 후 새로이 설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하여 구 민법에 의한 물권변동의 효력이 민법 시행 후에도 그대로 지속하는 것으로 하는 방법이 구체적 재산권을 보장하는 정도(正道)라 할 것이고, 이미 취득한 물권을 상실시키는 대신 그 물권변동의 효력을 인정하면서 다만 현행 민법 제187조와 같이 등기하지 않으면 처분을 할 수 없도록 처분권한만을 일부 제한하거나 또는 일정 기간 내에 등기를 하지 않은 자에 대하여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방법으로도 어느 정도 등기의 강제를 실현하여 형식주의로의 전환을 확실히 할 수 있다는 논거를 내세우고 있다.
나. 검토
(1)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헌이라는 주장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
(가) 등기의 해태시 법률행위에 따른 부동산물권변동의 효력 자체를 상실케 한 것은 일응 권리의 소급적 박탈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는 있으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민법이 물권변동에 관하여 종전의 의사주의를 버리고 일시에 형식주의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권리관계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일정 기간 종전 물권자의 권리를 보호하며 나아가 등기를 핵심으로 하는 형식주의의 조기 정착을 위하여 불가피하게 두게 된 경과규정이라고 볼 수 있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구 민법 하의 물권변동의 효력이 부인되더라도 구 민법 하에서 행해진 법률행위의 채권적 효력까지 부정할 것은 아니어서 종전 권리자는 계속 등기청구권을 보유하게 되고, 이러한 등기청구권은 비록 채권적 권리라 하더라도 그 권리자가 목적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는 한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는 등 종전 권리자를 보호할 길이 없는 것이 아니다. 또한 이와 같은 채권적 등기청구권자의 지위는 구 민법 하에서 법률행위로 물권을 취득하였으되 등기를 경료하지 아니하였던 사람과 비교하여 볼 때 제3자에 대한 대항효 등에서 실질적으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다) 한편 소정의 기간 내에 등기를 마치지 않은 종전 권리자에 대하여 그 물권을 상실케 하지 않고도 민법 제187조 단서와 유사한 처분권한의 제한 또는 과태료 부과 등 방식을 통해 형식주의의 정착 및 관철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볼 여지도 있지만, 민법 제187조와 같은 처리방식은 등기 해태시 필연적으로 실체법상의 권리관계와 등기부상의 권리관계가 불일치하는 현상으로 인하여 등기의 외관을 신뢰한 선의의 제3자에게 불측의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는 등의 난점을 갖고 있어 완벽한 대안이라고 보기 어렵고, 또 과태료 부과와 같은 조치 역시 과연 제때에 등기를 경료하지 않아 온 종전 시중의 관행을 불식시키고 형식주의를 관철하는 데 얼마만큼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인지도 의문인 것이다.
(라)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몇 차례의 개정을 통해 등기기간을 연장한 것은 새로운 입법의 시행에 따른 충격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시행착오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서, 이를 두고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성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할 것이며, 나아가 우리 민법이 형식주의를 채택한 것은 물권변동에 관한 입법적 결단의 산물로서 외국의 입법례를 들어 그와 같은 입법정책적 사항을 비난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할 것이다.

(마) 이와 함께 법원의 판례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구 민법에 따른 물권변동의 효력이 부인되어 종전 권리자가 그 권리를 상실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것을 전제로 종전 권리자의 보호를 위하여 시도한 여러 가지 해석이 오랜 기간 집적되어 하나의 규범으로 굳어진 상황에서 이제 와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무효의 선언을 한다면 그로 인하여 부동산 권리관계를 둘러싼 극심한 혼란이 초래될 것임이 명백하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2) 무엇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가 문제된 선행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민법 시행일로부터 6년 내에 등기를 하지 않으면 구 민법 하에서 법률행위로 취득한 물권을 상실하도록 한 것은 우리 민법이 부동산물권변동에 있어서 형식주의로의 획기적인 대전환을 함에 있어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 복잡한 법률문제를 가급적 피하고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며 새로운 제도를 조속히 정착시키기 위한 공익적 요청에서 나온 불가피한 경과조치로서 이를 가지고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박탈이라거나 부당한 재산권의 침해라고 볼 수 없고 평등권이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한 바 있는데(헌재 1996. 12. 26. 93헌바67, 판례집 8-2, 800, 803-805 참조), 이 사건에 있어서 이와 같은 판단을 바꿔야 할 만한 사정변경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박탈에 해당한다거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하여 재산권, 평등권, 인간의 존엄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규정이라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신뢰보호의 원칙이나 법치주의와 같은 헌법상의 기본원리를 침해한다고 할 수도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4. 8. 26.
재 판 장 재 판 관 윤 영 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영 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권 성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효 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경 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송 인 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전 효 숙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 심 재 판 관 이 상 경 ___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