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5헌마147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05년 7월 21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헌 법 재 판 소
결 정
사 건 2005헌마147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고○성
대리인 변호사 신창언, 황도수, 이동헌
피 청 구 인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03. 4. 10. 서울지방검찰청 동부지청 2003년 형제14993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과 증거자료(서울지방검찰청 동부지청 2003년 형제14993호 불기소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청구인과 청구인의 아버지 청구외 고○락, 청구인의 남동생인 청구외 고○호, 청구인의 어머니 청구외 박○란은 2003. 2. 26. 서울동부경찰서에 서로 싸운 혐의로 각 입건(청구인에 대하여는 존속상해로 입건)되었는바, 청구인에 대한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청구외 박○란과 공동하여, 2003. 2. 24. 11:45경 서울 광진구 중곡동 주거에서 재산분배 문제로 아버지인 고○락, 남동생인 고○호와 시비되어 청구외 박○란은 손으로 남편인 위 고○락의 귀를 잡아당기고 주먹으로 얼굴을 수회 때리고, 청구인은 싸움을 만류하는 척하면서 거실에 있던 물컵으로 아버지인 고○락의 팔을 1회 때려 위 고○락에게 치료일수 미상의 왼쪽 팔뚝이 퍼렇게 멍이 들게 하는 상해를 가한 것이다.
나. 피청구인은 위 사건을 송치받은 후 별도의 수사 없이 2003. 4. 10. 청구인을 포함한 위 4명에 대하여 가족간의 재산분배 문제로 다투다가 상호 폭행을 가한 사안으로 경미하고, 상호 합의하여 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각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다. 청구인은 자신은 혐의가 없음에도 존속상해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평등권 등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2005. 2. 5. 위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단
가. 청구기간 준수 여부에 대한 판단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는데(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청구인은 위 기소유예처분이 있은 2003. 4. 10.로부터 1년 9개월여 경과한 2005. 2. 5.에야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음은 기록상 명백하다.
그러나, 이 사건 심판청구가 비록 1년의 청구기간을 경과하여서 한 것이라 하더라도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허용하는 것이 헌법소원제도의 취지와 헌법재판소법 제40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행정소송법 제20조 제2항 단서에 부합하는 해석이라 할 것이다(헌재 2003. 10. 30. 2003헌마269; 헌재 2001. 12. 20. 2001헌마39; 헌재 1993. 7. 29. 89헌마31, 판례집 5-2, 87, 111). 여기서 정당한 사유라 함은 청구기간 도과의 원인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지연된 심판청구를 허용하는 것이 사회통념상으로 보아 상당한 경우를 뜻하는 것으로(위 89헌마31, 판례집 5-2, 87, 111), 민사소송법 제160조(불변기간)의 “당사자가 그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나 행정심판법 제18조 제2항 소정의 “천재, 지변, 전쟁, 사변 그밖에 불가항력적인 사유”보다는 넓은 개념이라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1. 6. 28. 선고 90누6521 판결, 공1991, 2054) 일반적으로 천재 기타 피할 수 없는 사정과 같은 객관적 불능의 사유와 이에 준할 수 있는 사유뿐만 아니라 일반적 주의를 다하여도 그 기간을 준수할 수 없는 사유를 포함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검사의 불기소처분을 다투는 헌법소원심판에 있어서 청구인이 검사로부터 어떠한 처분을 받았는지 알지 못하는 것에 아무런 과실 내지 책임이 없는 청구인에게 청구기간 경과로 인한 불이익을 감수하도록 한다면, 이는 국민의 권리를 구제하기 위한 헌법소원제도의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할 것이므로 청구인이 특별한 과실 없이 불기소처분이 있은 사실을 알지 못하여 헌법소원의 청구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을 때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위 2001헌마39).
이 사건에서 청구인이 청구기간을 도과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본다.
청구인은 심판청구서에서 첫째, 피청구인으로부터 불기소처분의 취지를 통지받은 사실이 없어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둘째, 피청구인의 수사내용에 비추어, 청구인으로서는 피청구인이 자신에게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주장한다.
즉, 이 사건에 관하여 피청구인은 2003. 4. 7. 청구인, 청구외 고○락, 고○호, 박○란을 모두 불러 모은 뒤, 청구인과 청구외 박○란에게 ‘청구외 고○락, 고○호가 잘못 되었다’고 말하면서 위로하고, 청구외 고○락, 고○호에게 동인들이 청구인 및 청구외 박○란에게 폭력을 행사한 사실을 인정하게 하고 호되게 야단친 뒤, ‘향후 청구인과 위 박○란에게 어떠한 폭력도 행사하지 않을 것’을 서약하는 각서를 받았고, 위 4인으로부터 합의서를 작성하도록 한 뒤 귀가조치하였다. 따라서, 자신의 혐의사실을 부인하던 청구인으로서는 위 피의사건에서 자신이 피해자임을 확인받았다고 생각하였고, 사건이 종결된 것으로만 알았을 뿐,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자신에 대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청구인 소유의 건물에 세들어 사는 임차인(최○자)과 청구인 사이에 폭행사건이 발생하여 2004. 11. 9.경 서울동부지방검찰청 2004년 형제57883호 폭행 등 사건에서 조사받는 과정에서 청구인이 이 사건 피의사실에 관하여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검찰에서는 검찰사건사무규칙 제71조 제1항에 따라 ‘기소유예 처분’시 고소ㆍ고발사건이든 인지사건이든 피의자로부터 그 처분 전에 서약서(실무상 반성문 또는 각서 등의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하 ‘서약서 등’이라 한다)를 징구하고(다만, 경미한 사건의 경우에는 생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검찰실무를 개선하여 「대검공판 61250-820호(2001. 2. 28.) ‘피의자에 대한 기소유예처분통지서 발송 관련 유의사항 시달’」에서 ‘인지사건의 경우 피의자의 헌법소원청구 기산일 산정시점에 대한 다툼을 방지하기 위하여 서약서 징구와는 별도로 기소유예처분 사실 및 그 일자가 명기된 기소유예처분통지서의 발송을 누락하는 사례가 없도록 하라’고 지침을 시달하여 인지사건의 경우에도 기소유예처분통지를 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는 피청구인이 청구인을 포함한 입건자 4인을 모두 소환하였으나, 별도 로 조사하지는 않았고, 청구외 고○락, 고○호로부터는 각서를 징구하였음에도, 청구인으로부터는 이러한 서약서 등을 징구하지 아니하였다. 다만, 수사기록 제66쪽의 기소유예처분통지에 의하면, 피청구인이 청구인 등에게 본건 기소유예처분통지를 한 것은 사실이나, 청구인은 위 통지를 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는바, 특별송달 등의 방법에 의하지 아니하는 일반 우편 방식의 기소유예처분통지만으로는 그 통지를 받지 아니하였다는 청구인의 주장을 쉽게 배척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본건 기소유예처분통지에는 수신인이 ‘고○락 외 3’으로 되어 있어 청구인을 포함한 각 피의자별로 기소유예처분통지를 하였는지 여부가 명백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상대방인 고○락의 이름만이 대표로 기재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통지가 적절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따라서 제대로 통지가 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비록 피의자라 하더라도 그 불기소처분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는 처지에 있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피의자였던 청구인에게 불기소처분이 있음을 알지 못하는 사실에 대하여 과실이나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경우에 청구인이 불기소처분 사실을 알았거나 쉽게 알 수 있어서 심판청구기간 내에 심판청구가 가능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그 청구기간의 도과에 정당한 사유가 있으므로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나. 본안 판단
(1) 사건의 쟁점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에게 존속상해 혐의가 인정됨을 전제로 한 것이고, 이에 대하여 청구인은 혐의없음을 주장하여 기소유예처분을 다투는 것이므로,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이 과연 아버지 고○락에게 고의로 폭력을 행사하여 상해를 가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이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이건 당시 어머니 박○란과 아버지 고○락의 싸움을 말리다가 고○락으로부터 뺨을 맞고 동생 고○호에게 발로 차여 넘어지자 화가 나서 물컵 1개를 거실바닥에 집어던진 것뿐이며(수사기록 제16쪽 및 2005. 6. 17.자 심판청구이유보충서), 스텐컵으로 아버지인 청구외 고○락의 팔을 때린 사실이 전혀 없고, 고○락의 팔에 생긴 멍은 고○락과 박○란이 뒤엉켜 서로 폭력을 주고받던 상황에서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고 하면서, 청구인이 고의로 위 고○락에게 상해를 가한 사실이 없음은 물론, 가해행위를 한 사실조차 없다고 주장한다.
(3) 관련자의 진술 등 증거자료의 내용
(가) 고○락의 진술청구인의 아버지 고○락은 “딸인 청구인이 자신과 박○란이 싸우던 중 이새끼 저새끼 하여, (자신이 청구인의) 얼굴에 침을 뱉었는데, 딸이 거실에 있던 스텐물컵을 바닥에 1개 던지고, 다른 스텐컵으로 제 왼쪽 팔둑을 1회 때려 멍이 들었으며…… 처와 딸이 합세하여 10회 이상 저를 개패듯이 때렸습니다”(수사기록 제18면)라고 진술하고, 또한, 청구인과의 대질신문에서도 “딸로부터 폭행당한 것이 사실이고, 처와 합세하여 자신을 때리고 스텐컵으로 제 왼쪽 팔을 때려 멍이 들었다”(수사기록 제51면)라고 진술하고 있다.
(나) 고○호의 진술청구외 고○호는 “누나(청구인)가 스텐컵을 바닥에 던진 것을 보았는데, 아버지 팔둑에 맞은 것은 직접 보지 못했다”(수사기록 제27면), “컵이 바닥에 튕긴 것은 보았는데 팔둑에 직접 맞은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수사기록 제29면)라고 진술하고 있다.
(다) 박○란의 진술청구외 박○란은 “딸은 물 마시는 스텐컵을 거실 바닥에 던졌는데 튕기면서 남편 고○락 팔에 맞았다”(수사기록 제35면, 제36면)라고 진술하고 있다.
(라) 경찰작성의 상해부위도
서울동부경찰서 경장 고○석 작성의 2003. 2. 24.자 고○락에 대한 상해부위도(수사기록 제22면)에 의하면 고○락의 왼쪽 팔꿈치 뒤쪽에 ‘퍼렇게 멍이 들었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4) 증거자료에 대한 검토 및 수사미진의 점
(가) 본건에서는 당시 현장에 있던 관련자들의 진술이 구체적인 부분에 있어 조금씩 다르므로, 누구의 진술이 경험칙 등에 비추어 신빙성이 있는지가 문제된다.
먼저 고○호의 진술에 대하여 본다.
청구외 고○락과 같은 편에 서서 싸웠다는 청구인의 남동생 고○호는 청구인이 스텐컵을 던진 것은 사실이나 현장에 있으면서도 고○락의 팔에 맞는 것은 목격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어 오히려 청구인의 주장에 부합하므로 청구인의 존속상해에 대한 피의사실을 인정하는 자료로 삼기에 부족하다.그렇다면, 본건 피의사실에 대한 혐의 인정의 증거로는 고○락 및 박○란의 진술과 상해부위도의 기재내용이다. 따라서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나) 고○락의 진술 검토 및 수사미진고○락은 청구인이 스텐컵을 바닥에 1개 던지고, 다른 스텐컵으로 자신의 왼쪽 팔뚝을 때렸고, 나아가 처와 딸이 합세하여 10회 이상 자신을 때렸다고 진술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고○호의 진술, 박○란의 진술과 달라 누구의 진술이 사실인지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위 고○락의 진술도 구체적으로 어떠한 상황에서 청구인이 스텐컵을 던졌는지, 어떻게 던지고, 어떻게 때렸는지 등에 대한 정황 및 구체적 내용에 대한 조사가 미흡하며, 또한 10회 이상 때렸다는 부분은 가격방법이나 가격수단, 맞은 부위 등에 대하여 전혀 조사되지 아니하였고, 위와 같이 맞았다고 하면 팔뚝 외에 다른 곳에도 상처가 있을 법한데, 본건 직후 바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음에도 아무런 상처가 확인되지 아니하였다는 점, 현장에 있던 관련자들의 진술과 상이한 점 등에 비추어 모든 진술이 진실이라고 선뜻 믿기 어렵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은 점, 고○락은 본건 피해자로서 재산관계로 박○란 및 딸인 청구인과 자주 다투어 온 점, 또한 고○락은 청구인과 감정이 좋지 않던 중 본건 이전인 2002. 11. 15. 딸인 청구인에게 폭행을 가한 폭력행위등 혐의로 서울가정법원에서 청구인의 주거에 3미터 이내로 접근하는 행위의 금지를 명하는 보호처분결정을 받은 사실이 있는 점, 고○락과 같은 편에 서서 싸웠다는 위 고○호의 진술이 고○락의 진술에 다소 배치된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고○락의 진술은 다소 과장되거나 믿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보여질 뿐 아니라, 위 정도의 진술만으로 피의사실을 인정하는 자료로 삼기에 충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특히, 청구인이 스텐컵으로 직접 자신의 팔뚝을 때렸다거나 10회 이상 자신을 개패듯이 때렸다는 고○락의 진술은 더욱 그렇다.
더구나, 피청구인이 ‘청구인이 싸움을 말리는 척하면서 컵으로 고○락의 팔을 때렸다’고 피의사실을 그대로 원용하여 인정한 것은 부모의 싸움에 자식이 끼어들어 싸움을 말리는 척하다가 때렸다는 것인데, 상식에 비추어 다소 부적절한 사실인정으로 보인다.
즉, 고○락 상대로 구체적인 본건의 정황이나 싸움 내용, 청구인의 구체적인 가격방법, 가격부위 등에 대한 철저한 보완조사가 필요하였다고 본다.
(다) 박○란의 진술 검토 및 수사미진
박○란의 진술은 청구인과 같은 편에 있었다는 점에서 청구인에게 불리한 진술에 대하여는 그 신빙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런 점에서 박○란이 경찰에서 청구인이 바닥에 던진 스텐컵이 튕겨 위 고○락의 팔에 맞은 사실은 있다고 진술한 것은 본건 피의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로 보인다. 그러나, 박○란은 그 진술을 번복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이유보충서에 첨부된 사실확인서(인증)에서는 경찰에서 위와 같이 진술한 사실이 없고 컵을 던지기는 하였으나 맞히지 않았으며 튀어 맞을 수 있는 방향도 아니다고 하면서 종전의 경찰 진술을 부인하고 있다.
과연, 경찰에서 딸인 청구인에게 불리한 내용에 대하여 진술후 서명날인까지 한 조서에 대하여 이제 와서 진술을 번복하는 점에서 현재의 진술을 선뜻 믿을 수 없기는 하나, 한편 박○란의 경찰 진술은 본건 거실바닥에 대한 상태(나뭇결 모양의 장판인지 목재인지는 분간하기 어렵다) 및 당시 싸움의 자세 등을 고려하여 볼 때 경험칙에 부합하는 진술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즉 이유보충서에 첨부된 거실바닥에 대한 사진을 보면, 스텐물컵이 바닥에서 튀어 팔뚝 뒤꿈치 부근에 맞았을지 의문이 든다. 왜냐하면, 당시 고○락과 박○란이 서서 싸우던 상황으로 보이는데, 거실바닥에서 튄 컵이 팔뚝 뒤꿈치에 맞을 정도면 성인 어른이 서 있을 정도 기준으로 하여 약 1미터 정도 튀어 올라야 한다고 보여지는데 보통 옆에서 던졌을 경우에는 과연 그렇게 많이 튀어 오를 수가 있는지, 또한 청구인이 지적하다시피 당시는 2003. 2. 24. 늦겨울로서 고○락이 오리털파카를 입고 있었다고 주장하므로 튀어맞은 물컵으로 1회 맞아서 뒤팔꿈치 위에 시퍼런 멍이 든다는 것이 가능할지 다소 의문이 든다.
따라서, 우선, 박○란의 경찰 진술이 사실인지 여부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당시의 상황 즉 어떤 상황에서 컵을 던졌는지, 어디에서 청구인이 컵을 어떻게 누구를 상대로 던졌는지, 그 거리가 얼마인지, 실제 튀어오르는지 등에 대해 상식적으로 가능한지 확인(예컨대, 컵을 벽에 던져서 튀어 몸에 맞았다면 상식에 맞는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함이 필요하고, 나아가 박○란이 진술을 번복한 이후의 진술이 사실인지, 아니면 경찰에서 사실대로 진술해 놓고 이제 와서 딸에게 유리하게 하기 위하여 허위의 사실확인서를 인증하여 제출한 것인지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또한 박○란과 고○락의 진술의 상위에 대하여도 서로 확인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나아가, 필요하다면 박○란을 조사했던 경찰관에 대하여도 동녀의 경찰 진술에 대하여 확인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라) 상해부위도에 대한 검토
본건 상해부위도는 고○락의 팔에 퍼렇게 멍이든 상해가 있었다는 사실에 대한 증거자료가 됨은 명백하나, 그 상해가 청구인이 때린 것으로 인하여 생겼다는 증거는 될 수가 없다. 더구나 청구인의 주장처럼 위 상해가 고○락과 박○란과 싸우던 과정에서 생겼거나 혹은 당시 고○호가 싸움을 말림에도 듣지 않자 ‘다같이 죽자’며 식칼을 찾는 것을 보고 이를 고○락이 제지하며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식탁이나 씽크대 등에 부딛쳐 생긴 상처일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다. 거기에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이 상해를 입게 한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는 점, 고○락, 박○란의 진술에 대하여 그 정황 등 구체적인 보완조사나 확인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본건 상해부위도만으로는 청구인에 대하여 존속상해의 피의사실을 인정하는 증거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마)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고○락이 서 있는 옆 거실바닥에 컵을 던진 청구인의 행위로 인해 컵이 튀어 고○락에게 맞아 본건 상해가 발생하였는지에 대하여는 앞서 지적한 사항 외에도 청구인, 고○락 등 상대로 위와 같이 컵을 던진 장소와 청구외 고○락이 서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에 대하여 좀 더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더구나, 청구인의 위와 같이 컵을 던진 행위로 인해 직접 맞거나 컵을 들고 직접 때린 것이 아니라, 거실바닥에 튀어서 맞았다고 한다면 앞서 지적한 문제점이 있을 뿐 아니라, 당시 피해자가 입었다는 옷이 오리털파카라고 하면 설혹 맞았다 하더라도 위와 같이 상처가 생길 수 있는지 인과관계의 문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특히, 청구인은 평소부터 피해자 고○락이 자신을 존속폭행으로 묶으려고 하였다고 주장할 뿐 아니라, 본건 존속상해에 대한 억울한 기소유예처분으로 인해 유치원원장이나 학교 설립의 꿈마저 지장을 받게 되었다고 주장하므로, 위와 같은 점을 소홀히 하여 수사가 미진한 상태에서 한 본건 기소유예처분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한편, 피청구인은 설혹 청구인이 컵을 던져 맞게 한 행위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위 박○란과의 공동범으로서 청구인이 욕설을 하고 박○란이 고○락을 때린 행위에 대하여도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폭행)은 인정된다고 주장하나, 청구인은 아버지를 지칭하여 ‘이 사람’이라고만 하였을 뿐 욕설을 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점, 박○란이나 고○호의 진술에서도 청구인이 욕설을 하였다는 진술이 없는 점, 청구인이 어머니 박○란과 같은 입장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단지 부모의 싸움을 말리다가 아버지를 향해 ‘이 사람’이라고 지칭하자 왜 아버지에게 불순한 언사를 사용하느냐며 고○호가 자신을 발로 차는 것이 화가 나서 스텐컵을 거실바닥에 던졌다면 공동범이 된다고 선뜻 단정하기 어려운 점, 이 사건에서 청구인이 스텐컵을 거실바닥을 향해 던졌다고 하는데 고○락을 향하여 혹은 고○락이 서 있는 쪽의 거실바닥에 던졌는지, 아니면 단순히 거실바닥에 던진 것인지 여부가 명백하지 않아 폭행 즉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도 기록상 확실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점(상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면, 설혹 폭행이라고 보더라도 공동범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청구인에 대하여는 존속폭행의 혐의만 인정되는바, 이때에는 위 고○락이 처벌을 원치 아니하므로 공소권이 없는 사안이므로 피청구인의 공동폭행의 점이 인정되므로 기소유예가 정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등을 고려하여 보면, 이와 관련해서도 청구인이 본건 싸움에 가담한 것이 사실인지 즉 박○란의 행위에 합세한 행위로 볼 수 있는지, 그리하여 본건에서 공동폭행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아니면 청구인이 단순히 말리다가 화가 나서 컵을 폭행과 전혀 관계없이(즉 폭력의 고의 없이) 거실바닥에 집어던진 것인지 등에 대하여도 본건 현장에 있던 관련자들 상대로 좀더 확인하는 등 조사하여 그 혐의유무를 명백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5) 소결
결국 피청구인으로서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의 존속상해(혹은 공동폭행)의 혐의사실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위에서 지적한 여러 가지 사항을 보다 철저히 조사한 다음 판단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소홀히 한 채로 청구인에 대한 피의사실을 인정한 후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청구인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위와 같이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현저한 수사미진이 있어 그 처분은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주선회의 아래 4.와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의견일치에 의한 것이다.
4. 재판관 주선회의 반대의견
나는 다수의견과는 달리, 헌재 2001. 12. 20. 2001헌마39, 공보 64, 79; 헌재 2003. 10. 30. 2003헌마269 사건의 반대의견에서 밝힌 것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소정의 청구기간이 경과한 것으로서 부적법하여 각하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수의견에 반대한다.
2005. 7. 21.
재 판 장 재 판 관 윤 영 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권 성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 심 재 판 관 김 효 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경 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송 인 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주 선 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전 효 숙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이 공 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결 정
사 건 2005헌마147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고○성
대리인 변호사 신창언, 황도수, 이동헌
피 청 구 인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03. 4. 10. 서울지방검찰청 동부지청 2003년 형제14993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과 증거자료(서울지방검찰청 동부지청 2003년 형제14993호 불기소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청구인과 청구인의 아버지 청구외 고○락, 청구인의 남동생인 청구외 고○호, 청구인의 어머니 청구외 박○란은 2003. 2. 26. 서울동부경찰서에 서로 싸운 혐의로 각 입건(청구인에 대하여는 존속상해로 입건)되었는바, 청구인에 대한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청구외 박○란과 공동하여, 2003. 2. 24. 11:45경 서울 광진구 중곡동 주거에서 재산분배 문제로 아버지인 고○락, 남동생인 고○호와 시비되어 청구외 박○란은 손으로 남편인 위 고○락의 귀를 잡아당기고 주먹으로 얼굴을 수회 때리고, 청구인은 싸움을 만류하는 척하면서 거실에 있던 물컵으로 아버지인 고○락의 팔을 1회 때려 위 고○락에게 치료일수 미상의 왼쪽 팔뚝이 퍼렇게 멍이 들게 하는 상해를 가한 것이다.
나. 피청구인은 위 사건을 송치받은 후 별도의 수사 없이 2003. 4. 10. 청구인을 포함한 위 4명에 대하여 가족간의 재산분배 문제로 다투다가 상호 폭행을 가한 사안으로 경미하고, 상호 합의하여 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각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다. 청구인은 자신은 혐의가 없음에도 존속상해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평등권 등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2005. 2. 5. 위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단
가. 청구기간 준수 여부에 대한 판단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는데(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청구인은 위 기소유예처분이 있은 2003. 4. 10.로부터 1년 9개월여 경과한 2005. 2. 5.에야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음은 기록상 명백하다.
그러나, 이 사건 심판청구가 비록 1년의 청구기간을 경과하여서 한 것이라 하더라도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허용하는 것이 헌법소원제도의 취지와 헌법재판소법 제40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행정소송법 제20조 제2항 단서에 부합하는 해석이라 할 것이다(헌재 2003. 10. 30. 2003헌마269; 헌재 2001. 12. 20. 2001헌마39; 헌재 1993. 7. 29. 89헌마31, 판례집 5-2, 87, 111). 여기서 정당한 사유라 함은 청구기간 도과의 원인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지연된 심판청구를 허용하는 것이 사회통념상으로 보아 상당한 경우를 뜻하는 것으로(위 89헌마31, 판례집 5-2, 87, 111), 민사소송법 제160조(불변기간)의 “당사자가 그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나 행정심판법 제18조 제2항 소정의 “천재, 지변, 전쟁, 사변 그밖에 불가항력적인 사유”보다는 넓은 개념이라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1. 6. 28. 선고 90누6521 판결, 공1991, 2054) 일반적으로 천재 기타 피할 수 없는 사정과 같은 객관적 불능의 사유와 이에 준할 수 있는 사유뿐만 아니라 일반적 주의를 다하여도 그 기간을 준수할 수 없는 사유를 포함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검사의 불기소처분을 다투는 헌법소원심판에 있어서 청구인이 검사로부터 어떠한 처분을 받았는지 알지 못하는 것에 아무런 과실 내지 책임이 없는 청구인에게 청구기간 경과로 인한 불이익을 감수하도록 한다면, 이는 국민의 권리를 구제하기 위한 헌법소원제도의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할 것이므로 청구인이 특별한 과실 없이 불기소처분이 있은 사실을 알지 못하여 헌법소원의 청구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을 때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위 2001헌마39).
이 사건에서 청구인이 청구기간을 도과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본다.
청구인은 심판청구서에서 첫째, 피청구인으로부터 불기소처분의 취지를 통지받은 사실이 없어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둘째, 피청구인의 수사내용에 비추어, 청구인으로서는 피청구인이 자신에게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주장한다.
즉, 이 사건에 관하여 피청구인은 2003. 4. 7. 청구인, 청구외 고○락, 고○호, 박○란을 모두 불러 모은 뒤, 청구인과 청구외 박○란에게 ‘청구외 고○락, 고○호가 잘못 되었다’고 말하면서 위로하고, 청구외 고○락, 고○호에게 동인들이 청구인 및 청구외 박○란에게 폭력을 행사한 사실을 인정하게 하고 호되게 야단친 뒤, ‘향후 청구인과 위 박○란에게 어떠한 폭력도 행사하지 않을 것’을 서약하는 각서를 받았고, 위 4인으로부터 합의서를 작성하도록 한 뒤 귀가조치하였다. 따라서, 자신의 혐의사실을 부인하던 청구인으로서는 위 피의사건에서 자신이 피해자임을 확인받았다고 생각하였고, 사건이 종결된 것으로만 알았을 뿐,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자신에 대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청구인 소유의 건물에 세들어 사는 임차인(최○자)과 청구인 사이에 폭행사건이 발생하여 2004. 11. 9.경 서울동부지방검찰청 2004년 형제57883호 폭행 등 사건에서 조사받는 과정에서 청구인이 이 사건 피의사실에 관하여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검찰에서는 검찰사건사무규칙 제71조 제1항에 따라 ‘기소유예 처분’시 고소ㆍ고발사건이든 인지사건이든 피의자로부터 그 처분 전에 서약서(실무상 반성문 또는 각서 등의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하 ‘서약서 등’이라 한다)를 징구하고(다만, 경미한 사건의 경우에는 생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검찰실무를 개선하여 「대검공판 61250-820호(2001. 2. 28.) ‘피의자에 대한 기소유예처분통지서 발송 관련 유의사항 시달’」에서 ‘인지사건의 경우 피의자의 헌법소원청구 기산일 산정시점에 대한 다툼을 방지하기 위하여 서약서 징구와는 별도로 기소유예처분 사실 및 그 일자가 명기된 기소유예처분통지서의 발송을 누락하는 사례가 없도록 하라’고 지침을 시달하여 인지사건의 경우에도 기소유예처분통지를 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는 피청구인이 청구인을 포함한 입건자 4인을 모두 소환하였으나, 별도 로 조사하지는 않았고, 청구외 고○락, 고○호로부터는 각서를 징구하였음에도, 청구인으로부터는 이러한 서약서 등을 징구하지 아니하였다. 다만, 수사기록 제66쪽의 기소유예처분통지에 의하면, 피청구인이 청구인 등에게 본건 기소유예처분통지를 한 것은 사실이나, 청구인은 위 통지를 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는바, 특별송달 등의 방법에 의하지 아니하는 일반 우편 방식의 기소유예처분통지만으로는 그 통지를 받지 아니하였다는 청구인의 주장을 쉽게 배척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본건 기소유예처분통지에는 수신인이 ‘고○락 외 3’으로 되어 있어 청구인을 포함한 각 피의자별로 기소유예처분통지를 하였는지 여부가 명백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상대방인 고○락의 이름만이 대표로 기재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통지가 적절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따라서 제대로 통지가 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비록 피의자라 하더라도 그 불기소처분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는 처지에 있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피의자였던 청구인에게 불기소처분이 있음을 알지 못하는 사실에 대하여 과실이나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경우에 청구인이 불기소처분 사실을 알았거나 쉽게 알 수 있어서 심판청구기간 내에 심판청구가 가능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그 청구기간의 도과에 정당한 사유가 있으므로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나. 본안 판단
(1) 사건의 쟁점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에게 존속상해 혐의가 인정됨을 전제로 한 것이고, 이에 대하여 청구인은 혐의없음을 주장하여 기소유예처분을 다투는 것이므로,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이 과연 아버지 고○락에게 고의로 폭력을 행사하여 상해를 가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이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이건 당시 어머니 박○란과 아버지 고○락의 싸움을 말리다가 고○락으로부터 뺨을 맞고 동생 고○호에게 발로 차여 넘어지자 화가 나서 물컵 1개를 거실바닥에 집어던진 것뿐이며(수사기록 제16쪽 및 2005. 6. 17.자 심판청구이유보충서), 스텐컵으로 아버지인 청구외 고○락의 팔을 때린 사실이 전혀 없고, 고○락의 팔에 생긴 멍은 고○락과 박○란이 뒤엉켜 서로 폭력을 주고받던 상황에서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고 하면서, 청구인이 고의로 위 고○락에게 상해를 가한 사실이 없음은 물론, 가해행위를 한 사실조차 없다고 주장한다.
(3) 관련자의 진술 등 증거자료의 내용
(가) 고○락의 진술청구인의 아버지 고○락은 “딸인 청구인이 자신과 박○란이 싸우던 중 이새끼 저새끼 하여, (자신이 청구인의) 얼굴에 침을 뱉었는데, 딸이 거실에 있던 스텐물컵을 바닥에 1개 던지고, 다른 스텐컵으로 제 왼쪽 팔둑을 1회 때려 멍이 들었으며…… 처와 딸이 합세하여 10회 이상 저를 개패듯이 때렸습니다”(수사기록 제18면)라고 진술하고, 또한, 청구인과의 대질신문에서도 “딸로부터 폭행당한 것이 사실이고, 처와 합세하여 자신을 때리고 스텐컵으로 제 왼쪽 팔을 때려 멍이 들었다”(수사기록 제51면)라고 진술하고 있다.
(나) 고○호의 진술청구외 고○호는 “누나(청구인)가 스텐컵을 바닥에 던진 것을 보았는데, 아버지 팔둑에 맞은 것은 직접 보지 못했다”(수사기록 제27면), “컵이 바닥에 튕긴 것은 보았는데 팔둑에 직접 맞은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수사기록 제29면)라고 진술하고 있다.
(다) 박○란의 진술청구외 박○란은 “딸은 물 마시는 스텐컵을 거실 바닥에 던졌는데 튕기면서 남편 고○락 팔에 맞았다”(수사기록 제35면, 제36면)라고 진술하고 있다.
(라) 경찰작성의 상해부위도
서울동부경찰서 경장 고○석 작성의 2003. 2. 24.자 고○락에 대한 상해부위도(수사기록 제22면)에 의하면 고○락의 왼쪽 팔꿈치 뒤쪽에 ‘퍼렇게 멍이 들었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4) 증거자료에 대한 검토 및 수사미진의 점
(가) 본건에서는 당시 현장에 있던 관련자들의 진술이 구체적인 부분에 있어 조금씩 다르므로, 누구의 진술이 경험칙 등에 비추어 신빙성이 있는지가 문제된다.
먼저 고○호의 진술에 대하여 본다.
청구외 고○락과 같은 편에 서서 싸웠다는 청구인의 남동생 고○호는 청구인이 스텐컵을 던진 것은 사실이나 현장에 있으면서도 고○락의 팔에 맞는 것은 목격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어 오히려 청구인의 주장에 부합하므로 청구인의 존속상해에 대한 피의사실을 인정하는 자료로 삼기에 부족하다.그렇다면, 본건 피의사실에 대한 혐의 인정의 증거로는 고○락 및 박○란의 진술과 상해부위도의 기재내용이다. 따라서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나) 고○락의 진술 검토 및 수사미진고○락은 청구인이 스텐컵을 바닥에 1개 던지고, 다른 스텐컵으로 자신의 왼쪽 팔뚝을 때렸고, 나아가 처와 딸이 합세하여 10회 이상 자신을 때렸다고 진술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고○호의 진술, 박○란의 진술과 달라 누구의 진술이 사실인지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위 고○락의 진술도 구체적으로 어떠한 상황에서 청구인이 스텐컵을 던졌는지, 어떻게 던지고, 어떻게 때렸는지 등에 대한 정황 및 구체적 내용에 대한 조사가 미흡하며, 또한 10회 이상 때렸다는 부분은 가격방법이나 가격수단, 맞은 부위 등에 대하여 전혀 조사되지 아니하였고, 위와 같이 맞았다고 하면 팔뚝 외에 다른 곳에도 상처가 있을 법한데, 본건 직후 바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음에도 아무런 상처가 확인되지 아니하였다는 점, 현장에 있던 관련자들의 진술과 상이한 점 등에 비추어 모든 진술이 진실이라고 선뜻 믿기 어렵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은 점, 고○락은 본건 피해자로서 재산관계로 박○란 및 딸인 청구인과 자주 다투어 온 점, 또한 고○락은 청구인과 감정이 좋지 않던 중 본건 이전인 2002. 11. 15. 딸인 청구인에게 폭행을 가한 폭력행위등 혐의로 서울가정법원에서 청구인의 주거에 3미터 이내로 접근하는 행위의 금지를 명하는 보호처분결정을 받은 사실이 있는 점, 고○락과 같은 편에 서서 싸웠다는 위 고○호의 진술이 고○락의 진술에 다소 배치된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고○락의 진술은 다소 과장되거나 믿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보여질 뿐 아니라, 위 정도의 진술만으로 피의사실을 인정하는 자료로 삼기에 충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특히, 청구인이 스텐컵으로 직접 자신의 팔뚝을 때렸다거나 10회 이상 자신을 개패듯이 때렸다는 고○락의 진술은 더욱 그렇다.
더구나, 피청구인이 ‘청구인이 싸움을 말리는 척하면서 컵으로 고○락의 팔을 때렸다’고 피의사실을 그대로 원용하여 인정한 것은 부모의 싸움에 자식이 끼어들어 싸움을 말리는 척하다가 때렸다는 것인데, 상식에 비추어 다소 부적절한 사실인정으로 보인다.
즉, 고○락 상대로 구체적인 본건의 정황이나 싸움 내용, 청구인의 구체적인 가격방법, 가격부위 등에 대한 철저한 보완조사가 필요하였다고 본다.
(다) 박○란의 진술 검토 및 수사미진
박○란의 진술은 청구인과 같은 편에 있었다는 점에서 청구인에게 불리한 진술에 대하여는 그 신빙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런 점에서 박○란이 경찰에서 청구인이 바닥에 던진 스텐컵이 튕겨 위 고○락의 팔에 맞은 사실은 있다고 진술한 것은 본건 피의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로 보인다. 그러나, 박○란은 그 진술을 번복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이유보충서에 첨부된 사실확인서(인증)에서는 경찰에서 위와 같이 진술한 사실이 없고 컵을 던지기는 하였으나 맞히지 않았으며 튀어 맞을 수 있는 방향도 아니다고 하면서 종전의 경찰 진술을 부인하고 있다.
과연, 경찰에서 딸인 청구인에게 불리한 내용에 대하여 진술후 서명날인까지 한 조서에 대하여 이제 와서 진술을 번복하는 점에서 현재의 진술을 선뜻 믿을 수 없기는 하나, 한편 박○란의 경찰 진술은 본건 거실바닥에 대한 상태(나뭇결 모양의 장판인지 목재인지는 분간하기 어렵다) 및 당시 싸움의 자세 등을 고려하여 볼 때 경험칙에 부합하는 진술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즉 이유보충서에 첨부된 거실바닥에 대한 사진을 보면, 스텐물컵이 바닥에서 튀어 팔뚝 뒤꿈치 부근에 맞았을지 의문이 든다. 왜냐하면, 당시 고○락과 박○란이 서서 싸우던 상황으로 보이는데, 거실바닥에서 튄 컵이 팔뚝 뒤꿈치에 맞을 정도면 성인 어른이 서 있을 정도 기준으로 하여 약 1미터 정도 튀어 올라야 한다고 보여지는데 보통 옆에서 던졌을 경우에는 과연 그렇게 많이 튀어 오를 수가 있는지, 또한 청구인이 지적하다시피 당시는 2003. 2. 24. 늦겨울로서 고○락이 오리털파카를 입고 있었다고 주장하므로 튀어맞은 물컵으로 1회 맞아서 뒤팔꿈치 위에 시퍼런 멍이 든다는 것이 가능할지 다소 의문이 든다.
따라서, 우선, 박○란의 경찰 진술이 사실인지 여부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당시의 상황 즉 어떤 상황에서 컵을 던졌는지, 어디에서 청구인이 컵을 어떻게 누구를 상대로 던졌는지, 그 거리가 얼마인지, 실제 튀어오르는지 등에 대해 상식적으로 가능한지 확인(예컨대, 컵을 벽에 던져서 튀어 몸에 맞았다면 상식에 맞는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함이 필요하고, 나아가 박○란이 진술을 번복한 이후의 진술이 사실인지, 아니면 경찰에서 사실대로 진술해 놓고 이제 와서 딸에게 유리하게 하기 위하여 허위의 사실확인서를 인증하여 제출한 것인지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또한 박○란과 고○락의 진술의 상위에 대하여도 서로 확인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나아가, 필요하다면 박○란을 조사했던 경찰관에 대하여도 동녀의 경찰 진술에 대하여 확인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라) 상해부위도에 대한 검토
본건 상해부위도는 고○락의 팔에 퍼렇게 멍이든 상해가 있었다는 사실에 대한 증거자료가 됨은 명백하나, 그 상해가 청구인이 때린 것으로 인하여 생겼다는 증거는 될 수가 없다. 더구나 청구인의 주장처럼 위 상해가 고○락과 박○란과 싸우던 과정에서 생겼거나 혹은 당시 고○호가 싸움을 말림에도 듣지 않자 ‘다같이 죽자’며 식칼을 찾는 것을 보고 이를 고○락이 제지하며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식탁이나 씽크대 등에 부딛쳐 생긴 상처일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다. 거기에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이 상해를 입게 한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는 점, 고○락, 박○란의 진술에 대하여 그 정황 등 구체적인 보완조사나 확인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본건 상해부위도만으로는 청구인에 대하여 존속상해의 피의사실을 인정하는 증거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마)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고○락이 서 있는 옆 거실바닥에 컵을 던진 청구인의 행위로 인해 컵이 튀어 고○락에게 맞아 본건 상해가 발생하였는지에 대하여는 앞서 지적한 사항 외에도 청구인, 고○락 등 상대로 위와 같이 컵을 던진 장소와 청구외 고○락이 서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에 대하여 좀 더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더구나, 청구인의 위와 같이 컵을 던진 행위로 인해 직접 맞거나 컵을 들고 직접 때린 것이 아니라, 거실바닥에 튀어서 맞았다고 한다면 앞서 지적한 문제점이 있을 뿐 아니라, 당시 피해자가 입었다는 옷이 오리털파카라고 하면 설혹 맞았다 하더라도 위와 같이 상처가 생길 수 있는지 인과관계의 문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특히, 청구인은 평소부터 피해자 고○락이 자신을 존속폭행으로 묶으려고 하였다고 주장할 뿐 아니라, 본건 존속상해에 대한 억울한 기소유예처분으로 인해 유치원원장이나 학교 설립의 꿈마저 지장을 받게 되었다고 주장하므로, 위와 같은 점을 소홀히 하여 수사가 미진한 상태에서 한 본건 기소유예처분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한편, 피청구인은 설혹 청구인이 컵을 던져 맞게 한 행위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위 박○란과의 공동범으로서 청구인이 욕설을 하고 박○란이 고○락을 때린 행위에 대하여도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폭행)은 인정된다고 주장하나, 청구인은 아버지를 지칭하여 ‘이 사람’이라고만 하였을 뿐 욕설을 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점, 박○란이나 고○호의 진술에서도 청구인이 욕설을 하였다는 진술이 없는 점, 청구인이 어머니 박○란과 같은 입장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단지 부모의 싸움을 말리다가 아버지를 향해 ‘이 사람’이라고 지칭하자 왜 아버지에게 불순한 언사를 사용하느냐며 고○호가 자신을 발로 차는 것이 화가 나서 스텐컵을 거실바닥에 던졌다면 공동범이 된다고 선뜻 단정하기 어려운 점, 이 사건에서 청구인이 스텐컵을 거실바닥을 향해 던졌다고 하는데 고○락을 향하여 혹은 고○락이 서 있는 쪽의 거실바닥에 던졌는지, 아니면 단순히 거실바닥에 던진 것인지 여부가 명백하지 않아 폭행 즉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도 기록상 확실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점(상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면, 설혹 폭행이라고 보더라도 공동범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청구인에 대하여는 존속폭행의 혐의만 인정되는바, 이때에는 위 고○락이 처벌을 원치 아니하므로 공소권이 없는 사안이므로 피청구인의 공동폭행의 점이 인정되므로 기소유예가 정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등을 고려하여 보면, 이와 관련해서도 청구인이 본건 싸움에 가담한 것이 사실인지 즉 박○란의 행위에 합세한 행위로 볼 수 있는지, 그리하여 본건에서 공동폭행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아니면 청구인이 단순히 말리다가 화가 나서 컵을 폭행과 전혀 관계없이(즉 폭력의 고의 없이) 거실바닥에 집어던진 것인지 등에 대하여도 본건 현장에 있던 관련자들 상대로 좀더 확인하는 등 조사하여 그 혐의유무를 명백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5) 소결
결국 피청구인으로서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의 존속상해(혹은 공동폭행)의 혐의사실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위에서 지적한 여러 가지 사항을 보다 철저히 조사한 다음 판단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소홀히 한 채로 청구인에 대한 피의사실을 인정한 후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청구인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위와 같이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현저한 수사미진이 있어 그 처분은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주선회의 아래 4.와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의견일치에 의한 것이다.
4. 재판관 주선회의 반대의견
나는 다수의견과는 달리, 헌재 2001. 12. 20. 2001헌마39, 공보 64, 79; 헌재 2003. 10. 30. 2003헌마269 사건의 반대의견에서 밝힌 것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소정의 청구기간이 경과한 것으로서 부적법하여 각하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수의견에 반대한다.
2005. 7. 21.
재 판 장 재 판 관 윤 영 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권 성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 심 재 판 관 김 효 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경 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송 인 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주 선 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전 효 숙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이 공 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