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4헌바6
형사소송법 제421조 제1항 위헌소원
결정일: 2004년 9월 23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헌 법 재 판 소
결 정
사 건 2004헌바6 형사소송법 제421조 제1항 위헌소원
청 구 인 김 ○ 현
국선대리인 변호사 문 한 식
당해사건 서울지방법원 2003재노18 배임, 사기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1970. 1. 21. 서울형사지방법원 69고30913 사기 등 사건에서 징역 8월을 선고받고 항소하였다. 그 항소심 사건인 서울형사지방법원 70노1646 사건에 대해 법원은 변론없이 항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그 판결은 1972. 1. 20. 상소기간 도과로 확정되었다.
청구인은, 위 서울형사지방법원 69고30913 사건의 항소심 사건은 원래 서울형사지방법원 70노1393(이하 “70노1393”이라 한다) 사건인데 위 법원이 사건 계속 중에 같은 사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70노1646’으로 사건번호를 변경하여 재판을 진행한 것으로 자신은 70노1393 사건에 대해서 재판을 받아야 함에도 법원이 서울형사지방법원 70노1646(이하 “70노1646”이라 한다) 사건에 대해 공소기각이나 무죄를 선고하지 않고 1심의 유죄판결을 유지하는 내용의 항소기각판결을 선고한 것은 위법하고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법원 2003재노18호로 재심을 청구하였다.
청구인은 위 재심청구 사건에서 형사소송법 제421조 제1항이 항소심 판결에 대한 재심사유를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재심사유 중 일부만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2003초기1974)을 하였으나 위 법원은 제청신청을 기각하고 재심 청구도 기각하자 대법원에 즉시항고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 대상
청구인은 형사소송법(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된 것) 제421조 제1항 전부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구하고 있으나 위 법률조항 중 ‘상고의 기각 판결’ 부분은 항소기각 판결에 대해 재심을 구하고 있는 청구인에게는 적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이 부분은 심판 대상에서 제외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형사소송법(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된 것) 제421조 제1항 중 “또는 상고의”를 제외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이며 그 내용 및 관련 조항은 다음과 같다.
형사소송법 제421조 (동전) ① 항소 또는 상고의 기각판결에 대하여는 전조 제1호, 제2호, 제7호의 사유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제420조 (재심이유) 재심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 청구할 수 있다.
1. 원판결의 증거된 서류 또는 증거물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위조 또는 변조된 것이 증명된 때
2. 원판결의 증거된 증언, 감정, 통역 또는 번역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허위인 것이 증명된 때
3. 무고로 인하여 유죄의 선고를 받은 경우에 그 무고의 죄가 확정판결에 의하여 증명된 때
4. 원판결의 증거된 재판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변경된 때
5.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무죄 또는 면소를, 형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형의 면제 또는 원판결이 인정한 죄보다 경한 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
6. 저작권, 특허권, 실용신안권, 의장권 또는 상표권을 침해한 죄로 유죄의 선고를 받은 사건에 관하여 그 권리에 대한 무효의 심결 또는 무효의 판결이 확정된 때
7. 원판결, 전심판결 또는 그 판결의 기초된 조사에 관여한 법관, 공소의 제기 또는 그 공소의 기초된 수사에 관여한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그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것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증명된 때. 단 원판결의 선고 전에 법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 대하여 공소의 제기가 있는 경우에는 원판결의 법원이 그 사유를 알지 못한 때에 한한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 이유
가. 청구인의 주장
(1) 청구인이 1심의 유죄판결에 대해 항소하여 그 항소심 사건으로 법원에 계속중이던 70노1393 사건을 법원이 70노1646으로 사건번호를 변경하여 청구인에게 항소이유서 제출을 명하며 공판기일에 소환하였는바, 청구인은 이미 계속 중인 70노1393 사건에 대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였으므로 사건번호가 변경된 70노1646 사건에 대해서는 재판을 받을 이유가 없어 공판기일의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그런데 법원은 70노1646 사건에 대해 재판을 진행하여 항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청구인은 그 판결의 확정을 알지 못하였다. 이는 최초에 붙인 사건번호와 사건명은 그 사건이 종국에 이르기까지 이를 사용한다고 규정한 법원사무규칙 제38조(1962. 7. 31 대법원규칙 제133호로 제정되고 1993. 9. 8 대법원규칙 제1265호로 폐지된 것, 청구인은 현행 규칙인 법원재판사무처리규칙 제19조 제4항에 반한다고 주장하나 위 항소기각 판결 당시에는 법원사무규칙이 적용되었다.)에 반하고 동일한 사건에 대해 두 번 재판함으로써 일사부재리의 원칙에도 반하는 것이다. 따라서 70노1646 사건에 대해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3호에 비추어 공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하거나 처벌할 근거가 없어 무죄를 선고하였어야 함에도 유죄의 1심 판결을 유지하는 내용으로 항소기각을 선고한 것은 위법하고 부당하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은 항소기각 판결에 대한 재심사유를 규정하면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사유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재심사유를 모두 규정하지 않고 그 중 일부의 사유에 대하여만 제한하여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유죄를 인정하는 취지의 항소기각 판결은 유죄 판결과 달리 볼 이유가 없음에도 항소기각 판결에 대해서 재심사유를 제한하고 있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11조의 평등권과 헌법 제27조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여 위헌 무효의 조항이라 할 것이다.
나.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 이유
사실오인을 시정하는 재심의 기능에 비추어 볼 때 그 자체가 구체적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아닌 상소기각 판결에 대해서는 재심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상소기각의 판결을 한 법원이 범죄사실에 관한 조사를 한 경우 그 조사된 증거에 대하여 일정 사유가 있을 때에는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재심사유가 없고 오히려 상소기각 판결에 재심사유가 있을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사실오인을 시정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상소기각 판결에 대해서도 재심을 인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421조 제1항이 상소기각 판결에 대하여 그 규정과 같이 재심사유를 정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고 청구인의 주장과 같이 헌법 제11조에서 정한 평등권을 침해하는 등 헌법에 위반하는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3. 재판의 전제성에 대한 판단
가. 청구인이 주장하는 항소기각 판결의 위법·부당성은, ‘사건에 관하여 최초에 붙인 사건번호는 그 사건이 종국에 이르기까지 이를 사용한다’고 규정한 법원사무규칙을 위반하였고 자신이 모르는 사이 판결이 확정되었다는 것이다.
나. 형사소송법 제420조 각호의 재심사유 중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정하고 있지 않은 재심사유는 제3호, 제4호, 제5호, 제6호이고 이 중 제5호를 제외한 나머지 재심사유는 모두 판결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과 관련하여 허위가 개입되었음이 다른 확정판결로 밝혀진 경우이므로 위 항소기각 판결에 그와 같은 사유가 없음은 명백하다.
그렇다면 청구인이 주장하는 사유가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의 재심사유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살펴본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는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무죄 또는 면소를, 형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형의 면제 또는 원판결이 인정한 죄보다 경한 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를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의 의미는 원판결이 사실인정의 자료로 삼은 증거보다 경험칙이나 논리칙상 객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보여지는 증거가 새로이 발견되어 원판결에 사실오인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고 그 사실오인을 시정한 결과 원판결이 대상으로 한 사건에 대해 무죄, 면소, 형의 면제 또는 법정형이 가벼운 별개의 죄를 인정해야 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런데 위 항소기각 판결이 위반하였다는 법원사무규칙은 재판에 부수하는 법원 내부의 사무처리 기준을 정한 것에 불과할 뿐 소송 절차에 직접 영향을 미치거나 재판의 실체적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인정에 영향을 미치는 규범이 아니다. 따라서 가사 청구인의 주장대로 법원이 사무처리를 잘못하여 처음 부여한 사건번호를 재판의 종국에 이르기까지 사용하지 않고 도중에 사건번호를 변경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무죄, 면소 또는 형의 면제를 선고하거나 보다 가벼운 죄를 선고해야 할 사유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청구인은 위 항소기각 판결이 동일한 사건에 대해 두 번 재판함으로써 헌법 제13조의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반하였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청구인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동일한 사건이 사건번호가 바뀌어 재판이 진행되었을 뿐이지 청구인이 70노1393의 사건번호로는 판결을 선고받은 바 없는 이상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반되지 않아 면소의 판결을 해야 할 경우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위 항소기각 판결의 확정을 청구인이 알지 못하였다는 주장은 판결의 확정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형사소송법 제345조의 상소권회복청구의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재심사유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청구인은 또 위 항소기각 판결을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3호에 비추어 공소기각을 하였어야 할 사건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법원의 사무처리 과정에서 사건번호가 변경된 것을 두고 이미 공소 제기된 사건에 대해 다시 공소를 제기한 것과 같이 볼 수 없을뿐더러 무엇보다 공소기각 사유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의 재심사유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위 항소기각 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의 사유도 인정되지 않는다.
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위 항소기각 판결은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재심사유 중 어떠한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재심사유를 모두 규정한다 하더라도 결국 이 사건 심판 청구의 당해사건에서 법원은 재심사유 없음을 이유로 재심청구 기각 결정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에 불구하고 당해사건에서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지 않아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 없는 부적법한 청구라 할 것이다.
4.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4. 9. 23.
재 판 장 재 판 관 윤 영 철
재 판 관 김 영 일
재 판 관 권 성
주 심 재 판 관 김 경 일
재 판 관 송 인 준
재 판 관 주 선 회
재 판 관 전 효 숙
재 판 관 이 상 경
결 정
사 건 2004헌바6 형사소송법 제421조 제1항 위헌소원
청 구 인 김 ○ 현
국선대리인 변호사 문 한 식
당해사건 서울지방법원 2003재노18 배임, 사기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1970. 1. 21. 서울형사지방법원 69고30913 사기 등 사건에서 징역 8월을 선고받고 항소하였다. 그 항소심 사건인 서울형사지방법원 70노1646 사건에 대해 법원은 변론없이 항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그 판결은 1972. 1. 20. 상소기간 도과로 확정되었다.
청구인은, 위 서울형사지방법원 69고30913 사건의 항소심 사건은 원래 서울형사지방법원 70노1393(이하 “70노1393”이라 한다) 사건인데 위 법원이 사건 계속 중에 같은 사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70노1646’으로 사건번호를 변경하여 재판을 진행한 것으로 자신은 70노1393 사건에 대해서 재판을 받아야 함에도 법원이 서울형사지방법원 70노1646(이하 “70노1646”이라 한다) 사건에 대해 공소기각이나 무죄를 선고하지 않고 1심의 유죄판결을 유지하는 내용의 항소기각판결을 선고한 것은 위법하고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법원 2003재노18호로 재심을 청구하였다.
청구인은 위 재심청구 사건에서 형사소송법 제421조 제1항이 항소심 판결에 대한 재심사유를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재심사유 중 일부만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2003초기1974)을 하였으나 위 법원은 제청신청을 기각하고 재심 청구도 기각하자 대법원에 즉시항고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 대상
청구인은 형사소송법(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된 것) 제421조 제1항 전부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구하고 있으나 위 법률조항 중 ‘상고의 기각 판결’ 부분은 항소기각 판결에 대해 재심을 구하고 있는 청구인에게는 적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이 부분은 심판 대상에서 제외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형사소송법(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된 것) 제421조 제1항 중 “또는 상고의”를 제외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이며 그 내용 및 관련 조항은 다음과 같다.
형사소송법 제421조 (동전) ① 항소 또는 상고의 기각판결에 대하여는 전조 제1호, 제2호, 제7호의 사유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제420조 (재심이유) 재심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그 선고를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하여 청구할 수 있다.
1. 원판결의 증거된 서류 또는 증거물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위조 또는 변조된 것이 증명된 때
2. 원판결의 증거된 증언, 감정, 통역 또는 번역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허위인 것이 증명된 때
3. 무고로 인하여 유죄의 선고를 받은 경우에 그 무고의 죄가 확정판결에 의하여 증명된 때
4. 원판결의 증거된 재판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변경된 때
5.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무죄 또는 면소를, 형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형의 면제 또는 원판결이 인정한 죄보다 경한 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
6. 저작권, 특허권, 실용신안권, 의장권 또는 상표권을 침해한 죄로 유죄의 선고를 받은 사건에 관하여 그 권리에 대한 무효의 심결 또는 무효의 판결이 확정된 때
7. 원판결, 전심판결 또는 그 판결의 기초된 조사에 관여한 법관, 공소의 제기 또는 그 공소의 기초된 수사에 관여한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그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것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증명된 때. 단 원판결의 선고 전에 법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 대하여 공소의 제기가 있는 경우에는 원판결의 법원이 그 사유를 알지 못한 때에 한한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 이유
가. 청구인의 주장
(1) 청구인이 1심의 유죄판결에 대해 항소하여 그 항소심 사건으로 법원에 계속중이던 70노1393 사건을 법원이 70노1646으로 사건번호를 변경하여 청구인에게 항소이유서 제출을 명하며 공판기일에 소환하였는바, 청구인은 이미 계속 중인 70노1393 사건에 대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였으므로 사건번호가 변경된 70노1646 사건에 대해서는 재판을 받을 이유가 없어 공판기일의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그런데 법원은 70노1646 사건에 대해 재판을 진행하여 항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청구인은 그 판결의 확정을 알지 못하였다. 이는 최초에 붙인 사건번호와 사건명은 그 사건이 종국에 이르기까지 이를 사용한다고 규정한 법원사무규칙 제38조(1962. 7. 31 대법원규칙 제133호로 제정되고 1993. 9. 8 대법원규칙 제1265호로 폐지된 것, 청구인은 현행 규칙인 법원재판사무처리규칙 제19조 제4항에 반한다고 주장하나 위 항소기각 판결 당시에는 법원사무규칙이 적용되었다.)에 반하고 동일한 사건에 대해 두 번 재판함으로써 일사부재리의 원칙에도 반하는 것이다. 따라서 70노1646 사건에 대해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3호에 비추어 공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하거나 처벌할 근거가 없어 무죄를 선고하였어야 함에도 유죄의 1심 판결을 유지하는 내용으로 항소기각을 선고한 것은 위법하고 부당하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은 항소기각 판결에 대한 재심사유를 규정하면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사유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재심사유를 모두 규정하지 않고 그 중 일부의 사유에 대하여만 제한하여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유죄를 인정하는 취지의 항소기각 판결은 유죄 판결과 달리 볼 이유가 없음에도 항소기각 판결에 대해서 재심사유를 제한하고 있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11조의 평등권과 헌법 제27조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여 위헌 무효의 조항이라 할 것이다.
나.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 이유
사실오인을 시정하는 재심의 기능에 비추어 볼 때 그 자체가 구체적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아닌 상소기각 판결에 대해서는 재심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상소기각의 판결을 한 법원이 범죄사실에 관한 조사를 한 경우 그 조사된 증거에 대하여 일정 사유가 있을 때에는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재심사유가 없고 오히려 상소기각 판결에 재심사유가 있을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사실오인을 시정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상소기각 판결에 대해서도 재심을 인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421조 제1항이 상소기각 판결에 대하여 그 규정과 같이 재심사유를 정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고 청구인의 주장과 같이 헌법 제11조에서 정한 평등권을 침해하는 등 헌법에 위반하는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3. 재판의 전제성에 대한 판단
가. 청구인이 주장하는 항소기각 판결의 위법·부당성은, ‘사건에 관하여 최초에 붙인 사건번호는 그 사건이 종국에 이르기까지 이를 사용한다’고 규정한 법원사무규칙을 위반하였고 자신이 모르는 사이 판결이 확정되었다는 것이다.
나. 형사소송법 제420조 각호의 재심사유 중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정하고 있지 않은 재심사유는 제3호, 제4호, 제5호, 제6호이고 이 중 제5호를 제외한 나머지 재심사유는 모두 판결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과 관련하여 허위가 개입되었음이 다른 확정판결로 밝혀진 경우이므로 위 항소기각 판결에 그와 같은 사유가 없음은 명백하다.
그렇다면 청구인이 주장하는 사유가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의 재심사유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살펴본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는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무죄 또는 면소를, 형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형의 면제 또는 원판결이 인정한 죄보다 경한 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를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의 의미는 원판결이 사실인정의 자료로 삼은 증거보다 경험칙이나 논리칙상 객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보여지는 증거가 새로이 발견되어 원판결에 사실오인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고 그 사실오인을 시정한 결과 원판결이 대상으로 한 사건에 대해 무죄, 면소, 형의 면제 또는 법정형이 가벼운 별개의 죄를 인정해야 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런데 위 항소기각 판결이 위반하였다는 법원사무규칙은 재판에 부수하는 법원 내부의 사무처리 기준을 정한 것에 불과할 뿐 소송 절차에 직접 영향을 미치거나 재판의 실체적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인정에 영향을 미치는 규범이 아니다. 따라서 가사 청구인의 주장대로 법원이 사무처리를 잘못하여 처음 부여한 사건번호를 재판의 종국에 이르기까지 사용하지 않고 도중에 사건번호를 변경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무죄, 면소 또는 형의 면제를 선고하거나 보다 가벼운 죄를 선고해야 할 사유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청구인은 위 항소기각 판결이 동일한 사건에 대해 두 번 재판함으로써 헌법 제13조의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반하였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청구인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동일한 사건이 사건번호가 바뀌어 재판이 진행되었을 뿐이지 청구인이 70노1393의 사건번호로는 판결을 선고받은 바 없는 이상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반되지 않아 면소의 판결을 해야 할 경우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위 항소기각 판결의 확정을 청구인이 알지 못하였다는 주장은 판결의 확정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형사소송법 제345조의 상소권회복청구의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재심사유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청구인은 또 위 항소기각 판결을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3호에 비추어 공소기각을 하였어야 할 사건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법원의 사무처리 과정에서 사건번호가 변경된 것을 두고 이미 공소 제기된 사건에 대해 다시 공소를 제기한 것과 같이 볼 수 없을뿐더러 무엇보다 공소기각 사유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의 재심사유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위 항소기각 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의 사유도 인정되지 않는다.
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위 항소기각 판결은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재심사유 중 어떠한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재심사유를 모두 규정한다 하더라도 결국 이 사건 심판 청구의 당해사건에서 법원은 재심사유 없음을 이유로 재심청구 기각 결정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에 불구하고 당해사건에서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지 않아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 없는 부적법한 청구라 할 것이다.
4.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4. 9. 23.
재 판 장 재 판 관 윤 영 철
재 판 관 김 영 일
재 판 관 권 성
주 심 재 판 관 김 경 일
재 판 관 송 인 준
재 판 관 주 선 회
재 판 관 전 효 숙
재 판 관 이 상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