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5헌마1094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일: 2006년 7월 27일

결정 전문

헌 법 재 판 소

결 정
사 건 2005헌마1094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김 ○ 식
대리인 법무법인 치악종합법률사무소
담당 변호사 박태신
피 청 구 인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 검사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및 관련 법령의 규정
가.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과 청구인에 대한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 2005 형제10110호 불기소사건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강릉시 주문진읍 주문진항을 조업근거지로 연안통발어업(문어포획)을 해오던 중, 강릉시장이 관내 통발어업인과 연승어업인 사이의 문어포획을 둘러싼 어업분쟁을 조정하기 위하여 수산자원보호령 제18조 규정을 근거로 강릉시 고시 제1997-174호로 고시한 ‘연안통발어업의 문어포획제한고시(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 중 “조업해역은 수심 30m 외측 수역의 강릉시 연안일원으로 한다”는 내용을 위반하여 2005. 6. 24. 강릉시 사천면 사근리 앞 수심 21~26m의 수역에서 문어통발어구를 부설하여 조업을 하다가 수산자원보호령위반죄로 단속이 되었다.
(2) 피청구인은 2005. 9. 30. 위 사건에 대하여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청구인이 문어통발어구를 모두 제거하여 원상회복을 하였고 반성한다는 등 정상참작이 된다는 이유로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3) 이에 대하여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근거가 되는 수산자원보호령 제18조 및 제30조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날 소지가 있고, 수심을 기준으로 조업구역을 제한하고 있는 이 사건 고시는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2005. 11. 9.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
나. 관련 법령의 규정
수산업법(2001. 1. 29. 법률제6398호로 개정된 것)
제52조 (어업조정에 관한 명령) ①어업단속·위생관리·유통질서 기타 어업조정을 위하여 다음 각호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다
1. 수산동식물의 포획ㆍ채취ㆍ양식ㆍ어획물 및 그 제품의 처리에 관한 제한 또는 금지
2. (생략)
3.
조업구역, 어업의 시기와 포획ㆍ채취할 수 있는 수산동식물의 종류에 관한 제한 또는 금지
4. 내지 10. (생략)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한 대통령령에는 필요한 벌칙을 둘 수 있다.
③제2항의 벌칙에는 500만원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의 규정을 둘 수 있다.
제79조(자원보호에 관한 명령) ①수산동식물의 번식·보호를 위하여 다음 각호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1. 수산동식물의 포획·채취의 제한 또는 금지
2. 내지 9. (생략)
②제52조제2항 내지 제4항의 규정은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한 경우에 이를 준용한다
수산자원보호령(1998. 8. 27 대통령령 제15874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적용범위) 수산업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52조의 규정에 의한 어업단속·위생관리·유통질서 기타 어업조정에 관한 사항, 법 제54조의2의 규정에 의한 총허용 어획량의 설정에 관한 사항과 법 제79조의 규정에 의한 자원보호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는 법과 수산업법시행령에 따로 규정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이 영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
제18조 (포획·채취물의 제한) ①해양수산부장관, 시·도지사나 시장 ·군수 또는 자치구의 구청장은 자원보호 및 어업조정상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 포획·채취물의 종류와 체장 및 포획·채취의 시기를 제한할 수 있다.
②해양수산부장관, 시·도지사나 시장·군수 또는 자치구의 구청장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제한을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이를 고시하여야 한다.
제30조 (벌칙)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5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내지 2. (생략)
3. 제6조의2·제6조의3·제11조의2제2항·제16조·제18조 또는 제27조의 규정에 의한 제한 또는 금지에 위반한 자
3의2. 내지 7. (생략)
이 사건 고시(연안통발어업의 문어포획 제한고시, 1997년 12월 5일)
강릉시 수산조정위원회에서 심의 의결된 연안 통발 어업의 문어 포획 제한적 해제에 대하여 수산자원보호령 제18조 규정에 의거 다음과 같이 제한 고시합니다.
1. 연안 통발 어업의 어구는 척당 600개이상 부설하지 못한다.
2. 조업 해역은 수심 30m 외측 수역의 강릉시 연안 일원으로 한다.
3. 조류 방향과 일직선으로 통발을 부설하되 양쪽 기촉에 선명 표시를 의무화한다.
4. 체중 300g 미만의 어린 문어는 포획 하여서는 아니된다.
5. 타 관내 어업인의 관내 이주 및 관내 어업인이 관외 어선 매입시 연안 통발어업의 채포물 종류에 문어 삽입을 불허한다.
6. 타 시군 선적 연안 통발어선의 관내에서의 문어 포획은 전면 금지 한다.
이 고시는 고시한 날로부터 시행한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피청구인의 답변
가. 청구인의 주장
(1) 이 사건 고시는 법적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심제한을 통하여 어업을 제한하고 있어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였다.
(2) 수산자원보호령 제18조는 일반적 포괄조항으로서 모법인 수산업법의 위임의 범위를 넘어선 시행령이고, 벌칙규정인 수산자원보호령 제30조도 위임의 범위를 넘어 시행령으로 형사처벌을 하여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된다.
(3) 결국 피청구인은 수산자원보호령과 이 사건 고시가 적용될 경우 발생할 수도 있는 위헌성에 대한 아무런 법적 검토 없이 청구인에게 유죄임을 전제로 하는 기소유예처분을 하였으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
이 사건 고시는 당연무효라 할 수 없어 청구인이 이 사건 고시를 위반하고 문어통발조업을 한 행위는 수산자원보호령을 위반한 행위이고 따라서 피청구인의 이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적법하고 청구인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하였다.

3. 판단
가. 수산업법 제52조 제1항 본문 및 제3호에 의하면 어업조정 등을 위하여 조업구역, 어업의 시기와 포획할 수 있는 수산동식물의 종류에 관한 제한 또는 금지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고, 제2항 및 제3항에 의하면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대통령령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ㆍ구류ㆍ과료를 벌칙으로 둘 수 있으며, 같은법 제79조 제1항 본문 및 제1호에 의하면 수산동식물의 번식ㆍ보호를 위하여 수산동식물의 포획ㆍ채취의 제한 또는 금지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고 제2항은 위 제52조 제2항 및 제3항을 준용하고 있다.
한편 수산업법의 시행령인 수산자원보호령 제18조는 해양수산부장관 및 지방자치단체장은 자원보호 및 어업조정을 위하여 고시를 통하여 포획ㆍ채취물의 종류와 체장 및 포획ㆍ채취의 시기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제30조 본문 및 제3호는 위반시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으며, 강릉시에서는 위 제18조를 근거로 하여 연안통발어업의 문어포획을 제한하는 내용의 이 사건 고시를 시행하였다.
이 사건은 기소유예처분의 근거가 된 시행령 및 고시의 위헌ㆍ위법성을 이유로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사안으로, 시행령인 수산자원보호령 제18조 및 제30조가 형벌법규를 고시로 사실상 백지 재위임하여 위임입법의 법리를 위반한 것은 아닌지 그리고 이사건 고시가 시행령에서 위임받은 범위를 일탈하였는지 여부가 문제가 된다.
나. 시행령인 수산자원보호령이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재위임하지 아니하고 백지 재위임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보면, 어업분쟁조정 및 수산자원보호를 위하여 수산업법 제52조, 제54조의2 및 제79조의 세부사항을 정하는 수산자원보호령은 그 규율대상이 지극히 다양하고 수시로 변화하는 것이며 내용도 전문적이고 기술적이어서 구체적으로 상세히 규정하는 것은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수산자원보호령 제18조가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자원보호 및 어업조정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포획ㆍ채취물의 종류와 체장 및 포획ㆍ채취의 시기에 관한 제한으로 그 범위를 한정하여 고시로 정할 수 있도록 한 정도라면 백지 재위임 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한편 수산자원보호령의 벌칙조항인 제30조에 관하여도 그 근거가 되는 수산업법 제52조 제2항, 제3항 및 제79조 제2항에서 벌칙의 종류는 벌금ㆍ구류ㆍ과료로, 그 범위는 500만원이하로 각 규정함으로써 벌칙의 종류 및 범위를 한정하고 있고 수산자원보호령 제30조는 그 범위 내에서 벌칙조항을 규정하고 있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수산업법 제52조 제1항의 각호 및 제79조 제1항의 각호에서 범죄의 대상이 되는 행위도 그 대강은 예측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정하여져 있다고 볼 수 있는 점 및 수산업법이 갖는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모법의 위임범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다.
다. 다음으로, 이 사건 고시의 제2항은 “조업 해역은 수심 30m 외측 수역의 강릉시 연안 일원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해석상 수산자원보호령 제18조 제1항에서 제한 대상으로 삼고 있는 “포획ㆍ채취물의 종류와 체장 및 포획ㆍ채취의 시기”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느냐가 문제가 된다.
수산업법은 다른 법률에 비하여 보다 상황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탄력성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수산업과 생태계를 규율하는 법률로써 고도로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특성이 있어 그 속성상 형식적인 국회입법보다 탄력성있는 행정입법을 활용할 필요가 크므로 시행령의 관련조항을 해석함에 있어서도 모법인 수산업법에서 시행령에 위임한 범위와 시행령 관련조항의 해석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지나치게 사전적인 의미에 구속되지 않고 합목적적이고 탄력적인 해석이 필요하다.
따라서 비록 수산자원보호령 제18조에 포획ㆍ채취수역에 관한 명문의 규정은 없으나 모법인 수산업법 제52조 제1항 제3호에 의하면 어업조정 등을 위하여 조업구역의 제한 또는 금지에 관한 사항도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한 점 등에 비추어 수산자원보호령 제18조를 해석함에 있어서 수산업법의 입법취지까지 함께 고려한다면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수자원보호 및 어업조정을 위하여 포획ㆍ채취물의 종류를 제한하는 방법에는 수자원보호를 위하여 특정 어종에 대한 포획ㆍ채취자체를 금지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어업인들 사이에 특정 어종을 두고 어업분쟁이 발생한 경우에는 이를 조정하기 위하여 일정한 기준을 두어 조업 구역을 나누는 등 일정한 조건을 붙이는 방법을 통한 제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고시와 같이 일정한 수심을 기준으로 어업인들 사이의 조업구역을 나누는 내용의 고시는 수산자원보호령 제18조의 위임범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아니하고 포획ㆍ채취물의 종류의 제한을 지나치게 사전적인 의미로만 해석할 경우 특히 어업구역이 있는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다양하게 발생되는 어업분쟁의 유형을 미리 예상하여 이를 망라하기는 어려우므로 수산자원보호 및 어업조정이라는 입법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곤란하다.
따라서 이 사건 고시는 시행령의 위임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한다.
라. 한편, 청구인은 이 사건 고시가 연안통발어업인의 어업을 제한함으로써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였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연안통발어업인과 연승어업인 사이에 조업구역을 두고 어업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강릉시가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한정된 수산자원인 문어의 남획방지를 위하여 관계 법령에 적법하게 근거를 둔 이 사건 고시를 통하여 문어포획을 일부 제한하는 것이 헌법상 보장된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였다고는 할 수 없다.
마. 그밖에 피청구인이 이 사건에 관하여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거나 달리 위 기소유예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만큼의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으며,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 주장의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관여재판관 중 재판관 조대현의 다음 5.와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따른 것이다.

5.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
나는 다수의견과는 달리, 이 사건 고시 제2항은 법령상 근거 없이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강릉시장은 수산자원보호령 제18조 제1항을 근거로 이 사건 고시로 연안통발어업의 문어포획을 제한하면서 제2항에서 “조업해역은 수심 30m 외측 수역의 강릉시 연안 일원으로 한다”고 규정하여 조업구역을 제한하였다. 청구인은 2005. 6. 24. 강릉시 연안 수심 30m 미만의 수역에서 문어통발조업을 하여 수산자원보호령 제30조 제3호, 제18조를 위반하였다는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수산자원보호령 제18조 제1항은 “해양수산부장관, 시ㆍ도지사나 시장ㆍ군수 또는 자치구의 구청장은 자원보호 및 어업조정상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 포획ㆍ채취물의 종류와 체장 및 포획ㆍ채취의 시기를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조업구역의 제한에 관해서는 강릉시장에게 위임한 바가 없다. 수산업법 제52조 는 어업단속 기타 어업조정을 위하여 “조업구역, 어업의 시기와 포획ㆍ채취할 수 있는 수산동식물의 종류에 관한 제한 또는 금지”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제1항 제3호)과 그 위반에 대하여 500만원 이하의 벌금ㆍ구류 또는 과료의 벌칙(제2항ㆍ제3항)을 규정할 수 있는 권한을 대통령령에게 위임하였지만, 그 대통령령인 수산자원보호령에서는 연안통발어업의 문어 조업구역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지 않았다. 따라서 강릉시장의 이 사건 고시 제2항은 법령상 근거 없이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형사처벌의 근거법규로 삼을 수 없다. 수산업법 제52조 제1항 제3호는 조업구역의 제한을 대통령령에게 위임하였을 뿐 강릉시장에게 위임한 것이 아니므로, 수산업법 제52조 제1항 제3호를 내세워 이 사건 고시 제2항을 합법화할 수 없다.
그러므로 청구인이 이 사건 고시 제2항을 위반하였다고 하여 수산자원보호령 제18조 제1항에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고 수산자원보호령 제30조 제3호에 의하여 처벌할 수 없다. 따라서 청구인이 수산자원보호령 제18조 제1항을 위반하여 수산자원보호령 제30조 제3호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위반하여 유죄처분을 함으로써 청구인의 명예에 관한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마땅히 취소되어야 한다.

2006. 7. 27.
재 판 장 재 판 관 윤 영 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권 성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효 종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김 경 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송 인 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주 선 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전 효 숙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 심 재 판 관 이 공 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 판 관 조 대 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