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3헌마417
기소유예처분취소등
결정일: 2004년 10월 28일
결정요지
참조조문
결정 전문
헌 법 재 판 소
결 정
사 건 2003헌마417 기소유예처분취소 등
청 구 인 전 ○ 숙
국선대리인 변호사 최 윤 수
피청구인 대전지방검찰청 논산지청 검사
주 문
청구인의 심판청구 중 수사기록열람등사청구 일부불허처분에 대한 취소청구는 이를 각하하고, 피청구인이 2003. 4. 29. 대전지방검찰청 논산지청 2003년 형제2304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심판기록과 증거자료(대전지방검찰청 논산지청 2003년 형제2304호 불기소사건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청구인은 ○○이라는 상호로 일반음식점을 경영하는 자인바, 2003. 3. 17. 19:00경부터 같은 날 20:00경까지 위 음식점에서 손님 청구외 조○식, 김○석, 조○득으로 하여금 속칭 ‘고스톱’이라는 도박을 하게 함으로써 식품위생법 제31조 제1항이 정한 식품접객업자의 영업자준수사항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입건되어 2003. 4. 29.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나. 이에 청구인은 위 기소유예처분은 헌법상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 형벌조항을 적용한 위헌적인 결정이고, 나아가서는 위 청구외인들의 도박죄가 인정되지 아니함에도 청구인의 혐의를 인정한 것은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행복추구권, 평등권 등을 침해하는 한편,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위 기소유예처분 사건기록에 대한 열람등사청구 중 그 일부를 불허한 것은 청구인의 알권리를 침해하였음을 이유로 위 기소유예처분 및 열람등사청구 중 일부불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관계인의 주장 및 의견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1)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혐의를 인정하면서 적용한 식품위생법 제77조제5호는 “제29조 제1항 또는 제31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영업자가 지켜야 할 사항을 지키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는 한편, 위 법 제31조 제1항은 “식품접객영업자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영업자 및 그 종업원은 영업의 위생적 관리 및 질서유지와 국민보건위생의 증진을 위하여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사항을 지켜야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바, 위 제31조 제1항은 구체적으로 범죄구성요건을 정하지 않고 하위법규에 포괄적으로 위임하여 죄형법정주의와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위헌적인 규정이므로 위 조항을 적용하여 청구인의 혐의를 인정한 피청구인의 처분은 위헌적인 공권력 행사이다.
(2) 한편, 식품위생법 제31조는 준수사항의무자에 대하여 “식품접객영업자 등 대통령이 정하는 영업자 및 그 종업원”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준수의무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자로 국한되는 바, 대통령령 제17조의2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영업자」의 범위에 식품접객업자는 포함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청구인은 법 제31조의 수범자가 될 수 없음에도 청구인의 혐의를 인정하여 기소유예 처분한 것은 식품위생법의 법리를 현저히 오해한 자의적인 공권력 행사이다.
(3) 이 건 청구외인들의 도박행위를 살피더라도 청구외인들이 이 건에 이르게 된 경위, 시간과 장소, 도박에 건 재물의 가액정도, 그들의 사회적 지위나 재산정도 등 여러 가지 객관적 사정에 비추어 일시 오락의 정도에 지나지 아니하여 가벌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위 도박행위를 방지하지 못하였다는 청구인의 피의사실도 죄가 될 수 없음에도 혐의를 인정한 것 또한 위헌적인 공권력 행사이다.
(4) 또한, 이건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청구 중 본인진술서류 이외의 부분에 대한 불허처분은 청구인의 알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
나. 피청구인의 의견
(1) 청구인이 이 건 고스톱 도박에 이용된 화투와 담요를 제공하고 위 청구외인들의 도박행위를 묵인한 점, 익명의 제보로 이 건 단속이 이루어 진 것에 비추어 청구인의 식당에서 도박이 빈번히 행하여진 것으로 볼만한 사정이 엿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의 혐의를 인정하기에 충분하다.
(2)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ㆍ등사청구에 대하여 사건관계인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생명신체의 안전이나 생활의 평온을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이를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인 기본권제한이다.
3. 심판청구의 적법성 판단
가. 알권리 침해(수사기록열람등사청구 일부불허) 부분
청구인은 위 기소유예처분 사건기록 중 일부에 대하여 피청구인이 열람등사청구를 불허한 것은 청구인의 알 권리를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위 열람등사신청 중 일부불허에 대한 근거가 되었던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0조의2는 사건관계인 등이 불기소사건기록에 대하여 일정범위의 열람ㆍ등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제21조에서 위와 같은 청구가 있는 경우 검사는 그 허가여부를 결정하여 서면으로 통지할 의무를 지도록 규정함으로써 국민에게 불기소사건기록의 열람ㆍ등사를 청구할 권리 내지 법에 정하여진 절차에 따라 그 허가여부의 처분을 행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법규상의 지위가 부여되었으므로 위 열람ㆍ등사청구에 대한 피청구인의 거부처분은 취소소송의 대상이 된다.(헌재 1998. 2. 27. 97헌마101, 판례집 10-1, 199, 211 참조)
그러나, 위 거부처분에 대하여 행정소송 등의 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제기한 이 부분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가 정한 다른 법률의 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청구로서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나. 기소유예처분취소 부분
(1) 자기관련성
청구인은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피의자로 자기관련성이 인정된다.
(2) 청구기간준수
청구인은 2003. 4. 29.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후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2003. 6. 25. 청구하였으므로 청구기간을 준수하였다.
다. 소결
따라서 적법요건을 준수한 기소유예취소청구 부분에 대하여만 아래와 같이 본안에서 판단하기로 한다.
4. 본안판단
가. 기소유예처분의 근거가 되었던 식품위생법(1988. 12. 31. 법률 제4701호로 개정된 것)제31조 제1항(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이 죄형법정주의 및 위임입법의 한계를 위배하였는지 여부
(1) 죄형법정주의 및 위임입법의 한계
이 사건 조항의 경우 식품접객업자 등 영업자의 준수사항의 구체적 내용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이에 위반한 경우에는 형벌을 받게 되므로(같은법 제77조제5호) 이것이 죄형법정주의 및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 문제된다.
이에 대하여 우리 재판소는 사회현상의 복잡다기화와 국회의 전문적ㆍ기술적 능력의 한계 및 시간적 적응능력의 한계로 인하여 형사처벌에 관련된 모든 법규를 예외 없이 형식적 의미의 법률에 의하여 규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실제에 적합하지도 아니하고, 특히 긴급한 필요가 있거나 미리 법률로써 자세히 정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위임법률이 구성요건의 점에서 처벌대상인 행위가 어떠한 것인지 이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정하고, 형벌의 종류 및 그 상한과 폭을 명확히 규정하는 경우에는 위임입법이 허용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헌재 1996. 2. 29. 94헌마213 판례집 8-1, 147).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위임법률인 식품위생법 제31조 제1항에 규정된 “영업의 위생적 관리 및 질서유지와 국민보건위생의 증진”이라는 규정이 누가 보더라도 보건복지부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하여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위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관련 법 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ㆍ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위 헌재 94헌마213 판례).
그러므로 살피건대, 위 조항의 위임에 의하여 보건복지부령인 식품위생법시행규칙 별표13이 규정하고 있는 식품접객영업자등의준수사항을 살펴보면 이는 모두 식품위생법 제2장(식품 및 식품첨가물)의 위해식품등의 판매등 금지(제4조), 병육(病肉)등의 판매등 금지(제5조), 기준ㆍ규격이 고시되지 아니한 화학적 합성품등의 판매등 금지(제6조), 기준과 규격(제7조), 제3장(기구와 용기ㆍ포장)의 유독기구등의 판매ㆍ사용금지(제8조), 기준과 규격(제9조), 제4장(표시)의 표시기준(제10조), 허위표시등의 금지(제11조), 제6장(검사등)의 유전자조합식품의 안전성 평가 등(제15조), 수입식품의 신고등(제16조), 출입ㆍ검사ㆍ수거등(제17조), 식품등의 재검사(제17조의2), 자가품질검사의 의무(제19조), 제7장(영업)의 시설기준(제21조), 건강진단(제26조), 위생교육(제27조), 품질관리 및 보고(제29조), 영업의 제한(제30조), 식품등의 자진회수(제31조의2),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제32조의2), 제8장의 조리사 및 영양사에 관한 규정 등과 관련하여 식품접객영업자등이 준수하여야 할 구체적 내용을 규정하거나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아니한 사항들인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위 조항의 규율대상이 되는 영업형태(유흥주점영업, 휴게음식점영업 등을 포함한 식품접객업과 식품제조ㆍ가공업, 즉석판매제조ㆍ가공업, 식품첨가물제조업, 식품소분판매업 등)의 구조적인 차이와 그 다양성에 주목하면 여러 태양에 따른 각 영업형태의 공통적 요소를 찾아내어 영업자준수사항의 자세한 내용을 법률 자체에서 정하기도 극히 어렵거니와 위 영업자준수사항을 각 영업형태별로 세분하여 일일이 예측하거나 파악하여 규정하는 한편 그러한 상황에 즉응하여 그때마다 법률을 개정하는 것 또한 입법기술상 지극히 어려운 점이 있고, 아울러 영업자준수사항 위반행위에 대한 형벌의 종류, 그 상한과 하한 등 형벌에 관한 모든 사항은 모두 위 법 제77조 제5호에서 직접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식품접객영업자 등 영업자준수사항의 구체적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식품위생법시행규칙 제42조는 미리 법률로써 자세히 정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로서 식품위생법 제31조제1항의 정당한 위임한계내의 규정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식품위생법 제31조 제1항과 그 처벌조항인 같은 법 제77조 제5호는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나. 법리오해 여부
(1) 청구인은 이 건 당시 식품위생법 제31조는 영업자준수사항의 수범자로 “식품접객영업자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영업자 및 그 종업원”으로 규정하여 영업자준수사항 수범자의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데 대통령령인 식품위생법시행령 제17조의2는 영업자준수사항 수범자를 일일이 나열하면서 식품접객업자는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일반음식점을 경영하는 식품접객업자인 청구인은 위 법 제31조가 정한 영업자준수사항을 준수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법 제31조가 법률에서는 영업자준수사항의 수범자로 식품접객영업자를 예시하면서도 정작 시행령인 대통령령에서는 식품접객업자가 포함되지 아니한 것은 청구인의 주장과 같으나, 이는 단순한 입법상의 혼선으로 보여지며 대통령령에서 ‘식품접객업자’를 예시하지 않았다고 하여 시행령(대통령령)이 식품접객영업자에 대하여 그 적용을 배제하는 취지는 결코 아니라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위 법 제31조 제1항의 “식품접객영업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영업자”라는 규정은 영업자준수사항의 대표적 수범자가 식품접객영업자임을 분명하게 예시하는 취지여서 식품접객업자는 대통령령의 규정여부를 불문하고 당연히 위 준수사항의 수범자라고 새기는 것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나아가 청구인은 이 사건 위 청구외인들의 속칭 ‘고스톱’ 도박 행위는 일시적 오락에 불과하여 형법상 도박죄로 처벌할 수 없고, 따라서 식품접객업자로서 이를 방지하지 못한 혐의도 죄가 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수사기록에 나타난 증거자료를 종합하여 청구외인들의 이건 위 고스톱 도박행위와 관련된 제반 사정을 살펴보기로 한다.
(가) 사실관계
① 먼저 위 도박행위에 가담한 청구외인들의 사회적 지위나 재산정도를 보면, 위 조○식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2003. 1. 31. 육군대령으로 예편하였으며 재산은 3억원가량, 월수입은 연금수입 월 300만원 정도로 보국수훈삼일장을 받은 국가유공자로 가족으로는 처와 자녀 2명이 있는데 큰아들은 회사원, 둘째 아들은 의사인 퇴역장교이고, 위 김○석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육군중령으로 예편한 이후 건설회사의 상무로 근무하고 있고 재산은 2억원정도에 월수입은 200만원 정도로 가족은 처와 군인 및 학생인 2자녀를 둔 가장이며, 위 조○득은 회사원으로 재산은 주택 1채가 있고 월수입 250만원 정도로 생활하고 있으며 가족은 처와 학생인 2자녀를 둔 자로 청구외인들은 모두 사회통념상 중산층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며, 위 조
○식과 조○득은 친형제간이고, 위 조○식과 위 김○석은 군 선후배 사이이다.
② 다음 위 청구외인들이 이 건 도박에 이른 경위를 살펴보면 위 조○식의 군 동료인 현역육군대령 청구외 안○윤이 예편한 위 조○식을 위로ㆍ격려하기 위해 ○○골프장에 초대하여 골프를 한 다음 저녁식사를 위하여 청구인의 식당에서 만나기로 하였는데, 먼저 위 식당에 도착한 위 청구외인 들이 주문한 요리를 기다리는 동안 식대를 갹출하고자 이 건 고스톱 도박행위에 이른 점이 인정된다.
③ 한편 위 청구외인들이 이 건 도박행위에 건 도금의 액수를 보면 위 청구외 3인으로부터 압수된 도금의 총액은 20만원으로 3점에 500원을 기본으로 2점을 추가할 때마다 500원씩을 가산하는 방식이었으며 30여분간 약 10회 정도 하였다.
(나) 판단
위와 같이 위 청구외인 들이 이 건 고스톱 도박에 이른 경위와 방법, 위 청구외인들 상호간의 관계, ‘고스톱’ 도박이 이루어진 시간과 장소, 도박의 가액정도, 도박회수, 그들의 사회적 지위나 연령, 재산정도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건 도박행위는 일시적 오락의 정도에 지나지 아니하여 형법상의 도박죄로는 처벌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보여지므로 위 도박행위를 방지하지 아니하지 못한 청구인의 행위가 식품위생법상의 식품접객업자의 준수사항에 위반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부분 헌법소원심판 청구는 이 점에 있어 이유 있으므로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은 이를 취소함이 상당하다.
5. 결론
따라서 청구인의 심판청구 중 수사기록열람등사청구 일부불허처분에 대한 취소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기소유예처분 취소청구 부분은 인용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4. 10. 28.
재 판 장 재 판 관 윤 영 철
재 판 관 김 영 일
재 판 관 권 성
재 판 관 김 효 종
재 판 관 김 경 일
주 심 재 판 관 송 인 준
재 판 관 주 선 회
재 판 관 전 효 숙
재 판 관 이 상 경
결 정
사 건 2003헌마417 기소유예처분취소 등
청 구 인 전 ○ 숙
국선대리인 변호사 최 윤 수
피청구인 대전지방검찰청 논산지청 검사
주 문
청구인의 심판청구 중 수사기록열람등사청구 일부불허처분에 대한 취소청구는 이를 각하하고, 피청구인이 2003. 4. 29. 대전지방검찰청 논산지청 2003년 형제2304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심판기록과 증거자료(대전지방검찰청 논산지청 2003년 형제2304호 불기소사건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청구인은 ○○이라는 상호로 일반음식점을 경영하는 자인바, 2003. 3. 17. 19:00경부터 같은 날 20:00경까지 위 음식점에서 손님 청구외 조○식, 김○석, 조○득으로 하여금 속칭 ‘고스톱’이라는 도박을 하게 함으로써 식품위생법 제31조 제1항이 정한 식품접객업자의 영업자준수사항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입건되어 2003. 4. 29.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나. 이에 청구인은 위 기소유예처분은 헌법상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 형벌조항을 적용한 위헌적인 결정이고, 나아가서는 위 청구외인들의 도박죄가 인정되지 아니함에도 청구인의 혐의를 인정한 것은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행복추구권, 평등권 등을 침해하는 한편,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위 기소유예처분 사건기록에 대한 열람등사청구 중 그 일부를 불허한 것은 청구인의 알권리를 침해하였음을 이유로 위 기소유예처분 및 열람등사청구 중 일부불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관계인의 주장 및 의견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1)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혐의를 인정하면서 적용한 식품위생법 제77조제5호는 “제29조 제1항 또는 제31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영업자가 지켜야 할 사항을 지키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는 한편, 위 법 제31조 제1항은 “식품접객영업자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영업자 및 그 종업원은 영업의 위생적 관리 및 질서유지와 국민보건위생의 증진을 위하여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사항을 지켜야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바, 위 제31조 제1항은 구체적으로 범죄구성요건을 정하지 않고 하위법규에 포괄적으로 위임하여 죄형법정주의와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위헌적인 규정이므로 위 조항을 적용하여 청구인의 혐의를 인정한 피청구인의 처분은 위헌적인 공권력 행사이다.
(2) 한편, 식품위생법 제31조는 준수사항의무자에 대하여 “식품접객영업자 등 대통령이 정하는 영업자 및 그 종업원”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준수의무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자로 국한되는 바, 대통령령 제17조의2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영업자」의 범위에 식품접객업자는 포함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청구인은 법 제31조의 수범자가 될 수 없음에도 청구인의 혐의를 인정하여 기소유예 처분한 것은 식품위생법의 법리를 현저히 오해한 자의적인 공권력 행사이다.
(3) 이 건 청구외인들의 도박행위를 살피더라도 청구외인들이 이 건에 이르게 된 경위, 시간과 장소, 도박에 건 재물의 가액정도, 그들의 사회적 지위나 재산정도 등 여러 가지 객관적 사정에 비추어 일시 오락의 정도에 지나지 아니하여 가벌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위 도박행위를 방지하지 못하였다는 청구인의 피의사실도 죄가 될 수 없음에도 혐의를 인정한 것 또한 위헌적인 공권력 행사이다.
(4) 또한, 이건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청구 중 본인진술서류 이외의 부분에 대한 불허처분은 청구인의 알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
나. 피청구인의 의견
(1) 청구인이 이 건 고스톱 도박에 이용된 화투와 담요를 제공하고 위 청구외인들의 도박행위를 묵인한 점, 익명의 제보로 이 건 단속이 이루어 진 것에 비추어 청구인의 식당에서 도박이 빈번히 행하여진 것으로 볼만한 사정이 엿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의 혐의를 인정하기에 충분하다.
(2)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ㆍ등사청구에 대하여 사건관계인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생명신체의 안전이나 생활의 평온을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이를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인 기본권제한이다.
3. 심판청구의 적법성 판단
가. 알권리 침해(수사기록열람등사청구 일부불허) 부분
청구인은 위 기소유예처분 사건기록 중 일부에 대하여 피청구인이 열람등사청구를 불허한 것은 청구인의 알 권리를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위 열람등사신청 중 일부불허에 대한 근거가 되었던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0조의2는 사건관계인 등이 불기소사건기록에 대하여 일정범위의 열람ㆍ등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제21조에서 위와 같은 청구가 있는 경우 검사는 그 허가여부를 결정하여 서면으로 통지할 의무를 지도록 규정함으로써 국민에게 불기소사건기록의 열람ㆍ등사를 청구할 권리 내지 법에 정하여진 절차에 따라 그 허가여부의 처분을 행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법규상의 지위가 부여되었으므로 위 열람ㆍ등사청구에 대한 피청구인의 거부처분은 취소소송의 대상이 된다.(헌재 1998. 2. 27. 97헌마101, 판례집 10-1, 199, 211 참조)
그러나, 위 거부처분에 대하여 행정소송 등의 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제기한 이 부분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가 정한 다른 법률의 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청구로서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나. 기소유예처분취소 부분
(1) 자기관련성
청구인은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피의자로 자기관련성이 인정된다.
(2) 청구기간준수
청구인은 2003. 4. 29.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후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2003. 6. 25. 청구하였으므로 청구기간을 준수하였다.
다. 소결
따라서 적법요건을 준수한 기소유예취소청구 부분에 대하여만 아래와 같이 본안에서 판단하기로 한다.
4. 본안판단
가. 기소유예처분의 근거가 되었던 식품위생법(1988. 12. 31. 법률 제4701호로 개정된 것)제31조 제1항(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이 죄형법정주의 및 위임입법의 한계를 위배하였는지 여부
(1) 죄형법정주의 및 위임입법의 한계
이 사건 조항의 경우 식품접객업자 등 영업자의 준수사항의 구체적 내용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이에 위반한 경우에는 형벌을 받게 되므로(같은법 제77조제5호) 이것이 죄형법정주의 및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 문제된다.
이에 대하여 우리 재판소는 사회현상의 복잡다기화와 국회의 전문적ㆍ기술적 능력의 한계 및 시간적 적응능력의 한계로 인하여 형사처벌에 관련된 모든 법규를 예외 없이 형식적 의미의 법률에 의하여 규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실제에 적합하지도 아니하고, 특히 긴급한 필요가 있거나 미리 법률로써 자세히 정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위임법률이 구성요건의 점에서 처벌대상인 행위가 어떠한 것인지 이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정하고, 형벌의 종류 및 그 상한과 폭을 명확히 규정하는 경우에는 위임입법이 허용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헌재 1996. 2. 29. 94헌마213 판례집 8-1, 147).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위임법률인 식품위생법 제31조 제1항에 규정된 “영업의 위생적 관리 및 질서유지와 국민보건위생의 증진”이라는 규정이 누가 보더라도 보건복지부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하여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위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관련 법 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ㆍ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위 헌재 94헌마213 판례).
그러므로 살피건대, 위 조항의 위임에 의하여 보건복지부령인 식품위생법시행규칙 별표13이 규정하고 있는 식품접객영업자등의준수사항을 살펴보면 이는 모두 식품위생법 제2장(식품 및 식품첨가물)의 위해식품등의 판매등 금지(제4조), 병육(病肉)등의 판매등 금지(제5조), 기준ㆍ규격이 고시되지 아니한 화학적 합성품등의 판매등 금지(제6조), 기준과 규격(제7조), 제3장(기구와 용기ㆍ포장)의 유독기구등의 판매ㆍ사용금지(제8조), 기준과 규격(제9조), 제4장(표시)의 표시기준(제10조), 허위표시등의 금지(제11조), 제6장(검사등)의 유전자조합식품의 안전성 평가 등(제15조), 수입식품의 신고등(제16조), 출입ㆍ검사ㆍ수거등(제17조), 식품등의 재검사(제17조의2), 자가품질검사의 의무(제19조), 제7장(영업)의 시설기준(제21조), 건강진단(제26조), 위생교육(제27조), 품질관리 및 보고(제29조), 영업의 제한(제30조), 식품등의 자진회수(제31조의2),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제32조의2), 제8장의 조리사 및 영양사에 관한 규정 등과 관련하여 식품접객영업자등이 준수하여야 할 구체적 내용을 규정하거나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아니한 사항들인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위 조항의 규율대상이 되는 영업형태(유흥주점영업, 휴게음식점영업 등을 포함한 식품접객업과 식품제조ㆍ가공업, 즉석판매제조ㆍ가공업, 식품첨가물제조업, 식품소분판매업 등)의 구조적인 차이와 그 다양성에 주목하면 여러 태양에 따른 각 영업형태의 공통적 요소를 찾아내어 영업자준수사항의 자세한 내용을 법률 자체에서 정하기도 극히 어렵거니와 위 영업자준수사항을 각 영업형태별로 세분하여 일일이 예측하거나 파악하여 규정하는 한편 그러한 상황에 즉응하여 그때마다 법률을 개정하는 것 또한 입법기술상 지극히 어려운 점이 있고, 아울러 영업자준수사항 위반행위에 대한 형벌의 종류, 그 상한과 하한 등 형벌에 관한 모든 사항은 모두 위 법 제77조 제5호에서 직접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식품접객영업자 등 영업자준수사항의 구체적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식품위생법시행규칙 제42조는 미리 법률로써 자세히 정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로서 식품위생법 제31조제1항의 정당한 위임한계내의 규정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식품위생법 제31조 제1항과 그 처벌조항인 같은 법 제77조 제5호는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나. 법리오해 여부
(1) 청구인은 이 건 당시 식품위생법 제31조는 영업자준수사항의 수범자로 “식품접객영업자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영업자 및 그 종업원”으로 규정하여 영업자준수사항 수범자의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데 대통령령인 식품위생법시행령 제17조의2는 영업자준수사항 수범자를 일일이 나열하면서 식품접객업자는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일반음식점을 경영하는 식품접객업자인 청구인은 위 법 제31조가 정한 영업자준수사항을 준수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법 제31조가 법률에서는 영업자준수사항의 수범자로 식품접객영업자를 예시하면서도 정작 시행령인 대통령령에서는 식품접객업자가 포함되지 아니한 것은 청구인의 주장과 같으나, 이는 단순한 입법상의 혼선으로 보여지며 대통령령에서 ‘식품접객업자’를 예시하지 않았다고 하여 시행령(대통령령)이 식품접객영업자에 대하여 그 적용을 배제하는 취지는 결코 아니라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위 법 제31조 제1항의 “식품접객영업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영업자”라는 규정은 영업자준수사항의 대표적 수범자가 식품접객영업자임을 분명하게 예시하는 취지여서 식품접객업자는 대통령령의 규정여부를 불문하고 당연히 위 준수사항의 수범자라고 새기는 것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나아가 청구인은 이 사건 위 청구외인들의 속칭 ‘고스톱’ 도박 행위는 일시적 오락에 불과하여 형법상 도박죄로 처벌할 수 없고, 따라서 식품접객업자로서 이를 방지하지 못한 혐의도 죄가 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수사기록에 나타난 증거자료를 종합하여 청구외인들의 이건 위 고스톱 도박행위와 관련된 제반 사정을 살펴보기로 한다.
(가) 사실관계
① 먼저 위 도박행위에 가담한 청구외인들의 사회적 지위나 재산정도를 보면, 위 조○식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2003. 1. 31. 육군대령으로 예편하였으며 재산은 3억원가량, 월수입은 연금수입 월 300만원 정도로 보국수훈삼일장을 받은 국가유공자로 가족으로는 처와 자녀 2명이 있는데 큰아들은 회사원, 둘째 아들은 의사인 퇴역장교이고, 위 김○석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육군중령으로 예편한 이후 건설회사의 상무로 근무하고 있고 재산은 2억원정도에 월수입은 200만원 정도로 가족은 처와 군인 및 학생인 2자녀를 둔 가장이며, 위 조○득은 회사원으로 재산은 주택 1채가 있고 월수입 250만원 정도로 생활하고 있으며 가족은 처와 학생인 2자녀를 둔 자로 청구외인들은 모두 사회통념상 중산층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며, 위 조
○식과 조○득은 친형제간이고, 위 조○식과 위 김○석은 군 선후배 사이이다.
② 다음 위 청구외인들이 이 건 도박에 이른 경위를 살펴보면 위 조○식의 군 동료인 현역육군대령 청구외 안○윤이 예편한 위 조○식을 위로ㆍ격려하기 위해 ○○골프장에 초대하여 골프를 한 다음 저녁식사를 위하여 청구인의 식당에서 만나기로 하였는데, 먼저 위 식당에 도착한 위 청구외인 들이 주문한 요리를 기다리는 동안 식대를 갹출하고자 이 건 고스톱 도박행위에 이른 점이 인정된다.
③ 한편 위 청구외인들이 이 건 도박행위에 건 도금의 액수를 보면 위 청구외 3인으로부터 압수된 도금의 총액은 20만원으로 3점에 500원을 기본으로 2점을 추가할 때마다 500원씩을 가산하는 방식이었으며 30여분간 약 10회 정도 하였다.
(나) 판단
위와 같이 위 청구외인 들이 이 건 고스톱 도박에 이른 경위와 방법, 위 청구외인들 상호간의 관계, ‘고스톱’ 도박이 이루어진 시간과 장소, 도박의 가액정도, 도박회수, 그들의 사회적 지위나 연령, 재산정도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건 도박행위는 일시적 오락의 정도에 지나지 아니하여 형법상의 도박죄로는 처벌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보여지므로 위 도박행위를 방지하지 아니하지 못한 청구인의 행위가 식품위생법상의 식품접객업자의 준수사항에 위반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부분 헌법소원심판 청구는 이 점에 있어 이유 있으므로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은 이를 취소함이 상당하다.
5. 결론
따라서 청구인의 심판청구 중 수사기록열람등사청구 일부불허처분에 대한 취소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기소유예처분 취소청구 부분은 인용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4. 10. 28.
재 판 장 재 판 관 윤 영 철
재 판 관 김 영 일
재 판 관 권 성
재 판 관 김 효 종
재 판 관 김 경 일
주 심 재 판 관 송 인 준
재 판 관 주 선 회
재 판 관 전 효 숙
재 판 관 이 상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