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법원 민사

96카합158

출입금지및공사방해중지가처분

법원: 서울지법 선고일: 1996년 2월 21일 선고: 자

판시사항

장애인 복지재단의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인근 주민들의 공사방해에 대하여 담보제공 없이 공사방해중지를 명령한 사례

판결요지

정서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가 아파트지구 내의 초등학교 부지로 예정된 토지 위에 설립됨으로 인하여 아파트 입주민들의 아동들이 2부제 수업 또는 과밀학급 수업을 받는 등 다소간의 불편을 겪게 된다 하더라도, 정서장애아가 그에 필요한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함으로써 받는 불편함과는 비교도 할 수 없다는 사유로, 장애인 복지재단의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인근 주민들의 공사방해에 대하여 담보제공 없이 공사방해중지를 명령한 사례.

참조조문

민법 제214조, 민사소송법 제714조

판결 전문

【신 청 인】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주영)
【피신청인】 피신청인 1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성우경)
【주 문】
1. 피신청인들은 별지 목록 기재 토지에 출입하거나, 신청인 또는 그 공사수급인 등의 위 토지의 출입, 사용 또는 점유를 방해하여서는 아니된다.
2. 피신청인들은 신청인이 위 토지의 지상에 부지조성공사 및 건물축조공사를 하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된다.
3. 피신청인들은 제3자로 하여금 위 제1, 2항의 방해행위를 하게 하여서는 아니된다.
4. 신청비용은 피신청인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신청인 재단은 장애인의 어려움을 돕고 그들을 사회에 바로 알림으로써 장애인의 복지증진과 발전에 기여하기 위하여 설립된 재단으로서, 장애인 복지에 관한 계몽 및 홍보지원사업, 특수학교 설치운영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 사실, 신청인 재단은 장애인들에 대한 특수학교 설치 운영 사업의 일환으로 별지 목록 기재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만 한다)를 서울특별시로부터 취득하여 그 지상에 정서장애아 특수학교인 가칭 밀알학교를 설립하려고 현재 건축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사실, 위 밀알학교는 1997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위 밀알학교의 건축공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 위 밀알학교에 입학 예정인 다수의 정서장애 아동들이 교육을 받을 기회를 박탈당하게 될 우려가 있는 사실, 피신청인들은 이 사건 토지 주변에 위치한 수서지구 일원본동 지역 아파트 입주민들로서, 피신청인 1은 위 특수학교 건축 저지와 초등학교 부지 환원을 위하여 위 일원본동 지역 아파트 입주민들로 구성된 대책위원회 위원장직을, 피신청인 2는 위 대책위원회 위원직을 각 맡고 있었던 사실, 피신청인들을 포함한 위 아파트 입주민들은 아래 피신청인들 주장과 같은 이유로, 공사장비의 공사장 진입을 방해하고 현장사무소를 점거하는 등 물리력을 행사하며 공사를 방해하였고, 어린 초등학교 학생들까지 공사현장에 나와 그 입주민들과 함께 "2부제가 싫어요", "정말 싫어요. 콩나물 교실" 등의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하며 신청인 재단이 위 특수학교를 건축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인 신청인 재단으로서는 위 특수학교 건축을 방해하고 있는 피신청인들에 대하여 그 소유권에 기하여 주문 기재와 같은 방해금지를 구할 피보전 권리 및 그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신청인들은, 수서지구 택지개발기본계획에 의하면 이 사건 토지는 정서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용 부지가 아니라 수서지구 아동을 위한 초등학교 설립부지로 지정되어 있었으므로 원래 계획대로 초등학교가 설립되어야 하고, 위 일원본동 지역 아파트 입주민들은 입주 당시 위 택지개발기본계획에 근거한 수익자부담의 원칙에 따라 이 사건 토지에 초등학교를 설립하기 위한 비용을 이미 부담하였으며, 위 일원본동 아파트 입주민들의 아동은 2부제 수업 내지는 과밀학급수업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먼 거리를 교통사고를 무릅쓰며 통학하고 있는 실정이고, 이 사건 토지의 매각 과정과 서울시 교육청에 의한 특수학교 설립인가처분 및 그에 근거한 특수학교 건축허가 등 일련의 처분은 위 일원본동 지역 아파트 입주민 아동들의 헌법상 보장된 교육을 받을 권리를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것으로써 교육법 및 도시계획법 등을 위반한 명백히 하자 있는 행정행위로서 무효이므로, 피신청인들을 포함한 위 일원본동 지역 아파트 입주민들은 이 사건 토지를 초등학교 부지로 환원시키기 위하여 특수학교 설립인가처분 무효확인 소송 등의 법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는바, 신청인 재단이 이 사건 토지에 특수학교를 설립하게 된다면 추후 피신청인 등이 승소한다고 하더라도 그 목적 달성에 크나큰 장애가 될 수 있으므로, 신청인 재단은 이 사건 토지에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건물을 건축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피신청인들은 위 주장과 같은 사유만으로는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여 소유권을 취득하고 적법한 학교설립인가 및 건축허가를 받아 건축공사를 하고 있는 신청인 재단에 대하여 동 건축공사의 금지를 주장할 수는 없는 것이고, 이 사건 토지상에 특수학교가 설립된다고 하여 위 일원본동 지역 아파트 입주민 아동들의 교육을 받을 권리가 직접적으로 침해된다고 볼 수도 없다.
더구나 정서장애아는 그렇지 아니한 아동에 비하여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정신장애 상태에 있고, 이들이 사회생활에 어느 정도라도 적응하기 위하여는 그들에게 맞는 특수한 교육과 정상인보다 더 많은 교육이 필요하다.
그런데 정서장애아에 대한 우리 나라 교육현실을 보면, 정서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는 전국에 3개뿐인데, 현재 9,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학령기의 정서장애아 중 약 5%에 해당하는 400여 명만이 정서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을 뿐이고, 나머지 대다수 정서장애아는 교육시실등의 여건 미비로 인하여 스스로 교육을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하는 등 정서장애아에게는 헌법상 보장된 초등교육을 받을 권리마저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사회복지법인인 신청인 재단이 어렵게 기금을 조성, 국내 4번째로 위 밀알학교를 설립하여 좀더 많은 정서장애아에 대한 교육의 기회를 확보해 주려고 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피신청인들 주장대로라고 하더라도 위 일원본동 지역 아파트 입주민 아동들은 2부제 수업 내지는 과밀학급 수업이지만 헌법상 보장된 초등교육을 받고 있으며, 다만 그와 같은 수업으로 인해 다소 불편함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위 입주민 아동들이 받는 그 불편함이라는 것은 정서장애아가 그에 필요한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함으로써 받는 불편함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신청인들을 포함한 위 일원본동 지역 아파트 입주민들이 뚜렷하고 명백한 이유나 신청인 재단에 대한 어떠한 권리도 없이 자신들의 목적만을 달성하기 위하여 신청인 재단이 이 사건 토지상에 특수학교를 설립하려는 것을 물리력을 행사하는 등 갖은 방법을 동원하여 방해하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고 또한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처사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신청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신청인의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있으므로, 담보를 제공하게 하지 아니하고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별지 생략]

판사 권광중(재판장) 김형두 신광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