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법원 민사

97가합3573

손해배상(기)

법원: 청주지법 선고일: 1998년 7월 15일 선고: 선고

판시사항

원고의 자녀에 대한 과외교습을 담당하던 피고가 원고의 집에 설치된 전화 자동응답기에 "원고가 불륜행위를 하였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남긴 것 때문에 원고의 부부관계가 파탄되어 합의이혼한 경우, 피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원고의 자녀에 대한 과외교습을 담당하던 피고가 원고의 집에 설치된 전화 자동응답기에 "원고가 불륜행위를 하였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남긴 것 때문에 원고의 부부관계가 파탄되어 합의이혼한 경우, 피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민법 제750조

판결 전문

【원 고】
【피 고】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금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97. 6. 14.부터 1998. 7. 15.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이를 5분하여 그 1은 피고의, 나머지는 원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5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이 유】 1. 인정 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호적등본), 갑 제2호증(주민등록 등본), 갑 제3호증(고소사건 처분결과 통지서), 갑 제4호증(녹취록), 갑 제6호증의 1(피의자신문조서)의 각 기재와 증인
소외 2의 증언 및 피고 본인신문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1996. 12. 중순경부터 원고의 딸 소외
1의 과외강습을 담당해 오던 피고는 학교 기능직원인
소외 1의 아버지 소외
2가 숙직 근무로 인해 밤에 귀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소규모 식당을 경영하는 원고 또한 식당에서 자는 등 외박을 자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피고는
소외 2가 귀가하지 않는 날이면 원고가 불륜을 저지를 것이라 추측하게 되었는데, 그러던 1997. 1. 초순 피고는
소외 1의 교육문제 상담차 원고 경영의 식당에 찾아갔다가 원고가 성명불상의 남자와 다투는 것을 목격하였고 그 때 원고와 위 성명불상자 간에 오가는 대화내용 및 위 성명불상자의 막무가내식 태도에 쩔쩔매는 원고의 태도에 원고가 그 성명불상자와 불륜관계에 있을 것이라 믿게 되었다.

다. 그리하여 피고는 같은 달 23. 00:12경 및 같은 날 01:41경 그리고 같은 날 02:03경 등 총 3회에 걸쳐 원고의 집에 전화를 걸어 전화 자동응답기에 "소외 1의 어머님의 외박이 너무 잦다. 가능한 한 외박을 하지 말아달라. 며칠 전에
소외 1의 어머님이 다른 남자하고 그런 모습도 봤고 해서 부담이 많이 간다. 그러니
소외 1을 더 이상 가르치고 싶지 않다. 집에서 가르치라.
소외 1의 어머님이 너무 문란한 것 같다. 아버님 숙직할 때 그 문란한 행동만큼은 하지 말아 달라. 아무리 남자가 좋아도 언젠가는 화가 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남겼다.

라. 같은 날 아침 숙직 근무를 마치고 귀가하여 위 메시지를 듣게 된
소외 2는 원고의 불륜을 의심하게 되고 원고에게 불륜을 추궁하기 시작하였고 그 과정에서 원고와
소외 2의 부부관계는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급속히 악화되었다. 그리하여 1979. 12. 19. 혼인한 바 있는 원고와
소외 2는 결국 1997. 5. 19. 협의이혼에 이르게 되었다.

2. 판 단
가. 일반적으로 부부 중 일방에게 불륜행위의 과오가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문제는 그 부부 둘 사이의 문제이거나 아무리 넓게 보아도 그와 가족관계에 있는 사람들에 국한된 문제라 할 것이므로, 그러한 관계에 있지 아니한 제3자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은 부부간 불륜문제에 개입하지 말아야 하고, 특별한 사정 예컨대, 친척관계, 친교관계, 교육관계 등으로 인해 그 문제에 개입할 필요가 있는 제3자라 하더라도 그 문제의 심각성, 복잡미묘성에 비추어 매우 조심스럽게 개입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며 만일 이러한 의무를 게을리함으로써 그 부부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되었다면 그는 그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의무를 진다고 할 것이다.
나.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먼저 피고는 원고의 불륜장면을 목격하였다거나 불륜사실을 아는 자로부터 전해들은 것도 아닌 단순한 추측상태에서 원고의 불륜문제에 섣불리 개입한 잘못이 있고, 설사 원고가 실제로 불륜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의 딸
소외 1의 과외 선생에 불과할 뿐 아니라 그 교습기간도 1달 정도에 불과하였으므로
소외 1의 교육문제를 이유로 원고의 불륜문제에 개입할 필요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려우며, 그러한 필요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피고로서는 원고의 불륜사실이 남편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배려했어야 할 것인데도 경솔하게 원고의 집 전화 자동응답기에 원고가 불륜을 저지르고 다닌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3차례나 남김으로써 원고의 불륜문제가 남편에게 알려지게 한 잘못이 있고 이러한 피고의 잘못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할 것이며, 피고의 그와 같은 불법행위가 있은지 3개월 남짓만에 원고 부부가 이혼에 이르게 되었고, 원고 부부가 다른 이혼사유로 이혼에 이르게 되었다거나 피고에 대하여 손해배상금을 받아내기 위하여 이혼을 가정하였다거나 하는 점 등에 관한 아무런 주장·입증이 없는 이상 원고 부부가 이혼에 이르게 된 것은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이라고 추인된다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남편이 피고로부터 사과를 듣고 피고의 위 불법행위를 용서해 준 바 있으므로 원고 부부관계의 파탄과 피고의 불법행위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나, 피고 본인신문 결과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부부의 관계가 파탄되고, 결국 이혼에까지 이르게 된 데 따른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를 피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다. 나아가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의 혼인기간, 그들의 생활정도, 피고가 이 사건 불법행위에 이른 경위 및 태양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해 볼 때 그 손해액은 금 10,000,000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금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1997. 6. 14.부터 그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1998. 7. 15.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기동(재판장) 강상욱 홍훈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