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법원 민사

2010가합7151

약정금

법원: 대구지법 선고일: 2010년 12월 28일 선고: 선고

판시사항

乙의 처와 불륜관계를 맺어온 甲이 乙에게 민·형사상 합의금 명목으로 금전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안에서, 위 약정은 乙이 甲의 가족 등에게 간통사실을 알리지 않을 것 등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체결된 것이어서 乙이 甲의 처에게 간통사실을 알림으로써 해제조건의 성취로 실효되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乙의 처와 불륜관계를 맺어온 甲이 乙에게 그 사실이 발각되자 민·형사상 합의금 명목으로 금전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안에서, 甲이 乙에게 통상 인정되는 위자료 액수보다 고액의 합의금을 지급하는 대신 乙은 甲의 처, 가족 등에게 간통사실을 알리지 않고 甲을 상대로 형사고소하지 않기로 甲, 乙 사이에 명시적 내지는 적어도 묵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볼 것이므로, 乙이 甲의 처, 가족 등에게 甲의 간통사실을 알리지 않을 것, 甲을 상대로 고소하지 않을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약정이 체결된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乙이 甲의 처에게 甲과 乙의 처의 간통사실을 알림으로써 위 약정은 해제조건의 성취로 실효되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민법 제147조

판결 전문

【원 고】
【피 고】
【변론종결】2010. 11. 30.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2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2009년경 알게 된 원고의 처
소외 1과 불륜관계를 맺어오다가 2010. 2. 2.경 원고에게 간통사실이 발각되었다.

나. 피고는 2010. 2. 8. 원고에게 위 간통과 관련하여 민·형사상 합의금 명목으로 2억 3,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하면서, ① 그 중 3,000만 원을 2010. 3. 31.까지 변제하겠다는 내용의 차용증, ② 그 중 1억 원을 2010. 6.부터 2010. 12. 31.까지 분할 변제하겠다는 내용의 차용증, ③ 그 중 1억 원을 2011. 1.부터 2011. 12. 31.까지 분할 변제하겠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각 작성해 주었다.
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0. 3. 31. 2,600만 원을, 2010. 4. 7. 400만 원을 각 지급하였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소송과는 별개로 피고를 상대로 대구지방법원 가정지원에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현재 소송 계속 중에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2, 3, 5, 6, 7호증, 을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상 약정금 잔액인 2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위 2억 원 중 일부 금액은 아직 기한이 도래하지 않았지만, 피고는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위 2억 원의 지급의무에 대하여 다투면서 이를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명백히 표시하고 있는바, 계약상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경우에 채권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이행기 전이라도 이행의 최고 없이 채무자의 이행거절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채무자를 상대로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판례(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4다53173 판결)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에게 아직 이행기가 도래하지 않은 금액에 대하여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3.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약정은 원고가 피고의 처, 가족 등에게 피고의 간통사실을 알리지 않을 것, 형사고소를 하지 않을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는 법률행위라고 할 것인데, 원고는 2010. 5. 14. 피고의 처인
소외 2에게 피고와
소외 1의 간통사실을 폭로하고 2010. 7. 10. 피고와
소외 1을 상대로 간통죄로 고소함으로써 위 해제조건이 성취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더 이상 이 사건 약정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5, 6, 7호증, 을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는, 원고가 피고를 위협하여 피고로부터 2010. 2. 8. 2억 3,000만 원에 대한 차용증을 교부받고, 2010. 3. 31., 2010. 4. 7. 합계 3,000만 원을 지급받고, 2010. 4. 5. 피고가 운영하는 회사의 피고 소유 주식 4,500주를
소외 1 명의로 양수받았다는 이유로 원고를 상대로 공갈죄로 고소한 건에 대하여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간통죄로 고소당하거나 피고의 가족들에게 간통사실이 알려질 것이 두려워 합의금 명목으로 돈과 주식을 준 것이라고 진술한 점, ② 원고가 2010. 5. 14.
소외 2에게 피고와
소외 1의 간통사실을 알리자 비로소 피고는 위와 같은 이유로 원고를 상대로 공갈죄로 고소한 점, ③ 이 사건 약정상 약정금 2억 3,000만 원은 통상 간통으로 부권(夫權)을 침해당한 사람이 부권(夫權)을 침해한 사람을 상대로 제기하는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인정되는 위자료 액수보다 상당히 고액이라 할 것인 점, ④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은 원고가 피고에게 해악을 고지하거나 폭행하여 이에 외포된 피고로부터 돈과 주식을 받은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위 고소사건에 관하여 혐의없음 결정을 내린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2억 3,000만 원에 이르는 통상 인정되는 위자료 액수보다 고액의 합의금을 지급하는 대신 원고는 피고의 처, 가족 등에게 피고의 간통사실을 알리지 않고 피고를 상대로 형사고소하지 않기로 하는 점에 관하여 원·피고 사이에 명시적 내지는 적어도 묵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볼 것이므로 이 사건 약정은 원고가 피고의 처, 가족 등에게 피고의 간통사실을 알리지 않을 것, 피고를 상대로 고소하지 않을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체결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원고가 2010. 5. 14. 피고의 처
소외 2에게 피고와
소외 1의 간통사실을 알린 사실은 앞서 살핀 바와 같은바 이 사건 약정은 해제조건의 성취로 실효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동명(재판장) 류준구 임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