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법원 민사

2010나9306

손해배상(의)

법원: 부산고등법원 선고일: 2011년 4월 7일 선고: 선고

판결 전문

【원고, 항소인】 원고 1 외 1인
【피고, 피항소인】 학교법인 ○○○○○○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행 담당변호사 김성환)
【제1심판결】 울산지방법원 2010. 8. 19. 선고 2006가합8241 판결
【변론종결】2011. 3. 3.
【주 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추가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들은 각자 원고 1에게 1,200만 원, 원고 2에게 800만 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03. 6. 11.부터 2011. 4. 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9/1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의 돈 지급부분은 가집행 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 피고들은 각자 원고 1에게 326,673,258원, 원고 2에게 216,115,505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03. 6. 1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 제1심 판결 중 원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들은 원고 1에게 308,673,258원, 원고 2에게 204,115,505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03. 6. 1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1. 기초사실
다음의 사실은 갑1호증, 갑2호증의 1, 2, 갑3호증, 갑4, 5호증의 각 1, 2, 갑6호증의 1 내지 14, 갑7호증, 갑8호증의 1 내지 4, 갑9호증의 1 내지 14, 갑10호증의 1 내지 4, 갑11호증, 갑12호증의 1, 2, 갑13, 25호증, 갑28호증의 2 내지 5, 갑29, 30, 31, 33, 34, 35, 36, 38호증, 갑39호증의 1, 2, 갑40, 41, 42, 45호증, 을1호증, 을2호증의 1, 2, 을3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와 제1심 법원의 삼성서울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된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 1은 2003. 5.경 피고 학교법인 ○○○○○○이 운영하는 ◎◎대학교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 한다)에서 그 소속 신경외과 전문의인 피고 2로부터 뇌동맥류 결찰수술(이하 ‘이 사건 수술’이라 한다)을 받은 망 소외 1(대법원판결의 소외인)(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처이고, 원고 2는 망인의 아들이다.
나. 이 사건 수술까지의 경과
망인은 2003. 5. 초순경 길을 걷다 넘어져 머리를 부딪친 후 어지러움 등을 느껴 같은 달 9. 소외 2신경외과에 내원하여 뇌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한 결과, 비정상병변이 발견되어 같은 달 14. 피고 병원에 내원하였고, 피고 병원 의료진이 뇌 CT촬영, 뇌혈관조영술촬영(TFCA) 등 정밀검사를 한 결과, 좌측 측두부상 중대뇌 뇌동맥류가 발견되어 같은 달 20. 피고 2의 집도하에 이 사건 수술을 받았다.
다. 수술 후 경과
1) 망인은 당초 중환자실에서 수술 후 회복을 위한 치료를 받았는데, 피고 병원으로부터 뇌경색 관련 관류압 상승치료(3H therapy, 그 개념에 대해서는 뒤의 해당 부분 참조), 혈관확장제인 니모디핀이나 혈압상승제인 도파민의 투여, 뇌부종 예방을 위해 만니톨의 투여 등의 처방을 받았고(니모디핀은 2003. 5. 24.에, 도파민과 만니톨은 같은 달 27.에 각기 사용이 중단되었다), 신경학적으로 의식이 명료하고 지남력이 있으며 운동능력의 저하가 없는 등 점차 호전되는 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2) 망인은 같은 해 5. 26. 수술경과 확인을 위해 뇌 CT촬영(이하 ‘이 사건 CT’라 한다)을 하였는데, 당시 피고 2가 작성한 경과기록지에는, ‘① 수술 후 컴퓨터단층촬영 영상 : 작게 가장자리에 형성된 경색 병변이 좌측 기저부위, 외부 캡슐 영역에 있음. 확산성 뇌부종 및 경미한 중앙선 이동, ② 계획 : 신경학적 양상관찰 및 컴퓨터단층촬영 추적확인 영상’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3) 피고 2는 같은 달 27. 10:00경 ‘망인의 상태가 호전되어 위 뇌경색 및 뇌부종은 일과성으로 진행되는 경미한 것’이라고 판단하여 망인을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옮기도록 하였고, 이 사건 수술 이후 투여해 오던 뇌경색 치료제 도파민 및 뇌부종 예방약 만니톨의 투여를 중지하였으며, 식사 또한 유동식에서 일반식으로 전환하는 한편 가벼운 산책도 가능하다는 처방을 내렸다.
4) 그런데 망인은 일반병동으로 옮긴 다음날부터 자주 두통을 호소하다가 같은 달 29. 08:50경 의식을 잃어 다시 중환자실로 옮겨졌는데, 그 사이 간호기록지에 기재된 망인의 증상과 간호사의 조치내용 등은 다음과 같다.
날 짜시 간 증 상조 치2003. 5. 28.2:00 AM경미한 두통 수술부위 압박붕대 압박6:00 AM 두통 호소 없음?잘 잠?1:00 PM의식 명료하나 통찰력 다소 부족침상 안정, 임상관찰 경미한 두통 다소 보임 5:00 PM경미한 두통 지속 침상 안정 9:00 PM? 수면 격려 2003. 5. 29.12:00 AM 두통 호소함 케토프로펜(진통제) 1앰플 투여, 수면 격려2:00 AM두통 둔하게 지속 보임 ? 5:30 AM두통 호소 케토프로펜 1앰플 투여 수면 거의 못 취함양상 관찰 8:50 AM두통 및 현기증 호소함 아달라트 1캡슐 투여 의식 혼미 인턴 소외 3에게 보고9:10 AM의식 혼미 지속되고 시트 배뇨 주치의 보고 두통 지속 10:00 AM 의식 깊은 혼미 중환자실 전실
5) 망인은 같은 달 29. 09:10경 촬영한 CT에서 뇌 좌측 중대뇌동맥 영역의 뇌경색과 심한 뇌부종이 발견되어, 같은 날 10:32경 뇌부종 치료를 위한 뇌압강하제인 만니톨의 투여, 14:00경 응급 뇌압감압술 등을 받았으나 그 무렵 뇌사상태에 빠진 뒤 그 다음달 11. 사망하였다. 피고 병원이 작성한 사망진단서에는 선행사인-뇌동맥류 수술 후의 혈관수축, 중간선행사인-뇌경색, 직접사인-뇌부종으로 기재되어 있다.
라. 관련 의학지식
1) 뇌경색의 의의, 분류 및 발병원인 등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 뇌세포가 생존하는 데 필요한 수준 이하로 혈액 공급이 감소됨으로써 조직에 허혈이 일어나 종국적으로 괴사에 이르는 상태를 말한다. 뇌수술 후 부작용으로 뇌경색이 발생하는 경우 그 원인은 다양한데, 수술 중 뇌혈관의 손상, 뇌동맥류 결찰로 인한 말단부 혈관협착, 과도한 뇌 견인, 과다출혈로 인한 허혈상태, 장시간 수술로 인한 혈전색전증, 출혈로 인한 혈관연축 등이 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뇌경색은 발생기전에 따라 크게 색전성 뇌경색과 혈전성 뇌경색, 혈관연축성 뇌경색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색전성 뇌경색은 대개 심장색전성 뇌경색으로서,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 심장에서 만들어진 혈전이 뇌동맥을 막아 발생하는 것을 말하고, 혈전성 뇌경색은 대개 동맥 자체의 병변으로 혈전이 발생하여 이것이 뇌동맥을 막아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또, 혈관연축성 뇌경색은 주로 뇌동맥류 파열로 인하여 혈관이 터짐에 따라 혈관 밖으로 빠져나온 혈종이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생성된 물질로 인해 자극받은 주변의 뇌혈관이 수축되어 발생하는 것으로서 사망률이 25%에 이르고, 비파열성 뇌동맥류 수술 후에도 위 뇌경색이 동반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갑27호증의 논문에 따르면, 혈관연축에 의한 뇌경색 발생 사례는 파열성 환자 177명 중 36명, 비파열성 환자 94명 중 2명의 비율로 보고되고 있다).
2) 뇌경색의 증상
뇌경색이 나타나는 경우 그 증상은, 심한 두통, 의식소실 없는 한쪽 팔과 다리의 마비 및 감각 이상증세가 가장 흔하고, 그밖에 시야결손, 언어장애, 갑자기 몸의 중심을 잡을 수 없는 실조증상, 연하곤란 및 치매증상 등 다양한 증상이 비교적 갑작스레 나타나며, 뇌부종[뇌조직의 대사이상(代謝異狀) 때문에 세포 내외에 수분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어 뇌기능이 저하하는 상태로, 그 발생 원인은 뇌 좌상·두개 내 혈종·뇌종양·뇌출혈·산소결핍증·각종 중독증 등이고, 두개내압의 상승으로 뇌의 일부가 밖으로 빠져 나오면서 숨골을 누르는 뇌헤르니아를 일으키기 쉽다]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3) 뇌경색 및 뇌부종의 치료방법
가) 관류압 상승치료(3H therapy) : 유도성 혈압상승, 과혈량적 체내수분유지, 유도성 혈당강하를 말하는데, 위 치료를 위하여 도파민, 펜타스판 등의 약제들이 사용되나, 심부전, 심근경색증, 폐부종, 고혈압성 뇌병변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나) 혈전성·색전성 뇌경색의 약물치료 : 응급조치로 뇌경색 발생 6시간 이내에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고, 그 후에는 항혈전제를 투여한다. 사용하는 항혈전제로, 색전성 뇌경색에는 대개 헤파린이나 와파린 같은 항응고제를 사용하고, 혈전성 뇌경색에는 아스피린 같은 항혈소판제(혈전의 재발이나 진행을 억제하여 뇌경색의 악화를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약제)를 사용한다. 다만, 뇌수술을 받은 환자는 수술부위에서 출혈을 일으킬 위험이 있어 통상 수술 이후 1주일가량 항혈전제를 사용할 수 없다.
다) 혈관연축성 뇌경색의 약물치료 : 혈관이 다시 원상태로 늘어나도록 하기 위해 통상 혈관확장제인 니모디핀을 2주의 기간 내에서 환자에게 투약한다. 이때 환자의 혈압을 고려하여 투여하여야 하는데, 혈압을 고려하지 않고 투약하는 경우 부작용으로 뇌허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
라) 뇌부종의 치료 : 기계 환기에 의한 과호흡과 뇌압강하제인 만니톨(그 투약에 따른 부작용으로 저칼륨증이 가장 흔히 발생하고, 장기간 투여시 심폐부전, 신부전 및 다양한 신경계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며, 반복적 투여하면 뇌부종이 악화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이나 덱사메타손 등을 환자에게 투여하는 방법이 있고, 뇌부종으로 인한 숨골압박으로 생명에 위험이 큰 경우나 약물을 투여하고도 효과가 없는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두개골 제거 및 뇌엽제거술을 실시하여 외과적 뇌압감압술을 시행할 수 있다.
2. 원고들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1) 이 사건 수술을 마칠 때까지는 피고 병원 측의 과실이 없었으나, 피고 2 등 피고 병원의 의료진들은 수술 후 회복과정에서 발생한 뇌경색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함으로써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못해, 급속하게 진행된 뇌경색과 뇌부종으로 인하여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적절한 설명의무도 다하지 못하였다.
2) 구체적으로, 피고 2는 뇌동맥류 결찰수술의 부작용으로 뇌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이 예상되고 실제 이 사건 CT에서 뇌경색 징후가 나타났음에도 그 판독을 소홀히 하여 뇌경색 발생사실을 간과하였다. 그 결과 망인을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기고, 필수적인 3H치료를 시행하지 않음은 물론 처방 중이던 도파민과 만니톨의 투여를 중지하는 등 뇌경색과 뇌부종의 예방·치료를 위한 조치들을 취하지 않았으며, 뇌경색과 뇌부종의 정확한 상태와 원인을 알 수 있는 뇌MRI, 뇌혈관조영술(내경동맥 및 척추동맥의 두개강 내로 들어가는 4개의 큰 혈관에 조영제를 주입하여 영상을 얻는 침습적인 검사방법으로, 뇌동맥류의 위치, 방향, 크기, 뇌혈관 연축의 유무 등을 관찰하는 데 좋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도플러검사(도플러 초음파를 이용하여 혈류의 속도를 측정해서 혈관의 장애 여부를 알아내는 비침습적 검사법이다) 등을 실시하지 않아 조속한 진단 및 치료시기를 놓쳤고, 망인이나 가족인 원고들에게 뇌경색의 발병사실, 치료방법 등을 설명하지도 않았다.
3) 피고 병원의 간호사들도 망인이 일반병실로 전실된 이후 지속적으로 두통을 호소하는 등 뇌경색 증상을 보였음에도 주치의에게 보고하여 진단 및 치료를 하도록 하지 않고 환자를 방치하였다.
4) 따라서 피고 2는 직접적인 불법행위자로서, 피고 학교법인은 그 사용자로서 망인 및 원고들이 입은 모든 손해(망인 : 일실수입 427,788,763원, 위자료 5,000만 원, 원고 1 : 장례비 500만 원, 위자료 3,500만 원, 원고 2 : 위자료 2,500만 원)를 배상하여야 한다.
나. 판단의 기준
1)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의료행위상 주의의무의 위반, 손해의 발생 및 그 양자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이 각 입증되어야 할 것인바, 의료행위의 속성상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부담하는 의료진이 환자의 기대에 반하여 환자의 치료에 전력을 다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그러한 주의의무 위반과 환자에게 발생한 악결과(惡結果)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그에 관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다. 다만, 그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가 일반인의 처지에서 보아 수인한도를 넘어설 만큼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행한 것이라고 평가될 정도에 이른 경우라면 그 자체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하여 그로 말미암아 환자나 그 가족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의 배상을 명할 수 있으나, 이때 그 수인한도를 넘어서는 정도로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하였다는 점은 불법행위의 성립을 주장하는 피해자들이 이를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4다61402 판결 등 참조).
2) 한편, 의사는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질환이 의심되는 증세가 있는지를 자세히 살펴 그러한 증세를 발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질환의 발생 여부 및 정도 등을 밝히기 위한 조치나 검사를 받도록 환자에게 설명, 권유할 주의의무가 있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60162 판결 등 참조).
다. 피고 병원의 진단 및 처치상 과실 여부에 대한 판단
1) 먼저, 원고들 주장 가운데 피고 2가 이 사건 CT에 나타난 뇌경색 징후를 제대로 판독하지 못하여 뇌경색 발생사실을 간과하였다거나 3H치료를 시행하지 않았다는 점은, 위 삼성서울병원장에 대한 감정결과에서 ‘일반적으로 의무기록지에는 약이나 처치를 처방하는 기록을 하고 환자의 상태는 경과기록지에 기술하기 때문에 의무기록지에서 뇌경색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해서 경과기록지의 기재를 허위의 기재로 추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견을 보이고 있는 점에다가 경과기록지상 ‘경색병변이 관찰되지만 그 양상을 관찰할 계획’이라는 내용으로 기재된 점, 일정 기간 3H치료를 실제 시행한 점 등 앞서 본 사실관계를 아울러 고려하면 이유 없다.
2) 나아가 여타 진단 및 처치상 과실 여부에 관하여 살핀다.
가) 우선, 위 감정결과와 인정된 사실관계에서 알 수 있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은 중대뇌 뇌동맥류 수술을 받은 환자로서 이 사건 CT에서 경미하나마 좌측 기저핵 부위에 뇌경색과 뇌부종 소견이 관찰되었고 지속적으로 두통을 호소하고 있었으므로, 피고 2로서는 점차 호전되는 단순한 일과성 뇌경색으로 보이더라도 수술 후 후유증인 뇌경색과 뇌부종의 전조나 증상인지 여부를 정확히 판정하기 위해 뇌MRI나 뇌혈관조영술을 추가로 실시하고, 일반 병실의 간호사들도 수술 후 뇌경색과 뇌부종을 염두에 두어 주치의에게 지속적인 두통호소 상태를 보고함으로써 신속하게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였으나 결과적으로 이에 이르지 못한 것은 알 수 있다.
나) 그러나 앞서 본 사실관계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뇌수술 후 부작용으로 발병하는 뇌경색의 원인이 워낙 다양하고, 이 사건 수술 후 망인의 상태가 비교적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이 사건 CT를 촬영하였으며, 당시 신경학적 관점에서 볼 때도 망인의 의식이 명료하고 지남력이 있으며 운동성의 저하가 없는 등 특이한 징후를 보임이 없이 양호한 상태를 보였기 때문에, 이 사건 CT에서 관찰되는 좌측 기저핵 부위에 작은 뇌경색과 경미한 뇌부종 소견만으로는 좌측 중대뇌동맥 영역의 뇌경색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려웠던 점, ② 피고 병원은 이 사건 수술 직후부터 후유증인 뇌경색을 염두에 두고 3H치료, 혈관확장제인 니모디핀과 혈압상승제인 도파민, 뇌부종의 예방을 위한 만니톨을 투여하다가 환자 상태에서 특이한 사항을 볼 수 없자 차례로 위 처방을 중지하는 등 통상적인 경과에 따른 조치를 취한 점, ③ 도파민의 경우 수일 이상 사용하면 약효가 저하되고, 니모디핀의 경우 혈압 문제로 뇌허혈증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며, 만니톨의 경우 장기간 투여시 심폐부전, 신부전 및 다양한 신경계 문제를 일으키거나 뇌부종의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는 등 위 약제들을 처방하는 경우에도 그 투약에 따른 부작용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점, ④ 개두술을 통한 뇌동맥류 결찰술을 시술받은 환자가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 수술로 인한 뇌부종, 뇌출혈 등 뇌혈관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지만, 단지 두피 절개만으로도 심해질 수 있는 등 그 원인이 다양하고, 개두술 이후 환자가 경미한 두통을 호소하는 것은 오히려 통상적인 점, ⑤ 이와 같이 당시 망인에게 나타난 두통 증상만으로는 뇌경색 및 뇌부종이 악화되었다고 쉽사리 단정하기 어려웠고, 두통 외에 뇌경색임을 추단할 수 있는 또 다른 증상인 의식저하는 2003. 5. 29. 08:50경에야 비로소 나타났는데, 그 후로는 간호사의 의사에 대한 보고, 망인의 중환자실 전실, 뇌부종치료제인 만니톨의 재투여 및 뇌압감압술의 실시 등 뇌경색과 뇌부종에 대한 각종 조치들이 비교적 신속하게 이루어진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추가 검사를 실시하지 않거나 간호사의 보고 지체만을 두고 망인의 사망에 대한 인과관계를 인정하여 피고 병원 측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는 어렵다(다만, 위와 같은 사유는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자료 산정의 참작사유로 삼는다). 설령 위와 같은 잘못을 피고들의 과실로 보더라도, 수술 후 뇌경색이 발생하는 원인이 매우 다양하고, 피고 병원 측은 망인의 수술 후 상태에 따라 통상적인 처치를 한 점, 이 사건 CT를 촬영한 이후 불과 2-3일 만에 뇌경색 및 뇌부종이 악화되는 등 망인의 질병이 급격히 진행된 점, 망인에 해당하는 비파열성 동맥류에서 혈관연축에 의한 뇌경색으로 발전하는 사례가 매우 드문 점 등에 비추어, 원고들이 제출하는 증거만으로는, 주장과 같은 추가 검사를 실시하고 간호사가 주치의에게 제때 보고를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면 망인의 사망이라는 악결과를 피할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볼 만한 증거가 없다.
3) 따라서 망인의 사망이라는 결과와 피고들 측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손해배상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설명의무위반에 대한 판단
1) 피고 2는 이 사건 CT 촬영결과 망인의 뇌 좌측 기저핵 부위에서 뇌경색 및 뇌부종을 발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삼성서울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2는 이 사건 수술 전 망인으로부터 수술동의서를 받으면서 망인에게 위 수술 이후의 부작용인 뇌경색 등에 관하여 설명하긴 하였으나, 수술 후 1주일 뒤 실시한 이 사건 CT 촬영에서 뇌경색 및 뇌부종의 증상으로 볼 만한 소견을 발견하고도 그 사실이나 치료방법은 물론 그 확진을 위해 침습적인 뇌혈관조형술 등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점을 망인이나 원고들에게 설명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
사실관계가 이러하다면, 피고 2는 망인이나 그 가족들에게 이 사건 수술 후 경미하나마 뇌경색 등의 징후가 나타난 사실과 확진을 위한 추가적인 검사 및 치료방법 등에 관한 충분한 설명을 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위와 같은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추가적인 치료기회를 상실하고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한 망인이나 그 가족들인 원고들이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임이 명백하므로, 피고 2와 그 사용자인 피고 의료법인은 이를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한편, 피고들의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환자에게 예상치 못한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여 그 결과로 인한 모든 재산적, 정신적 손해를 청구하는 경우에는 그 중대한 결과와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여야 하고, 그 경우 설명의무 위반은 환자의 생명·신체에 대한 침습과정에서 요구되는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과 동일시할 정도의 것이어야 할 것인바(대법원 1994. 4. 15. 선고 93다60953 판결 참조), 앞서 본 여러 사정에 비추어 피고들의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망인의 뇌경색 및 뇌부종이 악화되어 사망의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재산상 손해를 구하는 부분은 이유 없다.
2) 나아가 위자료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수술 및 수술 이후의 경과, 망인의 상태와 피고들의 조치 내용, 망인과 원고들의 나이, 가족관계, 그 밖에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참작하면, 원고들이 구하는 위자료의 범위 내에서 망인 4,000만 원, 원고 1 600만 원, 원고 2 400만 원으로 각 정함이 상당하다.
3) 갑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망인의 위자료는 원고 1과 원고 2가 1.5 : 1의 비율로 상속하였다.
마.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각자 원고 1에게 3,000만 원[위자료 600만 원 + 상속분 2,400만 원(4,000만 원 × 3/5)], 원고 2에게 2,000만 원[위자료 400만 원 + 상속분 1,600만 원(4,000만 원 × 2/5)] 및 그 중 제1심에서 인용된 각 돈(원고 1 1,800만 원, 원고 2 1,200만 원)에 대하여는 망인이 사망한 2003. 6. 11.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10. 8. 19.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당심에서 추가로 지급을 명하는 부분인 원고 1 1,200만 원, 원고 2 800만 원에 대하여는 위 2003. 6. 11.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1. 4. 7.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제1심 판결의 원고들 패소부분 중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피고들에 대하여 당심에서 추가로 인정하는 위 돈의 지급을 명하며, 그 나머지 부분은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남수(재판장) 조현철 남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