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법원 민사

97나9779

손해배상(기)

법원: 부산지법 선고일: 1998년 2월 5일 선고: 선고

판시사항

신청된 증인이 송부된 증인신문사항에 대하여 허위의 내용이 포함된 답변서를 공증인의 인증을 받아 수소법원에 제출하는 것은 위법하고, 그로 인하여 증인을 신청한 당사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다고 인정한 사례

참조조문

민법 제750조, 제751조

판결 전문

【원고, 항소인】 원고
【피고, 피항소인】 피고
【원심판결】 부산지법 1997. 7. 9. 선고 94가소174811 판결
【주 문】
1. 원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300,000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1, 2심을 통틀어 이를 16등분하여 그 15는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주문 제1항의 금원지급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인정 사실
아래 사실은 갑 제1호증의 1, 2, 5, 6,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호증의 1 내지 4, 갑 제8호증의 1 내지 7, 갑 제14호증, 갑 제19호증의 1 내지 5, 7 내지 12, 갑 제20 내지 2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원고는 1979. 10. 16. 입대하여 육군 제21사단 보병 제66연대(육군 제7726부대) 제3대대 제9중대 제3소대에서 소총수로 복무하고 1982. 7. 1. 만기제대하였는데, 원고가 일병으로 복무 중이던 1980. 10. 22. 이른바 제5공화국 헌법으로의 개정을 위하여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실시되었고, 이에 따라 원고가 복무하던 부대에서는 같은 해 10. 10.을 전후하여 병영 내 부재자투표가 실시되었다. 원고가 같은 해 10. 10. 중대본부 행정병으로부터 투표를 하라는 연락을 받고 중대본부에 가니, 중대본부의 중대장실 안에 기표소와 투표함이 있고 중대본부 행정서기병으로 상병이던 피고가 참관하고 있었는데, 원고가 중대장실 안으로 들어가 투표를 하려고 하니 피고가 투표용지의 찬성란만 보이도록 투표용지를 접어 원고에게 제시하면서 찬성란에 기표할 것을 강요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반대란에 기표하여 피고에게 투표용지를 주었는데, 그러자 피고는 원고에게 사상이 의심스러운 놈이라는 등 욕설을 하면서 원고를 모욕하였고, 이를 중대장에게 보고하였으며, 원고는 이로 인하여 불안 등의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되었다.
나. 원고는 제대 후에도 위 부재자투표시 있었던 일에 집착하며 1983. 5. 27. 피고에게 부재자투표시 피고가 보인 행동은 그릇된 것으로 피고는 반성하여야 된다는 취지의 서면을 보내고, 그 후 1992. 10. 7.에 이르러 원고의 정당함과 피고의 부당함을 밝히기 위하여 피고를 상대로 피고의 부재자투표시 위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는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는데(이 법원 93가합14427호, 부산고등법원 93나11890호, 대법원 95다41789호), 피고의 불법행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소멸시효기간이 도과하였다는 이유로 청구기각되었다. 그런데 위 사건 제1심 소송에서 소장부본 등의 소송서류가 피고에게 계속 송달불능되다가 1993. 1. 16.경 우편 집배원이 피고의 주소지에서 피고를 만나 비로소 송달이 가능하게 되었는데, 이 때 피고가 완강히 수취를 거절하자 우편 집배원은 수취인의 수취거절을 이유로 송달서류를 반송조치하여 다시 송달불능 처리된 바 있었다(그 후 집달관에 의하여 유치송달되었다). 원고는 1993. 8.경 대한민국을 상대로 대한민국 소속 우편 집배원이 유치송달하여야 할 것을 반송조치한 것은 위법하다는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1심(이 법원 93가소96174호)에서 재산적 손해인 송달료 4,200원에 대하여서는 청구인용 판결을, 위자료에 대하여서는 청구기각판결을 받고, 기각된 위자료부분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하였다(이 법원 94나1002호).
다. 위 항소심에서 원고는 피고를 증인으로 신청하고 피고의 위 부재자투표시의 위법행위와 소송서류 송달시의 수취거절행위를 중심으로 한 101항 신문사항을 제출하였는데, 피고는 증인소환을 받고도 출석하지 아니한 채, 원고와 같이 군생활을 하여 원고는 감정이 예민하고 억울함을 견디지 못하며 피고의 위법한 투표권침해행위를 밝히지 못해 한이 맺혀 있는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피고로서는 "개인신상과 프라이버시에 관계되는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하고, 군시절에 대한 사실은 기억력이 좋지 않아 세세하게 답변할 수 없으며, 군시절이나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동안 추호도 양심에 위배된 일을 자행한 일이 없었다고 자부하고 원고가 주장하는 그런 불미스러운 일도 어떠한 부정한 일도 저지른 사실이 없음을 증언하다."는 취지의 위 증인신문사항에 대한 답변서를 작성하고 공증인가를 받은 법무법인에서 이를 인증받아 위 항소심 법원에 제출하였다(위 인증서는 공증인이 증인의 신문사항에 따른 답변을 기록한 것이 아니므로 공정증서에 의한 증언은 아니다). 이에 법원은 위 인증서를 피고에게 개시하고 원고가 이를 갑호증으로 원용하자 피고에 대한 증인신청을 취소한 후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는데, 원고는 피고가 위와 같이 자기의 부재자투표시의 위법행위에 대하여 반성을 하기는 커녕 오히려 양심에 비추어 떳떳하다는 취지의 인증서를 제출하는 것에 대하여 더욱 분노하는 등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
2. 판 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위 94나1002호 사건에서 증인으로 법정에 출두하여 신문사항에 따라 신문을 받을 경우 위와 같은 부재자투표시의 위법행위에 대하여 증언하여야 하는 상황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증언하는 것을 면할 의도에서 소극적으로 답변할 수 없다는 취지를 넘어서 피고로서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군시절에 어떤 위법한 행위도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거짓 진술서를 법원에 제출하여 위 부재자투표시 피고의 위법행위를 부인함으로써 소송과정에서 원고의 정당함과 피고의 부당함을 밝혀 보려고 하던 원고로 하여금 법원으로부터 피고의 위 인증서를 개시받고 더욱 분노케 하는 등의 정신적 고통을 입게 하였고, 피고는 위 인증서를 제출할 때 원고에 의하여 증인으로 신청되었으나 증인으로 출석하지 아니하면서 위 인증서를 제출하는 관계로 증인 신문사항에 대한 위 인증서가 법원에 의하여 원고에게 개시되리라는 점과 1983. 5. 27.자 우편물이나 위에서 본 일련의 소송과정을 통하여 원고가 이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당할 것이라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거나 알 수 있었다고 할 것인바, 증인으로 채택된 사람이 공정증서에 의한 증언은 아니더라도 증인신문사항에 대한 허위의 진술서를 작성하여 그 심리법원에 제출하여 그 증인신청을 한 당사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그의 거짓 인증서 제출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하여 이를 금전지급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위 인증서를 제출한 위 94나1002호 사건은 원고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대한민국 소속 우편 집배원의 송달업무상 과실을 이유로 위자료를 청구한 사건으로서, 피고의 부재자투표시의 위법행위는 위 소송의 쟁점이 아니었던 점, 기타 원·피고의 관계, 이 사건 소송에 이르게 된 전후 사정을 감안하여, 3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3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원심판결 중 위에서 인용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위 금액의 지급을 명하며,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형모(재판장) 정희권 김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