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법원
형사
96노2499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법원: 부산지법
선고일: 1997년 4월 11일
선고: 선고
판시사항
수사기관이 추리한 교통사고 상황이 액케르먼 진토드(Ackerman- Jeantaud) 조향이론 및 자동차 주행역학, 차량 파손 부분 및 상태, 정차위치 등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사례
판결요지
수사기관이 추리한 교통사고 상황이 액케르먼 진토드(Ackerman-Jeantaud)조향이론 및 자동차 주행역학, 차량 파손 부분 및 상태, 정차위치 등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사례
참조조문
형사소송법 제308조, 제325조
참조판례
판결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장준동
【원심판결】 부산지법 1996. 8. 23. 선고 96고단232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및 변호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첫째,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현장인 삼거리 교차로에서 불법 좌회전한 사실이 없고 당시 피고인은 남천동 방면에서 수영로타리 방면으로 2차선상을 따라 진행하던 중 같은 방향으로 1차선상을 따라 거의 나란히 진행하던 아반테 승용차가 반대방향에서 중앙선을 넘어 달려온 그랜저 승용차에 부딪혀 그 충격으로 뒷부분이 순간적으로 튀어오르면서 피고인 운전의 택시를 충격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으며, 둘째,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피고인은 그 동안 아무런 교통사고 전력이 없는 점, 그랜저 운전사가 음주운전을 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은 지나치게 무거워 그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이다.
2. 사실오인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주식회사 대영교통 소속 부산 (차량번호 생략) 영업용 택시를 운전하는 자인바, 1995. 10. 9. 22:40경 위 택시를 운전하여 부산 수영구 광안동 소재 ○○수퍼마켓 앞길을 삼도맨션 쪽에서 수영로타리 쪽으로 좌회전하게 되었는바, 그 곳은 좌회전 금지구역이므로 우측에 있는 남천동 쪽으로 진행하여 유턴이 가능한 지점에 이르러 유턴한 후 다시 수영로타리 쪽으로 진행하여야 함에도, 그대로 좌회전한 과실로 때마침 수영로타리 쪽에서 남천동 쪽으로 진행하던 피해자운전의 부산 (차량번호 생략) 그랜저 승용차를 뒤늦게 발견하여 피하지 못하고 위 택시의 좌측 뒷문짝 부분으로 위 승용차의 앞범퍼 부분을 들이받고, 그 충격으로 위 승용차가 반대차선으로 넘어들어가면서 때마침 반대 1차선을 따라 수영로타리 쪽으로 진행하던 공소외 1 운전의 부산 (차량번호 생략) 아반테 승용차의 본넷트 부분을 들이받아 피해자로 하여금 뇌손상 등을 입게 하고 이로 인하여 다음날 09:37경 수영구 광안1동 소재 △△병원에서 뇌압 상승으로 인한 호흡중추마비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나.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자료들의 검토
공소사실 중 피고인의 과실의 점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의 각 진술과 사법경찰리 공소외 2 작성의 교통사고조사보고서 및 종합수사보고서의 각 기재 등이 있다.
먼저, 공소외 2의 진술이나 그가 작성한 각종 보고서의 기재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각 증거는 그가 이 사건 사고 발생 10분 후 현장에 출동해 조사를 담당한 경찰관으로서 성명불상자로부터 전문한 것이거나 자신의 추측을 진술하고 기재한 데 지나지 아니하므로 그 자체로서 증거로 쓰기 어려울 뿐 아니라 뒤에 보듯이 그가 전문하고 추측한 것 보다는 훨씬 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추정의견이 나타난 이상 위 각 증거를 쉽사리 믿기도 어렵다.
다음으로, 이 사건 사고 후 아반테를 견인한 공소외 3의 진술이 있는바, 위 공소외 3은 경찰에서는 아반테 뒷범퍼 부분이 긁히게 된 원인은 사고 직후 아반테를 견인하는 도중 그랜저의 좌측 앞 범퍼 부분과 부딪혀서 난 흔적같다는 진술을 하다가, 원심법정에서는 견인 도중에 그랜저에 긁힌 적이 없다고 이를 번복함으로써 그 중 어느 쪽 진술만을 증거로 쓰기도 어렵거니와 그 내용 또한 피고인의 변소에도 부합은 할지언정 피고인의 과실을 인정할 증거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위 아반테를 운전해 그랜저의 반대방향에서 그랜저와 교행했던 공소외 1의 진술에 대하여 살펴본다.
공소외 1은 일관하여 자신은 전방주시를 태만히 하지 않았는데도 이 사건 사고 당시 사고현장 교차로에서 자신의 차량 좌측에서 좌회전하여 같은 방향으로 진행해오는(즉 공소장 기재의 피고인의 운행방향과 같이 운행해온) 차량은 보지 못하였고, 자기와 같은 방향의 2차선으로 달리는 차도 못봤고 또 반대차선에서 번쩍하는 상향 전조등 불빛을 보는 순간 정면충돌 사고를 당했으며, 차량들이 부딪히면서 나는 소리는 한 번밖에 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그외 추측의 진술이 있으나 이 부분은 앞서 공소외 2의 진술을 배척한 바와 같은 이유로 믿지 않는다).
판단컨대, 위 공소외 1 운전의 아반테 옆에서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차가 없었다는 진술은 전방주시를 제대로 해도 우측 후방에서 근접하여 거의 나란히 진행하는 차량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 부분 진술로 당시 피고인이 아반테와 같은 방향 2차선으로 진행한바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충격소리도 1회밖에 못들었다는 점도 위 세 차량이 거의 동시에 충격되었고 위 아반테가 충격되어 위 공소외 1이 흥분된 상태에 있었다면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고 보이므로 이들로써 피고인의 변소를 배척할 수는 없고, 나머지 진술들은 피고인의 변소에도 부합하므로 위 공소외 1의 진술도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과실을 인정할 자료로 쓸 수 없다.
그 밖에 사인의 점에 관한 의사 공소외 4 작성의 사망진단서 사본의 기재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한 피고인의 과실을 인정할 증거자료는 아니다.
다. 당원에서 보는 이 사건 사고의 진상
이 사건 사고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본 부경대학교 공과대학 안전공학과 공소외 5 교수의 진술, 목격자 공소외 6의 진술, 당원의 감정의뢰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 작성의 감정의뢰회보의 기재 및 당원의 검증조서의 기재, 기록에 편철된 이 사건 사고차량과 사고장소에 대한 사진의 영상, 사고 후의 택시, 그랜저, 아반테의 각 파손 부분 및 그 파손 상태, 위 차량들의 최종 정차위치, 사고 장소 부근의 도로 상황, 특히 그랜저의 앞 범퍼는 앞 타이어 중심으로부터 93㎝정도 돌출되어 있다는 점 등을 종합, 고려할 때, 우선 상식에 비추어 사고장소에서 좌회전을 하던 택시 좌측 승객석 문과 뒷창문 필라 부분이 그랜저 좌측 앞바퀴 타이어와 직접 충격했다고는 할 수 없고, 그랜저가 아반테와 최초로 충격한 것이 아니고 택시와 최초로 충격한 것이다라고 하려면, 수사기관의 추리처럼, 택시와 그랜저가 충돌 직전에, 그랜저의 운전자가 좌회전을 하는 택시를 발견하고 조향장치를 좌측으로 조작하여 그랜저는 그 우측 뒷바퀴만 노면에 접지된 채 그 앞범퍼 좌측면 하단 부분이 노면으로부터 최소한 약 1.5m(택시 좌측 문짝에서 발견되는 타이어 흔적이 노면으로부터 약 126㎝이므로 그 높이 이상은 비행하여야 할 것이다.) 이상 뜬 상태에서 그 차체가 마치 팽이 돌 듯이 역시계방향으로 회전하여 택시의 좌측 승객석 문과 뒷창문 필라 부분을 그랜저의 좌측 앞바퀴 타이어가 통과하였다고 가정해야 하는데 이러한 추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
첫째, 사고장소의 도로약도(소송기록 제62정, 제63정, 수사기록 제15정, 감정인 공소외 7의 감정서 중 제6정, 당원의 현장검증조서에 첩부된 사진 3.의 영상 참조)와 양 차량의 진행방향(공소사실 기재 내용), 사고 후 택시, 아반테, 그랜저의 최종 정차위치를 고려할 때, 택시가 삼도맨션 방향 골목길로부터 나와 사고장소 교차로에 진입하여 조금 직진하다가 중앙선 부근에서 거의 90도로 좌회전하던 중 그랜저와 충돌하고 그 충격으로 택시는 거의 S자로 이동했다고 해야 하는데, 이는 액케르먼 진토드(Ackerman-Jeantaud) 조향이론에 따라 택시의 최소회전반경 궤적을 추적해 본즉 그랜저의 진행방향의 충돌각도와는 서로 불합치된다.
둘째, 사고장소 부근 도로 기울기는 그랜저 진행방향으로는 오르막 길이 시작되고 아반테의 진행방향으로는 내리막이 계속되는 형태이고, 택시의 충격 부분에 관측되는 타이어 흔적의 높이는 지면으로부터 126㎝이고 그 충격의 전달 방향은 아래에서 위로 향하여 있는 점, 그랜저 차체의 무게가 1715㎏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사고 당시 평탄한 길에서 오르막이 시작되는 도로를 진행하던 그랜저가 택시와 충돌하여 그 우측부분은 노면에 접지된 채, 그 앞범퍼 좌측면 하단 부분만이 노면으로부터 최소한 약 1.5m 이상 뜬 상태에서 그 차체가 마치 팽이 돌 듯이 역시계방향으로 회전하여 택시의 좌측 뒷문짝을 타 넘는다는 것은 뉴턴(Newton)의 법칙과 에너지 보존의 법칙 및 자동차 주행역학에 위배된다.
셋째, 위 추리상황이 실제로 발생하였다면, 택시의 문짝 부분(아데솔 몰딩)의 강도는 아주 낮아 작은 충격에도 쉽게 변형되는 성질이 있으므로 위 충격에 의해 택시는 엄청나게 파손되어야 하고 그랜저는 좌측 하단 부분만이 들린 채 결국 우측으로 전복되어 마주오던 아반테와 충돌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아야 할 것이나, 실제 사고상황은 그러하지 아니하였다.
넷째, 택시 좌측면 승객석 문짝이 그랜저 전면 좌측 앞바퀴 부분에 최초 충격되어 택시가 파손되었다면 그랜저 앞범퍼 좌측단 부분과 그랜저 좌측 앞바퀴 사이의 거리인 프론트 오버행의 관계(그랜저의 구조상 앞 타이어 앞쪽 끝으로부터 앞범퍼까지의 거리가 62㎝임)에 의하여 그랜저 앞범퍼 좌측면 부분이 택시 좌측면 승객석 문짝을 그랜저 좌측 앞바퀴 타이어보다 먼저 충격함으로 인하여 택시의 파손 부분에는 그랜저의 도색 페인트가 부착되어 있어야 하나, 실제 택시 좌측면 승객석 문짝 부분에는 폐윤활유로 추정된 물질 외에는 특이한 페인트가 부착되어 있지 않았다.
다섯째, 택시와 그랜저의 최초 충격지점, 각 진행방향, 각 최종 정차위치를 고려할 때, 택시 좌측면 승객석 문짝이 그랜저 전면 좌측 앞바퀴 부분에 최초 충격된 후, 택시가 이 사건 사고 후 그 최종 정차위치(수사기록 제15정 참조)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최초 충격과 거의 동시에 양 차량이 서로 엉켜 택시 전면 좌측 어느 부분이 그랜저 좌측면 어느 부위를 다시 충돌하여야 하나 그랜저와 택시 충격 부분에는 위 최초 충격으로 인한 파손 이외에는 다른 파손 부분은 관측되지 않았다.
여섯째, 그랜저가 택시의 뒷 문짝 부분을 타고 중앙선을 넘어 아반테의 보닛 중간부분에 떨어졌다면, 그랜저와 아반테의 파손부분에서 확인되는 양 차량의 최초 충격부분 및 그 충격방향과는 일치하지 아니하고, 그랜저는 롤링(Rolling)으로 구르게 되므로 이 사건 사고에서 보는 바와 같은 최종 정차위치에 정차할 수도 없다.
오히려, 위 각 거시 증거들에 나타난 아반테와 그랜저의 파손부분과 그 파손상태(특히 그랜저의 전면 좌측부분과 아반테의 전면 좌측부분이 최초로 충돌하였고 그랜저의 보닛 파손부분이 아래쪽으로 함몰된 형상을 보이고 아반테의 좌측 앞 바퀴가 파열되어 있는 점), 양 차량의 진행방향(피고인의 변소내용)과 최종 정차위치, 양 차량의 구조(아반테의 앞범퍼는 단면이 C자 형태로 둥글고 좌우 모서리도 둥근 형태로서 그 높이는 46㎝이고 그랜저의 앞범퍼는 단면이 ㄷ자 형태로 위쪽이 앞으로 약간 돌출되어 있고 좌우 모서리는 거의 직각이며 높이는 약 53㎝임)와 무게(아반테는 1097㎏이고 그랜저는 1715㎏임), 도로의 기울기 상황을 고려할 때, 계속하여 내리막길을 진행하던 아반테가 평탄한 길에서 오르막이 시작되는 길을 진행하는 그랜저와 정면 충돌한 순간, 아반테의 범퍼가 그랜저의 범퍼 아래로 밀리면서 큰 손상 없이 아래로 처지고, 아반테의 앞 부분이 낮아지는 앞숙임 효과(nose-down effect) 등에 의하여 아반테 뒷부분이 노면으로부터 상당한 높이 위치로 들려짐으로써 아반테의 보닛부분이 V자 형태로 파손될 수도 있고, 아반테가 그 충격으로 좌측 앞바퀴만 노면에 접지된 상태에서 아반테 뒷범퍼 우측하단 부분이 노면으로부터 최소 1.5m 이상 뜰 수 있기 때문에 아반테는 충격과 동시에 그 차체가 마치 팽이 돌 듯이 역시계방향 회전하여 아반테 우측 뒷바퀴 타이어 부분으로 때마침 아반테의 우측차선상을 이웃하여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운행하고 있던 택시를 거의 동시에 연속 충격함이 가능하고, 그리되면 아반테에 충격된 택시가 물리적인 충격량과 운동량의 교환으로 직진상에서 좌회전상으로 바뀌어져 이 사건 사고에서 보는 바와 같은 최종 정차위치로 이동, 정차할 수가 있다고 보이므로, 결국 이 사건 사고는, 당시 술에 취한 상태로 수영로타리 방면에서 남천동 방면으로 그랜저를 운전하던 피해자가 2차선상을 진행하다가 사고 장소 직전에서 1차선상으로 방향을 바꾸어 진행하려다가 조향장치 과잉조작으로 중앙선을 넘는 바람에 반대차선 1차선상을 따라 마주오고 있던 아반테의 전면 좌측 부분을 그랜저의 전면 좌측 부분으로 정면 충돌하여 그 충격으로 위 피해자는 사망했고, 아반테는 앞숙임 현상이 발생되어 그랜저 충격부에 맞물려 파손되는 상태에서 마치 팽이가 돌 듯이 역시계방향으로 회전하던 중 마침 아반테 우측 차선인 2차선상을 진행하고 있던 피고인 운전의 택시를 충격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여진다.
라. 소결론
앞서 살펴본 바대로 이 사건 사고가 피고인의 과실로 발생했고, 그로 인해 위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원심 거시 각 증거자료들은 객관성이 없고 신빙성이 의심스러워 이를 위 공소사실의 인정증거로 믿기 어렵고, 달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아무런 객관적 증거자료를 찾아볼 수 없는데도 피고인에 대해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증거의 가치판단을 그르친 나머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할 것이므로, 위 항소논지는 이유 있다.
3. 결 론
그렇다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종대(재판장) 박인식 심형섭
【항 소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장준동
【원심판결】 부산지법 1996. 8. 23. 선고 96고단232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및 변호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첫째,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현장인 삼거리 교차로에서 불법 좌회전한 사실이 없고 당시 피고인은 남천동 방면에서 수영로타리 방면으로 2차선상을 따라 진행하던 중 같은 방향으로 1차선상을 따라 거의 나란히 진행하던 아반테 승용차가 반대방향에서 중앙선을 넘어 달려온 그랜저 승용차에 부딪혀 그 충격으로 뒷부분이 순간적으로 튀어오르면서 피고인 운전의 택시를 충격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으며, 둘째,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피고인은 그 동안 아무런 교통사고 전력이 없는 점, 그랜저 운전사가 음주운전을 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은 지나치게 무거워 그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이다.
2. 사실오인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주식회사 대영교통 소속 부산 (차량번호 생략) 영업용 택시를 운전하는 자인바, 1995. 10. 9. 22:40경 위 택시를 운전하여 부산 수영구 광안동 소재 ○○수퍼마켓 앞길을 삼도맨션 쪽에서 수영로타리 쪽으로 좌회전하게 되었는바, 그 곳은 좌회전 금지구역이므로 우측에 있는 남천동 쪽으로 진행하여 유턴이 가능한 지점에 이르러 유턴한 후 다시 수영로타리 쪽으로 진행하여야 함에도, 그대로 좌회전한 과실로 때마침 수영로타리 쪽에서 남천동 쪽으로 진행하던 피해자운전의 부산 (차량번호 생략) 그랜저 승용차를 뒤늦게 발견하여 피하지 못하고 위 택시의 좌측 뒷문짝 부분으로 위 승용차의 앞범퍼 부분을 들이받고, 그 충격으로 위 승용차가 반대차선으로 넘어들어가면서 때마침 반대 1차선을 따라 수영로타리 쪽으로 진행하던 공소외 1 운전의 부산 (차량번호 생략) 아반테 승용차의 본넷트 부분을 들이받아 피해자로 하여금 뇌손상 등을 입게 하고 이로 인하여 다음날 09:37경 수영구 광안1동 소재 △△병원에서 뇌압 상승으로 인한 호흡중추마비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나.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자료들의 검토
공소사실 중 피고인의 과실의 점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의 각 진술과 사법경찰리 공소외 2 작성의 교통사고조사보고서 및 종합수사보고서의 각 기재 등이 있다.
먼저, 공소외 2의 진술이나 그가 작성한 각종 보고서의 기재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각 증거는 그가 이 사건 사고 발생 10분 후 현장에 출동해 조사를 담당한 경찰관으로서 성명불상자로부터 전문한 것이거나 자신의 추측을 진술하고 기재한 데 지나지 아니하므로 그 자체로서 증거로 쓰기 어려울 뿐 아니라 뒤에 보듯이 그가 전문하고 추측한 것 보다는 훨씬 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추정의견이 나타난 이상 위 각 증거를 쉽사리 믿기도 어렵다.
다음으로, 이 사건 사고 후 아반테를 견인한 공소외 3의 진술이 있는바, 위 공소외 3은 경찰에서는 아반테 뒷범퍼 부분이 긁히게 된 원인은 사고 직후 아반테를 견인하는 도중 그랜저의 좌측 앞 범퍼 부분과 부딪혀서 난 흔적같다는 진술을 하다가, 원심법정에서는 견인 도중에 그랜저에 긁힌 적이 없다고 이를 번복함으로써 그 중 어느 쪽 진술만을 증거로 쓰기도 어렵거니와 그 내용 또한 피고인의 변소에도 부합은 할지언정 피고인의 과실을 인정할 증거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위 아반테를 운전해 그랜저의 반대방향에서 그랜저와 교행했던 공소외 1의 진술에 대하여 살펴본다.
공소외 1은 일관하여 자신은 전방주시를 태만히 하지 않았는데도 이 사건 사고 당시 사고현장 교차로에서 자신의 차량 좌측에서 좌회전하여 같은 방향으로 진행해오는(즉 공소장 기재의 피고인의 운행방향과 같이 운행해온) 차량은 보지 못하였고, 자기와 같은 방향의 2차선으로 달리는 차도 못봤고 또 반대차선에서 번쩍하는 상향 전조등 불빛을 보는 순간 정면충돌 사고를 당했으며, 차량들이 부딪히면서 나는 소리는 한 번밖에 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그외 추측의 진술이 있으나 이 부분은 앞서 공소외 2의 진술을 배척한 바와 같은 이유로 믿지 않는다).
판단컨대, 위 공소외 1 운전의 아반테 옆에서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차가 없었다는 진술은 전방주시를 제대로 해도 우측 후방에서 근접하여 거의 나란히 진행하는 차량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 부분 진술로 당시 피고인이 아반테와 같은 방향 2차선으로 진행한바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충격소리도 1회밖에 못들었다는 점도 위 세 차량이 거의 동시에 충격되었고 위 아반테가 충격되어 위 공소외 1이 흥분된 상태에 있었다면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고 보이므로 이들로써 피고인의 변소를 배척할 수는 없고, 나머지 진술들은 피고인의 변소에도 부합하므로 위 공소외 1의 진술도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과실을 인정할 자료로 쓸 수 없다.
그 밖에 사인의 점에 관한 의사 공소외 4 작성의 사망진단서 사본의 기재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한 피고인의 과실을 인정할 증거자료는 아니다.
다. 당원에서 보는 이 사건 사고의 진상
이 사건 사고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본 부경대학교 공과대학 안전공학과 공소외 5 교수의 진술, 목격자 공소외 6의 진술, 당원의 감정의뢰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 작성의 감정의뢰회보의 기재 및 당원의 검증조서의 기재, 기록에 편철된 이 사건 사고차량과 사고장소에 대한 사진의 영상, 사고 후의 택시, 그랜저, 아반테의 각 파손 부분 및 그 파손 상태, 위 차량들의 최종 정차위치, 사고 장소 부근의 도로 상황, 특히 그랜저의 앞 범퍼는 앞 타이어 중심으로부터 93㎝정도 돌출되어 있다는 점 등을 종합, 고려할 때, 우선 상식에 비추어 사고장소에서 좌회전을 하던 택시 좌측 승객석 문과 뒷창문 필라 부분이 그랜저 좌측 앞바퀴 타이어와 직접 충격했다고는 할 수 없고, 그랜저가 아반테와 최초로 충격한 것이 아니고 택시와 최초로 충격한 것이다라고 하려면, 수사기관의 추리처럼, 택시와 그랜저가 충돌 직전에, 그랜저의 운전자가 좌회전을 하는 택시를 발견하고 조향장치를 좌측으로 조작하여 그랜저는 그 우측 뒷바퀴만 노면에 접지된 채 그 앞범퍼 좌측면 하단 부분이 노면으로부터 최소한 약 1.5m(택시 좌측 문짝에서 발견되는 타이어 흔적이 노면으로부터 약 126㎝이므로 그 높이 이상은 비행하여야 할 것이다.) 이상 뜬 상태에서 그 차체가 마치 팽이 돌 듯이 역시계방향으로 회전하여 택시의 좌측 승객석 문과 뒷창문 필라 부분을 그랜저의 좌측 앞바퀴 타이어가 통과하였다고 가정해야 하는데 이러한 추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
첫째, 사고장소의 도로약도(소송기록 제62정, 제63정, 수사기록 제15정, 감정인 공소외 7의 감정서 중 제6정, 당원의 현장검증조서에 첩부된 사진 3.의 영상 참조)와 양 차량의 진행방향(공소사실 기재 내용), 사고 후 택시, 아반테, 그랜저의 최종 정차위치를 고려할 때, 택시가 삼도맨션 방향 골목길로부터 나와 사고장소 교차로에 진입하여 조금 직진하다가 중앙선 부근에서 거의 90도로 좌회전하던 중 그랜저와 충돌하고 그 충격으로 택시는 거의 S자로 이동했다고 해야 하는데, 이는 액케르먼 진토드(Ackerman-Jeantaud) 조향이론에 따라 택시의 최소회전반경 궤적을 추적해 본즉 그랜저의 진행방향의 충돌각도와는 서로 불합치된다.
둘째, 사고장소 부근 도로 기울기는 그랜저 진행방향으로는 오르막 길이 시작되고 아반테의 진행방향으로는 내리막이 계속되는 형태이고, 택시의 충격 부분에 관측되는 타이어 흔적의 높이는 지면으로부터 126㎝이고 그 충격의 전달 방향은 아래에서 위로 향하여 있는 점, 그랜저 차체의 무게가 1715㎏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사고 당시 평탄한 길에서 오르막이 시작되는 도로를 진행하던 그랜저가 택시와 충돌하여 그 우측부분은 노면에 접지된 채, 그 앞범퍼 좌측면 하단 부분만이 노면으로부터 최소한 약 1.5m 이상 뜬 상태에서 그 차체가 마치 팽이 돌 듯이 역시계방향으로 회전하여 택시의 좌측 뒷문짝을 타 넘는다는 것은 뉴턴(Newton)의 법칙과 에너지 보존의 법칙 및 자동차 주행역학에 위배된다.
셋째, 위 추리상황이 실제로 발생하였다면, 택시의 문짝 부분(아데솔 몰딩)의 강도는 아주 낮아 작은 충격에도 쉽게 변형되는 성질이 있으므로 위 충격에 의해 택시는 엄청나게 파손되어야 하고 그랜저는 좌측 하단 부분만이 들린 채 결국 우측으로 전복되어 마주오던 아반테와 충돌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아야 할 것이나, 실제 사고상황은 그러하지 아니하였다.
넷째, 택시 좌측면 승객석 문짝이 그랜저 전면 좌측 앞바퀴 부분에 최초 충격되어 택시가 파손되었다면 그랜저 앞범퍼 좌측단 부분과 그랜저 좌측 앞바퀴 사이의 거리인 프론트 오버행의 관계(그랜저의 구조상 앞 타이어 앞쪽 끝으로부터 앞범퍼까지의 거리가 62㎝임)에 의하여 그랜저 앞범퍼 좌측면 부분이 택시 좌측면 승객석 문짝을 그랜저 좌측 앞바퀴 타이어보다 먼저 충격함으로 인하여 택시의 파손 부분에는 그랜저의 도색 페인트가 부착되어 있어야 하나, 실제 택시 좌측면 승객석 문짝 부분에는 폐윤활유로 추정된 물질 외에는 특이한 페인트가 부착되어 있지 않았다.
다섯째, 택시와 그랜저의 최초 충격지점, 각 진행방향, 각 최종 정차위치를 고려할 때, 택시 좌측면 승객석 문짝이 그랜저 전면 좌측 앞바퀴 부분에 최초 충격된 후, 택시가 이 사건 사고 후 그 최종 정차위치(수사기록 제15정 참조)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최초 충격과 거의 동시에 양 차량이 서로 엉켜 택시 전면 좌측 어느 부분이 그랜저 좌측면 어느 부위를 다시 충돌하여야 하나 그랜저와 택시 충격 부분에는 위 최초 충격으로 인한 파손 이외에는 다른 파손 부분은 관측되지 않았다.
여섯째, 그랜저가 택시의 뒷 문짝 부분을 타고 중앙선을 넘어 아반테의 보닛 중간부분에 떨어졌다면, 그랜저와 아반테의 파손부분에서 확인되는 양 차량의 최초 충격부분 및 그 충격방향과는 일치하지 아니하고, 그랜저는 롤링(Rolling)으로 구르게 되므로 이 사건 사고에서 보는 바와 같은 최종 정차위치에 정차할 수도 없다.
오히려, 위 각 거시 증거들에 나타난 아반테와 그랜저의 파손부분과 그 파손상태(특히 그랜저의 전면 좌측부분과 아반테의 전면 좌측부분이 최초로 충돌하였고 그랜저의 보닛 파손부분이 아래쪽으로 함몰된 형상을 보이고 아반테의 좌측 앞 바퀴가 파열되어 있는 점), 양 차량의 진행방향(피고인의 변소내용)과 최종 정차위치, 양 차량의 구조(아반테의 앞범퍼는 단면이 C자 형태로 둥글고 좌우 모서리도 둥근 형태로서 그 높이는 46㎝이고 그랜저의 앞범퍼는 단면이 ㄷ자 형태로 위쪽이 앞으로 약간 돌출되어 있고 좌우 모서리는 거의 직각이며 높이는 약 53㎝임)와 무게(아반테는 1097㎏이고 그랜저는 1715㎏임), 도로의 기울기 상황을 고려할 때, 계속하여 내리막길을 진행하던 아반테가 평탄한 길에서 오르막이 시작되는 길을 진행하는 그랜저와 정면 충돌한 순간, 아반테의 범퍼가 그랜저의 범퍼 아래로 밀리면서 큰 손상 없이 아래로 처지고, 아반테의 앞 부분이 낮아지는 앞숙임 효과(nose-down effect) 등에 의하여 아반테 뒷부분이 노면으로부터 상당한 높이 위치로 들려짐으로써 아반테의 보닛부분이 V자 형태로 파손될 수도 있고, 아반테가 그 충격으로 좌측 앞바퀴만 노면에 접지된 상태에서 아반테 뒷범퍼 우측하단 부분이 노면으로부터 최소 1.5m 이상 뜰 수 있기 때문에 아반테는 충격과 동시에 그 차체가 마치 팽이 돌 듯이 역시계방향 회전하여 아반테 우측 뒷바퀴 타이어 부분으로 때마침 아반테의 우측차선상을 이웃하여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운행하고 있던 택시를 거의 동시에 연속 충격함이 가능하고, 그리되면 아반테에 충격된 택시가 물리적인 충격량과 운동량의 교환으로 직진상에서 좌회전상으로 바뀌어져 이 사건 사고에서 보는 바와 같은 최종 정차위치로 이동, 정차할 수가 있다고 보이므로, 결국 이 사건 사고는, 당시 술에 취한 상태로 수영로타리 방면에서 남천동 방면으로 그랜저를 운전하던 피해자가 2차선상을 진행하다가 사고 장소 직전에서 1차선상으로 방향을 바꾸어 진행하려다가 조향장치 과잉조작으로 중앙선을 넘는 바람에 반대차선 1차선상을 따라 마주오고 있던 아반테의 전면 좌측 부분을 그랜저의 전면 좌측 부분으로 정면 충돌하여 그 충격으로 위 피해자는 사망했고, 아반테는 앞숙임 현상이 발생되어 그랜저 충격부에 맞물려 파손되는 상태에서 마치 팽이가 돌 듯이 역시계방향으로 회전하던 중 마침 아반테 우측 차선인 2차선상을 진행하고 있던 피고인 운전의 택시를 충격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여진다.
라. 소결론
앞서 살펴본 바대로 이 사건 사고가 피고인의 과실로 발생했고, 그로 인해 위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원심 거시 각 증거자료들은 객관성이 없고 신빙성이 의심스러워 이를 위 공소사실의 인정증거로 믿기 어렵고, 달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아무런 객관적 증거자료를 찾아볼 수 없는데도 피고인에 대해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증거의 가치판단을 그르친 나머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할 것이므로, 위 항소논지는 이유 있다.
3. 결 론
그렇다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종대(재판장) 박인식 심형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