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법원 민사

96가합15331

예금청구

법원: 서울지법 선고일: 1997년 4월 4일 선고: 선고

판시사항

타행송금거래 후 당일 영업시간 내에 송금의뢰은행에 의하여 그 송금 거래가 취소된 경우, 수취인의 예금채권 성립 여부(소극)

판결요지

송금수취인인 예금주와 지급은행 사이에는 온라인에 의한 타행송금거래에 의하여 금원이 송금되는 경우 그 입금 처리가 완료한 때에 그 금원에 대한 예금계약이 성립되는 것으로 하되, 당일 영업시간 내에 송금의뢰은행에 의하여 취소 처리되는 경우에는 그 송금 거래가 명백한 오조작에 의한 거래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그 예금계약은 처음부터 성립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가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고, 따라서 송금된 금원은 당일 은행 영업시간 내에 취소 처리되는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그 입금 처리가 완료된 때에 예금으로 성립한다.

참조조문

민법 제147조 제2항

판결 전문

【원 고】 원고(소송대리인 청조법무법인 담당변호사 김종성외 1인)
【피 고】 주식회사 국민은행외 1인(소송대리인 변호사 우창록외 2인)
【주 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주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예비적 청구 부분의 소를 모두 각하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위적 청구취지: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금 170,350,000원 및 이에 대하여 1996. 2. 18.부터 이 사건 소장부분 송달일까지는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예비적 청구취지:피고들은 소외인이 피고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의 양주군 지부에서 1996. 2. 17.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국민은행 구좌인 (계좌번호 1 생략)으로 금 170,350,000원을 입금하였음을 확인하고, 원고의 청구에 의하여 위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이 유】 1.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주식회사 국민은행에 대한 주위적 청구
원고가 피고 주식회사 국민은행(이하 피고 은행이라고만 한다)과 수시로 입·출금을 할 수 있는 당좌예금계약을 체결 (계좌번호 생략)하여 거래해 온 사실, 소외 ○○○○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고만 한다) 대표이사 소외인이 1996. 2. 17. 11:00경 피고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이하 피고 농협이라고만 한다) 양주군 지부에서 위 소외 회사 명의 계좌(계좌번호 2 생략)에 입금되어 있던 금 170,350,000원을 출금하여 위 금원을 피고 은행의 위 원고 명의 계좌에 송금하도록 피고 농협에 위탁한 사실, 그리하여 같은 날 11:25부터 11:28경까지 사이에 피고 은행의 위 원고 명의 계좌로 위 금원이 입금 처리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 은행은 원고에게 위 계좌에 입금 처리된 위 금원을 반환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 은행은 위 1996. 2. 17. 12:54경 위 송금 거래가 적법히 취소 처리되어 원고 명의 계좌에 입금 처리되었던 위 금원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으므로 피고 은행으로서는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항변하고, 원고는 이를 다투면서 피고 농협의 이 사건 송금은 위 소외 회사 대표이사의 정당한 위임에 따라 행하여진 것이므로 피고 농협창구 직원의 단순한 오조작에 의한 송금행위라고 볼 수 없어 피고 농협이 위 송금 거래를 임의로 취소 처리한 것은 아무런 법률상 근거 없는 무효의 행위로서 위 금원에 대한 원고의 예금채권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계좌송금에 의하여 금원이 입금되는 경우 일반적으로 예금원장에 입금기장이 마쳐진 때에 예금으로 성립하는 것이기는 하나, 갑 제1호증의 1, 2, 을 제1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위 송금된 금원이 원고의 계좌에 입금 처리된 후 같은 날 12:54경 피고 농협이 원고 명의 계좌로의 이 사건 타행송금 거래를 취소 처리하여 그 금원을 자신의 별단예금에 예치하고 있는 사실, 현행의 온라인에 의한 타행계좌 송금 거래는 금융전산시스템을 이용하는 타행환공동망 가입은행들 사이에서 순전히 전산처리에 의하여 행하여지고 있고, 타행 간에 이루어진 송금 거래는 당일 은행 영업시간 내에서 창구에서의 오조작 등에 의한 거래인 경우에 한하여 송금 의뢰 은행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취소할 수 있도록 은행 등 금융기관 사이에 타행환공동망업무규약으로 정해져 있는 사실, 위 규약상 위와 같이 취소 처리할 수 있는 송금 거래의 범위를 일응 제한하고는 있으나, 그 취소 거래 역시 송금 거래와 마찬가지로 송금 의뢰 은행의 취소 요구 전문이 전산망설계서상의 형식적인 취소 요건에 부합된 경우 자동적으로 취소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송금 의뢰 은행측에서 당일 영업시간 내에 취소 요구를 하는 경우 지급 은행(송금 수취인의 계좌가 개설된 은행)측에서는 인위적으로 이에 개입하여 취소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고 반증 없다.
위 인정 사실에 비추어 보면 의뢰 은행에 의해 이미 일방적으로 취소 처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취인의 계좌에 전산상으로 송금 처리된 바 있다는 이유만으로 지급 은행으로 하여금 제3자인 의뢰 은행과 송금 의뢰인 사이에서 벌어진 송금 거래의 내용을 조사하여 그 송금 거래가 명백한 오조작에 의한 것임을 입증한 경우에만 그 지급의무를 면하게 한다는 것은 위와 같이 아무런 원인관계없이 전산적으로만 이루어지는 은행 간의 송금 거래 내지 취소 거래의 태양 및 성질에 비추어 지급 은행에게 과도한 위험부담을 지우는 것이 될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이 해석하는 경우 지급 은행으로서는 의뢰 은행의 취소 요구가 있을 때마다 자신과 무관한 제3자 간의 법률관계인 의뢰 은행과 송금 의뢰인 사이에서 벌어진 송금위탁계약의 실질적 내용과 취소 요구의 사유 등을 일일이 조사하여 그 송금 거래가 명백한 오조작인지 여부를 판단한 다음 그 취소 요구에 응할 것을 강요하는 결과가 되어 이는 신속한 금융 거래의 이상에도 어긋나는 것으로서 부당하다.
따라서 송금 수취인인 예금주와 지급 은행 사이에는 위와 같이 온라인에 의한 타행송금 거래에 의하여 금원이 송금되는 경우 그 입금 처리가 완료한 때에 위 금원에 대한 예금계약이 성립되는 것으로 하되, 당일 영업시간 내에 의뢰 은행에 의하여 취소 처리되는 경우에는 그 송금 거래가 명백한 오조작에 의한 거래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위 예금계약은 처음부터 성립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가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따라서 위 송금된 금원은 당일 은행 영업시간 내에 취소 처리되는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그 입금 처리가 완료한 때에 예금으로 성립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피고 농협이 위와 같이 당일 영업시간 내에 송금 거래를 취소 처리한 이상 그 취소 처리의 당부는 별론으로 하고 위 해제조건이 성취되어 위 송금된 금원에 대한 위 원고의 피고 은행에 대한 예금채권은 처음부터 성립하지 않았던 셈이 되므로 결국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나. 피고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대한 주위적 청구
원고는 위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 소외인이 위와 같이 위 회사 명의의 피고 농협 계좌에 입금되어 있던 금 170,350,000원을 출금하여 이를 피고 은행의 원고 명의 계좌에 송금하도록 피고 농협에 위탁하여 위와 같이 적법하게 위 금원이 원고 명의 계좌로 송금 처리되었으나 그 후 피고 농협이 위 송금 거래를 함부로 취소 처리하여 위 금원을 피고 농협의 별단예금에 예치하고 있으므로 피고 농협은 피고 국민은행과 연대하여 위 금원을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일응 예금계약에 기한 예금 반환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취지라고 볼 수 있는바, 피고 농협이 위 타행송금 거래를 취소 처리하여 그 금원을 자신의 별단예금에 예치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 사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농협과의 사이에 위 금원에 관하여 예금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고는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피고 농협의 부당한 송금 취소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손해를 입었다 하여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취지라고도 볼 수 있으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농협의 위 송금 취소행위가 은행 내부 기준에 비추어 부당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위 해제조건이 성취된 이상 원고의 예금채권은 처음부터 성립하지 않았던 것으로 되므로, 피고 농협의 위 취소 처리로 인하여 원고에게 위 금원에 해당하는 금액만큼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는 볼 수 없고, 달리 원고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니 원고의 위 주장도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예비적 청구 부분의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들에 대한 위 주위적 청구가 인용되지 아니할 것에 대비하여 예비적으로 피고들은 소외인이 피고 농협의 양주군 지부에서 1996. 2. 17. 원고의 피고 국민은행 구좌인 (계좌번호 3 생략)으로 금 170,350,000원을 입금하였음을 확인하고 원고의 청구에 응하여 위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위 예비적 청구취지 중 원고의 청구에 응하여 위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구하는 부분은 위에서 본 주위적 청구와 같은 청구를 내용으로 하는 것이므로 이를 다시 예비적 청구로서 심판을 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소외인이 피고 농협의 양주군 지부에서 1996. 2. 17. 원고의 피고 국민은행 구좌로 위 금원을 입금하였음을 확인한다는 판결을 구하는 부분은 이른바 확인의 소에 해당한다 할 것인데, 확인의 소에 있어서의 확인의 대상은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에 한하고 단순한 사실관계 내지 과거의 법률관계에 관한 존부는 확인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바, 원고가 구하는 위 확인의 소는 단순한 과거의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그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어 허용될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 부분의 소는 부적법하여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태영(재판장) 이정석 한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