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법원
민사
95나7345
손해배상(의)
법원: 부산고법
선고일: 1996년 7월 18일
선고: 선고
판시사항
단순한 자궁경부염을 직장암으로 오인한 의사의 의료과오를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당초 단순한 출혈을 동반한 자궁경부염의 증세를 보이던 환자에 대하여 비수술적 요법에 의한 완치 가능성 여부를 가려 보지 않고 바로 자궁적출술의 치료 방법을 택하였고, 그 수술 과정에서 난소와 난관에 부종과 물혹, 자궁 후벽과 직장의 유착 등을 발견하고 이를 직장암으로 판단하여 다시 직장을 절제하는 수술로 치료 방법을 변경하면서, 그 병변이 직장암인지 여부에 대하여 동결절편검사와 이와 병행하여 환자의 병력검사, C.T.촬영 등 각종 정밀검사를 거치지 아니하고, 또한 환자 본인 또는 가족들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 방법의 내용, 예상되는 위험 등 당시의 의료 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의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례.
참조조문
민법 제750조
참조판례
판결 전문
【원고, 피항소인】 원고 1 외 3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용문)
【피고, 항소인】 피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경현)
【원심판결】 부산지법 울산지원 1995. 6. 14. 선고 94가합2134 판결
【주 문】
1.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1에게 금 134,658,008원, 원고 2에게 금 20,000,000원, 원고 3, 원고 4에게 각 금 3,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한 1993. 11. 23.부터 제1심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책임의 근거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7호증의 1 내지 7, 갑 제12호증, 갑 제14, 15호증의 각 1, 2, 갑 제16 내지 19호증, 을 제1호증의 1 내지 35의 각 기재(다만 갑 제12호증의 기재 중 뒤에서 믿지 않는 부분은 제외), 원심 증인 소외 1, 소외 2의 각 증언(소외 2의 증언 중 뒤에서 믿지 않는 부분 제외), 원심의 연세의료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 결과와 사실조회 결과, 피고 2에 대한 본인신문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거나 어긋나는 듯한 갑 제12호증의 일부 기재, 소외 2의 일부 증언, 피고 2에 대한 본인신문 결과 일부는 믿지 아니하며, 을 제2호증의 1 내지 5의 기재와 당심의 대한의학협회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대의 증거가 없다.
(1) 당사자들의 신분관계 등
원고 1은 1993. 11. 19. 울산시 중구 태화동 (주소 생략)에 있는 피고 1 소속 (이름 생략)병원의 응급실에 입원했던 환자이고, 원고 2는 원고 1의 남편, 원고 3, 원고 4는 그의 자녀들이다. 한편 피고 1은 종합병원인 (이름 생략)병원을 설치, 운영하는 법인이고, 피고 2는 (이름 생략)병원의 산부인과 과장, 피고 3은 (이름 생략)병원의 외과 과장으로 각 근무하는 의사들이다.
(2) 원고 1의 치료과정
원고 1은 1993. 11. 19. 07:20경 질부위에 급작스러운 출혈이 발생하여 이 때문에 (이름 생략)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게 되었는데, 당시 위 원고는 질벽후상박부위에 7㎝ 정도의 열상이 있어 시간 당 200 내지 300cc 정도로 출혈을 보이고 있었음에도 병원측의 사정으로 별다른 조치를 받지 못하다가 같은 날 10:50경에야 산부인과 과장인 피고 2에게 안내되어 동인의 지시로 분만실로 보내져 그때부터 수혈을 받으면서 지혈을 위한 치료와 자궁경부 암세포 검사, 복부 초음파 검사, 방사선 검사 등 각종 검사를 병행한 결과, 같은 날 16:00경부터 출혈은 거의 멈추게 되었고, 질출혈의 원인은 출혈이 동반된 자궁경부염으로 판명되었으며, 그 밖에 다른 특별한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담당의사이던 피고 2는 같은 달 23. 위 원고 및 그 가족들에게 위와 같은 출혈의 재발 방지를 위하여는 자궁을 전부 들어내는 전자궁적출술을 시행할 필요가 있으며, 이로 인한 후유증은 전혀 없다고 간단히 설명하여 동의를 받은 다음 같은 날 10:30경 전신 마취 하에 수술에 착수하였는데, 개복한 결과 뜻밖에도, 위 원고의 양측 난소와 난관에 약간의 부종과 물혹 등이 관찰되고, 자궁 후벽이 직장과 넓은 부위에 걸쳐 유착되어 있으며, 유착 부위에서 직경 1 내지 2㎝ 정도의 딱딱한 덩어리(종물)가 촉지되자, 피고 2는 위 원고가 직장암에 걸려 있어 그 직장암이 난소와 난관으로 전이된 것으로 판단하여 외과 과장인 피고 3을 불러 위 원고의 병변 부위를 확인시켰다.
그런데 피고 3은 당시 위 원고에 대하여 암조직검사의 하나인 동결절편검사(당시 (이름 생략)병원에는 그 검사기구가 설치되어 있었고, 그 검사의 소요시간은 20분 정도에 불과하다)나 이에 병행하여 해야만 하는 위 원고의 병력검사, 내시경검사, C.T.촬영 등 정밀검사를 전혀 해 보지 아니한 채, 단순히 직장경으로 위 원고의 직장 상태를 한번 확인해 보고는 피고 2와 마찬가지로 위 원고의 병변이 직장암이 전이된 상태로 판단하여 위 원고를 외과로 전과시켜 자궁적출술과 직장의 일부를 도려내는 직장저위전방절제술을 함께 시행한 다음 자동문합기에 의하여 직장과 항문을 연결하는 직장문합을 시행(이하 '1차 수술'이라고 한다)하여 버렸고, 그 수술 도중 잘못하여 천골정맥총을 건드려 파열시키는 바람에 그 부위에서 지속적인 대량의 출혈이 있게 되어 골반내강에 3개의 실라스틱 펜로즈를 삽입한 다음 봉합하였다.
그러나 위 원고는 1차 수술이 끝난 직후 복부 팽만과 함께 복강 내 출혈의 이상 징후를 보이게 되었고, 이에 피고 3은 하는 수 없이 그 다음 날인 같은 달 24. 다시 개복하여 수술 부위를 살펴본 결과, 골반 내에 대량의 출혈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직장의 문합 부위가 터져 그 틈사이로 이물질이 장 밖으로 흘러 나온 것을 발견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하여 하부 문합부는 봉합하여 복강 내에 고정시킴과 동시에 인공항문 조루술(직장과 항문을 연결시키지 못하고 인공항문을 개설하여 직장을 인체 밖으로 꺼집어 내어 인공 대소변 주머니를 달아서 대소변을 받아내는 방법)을 시행하는 한편, 거즈 팩킹으로 복강 내 출혈에 대한 지혈을 시도하는 내용의 제2차 수술을 시행하였다(이하 '2차 수술'이라고 한다).
그런데 위 원고는 2차 수술을 마치자 이번에는 복강 내 다량의 출혈로 인한 급성신부전증, 폐부종의 증세가 나타나게 되었고, 이에 대하여 피고 3이 인공신장기에 의한 혈액투석 및 인공호홉기에 의한 집중적인 치료를 하여 어느 정도 회복의 기미가 보였으나, 같은 해 12. 15. 혈압하강, 맥박증가 및 복부팽만 등의 증세가 갑작스럽게 나타나게 되자 이에 위 피고는 같은 날 다시 개복하여 본 결과, 위 원고에게 장유착과 소장 부위의 감돈성 장폐색에 의한 장궤사와 함께 출혈의 증상이 생긴 것을 발견하여, 이에 대한 치료로서 소장을 일부 절제하고 이와 함께 단단문합을 실시하였다(이하 '3차 수술'이라고 한다).
그런데 위 원고가 1차 수술 결과 직장과 항문의 문합 부위가 터지는 등 수술이 실패로 돌아간 것은 원래 그 수술의 시행 전에는 직장과 항문과의 연결 부위에 각종 세균과 이물질의 오염에 의한 염증의 발생을 막기 위하여 반드시 3일 동안의 금식과 장세척 등의 선행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 원고에게 자궁적출을 위한 간단한 장세척만 시행하였을 뿐이고 직장 절제를 위한 완전한 장세척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직장절제술을 시행하는 바람에 직장과 항문의 문합 부위가 터져서 그 사이로 나온 각종 이물질이 장기 밖으로 스며 나왔고, 또한 그 수술과정에서 천골정맥총이 파열되어 과도한 출혈이 있었으나, 그 지혈을 완전히 하지 못한 상태로 1차 수술을 마무리 함으로써 복강 내에 과도한 출혈이 발생한 데에 그 원인이 있었다.
(3) 원고 1의 병명과 이에 대한 치료 방법
원고 1의 입원 당시의 병명은 출혈을 동반한 자궁경부염으로, 이에 대한 치료 방법에는 조직검사 등을 통하여 출혈 원인을 규명한 후 그 원인을 약물 등으로 치료하는 비수술적 약물요법과 아예 자궁을 절제하여 제거하여 버리는 수술적 요법이 있고, 1차 수술 당시 밝혀진 자궁과 직장이 유착되고 종물이 촉지되었던 증상은 조직검사 결과 피고 2, 피고 3의 예상처럼 자궁이나 직장 부분에 암이 발생하여 다른 부분으로 전이된 것이 아니라 단순한 자궁내막증식증으로 최종 판명되었는데, 이 병은 월경혈액의 일부가 나팔관을 통하여 복강 안으로 역류하는 것으로서, 그 혈액 내의 자궁내막 세포들이 자궁벽이나 직장 주위에 착상하여 골반 내의 장기에서의 출혈과 통증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데, 통상 환자의 생명 등에 급박한 위험성은 없으며, 진단 방법으로는 혈액검사로 자궁내막증식증이 발생하였을 때 특이하게 나타나는 물질의 양을 측정하는 방법, 질식 초음파검사, 자기공명단층촬영술에 의한 검사 등이 있고, 치료 방법으로는 복강경수술로 자궁내막 및 골반강 내의 유착을 제거한 후 상태에 따라 호르몬 같은 약물요법을 시행하는 방법, 전자궁적출술 등이 있다.
(4) 퇴원 후의 경과
위 원고는 (이름 생략)병원에서 1994. 2. 4. 퇴원한 후에도 제일병원, ○○○ 내과의원, △△△ 산부인과의원 등에서 1994. 8. 6.까지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3차례에 걸친 위 수술의 결과, 위 원고에게는 현재 결장조루술을 시술한 상태로 항문에서 분비물이 나오고, 복부가 자주 아프며, 소변볼 때 동통, 빈뇨 등의 배뇨장애 증세(배뇨조절신경과 직장에 분포하는 신경이 동일한 척수신경에서 나오기 때문에 직장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 배뇨장애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를 보이고 있고, 추후 직장문합술이 성공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여명기간 동안 계속 결장조루술 상태로 지내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위 배뇨장애는 호전될 가능성이 없는 상태이다.
나. 판 단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산부인과 과장인 피고 2로서는 당초 원고 1에게 출혈을 동반한 자궁경부염의 증세가 있었으나, 단순한 지혈 치료만으로도 그 출혈이 거의 멈춘 상태로서 위 원고에게 다른 특별한 소견도 발견되지 아니하여 그 당시 긴급한 치료행위가 필요한 상태가 아니었으므로, 자궁경부염의 치료로서 전자궁적출술이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라 하더라도 섣불리 위 원고의 인체에 위험을 가하는 수술 행위 등을 시행할 것이 아니라, 먼저 각종 검사를 통하여 그 출혈 원인을 규명한 후, 약물치료 등 인체에 그다지 큰 위험을 수반하지 않는 비수술적 요법으로도 완치 가능성이 있는지의 여부를 가려보아,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는 그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그 때 가서 수술적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등 신중히 대처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절차를 무시한 채 곧바로 자궁적출술의 치료 방법을 선택하였고, 또한 그 수술에 대하여 위 원고나 그 보호자들의 동의나 승낙이 있었다 하더라도, 의사인 위 피고가 환자에게 수술 등 인체에 위험을 가하는 행위를 함에 있어 그에 대한 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로서 환자 본인 또는 그 가족들에게 그 질병의 증상, 치료 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그 환자가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하여 그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가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설명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위반하여 단순히 위 원고에게 출혈의 재발 방지를 위하여는 자궁을 절제하는 수술이 필요하고, 그 수술로 인한 후유증은 전혀 없다는 간단한 설명만 하였고, 이 때문에 위 원고 등이 충분히 검토해 볼 시간적, 정신적 여유도 없이 자궁적출술의 시행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게 하였으며, 나아가 위 원고에 대한 1차 수술 과정에서 위 원고의 양측 난소와 난관에 약간의 부종과 물혹, 자궁 후벽과 직장의 유착 및 그 유착 부위에서의 종물 등을 발견하고 이를 직장암이 전이된 것으로 잘못 판단하여 외과 과장인 피고 3의 확인을 거쳐 위 원고를 외과로 전과시킴으로써 피고 3이 직장절제술이라는 잘못된 치료 방법을 선택함에 있어 그 원인을 제공하였고, 한편 피고 3 또한 환자의 병변 상태에 관하여 비록 피고 2와 같은 판단을 내리게 되었다 하더라도 직장절제라는 큰 수술을 시행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사전에 위 병변이 직장암인지의 여부에 대하여 암조직 검사의 하나인 동결절편검사와 이와 병행하여 위 원고의 병력검사, 내시경검사, C.T.촬영 등 각종 정밀검사를 거쳐 정확하게 판단하여야 함에도, 이러한 검사를 전혀 하지 아니한 채 위 유착 부위와 종물을 촉진하고는 단순히 자궁내막증식증에 불과한 것을 직장암으로 잘못 판단하는 바람에 본래의 치료 방법이 아닌 직장절제술을 시행하기에 이르렀고, 또 직장이 절제되는 경우에는 환자에게 증대한 장애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절실히 필요한 경우 이외에는 다른 치료 방법을 강구하는 등 신중히 판단하여 시행하여야 함에도, 이러한 노력을 기울임이 없이 곧바로 직장절제술을 시행하였으며, 나아가 직장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에도 그 수술의 시행 전에는 앞서 본 3일 동안의 금식과 장세척 등의 선행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장세척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직장절제술을 시행하는 바람에 직장과 항문의 문합 부위가 터져서 그 사이로 나온 각종 이물질이 장기 밖으로 스며 나왔고, 또한 그 수술과정에서 천골정맥총이 파열되어 과도한 출혈이 있었으나, 그 지혈을 완전히 하지 못한 상태로 1차 수술을 마무리함으로써 복강 내의 과도한 출혈 발생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말미암아 그 다음날 곧바로 2차 수술 및 나아가 3차 수술에까지 이르게 하였으므로, 그렇다면 이 사건 의료사고는 위 피고들의 위 내지 항의 주의의무위반이 경합하여 발생하였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 2, 피고 3은 불법행위자 본인으로서, 피고 1은 그 사용자로서 각자 앞서 본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다. 피고들의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들은, 위 원고의 병변을 직장암이나 자궁암으로 진단한 바 없으며, 산부인과 과장인 피고 2는 위 원고의 자궁에 지름 2-3㎝, 길이 7-8㎝ 정도의 조직결손 부위가 있어 이를 치료하기 위하여는 근본적으로 자궁 전체를 절제할 수밖에 없어 사전에 그에 관하여 충분히 설명하고 위 원고 및 가족들의 동의를 받았으나, 자궁후벽과 직장의 유착이 심하여 산부인과에서 절제하기가 어려워 외과 과장인 피고 3에게 의뢰하여 전과시켰고, 피고 3은 위 유착 부위 및 그에 촉지된 종물의 제거를 위하여 직장을 함께 절제할 수밖에 없었는데, 수술 전 위 원고의 신체 상태를 점검한 결과 적절한 상태였고, 수술 역시 아무런 하자 없이 이루어졌으나, 다만 과도한 수혈 등으로 봉합 부분의 분리 및 골반 내 출혈과 부작용으로 인하여 장폐색 등이 나타나 2, 3차 수술을 할 수밖에 없었던바, 위 피고들의 진단 및 치료 방법의 선택, 수술의 시행 과정이나 치료 경과 등에 있어 피고들에게 아무런 과실이 없고, 위 원고에게 나타난 후유장애는 현대의학 수준으로는 불가항력이라고 항변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이 법원이 이미 믿지 아니하는 갑 제12호증의 일부 기재, 을 제2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 원심 증인 소외 2의 일부 증언, 피고 3 본인신문 결과 일부 이외에는 달리 피고들의 무과실 또는 불가항력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특히 원고들이 수술 후 이 사건 소송 이전에 복사한 원고 1에 대한 각종 입원, 수술기록(갑 제7호증의 1 내지 7, 갑 제14호증의 2, 갑 제15호증의 2 등)과 이 사건 소송이 제기된 후 피고들이 제출한 각종 수술기록(을 제1호증) 등을 대조하여 보면, 피고 2, 피고 3이 직장암으로 오진하여 수술에 이른 것은 아니라고 극력 부인하는 근거가 되는 입원기록, 수술기록지 등의 각 기재 중 피고 2가 '자궁조직의 결손' 때문에 제1차 수술에 임하게 되었는데 '단지' 직장과 자궁과의 심한 유착 때문에 외과로 전과하였고, 외과 과장인 피고 3은 '직장암' 때문이 아니라 '유착이 심하여' 직장절제를 한 것이라는 취지에 부합하는 기재들은 모두 위 각 수술의 필요성과 의료과오에 관하여 원고들과 피고들 사이에 다툼이 생긴 이후에 피고들이 임의로 수정, 삽입한 것임은 그 기재 자체에 의하여 분명히 알 수 있고, 심지어 타과 의뢰서(을 제1호증의 6) 하단번호 35면, 39면, 43면의 기재와 갑 제14호증의 2의 각 해당 면을 대조하여 보면 위 피고들은 나중에 'colon cancer'(직장암)이라는 기재 앞에 'R/O'(rule out의 줄임말로써 병명에 대한 의심은 가나 확신에 이르지 아니한 단계에서 사용된다)라는 기재를 적어 넣기도 하는 등 직장암은 단지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여 기재된 것일 뿐, 직장 절제의 직접적인 동기는 되지 아니하는 것인 양 각종 서류를 수정한 사실마저 엿볼 수 있어, 결국 피고들의 위 주장의 근거가 되는 위 각 증언, 당사자 본인신문 결과 및 그 기초가 되는 각종 입원 및 수술기록에 나타난 기재 부분은 그 내용에 있어 서로 상충될 뿐 아니라 소송 제기 후에 수정된 부분이 많아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더욱이 의료분쟁에 있어서 의사측이 가지고 있는 진료기록 등의 기재가 사실인정이나 법적 판단을 함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볼 때, 의사측이 진료기록을 사후에 수정, 변경하는 행위는 그 이유에 대하여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는 한, 당사자 간의 공평의 원칙 또는 신의칙에 어굿나는 입증방해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손해배상의 범위
가. 일실수입
(1)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13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원심의 연세의료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 결과와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에 경험칙을 합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원고 1은 1957. 12. 25.생으로 위 사고 당시 만 35세 11개월 남짓한 여자이고 그 기대여명은 약 42. 21년이다.
위 원고는 적어도 위 원고가 구하는 도시일용노동에 종사하여 그 정도의 소득을 얻을 수 있다고 보여지며, 도시일용노동에는 월 25일씩, 60세가 될 때까지 가동할 수 있다.
재무부 발행의 정부노임단가기준에 의한 도시 보통인부의 노임은 1993. 1.경에는 1일 금 21,200원, 1994. 1.경에는 1일 금 22,300원, 1995. 1.경에는 1일 금 27,218원이다.
위 원고는 위 1차 수술일인 1993. 11. 23.부터 2, 3차의 수술과 퇴원 이후의 입원치료 등으로 말미암아 1994. 7. 25.까지의 치료기간 중에는 전혀 가동을 할 수 없었고, 치료가 끝난 후에도 배뇨장애, 결장조루술 상태 등의 영구적인 후유장애가 남아 도시일용노동자로서의 노동능력을 45% 가량 상실하였다.
(2)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위 원고가 위 수술로 인하여 입은 일실수입 손해는 다음과 같이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라 위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한 금 59,600,205원이 된다.
사고일인 1차 수술일인 1993. 11. 23.부터 1994. 1. 22.까지 2개월(남는 기간은 앞의 기간에 산입한다. 이하 같다)
21,200원×25일×1.9875=1,053,375원(원 미만은 버림, 이하 같다)
그 다음날부터 치료 종결일인 1994. 7. 22.까지 6개월
22,300원×25일×(7.8534-1.9875)=3,270,239원
그 다음날부터 1995. 1. 22.까지 6개월
22,300원×25일×(13.5793-7.8534)×0.45=1,436,485원
그 다음날부터 위 가동연한인 2017. 12. 25.까지 275개월(월 미만은 버림)
27,218원×25일×(189.4110-13.5793)×0.45=53,840,106원
1,053,375원+3,270,239원+1,436,485원+53,840,106원=59,600,205원
나. 호르몬 주사대금 등
위 원고는 위 수술로 양측 난소와 우측 난관을 절제당하였기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을 위하여 폐경기인 50세까지 매월 1회 정도 여성 호르몬을 투약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향후 치료비로서 금 1,223,983원{1회 투약비용 10,000원×122.3983(160개월의 호프만 수치)} 상당의 지급을 구하나, 갑 제14호증의 기재, 원심 증인 소외 1의 증언과 위 신체감정 결과 만으로는 위 원고의 양측 난소와 우측 난관이 절제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결장조루백 대금
위 원고의 결장조루술 상태가 여명기간 계속될 개연성이 매우 높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소외 1의 증언 및 위 신체감정 결과에 의하면 위 원고는 대소변을 받아내기 위하여 매일 평균 4개 정도의 결장조루백이 필요한 사실, 결장조루백의 가격은 1개당 금 750원 정도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한편 위 원고가 당심 변론종결일까지 이미 구입한 결장조루백의 구입비용은 다음 항의 치료비 손해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위 원고는 당심 변론종결일 다음날인 1996. 6. 28.부터 위 원고의 여명기간까지인 39여 년 동안 결장조루백의 구입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그 기간 동안의 매달 소요될 결장조루백 구입 비용을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여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를 계산하면 금 21,900,000원이 된다(=750원×4개×365일/12개월×240, 호프만 수치가 240을 초과하므로 과잉배상을 막기 위하여 호프만 수치를 240으로 제한하다).
라. 치료비 등
갑 제5호증의 1, 2, 갑 제6호증의 1 내지 8, 갑 제8호증, 갑 제9호증의 1, 2, 갑 제10호증의 1 내지 3, 갑 제11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와 원심 증인 소외 1의 증언에 의하면, 위 원고는 위 수술로 인한 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하여 그 치료비와 검사비 및 결장조루백, 콘실, 피부보호제 등의 구입비용으로 합계 금 1,933,820원을 지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마. 위자료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위 원고와 다른 원고들의 나이, 가족관계, 재산 및 교육정도, 위 사고의 경위 및 결과, 원고 1은 수태가 불가능하게 되었음은 물론 정상적인 부부 생활에도 큰 지장을 보일 것으로 보여지는 점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하면 다음과 같이 정함이 상당하다.
원고 1:금 25,000,000원
원고 2:금 10,000,000원
원고 3, 원고 4:각 금 1,500,000원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들은 각자 원고 1에게 금 108,434,025원(=59,600,205원+21,900,000원+1,933,820원+25,000,000원), 원고 2에게 금 10,000,000원, 원고 3, 원고 4에게 각 금 1,500,000원 및 각 이에 대한 이 사건 사고일인 1993. 11. 23.부터 피고들이 그 채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1995. 6. 14.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원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고, 항소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문수(재판장) 이동준 김종기
【피고, 항소인】 피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경현)
【원심판결】 부산지법 울산지원 1995. 6. 14. 선고 94가합2134 판결
【주 문】
1.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1에게 금 134,658,008원, 원고 2에게 금 20,000,000원, 원고 3, 원고 4에게 각 금 3,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한 1993. 11. 23.부터 제1심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책임의 근거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7호증의 1 내지 7, 갑 제12호증, 갑 제14, 15호증의 각 1, 2, 갑 제16 내지 19호증, 을 제1호증의 1 내지 35의 각 기재(다만 갑 제12호증의 기재 중 뒤에서 믿지 않는 부분은 제외), 원심 증인 소외 1, 소외 2의 각 증언(소외 2의 증언 중 뒤에서 믿지 않는 부분 제외), 원심의 연세의료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 결과와 사실조회 결과, 피고 2에 대한 본인신문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거나 어긋나는 듯한 갑 제12호증의 일부 기재, 소외 2의 일부 증언, 피고 2에 대한 본인신문 결과 일부는 믿지 아니하며, 을 제2호증의 1 내지 5의 기재와 당심의 대한의학협회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대의 증거가 없다.
(1) 당사자들의 신분관계 등
원고 1은 1993. 11. 19. 울산시 중구 태화동 (주소 생략)에 있는 피고 1 소속 (이름 생략)병원의 응급실에 입원했던 환자이고, 원고 2는 원고 1의 남편, 원고 3, 원고 4는 그의 자녀들이다. 한편 피고 1은 종합병원인 (이름 생략)병원을 설치, 운영하는 법인이고, 피고 2는 (이름 생략)병원의 산부인과 과장, 피고 3은 (이름 생략)병원의 외과 과장으로 각 근무하는 의사들이다.
(2) 원고 1의 치료과정
원고 1은 1993. 11. 19. 07:20경 질부위에 급작스러운 출혈이 발생하여 이 때문에 (이름 생략)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게 되었는데, 당시 위 원고는 질벽후상박부위에 7㎝ 정도의 열상이 있어 시간 당 200 내지 300cc 정도로 출혈을 보이고 있었음에도 병원측의 사정으로 별다른 조치를 받지 못하다가 같은 날 10:50경에야 산부인과 과장인 피고 2에게 안내되어 동인의 지시로 분만실로 보내져 그때부터 수혈을 받으면서 지혈을 위한 치료와 자궁경부 암세포 검사, 복부 초음파 검사, 방사선 검사 등 각종 검사를 병행한 결과, 같은 날 16:00경부터 출혈은 거의 멈추게 되었고, 질출혈의 원인은 출혈이 동반된 자궁경부염으로 판명되었으며, 그 밖에 다른 특별한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담당의사이던 피고 2는 같은 달 23. 위 원고 및 그 가족들에게 위와 같은 출혈의 재발 방지를 위하여는 자궁을 전부 들어내는 전자궁적출술을 시행할 필요가 있으며, 이로 인한 후유증은 전혀 없다고 간단히 설명하여 동의를 받은 다음 같은 날 10:30경 전신 마취 하에 수술에 착수하였는데, 개복한 결과 뜻밖에도, 위 원고의 양측 난소와 난관에 약간의 부종과 물혹 등이 관찰되고, 자궁 후벽이 직장과 넓은 부위에 걸쳐 유착되어 있으며, 유착 부위에서 직경 1 내지 2㎝ 정도의 딱딱한 덩어리(종물)가 촉지되자, 피고 2는 위 원고가 직장암에 걸려 있어 그 직장암이 난소와 난관으로 전이된 것으로 판단하여 외과 과장인 피고 3을 불러 위 원고의 병변 부위를 확인시켰다.
그런데 피고 3은 당시 위 원고에 대하여 암조직검사의 하나인 동결절편검사(당시 (이름 생략)병원에는 그 검사기구가 설치되어 있었고, 그 검사의 소요시간은 20분 정도에 불과하다)나 이에 병행하여 해야만 하는 위 원고의 병력검사, 내시경검사, C.T.촬영 등 정밀검사를 전혀 해 보지 아니한 채, 단순히 직장경으로 위 원고의 직장 상태를 한번 확인해 보고는 피고 2와 마찬가지로 위 원고의 병변이 직장암이 전이된 상태로 판단하여 위 원고를 외과로 전과시켜 자궁적출술과 직장의 일부를 도려내는 직장저위전방절제술을 함께 시행한 다음 자동문합기에 의하여 직장과 항문을 연결하는 직장문합을 시행(이하 '1차 수술'이라고 한다)하여 버렸고, 그 수술 도중 잘못하여 천골정맥총을 건드려 파열시키는 바람에 그 부위에서 지속적인 대량의 출혈이 있게 되어 골반내강에 3개의 실라스틱 펜로즈를 삽입한 다음 봉합하였다.
그러나 위 원고는 1차 수술이 끝난 직후 복부 팽만과 함께 복강 내 출혈의 이상 징후를 보이게 되었고, 이에 피고 3은 하는 수 없이 그 다음 날인 같은 달 24. 다시 개복하여 수술 부위를 살펴본 결과, 골반 내에 대량의 출혈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직장의 문합 부위가 터져 그 틈사이로 이물질이 장 밖으로 흘러 나온 것을 발견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하여 하부 문합부는 봉합하여 복강 내에 고정시킴과 동시에 인공항문 조루술(직장과 항문을 연결시키지 못하고 인공항문을 개설하여 직장을 인체 밖으로 꺼집어 내어 인공 대소변 주머니를 달아서 대소변을 받아내는 방법)을 시행하는 한편, 거즈 팩킹으로 복강 내 출혈에 대한 지혈을 시도하는 내용의 제2차 수술을 시행하였다(이하 '2차 수술'이라고 한다).
그런데 위 원고는 2차 수술을 마치자 이번에는 복강 내 다량의 출혈로 인한 급성신부전증, 폐부종의 증세가 나타나게 되었고, 이에 대하여 피고 3이 인공신장기에 의한 혈액투석 및 인공호홉기에 의한 집중적인 치료를 하여 어느 정도 회복의 기미가 보였으나, 같은 해 12. 15. 혈압하강, 맥박증가 및 복부팽만 등의 증세가 갑작스럽게 나타나게 되자 이에 위 피고는 같은 날 다시 개복하여 본 결과, 위 원고에게 장유착과 소장 부위의 감돈성 장폐색에 의한 장궤사와 함께 출혈의 증상이 생긴 것을 발견하여, 이에 대한 치료로서 소장을 일부 절제하고 이와 함께 단단문합을 실시하였다(이하 '3차 수술'이라고 한다).
그런데 위 원고가 1차 수술 결과 직장과 항문의 문합 부위가 터지는 등 수술이 실패로 돌아간 것은 원래 그 수술의 시행 전에는 직장과 항문과의 연결 부위에 각종 세균과 이물질의 오염에 의한 염증의 발생을 막기 위하여 반드시 3일 동안의 금식과 장세척 등의 선행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 원고에게 자궁적출을 위한 간단한 장세척만 시행하였을 뿐이고 직장 절제를 위한 완전한 장세척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직장절제술을 시행하는 바람에 직장과 항문의 문합 부위가 터져서 그 사이로 나온 각종 이물질이 장기 밖으로 스며 나왔고, 또한 그 수술과정에서 천골정맥총이 파열되어 과도한 출혈이 있었으나, 그 지혈을 완전히 하지 못한 상태로 1차 수술을 마무리 함으로써 복강 내에 과도한 출혈이 발생한 데에 그 원인이 있었다.
(3) 원고 1의 병명과 이에 대한 치료 방법
원고 1의 입원 당시의 병명은 출혈을 동반한 자궁경부염으로, 이에 대한 치료 방법에는 조직검사 등을 통하여 출혈 원인을 규명한 후 그 원인을 약물 등으로 치료하는 비수술적 약물요법과 아예 자궁을 절제하여 제거하여 버리는 수술적 요법이 있고, 1차 수술 당시 밝혀진 자궁과 직장이 유착되고 종물이 촉지되었던 증상은 조직검사 결과 피고 2, 피고 3의 예상처럼 자궁이나 직장 부분에 암이 발생하여 다른 부분으로 전이된 것이 아니라 단순한 자궁내막증식증으로 최종 판명되었는데, 이 병은 월경혈액의 일부가 나팔관을 통하여 복강 안으로 역류하는 것으로서, 그 혈액 내의 자궁내막 세포들이 자궁벽이나 직장 주위에 착상하여 골반 내의 장기에서의 출혈과 통증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데, 통상 환자의 생명 등에 급박한 위험성은 없으며, 진단 방법으로는 혈액검사로 자궁내막증식증이 발생하였을 때 특이하게 나타나는 물질의 양을 측정하는 방법, 질식 초음파검사, 자기공명단층촬영술에 의한 검사 등이 있고, 치료 방법으로는 복강경수술로 자궁내막 및 골반강 내의 유착을 제거한 후 상태에 따라 호르몬 같은 약물요법을 시행하는 방법, 전자궁적출술 등이 있다.
(4) 퇴원 후의 경과
위 원고는 (이름 생략)병원에서 1994. 2. 4. 퇴원한 후에도 제일병원, ○○○ 내과의원, △△△ 산부인과의원 등에서 1994. 8. 6.까지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3차례에 걸친 위 수술의 결과, 위 원고에게는 현재 결장조루술을 시술한 상태로 항문에서 분비물이 나오고, 복부가 자주 아프며, 소변볼 때 동통, 빈뇨 등의 배뇨장애 증세(배뇨조절신경과 직장에 분포하는 신경이 동일한 척수신경에서 나오기 때문에 직장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 배뇨장애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를 보이고 있고, 추후 직장문합술이 성공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여명기간 동안 계속 결장조루술 상태로 지내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위 배뇨장애는 호전될 가능성이 없는 상태이다.
나. 판 단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산부인과 과장인 피고 2로서는 당초 원고 1에게 출혈을 동반한 자궁경부염의 증세가 있었으나, 단순한 지혈 치료만으로도 그 출혈이 거의 멈춘 상태로서 위 원고에게 다른 특별한 소견도 발견되지 아니하여 그 당시 긴급한 치료행위가 필요한 상태가 아니었으므로, 자궁경부염의 치료로서 전자궁적출술이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라 하더라도 섣불리 위 원고의 인체에 위험을 가하는 수술 행위 등을 시행할 것이 아니라, 먼저 각종 검사를 통하여 그 출혈 원인을 규명한 후, 약물치료 등 인체에 그다지 큰 위험을 수반하지 않는 비수술적 요법으로도 완치 가능성이 있는지의 여부를 가려보아,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는 그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그 때 가서 수술적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등 신중히 대처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절차를 무시한 채 곧바로 자궁적출술의 치료 방법을 선택하였고, 또한 그 수술에 대하여 위 원고나 그 보호자들의 동의나 승낙이 있었다 하더라도, 의사인 위 피고가 환자에게 수술 등 인체에 위험을 가하는 행위를 함에 있어 그에 대한 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로서 환자 본인 또는 그 가족들에게 그 질병의 증상, 치료 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그 환자가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하여 그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가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설명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위반하여 단순히 위 원고에게 출혈의 재발 방지를 위하여는 자궁을 절제하는 수술이 필요하고, 그 수술로 인한 후유증은 전혀 없다는 간단한 설명만 하였고, 이 때문에 위 원고 등이 충분히 검토해 볼 시간적, 정신적 여유도 없이 자궁적출술의 시행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게 하였으며, 나아가 위 원고에 대한 1차 수술 과정에서 위 원고의 양측 난소와 난관에 약간의 부종과 물혹, 자궁 후벽과 직장의 유착 및 그 유착 부위에서의 종물 등을 발견하고 이를 직장암이 전이된 것으로 잘못 판단하여 외과 과장인 피고 3의 확인을 거쳐 위 원고를 외과로 전과시킴으로써 피고 3이 직장절제술이라는 잘못된 치료 방법을 선택함에 있어 그 원인을 제공하였고, 한편 피고 3 또한 환자의 병변 상태에 관하여 비록 피고 2와 같은 판단을 내리게 되었다 하더라도 직장절제라는 큰 수술을 시행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사전에 위 병변이 직장암인지의 여부에 대하여 암조직 검사의 하나인 동결절편검사와 이와 병행하여 위 원고의 병력검사, 내시경검사, C.T.촬영 등 각종 정밀검사를 거쳐 정확하게 판단하여야 함에도, 이러한 검사를 전혀 하지 아니한 채 위 유착 부위와 종물을 촉진하고는 단순히 자궁내막증식증에 불과한 것을 직장암으로 잘못 판단하는 바람에 본래의 치료 방법이 아닌 직장절제술을 시행하기에 이르렀고, 또 직장이 절제되는 경우에는 환자에게 증대한 장애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절실히 필요한 경우 이외에는 다른 치료 방법을 강구하는 등 신중히 판단하여 시행하여야 함에도, 이러한 노력을 기울임이 없이 곧바로 직장절제술을 시행하였으며, 나아가 직장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에도 그 수술의 시행 전에는 앞서 본 3일 동안의 금식과 장세척 등의 선행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장세척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직장절제술을 시행하는 바람에 직장과 항문의 문합 부위가 터져서 그 사이로 나온 각종 이물질이 장기 밖으로 스며 나왔고, 또한 그 수술과정에서 천골정맥총이 파열되어 과도한 출혈이 있었으나, 그 지혈을 완전히 하지 못한 상태로 1차 수술을 마무리함으로써 복강 내의 과도한 출혈 발생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말미암아 그 다음날 곧바로 2차 수술 및 나아가 3차 수술에까지 이르게 하였으므로, 그렇다면 이 사건 의료사고는 위 피고들의 위 내지 항의 주의의무위반이 경합하여 발생하였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 2, 피고 3은 불법행위자 본인으로서, 피고 1은 그 사용자로서 각자 앞서 본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다. 피고들의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들은, 위 원고의 병변을 직장암이나 자궁암으로 진단한 바 없으며, 산부인과 과장인 피고 2는 위 원고의 자궁에 지름 2-3㎝, 길이 7-8㎝ 정도의 조직결손 부위가 있어 이를 치료하기 위하여는 근본적으로 자궁 전체를 절제할 수밖에 없어 사전에 그에 관하여 충분히 설명하고 위 원고 및 가족들의 동의를 받았으나, 자궁후벽과 직장의 유착이 심하여 산부인과에서 절제하기가 어려워 외과 과장인 피고 3에게 의뢰하여 전과시켰고, 피고 3은 위 유착 부위 및 그에 촉지된 종물의 제거를 위하여 직장을 함께 절제할 수밖에 없었는데, 수술 전 위 원고의 신체 상태를 점검한 결과 적절한 상태였고, 수술 역시 아무런 하자 없이 이루어졌으나, 다만 과도한 수혈 등으로 봉합 부분의 분리 및 골반 내 출혈과 부작용으로 인하여 장폐색 등이 나타나 2, 3차 수술을 할 수밖에 없었던바, 위 피고들의 진단 및 치료 방법의 선택, 수술의 시행 과정이나 치료 경과 등에 있어 피고들에게 아무런 과실이 없고, 위 원고에게 나타난 후유장애는 현대의학 수준으로는 불가항력이라고 항변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이 법원이 이미 믿지 아니하는 갑 제12호증의 일부 기재, 을 제2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 원심 증인 소외 2의 일부 증언, 피고 3 본인신문 결과 일부 이외에는 달리 피고들의 무과실 또는 불가항력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특히 원고들이 수술 후 이 사건 소송 이전에 복사한 원고 1에 대한 각종 입원, 수술기록(갑 제7호증의 1 내지 7, 갑 제14호증의 2, 갑 제15호증의 2 등)과 이 사건 소송이 제기된 후 피고들이 제출한 각종 수술기록(을 제1호증) 등을 대조하여 보면, 피고 2, 피고 3이 직장암으로 오진하여 수술에 이른 것은 아니라고 극력 부인하는 근거가 되는 입원기록, 수술기록지 등의 각 기재 중 피고 2가 '자궁조직의 결손' 때문에 제1차 수술에 임하게 되었는데 '단지' 직장과 자궁과의 심한 유착 때문에 외과로 전과하였고, 외과 과장인 피고 3은 '직장암' 때문이 아니라 '유착이 심하여' 직장절제를 한 것이라는 취지에 부합하는 기재들은 모두 위 각 수술의 필요성과 의료과오에 관하여 원고들과 피고들 사이에 다툼이 생긴 이후에 피고들이 임의로 수정, 삽입한 것임은 그 기재 자체에 의하여 분명히 알 수 있고, 심지어 타과 의뢰서(을 제1호증의 6) 하단번호 35면, 39면, 43면의 기재와 갑 제14호증의 2의 각 해당 면을 대조하여 보면 위 피고들은 나중에 'colon cancer'(직장암)이라는 기재 앞에 'R/O'(rule out의 줄임말로써 병명에 대한 의심은 가나 확신에 이르지 아니한 단계에서 사용된다)라는 기재를 적어 넣기도 하는 등 직장암은 단지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여 기재된 것일 뿐, 직장 절제의 직접적인 동기는 되지 아니하는 것인 양 각종 서류를 수정한 사실마저 엿볼 수 있어, 결국 피고들의 위 주장의 근거가 되는 위 각 증언, 당사자 본인신문 결과 및 그 기초가 되는 각종 입원 및 수술기록에 나타난 기재 부분은 그 내용에 있어 서로 상충될 뿐 아니라 소송 제기 후에 수정된 부분이 많아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더욱이 의료분쟁에 있어서 의사측이 가지고 있는 진료기록 등의 기재가 사실인정이나 법적 판단을 함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볼 때, 의사측이 진료기록을 사후에 수정, 변경하는 행위는 그 이유에 대하여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는 한, 당사자 간의 공평의 원칙 또는 신의칙에 어굿나는 입증방해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손해배상의 범위
가. 일실수입
(1)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13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원심의 연세의료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 결과와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에 경험칙을 합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원고 1은 1957. 12. 25.생으로 위 사고 당시 만 35세 11개월 남짓한 여자이고 그 기대여명은 약 42. 21년이다.
위 원고는 적어도 위 원고가 구하는 도시일용노동에 종사하여 그 정도의 소득을 얻을 수 있다고 보여지며, 도시일용노동에는 월 25일씩, 60세가 될 때까지 가동할 수 있다.
재무부 발행의 정부노임단가기준에 의한 도시 보통인부의 노임은 1993. 1.경에는 1일 금 21,200원, 1994. 1.경에는 1일 금 22,300원, 1995. 1.경에는 1일 금 27,218원이다.
위 원고는 위 1차 수술일인 1993. 11. 23.부터 2, 3차의 수술과 퇴원 이후의 입원치료 등으로 말미암아 1994. 7. 25.까지의 치료기간 중에는 전혀 가동을 할 수 없었고, 치료가 끝난 후에도 배뇨장애, 결장조루술 상태 등의 영구적인 후유장애가 남아 도시일용노동자로서의 노동능력을 45% 가량 상실하였다.
(2)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위 원고가 위 수술로 인하여 입은 일실수입 손해는 다음과 같이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라 위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한 금 59,600,205원이 된다.
사고일인 1차 수술일인 1993. 11. 23.부터 1994. 1. 22.까지 2개월(남는 기간은 앞의 기간에 산입한다. 이하 같다)
21,200원×25일×1.9875=1,053,375원(원 미만은 버림, 이하 같다)
그 다음날부터 치료 종결일인 1994. 7. 22.까지 6개월
22,300원×25일×(7.8534-1.9875)=3,270,239원
그 다음날부터 1995. 1. 22.까지 6개월
22,300원×25일×(13.5793-7.8534)×0.45=1,436,485원
그 다음날부터 위 가동연한인 2017. 12. 25.까지 275개월(월 미만은 버림)
27,218원×25일×(189.4110-13.5793)×0.45=53,840,106원
1,053,375원+3,270,239원+1,436,485원+53,840,106원=59,600,205원
나. 호르몬 주사대금 등
위 원고는 위 수술로 양측 난소와 우측 난관을 절제당하였기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을 위하여 폐경기인 50세까지 매월 1회 정도 여성 호르몬을 투약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향후 치료비로서 금 1,223,983원{1회 투약비용 10,000원×122.3983(160개월의 호프만 수치)} 상당의 지급을 구하나, 갑 제14호증의 기재, 원심 증인 소외 1의 증언과 위 신체감정 결과 만으로는 위 원고의 양측 난소와 우측 난관이 절제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결장조루백 대금
위 원고의 결장조루술 상태가 여명기간 계속될 개연성이 매우 높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소외 1의 증언 및 위 신체감정 결과에 의하면 위 원고는 대소변을 받아내기 위하여 매일 평균 4개 정도의 결장조루백이 필요한 사실, 결장조루백의 가격은 1개당 금 750원 정도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한편 위 원고가 당심 변론종결일까지 이미 구입한 결장조루백의 구입비용은 다음 항의 치료비 손해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위 원고는 당심 변론종결일 다음날인 1996. 6. 28.부터 위 원고의 여명기간까지인 39여 년 동안 결장조루백의 구입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그 기간 동안의 매달 소요될 결장조루백 구입 비용을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여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를 계산하면 금 21,900,000원이 된다(=750원×4개×365일/12개월×240, 호프만 수치가 240을 초과하므로 과잉배상을 막기 위하여 호프만 수치를 240으로 제한하다).
라. 치료비 등
갑 제5호증의 1, 2, 갑 제6호증의 1 내지 8, 갑 제8호증, 갑 제9호증의 1, 2, 갑 제10호증의 1 내지 3, 갑 제11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와 원심 증인 소외 1의 증언에 의하면, 위 원고는 위 수술로 인한 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하여 그 치료비와 검사비 및 결장조루백, 콘실, 피부보호제 등의 구입비용으로 합계 금 1,933,820원을 지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마. 위자료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위 원고와 다른 원고들의 나이, 가족관계, 재산 및 교육정도, 위 사고의 경위 및 결과, 원고 1은 수태가 불가능하게 되었음은 물론 정상적인 부부 생활에도 큰 지장을 보일 것으로 보여지는 점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하면 다음과 같이 정함이 상당하다.
원고 1:금 25,000,000원
원고 2:금 10,000,000원
원고 3, 원고 4:각 금 1,500,000원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들은 각자 원고 1에게 금 108,434,025원(=59,600,205원+21,900,000원+1,933,820원+25,000,000원), 원고 2에게 금 10,000,000원, 원고 3, 원고 4에게 각 금 1,500,000원 및 각 이에 대한 이 사건 사고일인 1993. 11. 23.부터 피고들이 그 채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1995. 6. 14.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원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고, 항소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문수(재판장) 이동준 김종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