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법원 민사

93가합21562

손해배상(기)

법원: 수원지법 선고일: 1994년 9월 30일 선고: 선고

판시사항

미인선발대회를 주최한 자의 부정행위가 대회참가 후보자들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미스경기선발대회 후보자인 원고들은 피고 경인일보가 주최하는 위 대회가 공정하게 관리되는 것이라고 믿고 경기도를 대표하는 미인으로 선발되고자 하는 기대에서 심사를 받았던 것인데, 실제로는 위 피고의 실무자인 피고 2의 부정행위로 말미암아 사실상 입상자들이 심사 이전에 미리 내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실질적으로 공정한 심사를 받을 기회를 박탈당하여 최종심사에서 미스경기 등으로 선발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결과적으로 무산되었는바, 원고들의 위와 같은 기대이익은 법적 보호를 받을 만한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를 위와 같은 부정행위에 의하여 침해하는 것은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들이 위 부정행위로 인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민법 제750조

판결 전문

【원 고】 원고 1 외 21인
【피 고】 주식회사 경인일보 외 1인
【주 문】
1.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1, 원고 2, 원고 5, 원고 7, 원고 9, 원고 11, 원고 13, 원고 15, 원고 17, 원고 19, 원고 21에게 각 금 2,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1993.5.8.부터 1994.9.30.까지는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위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와 원고 2, 원고 4, 원고 6, 원고 8, 원고 10, 원고 12, 원고 14, 원고 16, 원고 18, 원고 20, 원고 22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1, 원고 2, 원고 5, 원고 7, 원고 9, 원고 11, 원고 13, 원고 15, 원고 17, 원고 19, 원고 21과 피고들 사이에 생긴 부분은 2분하여 그 1은 위 원고들의, 나머지는 피고들의 부담으로 하고, 원고 2, 원고 4, 원고 6, 원고 8, 원고 10, 원고 12, 원고 14, 원고 16, 원고 18, 원고 20, 원고 22과 피고들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4. 위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1, 원고 2, 원고 5, 원고 7, 원고 9, 원고 11, 원고 13, 원고 15, 원고 17, 원고 19, 원고 21에게 각 금 5,000,000원, 원고 2, 원고 4, 원고 6, 원고 8, 원고 10, 원고 12, 원고 14, 원고 16, 원고 18, 원고 20, 원고 22에게 각 금 10,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1993.5.8.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내지 11,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의 1 내지 58, 갑 제4호증, 갑 제5호증, 을 제5호증, 을 제6호증, 을 제7호증, 을 제8호증, 을 제12호증, 을 제13호증의 기재, 증인 ○○○의 증언, 이 법원의 △△△미용실 등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합쳐보면 인정할 수 있고, 을 제1호증의 1 내지 14, 을 제2호증의 1 내지 14, 을 제3호증의 1 내지 14, 을 제4호증의 기재는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고 달리 반증이 없다.
(1) 원·피고들의 관계
① 원고 1, 원고 2, 원고 5, 원고 7, 원고 9, 원고 11, 원고 13, 원고 15, 원고 17, 원고 19, 원고 21은 1993년도 미스경기선발대회(이하 이 사건 대회라 한다)에 참가한 후보자들이고, 원고 2는 원고 1의, 원고 4는 원고 2의, 원고 6은 원고 5의, 원고 8은 원고 7의, 원고 10은 원고 9의, 원고 12는 원고 11의, 원고 14는 원고 13의, 원고 16은 원고 15의, 원고 18은 원고 17의, 원고 20은 원고 19의, 원고 22는 원고 21의 각 어머니이다.
② 피고 주식회사 경인일보(이하 피고 경인일보라고만 한다)는 이 사건 대회를 주관한 신문사이고, 피고 2는 피고 경인일보의 판매사업국장으로 재직하면서 이 사건 대회의 실무 책임자로서 대회의 제반 업무를 총괄한 사람이다.
(2) 미스경기선발대회의 목적 등과 미스코리아선발대회와의 관계
① 미스코리아선발대회에서는 매년 각 시, 도별로 선발된 미인들 중 미스코리아를 선발하는데, 위 대회는 여기에서 선발된 미스코리아로 하여금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미인으로서 세계 각국에서 개최되는 국제미인대회 등 각종 문화행사에 참가하여 민족 고유의 전통문화와 우리 나라의 미를 전세계에 알리고 국제적인 우호 친선을 도모하게 함을 그 목적하는 바로 표방하고 있다.
② 미스경기선발대회는 미스코리아선발대회의 준비단계로서 그 목적은 경기도 내의 각 시, 군을 대표하는 미인들 중 미스경기를 선발하는 것인데, 여기에서 선발된 미스경기는 경기도를 대표하는 미스코리아선발대회에 참가하고, 아울러 경기도를 대표하는 문화사절로서 경기도의 문화를 전국에 홍보한다.
③ 미스코리아선발대회는 소외 주식회사 한국일보사(이하 한국일보사라고 한다)가 40여 년 전부터 주관하여 오고 있으며, 위 한국일보사는 미스코리아선발대회의 각 시, 도별 후보자를 해당 시, 도의 한국일보 지사 또는 그 지역의 타 신문사 등에 위임하여 추천하도록 하고 있는데, 미스경기의 경우 위 한국일보사의 위임에 의하여 피고 경인일보가 미스경기선발대회를 주관하고 있다.
(3) 미스경기선발대회의 참가 자격과 선발 기준 및 방법 등
① 미스경기선발대회의 참가 자격은 만 18세 이상 23세 미만의 고졸 이상 미혼여성으로 신장 165cm 이상이고, 미스코리아 또는 미스경기 진·선·미에 입선한 경력이 없어야 하며, 경기도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도 경기도에 연고가 있어 해당 시, 군의 추천을 받은 사람으로 정해져 있다.
② 미스경기의 후보자들은 우선 각 시, 군에서 후보자 선발대회를 거쳐 여기에서 선발된 사람 또는 별도의 선발대회가 없는 시, 군의 경우에는 경인일보의 시, 군 지사가 예비심사를 거쳐 추천한 사람들로 구성된다.
③ 미스경기선발대회의 심사 기준은 국제대회의 기준에 따르되, 수영복과 평상복 2개 부문에서 얼굴 전체의 매력과 균형, 목·어깨·가슴의 선과 균형, 전신의 선·균형과 매력, 전신에서 풍기는 교양미와 매력을 중점적으로 본다고 되어 있다. 또한 위 대회의 홍보책자에는 참가후보 유의사항으로 ‘주최측 관계자 이외의 사람들의 말이나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말 것, 심사는 전야제 참석시부터 실시됨을 잊지 말 것, 합숙장소에는 사프롱 마크 소지자 및 관계자 이외에는 아무도 출입할 수 없음’ 등이 적혀 있다.
④ 미스경기선발대회의 심사위원은 피고 경인일보의 국장들이 협의를 거쳐 각계 각층의 인사들 중에서 선정한 후 사장의 결재를 받아 위촉하기로 되어 있는데, 이 사건 대회 이전부터 실제로는 실무 담당국장인 피고 2가 심사위원의 선정과 위촉을 주관하고, 위 협의와 결재는 형식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이 사건 대회의 경우 심사위원장으로는 경인일보의 상무이사인 소외 1을, 심사위원으로는 주식회사 태평양의 상무이사인 소외 2, 안과 의학박사인 소외 3, 성형외과 의학박사인 소외 4, 영화감독인 소외 5, 헤어디자이너인 소외 6, 가수인 소외 18, 주식회사 오리리화장품의 홍보이사인 소외 7, 이화여대 교수인 소외 19, 메인스트리트 회장인 소외 20, 전 미스코리아인 소외 21, 경기도 연예협회지부장인 소외 8, 문화방송 탤런트실장인 소외 22 등 13명을 각 위촉하였다.
⑤ 이 사건 대회에서 미스경기의 선발 절차는 심사위원 13명이 전야제에서 참가 후보자들을 예비심사한 후 다음날의 본선 대회시 1차 심사에서 후보자 40명중 16명을, 2차 심사에서 위 16명 중 10명을, 최종심사에서 위 10명 중 4명을 각 선발하며, 최종심사 결과 가장 많은 득표를 한 후보자를 미스경기 진으로 선발하고 다음 득표순으로 미스경기 선, 미스경기 미, 미스 경인일보를 선발하는 순서로 진행되도록 되어 있다. 심사 방식은 심사위원들이 해당 심사단계에서 각자 개별적으로 교부받은 심사용지에 선발하고자 하는 후보자의 참가번호를 해당 심사의 선발 인원수(예를 들면 1차 심사의 경우에는 16명을 선발하므로 16명을 기재하는 것인데, 여기에서 그 후보자들 간의 우열이나 순위를 기재하지는 않는다)만큼 적어 제출하면, 이를 집계하여 가장 많은 득표를 한 후보자순으로 각 심사에서 선발하고자 하는 인원수를 선발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4) 이 사건 대회의 개최 및 진행
① 피고 2는 판매사업국장으로 근무하면서 1989년 이후 이 사건 대회까지 매년 미스경기선발대회의 실무자로서 이를 주관하였는데, 피고 경인일보가 미스코리아선발대회의 주관사인 한국일보사로부터 미스경기 선발대회 실시를 위탁받으면, 그 세부적 시행사항으로 미스경기선발대회의 계획안을 작성하고 이에 따른 관계 기관 등에 대한 협조공문발송, 홍보물 제작, 관계자회의 주재, 심사위원 선정, 귀빈 및 연예인 초청 등 대회에 관련한 업무를 행하였다.
② 이 사건 대회는 1993.4.24.까지 그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으로부터 원서 접수를 받은 후, 같은 해 4.27. 경기도문화예술회관에서 예행연습을 하고, 같은 해 5. 7. 수원 브라운관광호텔에서 전야제를 한 다음, 다음날인 5.8. 경기도문화예술회관에서 본선 대회를 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③ 위 대회에서의 최종심사 결과 미스경기 진에는 총 득표수 13표를 얻은 참가번호 1번의 소외 9가, 미스경기 선에는 총 득표수 12표를 얻은 참가번호 5번의 소외 10이, 미스경기 미에는 총 득표수 9표를 얻은 참가번호 20번의 소외 11이, 미스 경인일보에는 총 득표수 8표를 얻은 참가번호 33번의 소외 12가, 각 선발되었다.
(5) 피고 2의 부정행위 등
① 그런데 피고 2는 이 사건 대회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 1993.3. 하순경 소외 (상호 생략)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소외 13으로부터 이 사건 대회에 참가번호 1번으로 참가하는 소외 9를 미스경기에 선발되도록 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이를 응낙하여 ㉡ 같은 해 4. 소외 13으로부터 그 대가로 자신의 국민은행 수원지점 계좌로 금 15,000,000원을 입금받았다. 같은 해 4. 하순경 이 사건 대회에 참가번호 5번으로 참가하는 소외 10의 어머니인 소외 14로부터 소외 10을 미스경기에 선발되도록 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이를 응낙하여 그 대가로 합계 금 11,500,000원을 교부받았다(위 피고는 같은 해 4. 말경 소외 14와 여러 차례 만났고, 같은 해 5.5. 동산호텔 커피숍에서 소외 14, 소외 10을 만나 이야기하는 도중 소외 14가 소외 10에게 위 피고를 ‘수양아빠’라고 부르도록 한 사실도 있다). ㉢ 같은 해 4.20. 이 사건 대회에 참가번호 20번으로 참가하는 소외 11의 어머니인 소외 15로부터 소외 11을 미스경기에 선발되도록 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이를 응낙하여 그 대가로 금 20,000,000원을 교부받았다. ㉣ 같은 해 5.6. 이 사건 대회에 참가번호 33번으로 참가하는 소외 12의 어머니인 소외 16으로부터 소외 12를 미스경기에 선발되도록 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이를 응낙하여 그 대가로 금 10,000,000원을 교부받았다(위 피고는 위와 같이 소외 13, 소외 14, 소외 15, 소외 16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원을 수수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수원지방법원 93고단3399호 배임수재 등 피고사건에서 징역 10월을 선고 받고, 항소하여 위 사건은 현재 항소심에 계속중이다).
② 그 밖에도 위 피고는 같은 해 4.17. 응시원서를 접수하는 자리에서 참가번호 39번의 소외 23에게 미스경기에 선발되게 하여 주겠다며 금원을 요구하였으나 거절당하였다. 또 위 피고는 같은 해 4.26. 참가번호 40번의 소외 17의 어머니인 소외 15로 부터도 소외 17을 미스경기에 선발되게 해달라는 뜻이 담긴 금 5,000,000원을 전달받았으나, 돈의 액수가 적고 당선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돌려주었다.
③ 피고 2는 피고 경인일보의 상무인 소외 1에게 미리 선발할 후보자의 번호를 알려주는 한편, 1993.5.7. 20:30경 전야제가 끝나고 수영복 차림의 예비심사를 하기 전인 심사위원들과의 저녁식사가 끝나고 심사장을 들어가기 직전 심사위원인 위 소외 22, 소외 4, 소외 3 등에게 ‘20, 1, 33, 5’라고 적은 쪽지를 건네주며 "위 번호의 후보자들을 미스경기로 선발해 달라. 다른 위원들에게도 이 취지를 전하라"고 부탁하였다. 또한 본선대회일인 같은 해 5. 8. 심사위원들과 같이 점심식사를 하면서 심사위원인 소외 7, 소외 6, 소외 5, 소외 8에게 위 번호의 후보자들을 미스경기로 선발하여 달라고 부탁하였다. 위 피고는 위와 같이 부탁을 받은 심사위원들이 그렇지 않은 다른 심사위원들에게도 그 취지를 전달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하기 위해 본선대회장에서의 심사위원 좌석을 배치하면서 자신이 청탁한 심사위원들의 자리를 여타 심사위원들의 자리 사이에 위치하도록 배치하고, 이에 따라 실제의 심사과정에서 각 심사위원석으로 위 쪽지가 전달되었다.
④ 심사위원 중 소외 3, 소외 7, 소외 6, 소외 5, 소외 8은 심사시 피고 2의 부탁에 따라 1,2차 심사에서는 ‘1, 5, 20, 33’의 번호를 포함하여 해당 선발인원수의 번호를 심사용지에 적어 제출하고, 이어 최종심사에서는 ‘1, 5, 20, 33’의 번호만을 심사용지에 적어 제출하였다. 소외 4는 위와 같이 받은 쪽지의 번호 중 기억나는 1, 20의 번호만을 심사용지에, 소외 1은 1, 5의 번호를 심사용지에 각 적었고, 다만 위 소외 22는 자신의 판단에 따라 후보자 번호를 기재하였다(이들은 위 피고에 대한 수사기관의 조사시 "미인을 보는 특별한 안목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사건 대회의 총괄자로서 영향력이 있는 위 피고의 말에 따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부탁받은대로 번호를 적었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최종심사 결과 선발된 5명 중 미스경기 진·선·미 및 미스 경인일보로 선발된 후보자는 위 피고가 청탁을 받아 다시 심시위원들에게 부탁한 4명과, 위 (4)③ 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일치한다. 그런데 최종심사의 경우만을 놓고 보더라도 위와 같은 부탁을 받지 않거나 부탁을 받았다 하더라도 자신의 판단에 따른 심사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심사위원들이 심사용지에 기재한 후보자 중에는 4표를 얻은 36번 후보자와 각 2표를 얻은 17번(원고 11), 18번(원고 13), 21번 후보자가 있는바, 따라서 위 부탁받은 대로 심사를 한 심사위원만을 치더라도 만약 이들이 위 36번 후보자 등에게 표를 주었다고 가정할 경우에는 위 후보자 8명 간의 순위가 뒤바뀔 수 있음이 계산상 명백하고, 이로 미루어 보면 위 부정행위는 위 각 선발단계에서의 선발 결과에 영향을 가져왔음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⑤ 소외 16은 위 항과 같이 피고 2에게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대회 결과 소외 12가 미스경기 진이 아닌 미스경인일보에 선발되자 그 자리에서 일어나 "이것이 뭐하는 짓이냐, 이것이 무슨 쇼냐, 돈 받아먹고 뭐하는 짓이냐, 조작이다, 돈은 자기들이 요구하고 뽑아주지도 않는다, 신고하겠다, 경찰서로 가겠다"라고 소리치며 무대 위로 올라가 소리를 지르는 등 소란을 피웠다.
(6) 대회참가자인 원고들의 준비과정 등
미스경기선발대회는 매년 정례적으로 개최되는 것으로서, 이에 참가할 뜻을 가진 사람들은 대회 참가에 앞서 상당 기간 동안 전문업소에서 미용체조, 걸음걸이 연습 등을 하거나 피부마사지, 화장 등을 하여 신체조건을 다듬고 옷을 사서 이를 아름답게 입는 방법 등을 연습하기도 하며 심지어 성형수술을 받기도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건 대회에 참가한 원고들 역시 대부분이 위와 같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또 이를 위하여 어머니인 나머지 원고들의 부담 아래 필요한 비용을 지출하기도 하였다. 또 대회참가자인 원고들은 이와 같이 원서제출, 예행연습 참가, 전야제 당일의 합숙, 본선 대회 참가 등을 위하여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
나. 판 단
(1) 대회의 공정관리에 대한 피고들의 의무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미스경기선발대회는 경기도를 대표하는 미인을 선발하는 유일한 대회이고 또 공신력 있는 신문사인 피고 경인일보가 미스코리아선발대회를 주관하는 위 한국일보사로부터 그 준비단계로서 위탁받아 주관 개최하는 성격을 가진 것일 뿐더러, 위 피고는 미스경기를 선발함에 있어 참가접수에서 최종선발에 이르기까지 모든 절차를 공개적으로 시행할 것과 아울러 객관적인 심사기준과 방법을 제시하면서 참가후보자의 합숙시 주최관계자 이외의 자의 출입을 제한하는 등으로 공정한 심사를 시행할 것을 대외적으로 표시하였는바, 여기에 위 피고가 사회적 공신력을 지켜가야 할 언론사인 점을 참작하면, 위 피고로서는 이에 응모하여 위 대회에 참가하는 후보자들에 대하여 정정당당히 자신의 미를 겨룰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위 대회의 심사 기타 제반 절차와 업무를 공정하게 관리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하겠고, 위 관리업무의 실무담당자로서 이를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지위에 서게 된 피고 2도 그 업무를 공정하게 수행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 2는 위 업무를 총괄하게 됨을 기화로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대회후보자의 어머니 등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금원까지 수수한 후 자신의 주도 아래 위촉된 심사위원들에게 청탁을 받은 특정 후보자들이 선발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 영향력 행사의 결과로 위 특정 후보자들이 실제로 미스경기 등에 선발된 것이므로, 이는 위 의무와는 배치되는 위 대회의 후보자 선발에 있어서의 공정성을 해하는 행위임이 명백하다.
(2) 대회참가자인 원고들의 손해
원고 1, 원고 2, 원고 5, 원고 7, 원고 9, 원고 11, 원고 13, 원고 15, 원고 17, 원고 19, 원고 21은 피고 경인일보가 표방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대회가 공정하게 관리되는 것이라고 믿고 경기도를 대표하는 미인으로 선발되고자 하는 기대에서 각자 준비과정을 거쳐 원서를 제출하고 위 절차에 따라 심사를 받았던 것인데, 그 기대와는 달리 위 인정과 같이 실제로는 피고 2의 위 부정행위로 말미암아 사실상 입상자들이 심사 이전에 미리 내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그와 같은 사정을 알지 못하고 형식적인 선발과정에 참가하여 마치 들러리를 선 듯한 위치에서 대회의 진행에 따라 행동하였을 뿐 실질적으로 공정한 심사를 받을 기회를 박탈당하였고, 또 만약 이와 같은 부정행위가 없었더라면 각 심사단계에서 탈락되지 않고 최종심사에서 미스경기 등으로 선발될 수 있었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결과적으로 무산됨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이 명백하다. 그런데 위 원고들의 위와 같은 기대이익은 법적 보호를 받을 만한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를 위와 같은 부정행위에 의하여 침해하는 것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
(3)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
따라서 피고 2는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위 원고들에게 입힌 정신적 손해를 위자료의 지급으로써 위자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고, 그 사용자인 피고 경인일보는 피고 2가 위 사무의 집행에 관하여 위 원고들에게 입힌 손해를 같은 피고와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
(4) 대회 참가자의 어머니인 원고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위 원고들은, 대회참가자인 원고들의 대회 개최 당시 연령이 모두 20세 전후로서 아직 사회 초년생이거나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그 어머니인 자신들의 정신적 물질적 도움이 없이는 대회에 참가하기 어려웠으므로 각자 딸인 위 원고들의 미용비 등을 부담 지출하고 이들에게 체조를 시키거나 식이요법을 하게 하는 등으로 정성을 쏟았는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대회가 부정하게 운영됨으로써 자신들도 그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하여 이에 대한 위자료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살피건대, 위에 든 증인 ○○○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합쳐 보면, 대회참가자의 어머니인 위 원고들이 그 주장과 같이 딸들인 원고들의 대회 참가를 위하여 대회 전부터 이들에게 미용에 관계된 여러 훈련과 준비를 시키고 또 그에 따른 비용을 지출하는 등으로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사실은 이를 인정하기에 어렵지 않다. 그러나 원고들의 전 거증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대회의 시행과정에 있어 피고 경인일보가 광고, 안내 기타 어떠한 형식으로든지 어머니인 위 원고들을 대회의 당사자, 관계자 또는 이에 준하는 지위에 있는 것으로 취급하기로 약속하거나 그와 같이 취급할 듯한 기대를 주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피고 2 역시 일부 참가자들의 어머니들과 접촉하기는 하였어도 그것 자체가 부정행위에 연결되었던 것임에 불과하였음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따라서 위 원고들이 딸들인 나머지 원고들의 위 대회 참가와 관련하여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거나 기대를 가졌다가 그것이 헛된 것으로 되었다 하더라도, 피고들에 대한 관계에서 이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는 없다고 함이 상당하다.
한편 대회참가자인 원고들은 당시 원고 1을 제외하고는 모두 성년에 이른 사람들이고 위 원고 역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미 성년에 가까운 연령이 되었으므로, 이들이 사회생활에 있어서 이룩하는 성취는 그것이 가족관계를 벗어난 대외적 사회적인 관계에 관한 한 그 자신의 독자적인 권리와 책임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마땅하고, 따라서 위 원고들이 사회생활을 영위하면서 입은 손해는 그것이 생명, 신체에 대한 것으로서 법에 의하여 특별히 그 가족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되는 경우(예를 들면 민법 제752조의 경우)가 아닌 한 손해를 입은 당사자 본인에 있어서만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와는 달리 어머니인 위 원고들이 위 대회의 운영상 부정으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하여 피고들에게 당연히 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진다고 볼 수는 없다.
2. 손해배상의 범위
위 원고들에 대한 위자료의 액수는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위 원고들이 나이, 이 사건 대회를 위하여 준비한 기간 및 대회기간 중에서의 노력, 위 대회의 목적·규모·내용, 피고 2의 부정행위로 인한 심사결과 등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각 금 2,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1, 원고 2, 원고 5, 원고 7, 원고 9, 원고 11, 원고 13, 원고 15, 원고 17, 원고 19, 원고 21에게 각 금 2,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위 불법행위일인 1993.5.8.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위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그 나머지 청구와 위 원고들의 어머니인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정인진(재판장) 정선재 이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