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법원 민사

2006가합3107

물품대금

법원: 대구지법 선고일: 2007년 7월 12일 선고: 선고

판시사항

장래 설립될 법인의 이름으로 법률행위를 하였으나 그 단체가 설립되지 아니하거나 그 법률효과가 법인에게 귀속하지 못한 경우에
민법 제135조 제1항을 유추적용하여 그 법인의 대표자 자격으로 법률행위를 행한 개인에게 계약의 이행 또는 손해배상의 책임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장래 설립될 법인의 이름으로 법률행위를 하였으나 그 단체가 설립되지 아니하거나 그 법률효과가 법인에게 귀속하지 못한 경우에
민법 제135조 제1항을 유추적용하여 그 법인의 대표자 자격으로 법률행위를 행한 개인에게 계약의 이행 또는 손해배상의 책임을 인정한 사례.

참조조문

민법 제59조 제2항,
제135조 제1항

판결 전문

【원 고】
【피 고】
【변론종결】2007. 6. 14.
【주 문】
1.
피고 2는 원고에게 1억 2,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06. 1. 1.부터 2006. 3. 8.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 1 주식회사,
피고 3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원고와
피고 1 주식회사,
피고 3 사이에 생긴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2 사이에 생긴 소송비용은
피고 2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피고들은 연대하여 1억 2,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06. 1. 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 사실
다음 사실은 갑 제1호증 내지 제3호증의 각 기재, 증인
(이름 생략)의 증언, 이 법원의 서울중부세무서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2001. 3.부터 2004. 9. 22.경까지
소외 1 주식회사(이하 ‘
소외 1 회사’라고 한다)에게 섬유원단을 매도한 후 매매잔대금 151,858,622원을 변제받지 못하고 있던 중, 2004. 12. 4.
소외 1 회사 이사였던
피고 2와 사이에 (1) 원고는
소외 1 회사의 채무를 1억 2,000만 원으로 감축하고, (2)
피고 2는 장차 설립할
소외 2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소외 2 주식회사가
소외 1 회사의 원고에 대한 채무 1억 2,000만 원를 인수하여 2005. 12. 31.까지 변제하기로 약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채무인수계약’이라고 한다, 갑 제1호증).

나. 그런데
피고 2는
소외 1 회사 감사였던
소외 3과 함께 2004. 12. 22.
피고 1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를 설립하여
소외 3이 대표이사로,
피고 2가 이사로 취임하였는데, 피고 회사는 섬유 제품 제조 및 도매 무역업, 원사 잡화용품 제조 도매 무역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피고 회사 주식 중 40%는
소외 3이, 40%는
피고 2가 각 소유하고 있고, 피고 회사는 원고와 섬유원단 거래를 지속하여 왔다.

2. 판 단
가.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채무인수계약의 명의자로서 위 계약에 기하여
소외 1 회사의 채무를 인수하였으므로, 그 채무를 변제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 회사의 상호와 이 사건 채무인수계약의 명의자인 “
소외 2 주식회사”의 상호가 그 주요부분에서 서로 유사한 점,
피고 2가 피고 회사 주식 중 상당수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사로서 피고 회사 경영에도 관여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채무인수계약 상 채무인수자인 “
소외 2 주식회사”라고 해석할 여지도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 ① 이 사건 채무인수계약 당시에는 피고 회사가 설립되지도 아니하였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② 설립과정에서 발기인이 회사의 설립을 위하여 필요한 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게 된 권리의무가 회사의 설립과 동시에 그 설립된 회사에 귀속되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그 법률행위 당시 정관이 작성되고 발기인이 적어도 1주 이상의 주식을 인수하여 설립중의 회사로서의 실체를 갖추었고(
대법원 1994. 1. 28. 선고 93다50215 판결 참조), 그 법률행위가 회사를 성립시키기 위하여 필요한 행위였던 경우에 한정되는데,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채무인수계약 당시 피고 회사의 정관이 작성되고 발기인이 적어도 1주 이상의 주식을 인수하였다는 점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고, 이 사건 채무인수계약이 피고 회사를 성립시키기 위하여 꼭 필요한 행위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장차 원고와 거래를 계속하기 위하여
소외 1 회사의 채무를 인수한다는 것이 피고 회사 성립을 위하여 필요한 행위라고 할 수도 없다), 이 사건 채무인수계약에 기한 권리의무가 피고 회사의 설립과 동시에 피고 회사에 귀속된다고 할 수 없으며, ③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채무인수계약에 기한 권리의무를 인수하는 등의 특별한 이전행위도 없었으므로, 결국 피고 회사가
소외 1 회사의 채무를 인수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 2에 대한 청구

(1)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장차
피고 2가 피고 회사를 설립하여 대표이사가 될 것으로 믿고 이 사건 채무인수계약을 체결하였으나,
피고 2는 피고 회사 대표이사로 취임하지도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채무인수계약상 채무를 부담하거나 이를 추인하지도 아니한 점을 알 수 있고, 한편
민법 제135조 제1항에서는 타인의 대리인으로 계약을 체결한 자가 그 대리권을 증명하지 못하고 또 본인의 추인을 얻지 못한 때에는 상대방의 선택에 좇아 계약의 이행 또는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민법 제59조 제2항에서는 법인의 대표에 관하여는 대리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고 있다), 이 사건과 같이 장래 설립될 법인의 이름으로 법률행위를 하였으나 그 단체가 성립하지 아니하거나 그 법률효과가 법인에게 귀속하지 못한 경우에는
민법 제135조 제1항을 유추적용하여 그 법인의 대표자 자격으로 법률행위를 행한 개인에게 계약의 이행 또는 손해배상의 책임을 인정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 2는 원고가 선택한 바에 따라 이 사건 채무인수계약에 기한 채무를 이행하여야 하므로, 원고에게 1억 2,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변제기한 다음날인 2006. 1. 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06. 3. 8.까지는 상법 소정의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법률’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이에 대하여
피고 2는 이 사건 채무인수계약은
피고 2가
소외 2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대표이사로 취임하는 것을 정지조건으로 체결되었는데,
소외 2 주식회사가 설립되지도 아니하였고
피고 2가 대표이사로 취임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위 계약은 조건의 불성취로 인하여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채무인수계약이 조건부로 체결되었다는 점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가사 이 사건 채무인수계약이
피고 2의 주장과 같이 정지조건부로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조건들은
피고 2의 일방적인 결단으로 성취될 수 있는 것인데도
피고 2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을 성취시키지 아니하였으므로, 결국 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불이익을 받을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때에 해당하여,
민법 제150조 제1항에 의하여 원고는 위 조건이 성취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는바, 결국
피고 2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 3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1) 원고는,
피고 3이
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소외 1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상당한 매매대금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소외 1 회사의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더 이상 물품대금을 변제할 수 없다는 사정을 잘 알면서도 원고를 기망하여 추가로 섬유원단을 매수한 후 그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3호증, 갑 제6호증의 2 내지 제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서울 중부세무서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를 종합하면,
피고 3은
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피고 3과 그 가족들이
소외 1 회사 주식 중 80%를 소유하고 있어 사실상 1인회사와 같이
소외 1 회사를 운영하여 왔던 사실,
소외 1 회사는 2001. 3.경부터 2003. 10.경까지 사이에 원고로부터 섬유원단 9억 3,000만 원 상당을 매수한 후 매매잔대금 중 68,207,020원을 변제하지 않고 있던 중, 다시 2004. 2.경부터 2004. 9.경까지 사이에 섬유원단 256,233야드를 매매대금 합계 245,216,110원으로 정하여 매수한 후 매매대금 중 93,357,488원만을 변제하여 결국 매매잔대금이 151,858,622원 상당 남게 된 사실, 그 후
소외 1 회사는 2004. 12.경 부도로 폐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와 같이
소외 1 회사가 원고와 4년 정도 거래하면서 합계 11억 7,000만 원 이상의 물품을 매수하였는데 그 중 1억 5,000만 원 정도의 잔대금을 제외한 나머지 대금 대부분을 변제한 점에 비추어 보면, 앞선 인정 사실만으로는
피고 3이 원고를 기망하여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원단을 매수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또한 원고는,
피고 3이
소외 1 회사의 채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이를 변제하겠다고 약정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갑 제5호증의 기재와 증인
(이름 생략)의 증언에 의하면, 이 사건 소 제기 이후인 2006. 5. 11.경
피고 3이 원고에게 “
피고 3은 BNS의 채무금액(추후
소외 4씨와
소외 5씨와 충분히 합의해서 결론을 내려)을 상환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의 각서(갑 제5호증)를 작성하여 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각서에는 구체적인 채무액이나 상환기일은 물론 원고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겠다는 확정적인 취지도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피고 3이
소외 1 회사의 채무를 변제하겠다는 약정을 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2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의 피고 회사 및
피고 3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진성철(재판장) 맹준영 노현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