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법원 형사

2007고정713

업무방해

법원: 울산지법 선고일: 2007년 12월 26일 선고: 선고

판시사항

동주민들의 생명이나 신체 또는 재산에 직접적·간접적인 피해의 발생위험성이 명백히 존재하는 송전탑 설치공사의 강행을 막기 위하여 공사현장 진입로에 천막을 설치한 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송전탑 설치공사 강행으로 인하여 비산먼지, 소음 등이 다량 발생하고, 산사태 또는 낙석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동주민들의 생명이나 신체 또는 재산에 직접적·간접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이 명백히 존재하며, 동주민들이 공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전에 시공사가 공사를 강행하여 사법적인 절차에 따라 그와 같은 위험을 효과적으로 방지, 제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면, 위 공사 진행에 항의하고 이를 막기 위하여 각 공사현장 진입로에 천막을 설치한 행위는 동주민들의 현재의 부당한 법익 침해를 방위하기 위하여 필요한 상당한 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이는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형법 제21조 제1항,
제314조 제1항

판결 전문

【피 고 인】
【검 사】 이선녀
【변 호 인】 변호사 윤경석
【주 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피고인들이 거주하는 울산 북구 양정동에서 송전탑 설치공사가 진행되자, 위 송전탑이 가동되면 전자파가 발생되어 주민들에게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는 이유로, 2005. 11. 25.
피고인 1,
피고인 3을 각 공동대표로,
피고인 2,
피고인 4를 각 총무로 하여 ‘송전탑이설 및 철거를 위한 양정동비상대책위원회(이하 ‘위원회’라고 약칭함)’를 구성한 후, 위 위원회를 중심으로 송전탑 설치반대를 주장하면서 위 공사현장 진입로에 천막을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 송전탑 설치공사를 방해하기로 공모하여, 2005. 12. 4.부터 같은 달 12.경까지 사이에 울산 북구 양정동 소재 피해자 진성기업 주식회사에서 시공하는 위 송전탑 설치공사 현장에서, 위 위원회에서의 회의를 통해 진입로 입구에 천막을 설치하기로 결정하고, 주민 성명불상자들과 함께 송전탑 2개(13-1호 및 13-2호)의 각 설치공사 현장 진입로 입구에 천막 1동씩을 설치하여 공사차량과 장비 등의 진입을 막는 등으로 위력으로써 피해자 회사의 송전탑 설치공사 업무를 방해한 것이다.

2. 피고인들의 주장 요지
공소사실과 같은 피고인들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 주식회사 진성기업의 위 송전탑 설치공사 업무가 방해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들을 비롯한 위 양정동 주민들의 정당한 권리가 위 공사로 인하여 침해되는 것을 막기 위한 행위이므로 형법상의 정당방위에 해당한다.
3. 정당방위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인정 사실
검사 제출의 각 증거, 변호인 제출의 각 증거(2007. 5. 29.자 정식재판청구이유서 첨부 및 2007. 11. 14.자 증거신청서 첨부의 각 서류)의 각 기재 및 증인
공소외인의 일부 법정진술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주식회사 진성기업은 2005. 10.경부터 한국전력공사의 발주로 울산 북구 양정동에 2개의 송전탑(13-1호기와 13-2호기)의 설치를 위한 공사를 시공하였다.
(2) 피고인들은 2005. 11.경 위 송전탑 설치공사가 진행되는 사실을 알고, 한국전력공사 관계자 등과 간담회 등을 통하여 위 공사로 인하여 야기될 수 있는 인근 주민에 대한 피해에 관하여 우려를 표시하고 공사의 일시 중단 등을 요청하였으나, 한국전력공사 측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3) 피고인들을 비롯한 다수의 마을 주민들과 인근 양정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송전탑이설 및 철거를 위한 양정동비상대책위원회(이하 ‘위 위원회’라고 약칭함)'를 구성하고 2005. 12. 1. 위 공사현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하였는데, 당시 위 공사현장에는 공사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지 아니하였고, 양정초등학교 뒷산이 다소 대규모로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공사현장 진입로 조성으로 인하여 비산먼지가 다량으로 발생하고 있었다.
(4) 한편,
피고인 1,
피고인 2 등은 2005. 11. 28.경 위 공사에 법적으로 대응하는 등에 필요한 공사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하여 한국전력공사 신울산전력소 및 관할구청인 울산광역시 북구청에 위 공사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하였는데, 그에 대한 정보공개는 한국전력공사 신울산전력소로부터 2005. 12. 13.경, 울산광역시 북구청으로부터 2005. 12. 20.경 각 이루어졌다.

(5) 주식회사 진성기업은 위와 같은 주민들의 움직임과는 관계없이 야간 및 휴일에도 공사를 계속하여 진행하였다.
(6) 피고인들을 비롯한 위 위원회는 2005. 12. 4. 13-1호기 송전탑 공사현장의 진입로 입구 부근에 천막 1동을 설치하고, 이어서 2005. 12. 9.경 13-2호기 송전탑 공사현장 진입로 입구 부근에도 천막 1동을 설치하였다.
(7) 피고인들을 비롯한 위 위원회는 2005. 12. 12.경 울산광역시 북구청, 울산시청, 울산광역시 교육청,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양산국유림관리소 등 관계 기관에 위 공사의 문제점을 시정하고 공사를 중지하여 줄 것을 탄원하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하였다.
(8) 이에 울산광역시 북구청에서는 2005. 12. 16. 한국전력공사에 대하여, 허가면적(1,665㎡)을 18.9% 초과한 315㎡ 가량을 공사장 진입로를 조성하여 무단 형질변경을 하였고, 위 공사로 인한 인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으며, 기타 민원사항에 대한 해결방안을 강구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위 공사의 중지를 명하였고, 양산국유림관리소 또한 2005. 12. 19. 울산광역시 북구청의 공사중지명령 및 사용허가구역 밖으로 토사가 일부 유출되어 산림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등의 이유로 한국전력공사에 대하여 국유림 사용중지를 통보하였다.
(9) 한편, 주식회사 진성기업은 2005. 12. 20.경 울산광역시 북구청으로부터 위 각 송전탑의 이설공사와 관련하여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른 비산먼지 발생사업 사전신고 미이행, 소음·진동 규제법에 따른 특정공사 사전신고 미이행 등의 이유로 경고 및 과태료 처분을 받기도 하였고, 그 무렵 비산먼지나 소음의 발생 또는 토사방출이나 낙석등의 위험에 대하여 주식회사 진성기업은 별다른 안전시설이나 방지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나. 판 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위 각 천막을 설치할 당시에는 주식회사 진성기업의 위 각 송전탑 설치공사 강행으로 인하여 비산먼지, 소음 등이 다량 발생하고 있었고, 나아가 산림의 절개 등으로 산사태 또는 낙석의 우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 시공사인 주식회사 진성기업은 그와 같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으므로, 그로 인하여 피고인들을 비롯한 위 양정동 일대 주민들의 생명이나 신체 또는 재산에 직접적, 또는 환경파괴 및 오염 등으로 인한 간접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이 명백히 존재하고 있었고, 피고인들로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아직 행정정보공개 등의 방법을 통하여 정확한 공사에 대한 정보를 얻기 이전에 진성기업 주식회사가 피고인들을 비롯한 주민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야간작업 등을 통하여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사중지가처분 신청 등 사법적인 절차에 따라 그와 같은 위험을 효과적으로 방지, 제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운 상황에 있었던 사정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위와 같이 각 공사현장 진입로에 위 공사 진행에 항의하고 실질적으로 공사현장에 공사차량 등의 진입을 저지하는 등으로 공사의 강행을 막기 위하여 천막을 설치한 피고인들의 행위는 피고인들 자신을 비롯한 위 양정동 일대 주민들의 현재의 부당한 법익 침해를 방위하기 위하여 필요한 상당한 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이는 가사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정당방위로서 위법하지 아니한 행위라고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민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