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법원
민사
99가합96928
정정보도등
법원: 서울지법
선고일: 2001년 4월 11일
선고: 선고
판시사항
언론사 간 상호비판의 자유와 한계
판결요지
언론사는 타인에 대한 비판자로서의 언론의 자유를 누리는 범위가 넓은 만큼, 자신에 대한 비판의 수인범위도 그만큼 넓어져야 할 것으로서, 언론사가 그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려면 거기에는 당연히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어야 하므로 의견의 공급자인 언론사가 각자 독자적인 태도와 입장이 있어야 함은 당연하고, 또한 언론사 사이에 있어, 상대방의 태도나 입장이 자신과 다를 때 올바른 여론형성의 틀을 깨트리지 않는 한 이를 비판하여 견제할 자유가 있어야 하며, 이러한 비판은 폭넓게 수인되어야 한다.
참조조문
[1] 민법 제750조, 제751조, 제764조
참조판례
판결 전문
【원 고】 주식회사 중앙일보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경 담당변호사 이춘원)
【피 고】 주식회사 대한매일신보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동환)
【항소심판결】 서울고법 200 1. 12. 20. 선고 2001나24145 판결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금 3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1999. 10. 8.부터 2001. 4. 11.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9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1. 피고는 원고에게 금 1,0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1999. 10. 8.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이 사건 판결 확정 후 처음 발행되는 일간신문 대한매일의 제1면 상단에 가로 37㎝, 세로 17.1㎝의 칸을 설정하여 그 안에 가로 1.8㎝, 세로 1.8㎝의 크기로 '공고문'이라는 대제목을 50급 고딕체로 게재하고, 가로 1.5㎝, 세로 1.5㎝의 크기로 '중앙일보사태 관련기사에 대한 정정보도'라는 소제목을 40급 고딕체 활자로 게재한 후 별지 기재와 같은 내용의 본문을 15급 명조체 활자로 게재하라는 판결.
【이 유】 1. 기초 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내지 11, 14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소외 1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원고의 소유구조 등
(1) 원고는 일간신문 중앙일보를 발행하는 신문사이고, 피고는 일간신문 대한매일을 발행하는 신문사이다.
(2) 소외 2는 1999. 10.경 원고 발행 주식의 43.79%를 소유한 최대 주주로서(소외 2의 어머니와 형제자매들의 지분율을 합하면, 45.56%이고, 2대 주주의 지분율은 17.51%이다) 원고의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었고, 삼성그룹 소외 3 회장과는 인척관계이다.
(3) 한편, 원고는 1999. 4.경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선언하였으나, 일각에서는 중앙일보가 1996. 6.경 PCS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삼성그룹과 현대그룹이 연합한 에버넷이 탈락하고 경쟁업체인 LG텔레콤이 선정되자 '사전내락설'을 제기하는 등 그 선정과정에 강한 의혹을 표명하였던 사례와 1999. 6.경 삼성생명이 당시 빅딜대상이던 삼성자동차에게 거액을 대출한 사실을 주요 언론(조선일보, 동아일보)들이 주요 기사로 다룬 반면, 중앙일보가 관련 기사를 전혀 게재하지 않았던 사례 등을 들어 그 분리 전후를 불문하고 삼성그룹으로부터의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었다.
나. 보광그룹 대주주 겸 원고 대표이사 소외 2의 탈세 등
(1) 한편, 소외 2는 1999. 10.경 주식회사 보광 발행 주식의 10.066%(특수관계인 소외 4 등이 소유하고 있는 주식을 포함하면 31.594%에 이른다), 보광훼미리마트 발행 주식의 13.671%를 소유하고 있었고, 주식회사 보광은 보광창업투자 주식회사 발행 주식의 18.3%, 보광훼미리마트 발행 주식의 25.797%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위 소외 4는 보광창업투자 주식회사 발행 주식의 28.1%를 소유하고 있었다.
(2) 국세청은 1999. 9. 17. 소외 2 등이 보광창업투자 주식회사로부터 두일전자통신 주식을 매수하면서 이중 계약서를 작성하여 양도소득을 탈루하는 등 조세포탈을 한 혐의가 있다고 검찰에 고발하였고, 검찰은 같은 달 30. 소외 2를 소환, 조사한 후 같은 해 10. 2.에 그를 구속하였다.
다. 원고와 그 소속 기자들의 반발
(1) 원고는 같은 해 9. 18. 국세청 발표에 대하여 소외 2의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수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그 입장을 발표하였고, 소외 2는 재산관계에 대한 관행적 처리과정에 위법사항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고는 또 10. 1.자 중앙일보 사설을 통하여 소외 2가 탈세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받는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수사 결과 소외 2가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당연히 책임져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위 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그간 정권과 원고 사이에 있었던 긴장관계로 인한 정권의 언론길들이기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고 지적하고, 어떤 압력에도 굴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하였다.
(2) 중앙일보는 또한 동일자 '순망치한'이라는 제목의 칼럼(소외 5 칼럼), 10. 2.자 '언론의 자유와 경쟁'이라는 제목의 기사(소외 6 미주총국장의 글로벌포커스), 10. 3.자 '언론탄압에 분연히 맞선다. 본사 홍사장 구속을 보고'라는 제목의 사설, 10. 4.자 '정부 스스로 밝힌 언론탄압'이라는 제목의 사설 등을 게재하면서 언론탄압이 있음을 계속하여 주장하였고, 10. 2.자부터 같은 달 7.까지는 '국민의 정부 언론탄압 실상을 밝힌다.'라는 제목의 시리즈를 통하여 정부의 핵심인사가 중앙일보의 기사 및 논조 교체, 인사 요구를 하는 등의 구체적인 언론탄압 사례가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3) 위 무렵 원고 소속 대기자 소외 7(현재 전무이사로 재직)은 IPI(국제언론인협회), WAN(세계신문협회)에 정부가 중앙일보를 탄압하고 있다는 취지의 서한을 보냈고, IPI, WAN은 대통령에게 탄압중지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왔다. 이에 대하여 정부가 소외 2가 수사과정에서 탈세 등을 시인하였다는 취지로 답장을 보내자, 원고는 소외 2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관련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했다는 취지로 반론문을 배포하였다.
한편, 국회의원 소외 8은 같은 해 10. 4.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서 위 소외 7이 IPI에 보낸 서한 중 "1997. 12. 대선 당시 홍씨가 사장 겸 발행인으로 있는 중앙일보는 소외 9씨에게 패배한 소외 10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김대통령은 홍씨의 이 같은 죄악을 쉽게 잊지 않았습니다."라는 문구를 인용하면서 이는 중앙일보가 대선 당시에 소외 10 후보를 지지했음을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4) 원고 소속 기자들은 정부가 언론장악음모를 가지고 소외 2를 구속하였다고 반발하였고, 같은 해 9. 27. 기자총회를 통하여 언론장악분쇄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위 비상대책위 소속 기자 및 사원 등 40여 명은 소외 2가 검찰에 소환될 당시 대검찰청 청사 앞에서 "홍사장, 힘내세요"라는 구호를 외치며 소외 2를 격려하였다.
라. 다른 언론 및 시민단체들의 반응
(1)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등은 소외 2의 탈세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처벌해야 하지만 중앙일보가 제기한 정권의 언론탄압의혹은 또 다른 차원의 중대한 문제로서 규명되거나 반성해야 할 것이라는 취지의 사설을 통하여 중립적인 태도를 취했던 반면,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등은 중앙일보가 정부로부터 탄압을 당하였다면 그 때마다 투쟁하면서 언론자유를 지켰어야 했는데, 소외 2가 구속되자 이를 언론탄압의 일환으로 주장하고 있다거나 소외 2가 수사과정의 공정성에 이의를 달지 않았고, 그가 언론자유 투쟁을 벌였다는 이유로 구속된 것도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원고의 보도태도를 비판하였다.
(2) 언론개혁시민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등도 각각 성명서를 발표하여 원고가 연일 소외 2 구속 문제를 언론탄압과 연관해서 주장하는 것을 비판하고, 탈세범 처벌과 언론통제문제는 명확히 구분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마. 피고의 이 사건 각 기사의 게재
피고는 대한매일신문 1999. 10. 2.자 제6면에 황태연 교수의 별지목록 제1기사(이하 '제1기사'라 한다)와 같은 칼럼을, 같은 달 5.자 제5면에 별지목록 제2기사(이하 '제2기사'라 한다)를, 같은 달 6.자 제5면에 별지목록 제3기사(이하 '제3기사'라 한다)를, 제7면에 별지목록 제4기사(이하 '제4기사'라 한다)를, 제15면에 별지목록 제5기사(이하 '제5기사'라 한다)를, 같은 달 8.자 제1면에 별지목록 제6기사(이하 '제6기사'라 한다)를, 제3면에 별지목록 제7기사(이하 '제7기사'라 한다)를 각 게재하였다.
2. 명예훼손의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주 장
(1) 제1기사
(가) ① "자기 소유 언론사를 방패로 대기업주가 불법적 특권을 누리는 관행을 문제삼는 단계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라는 부분과 ② "수 십년 동안 스스로는 수돗세, 전기세도 안내고 탈세를 자행하면서도 남의 비리를 규탄해온 위선적인 언론사도 있지만, 한낱 지금 단죄하는 것은 대기업주가 자기 언론사를 '빽'으로 믿고 저지른 보광그룹 회장 겸 중앙일보 사장 소외 2씨의 '관행적' 범법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부분은 소외 2의 범법행위의 배후가 원고이고, 원고는 직·간접적으로 소외 2의 범법행위를 도왔다는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을 뿐만 아니라 소외 2를 보광그룹의 회장이라고 허위로 적시하여, 마치 원고가 보광그룹의 계열사인 것처럼 암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나) ③ "홍씨에게 '충성'하는 기자들이 정부 고위인사들을 '5적', '7적'으로 지목하고 '죽이겠다.'는 극언도 서슴지 않으며 보광그룹 수사를 '언론탄압'으로 비방하는 것은 국가를 능멸하며 언론의 자유를 오용해 온 재벌언론의 '횡포'의 진면목이다."라는 부분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원고 소속 기자들뿐 아니라 원고의 명예도 훼손하였다.
(2) 제2기사
원고는 소외 2의 탈세 자체를 부인한 사실이 없음에도 이와 달리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3) 제3기사
원고는 1997년 대통령 선거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했다고 자인한 바가 없는데도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4) 제4기사
(가) ① "홍사장이 검찰에 출두하던 날 대검청사 앞에서 젊은 기자 또는 일반 사원들이 무리지어 '사장님 힘내세요'라고 외치는 모습을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보면서 필자는 행여 우리 집 아이들이 볼까 봐 리모컨을 작동했다. 그게 무슨 짓인가"라는 부분은 원고 소속 기자나 사원이 매우 비굴한 행동을 취하였다는 허위의 사실을 암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나) ②"'총대'는 한나라당이 잡고 중앙일보는 '탄환'을 제공하는 형국이다."라는 부분은 원고가 야당과 제휴하면서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는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다) ③ "그 동안 중앙일보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재벌의 이익'을 대변해 왔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라는 부분은 원고가 재벌을 대신하여 재벌의 주장과 의견을 전파할 뿐만 아니라 보도방향도 재벌의 이익을 옹호하는 쪽으로 편향되어 있다는 허위 사실을 전제로 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5) 제5기사
(가) ① '재벌 소유의 언론사'라는 부분은 중앙일보가 삼성그룹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었음에도 이와 달리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나) ②'편집권이 사주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재벌언론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부분과 ③ "중앙일보가 '사주의 사적 병기'로 악용된다면 어떻게 독립언론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부분은 원고 소속 기자 40여 명이 홍사장이 소환되는 대검찰청 앞길에 모여 "사장님, 힘내세요."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는 허위 사실을 전제로 한 의견표명 또는 논평으로서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6) 제6기사
①"소외 2 중앙일보 사장이 탈세 혐의로 구속되자 중앙일보가 '언론탄압'이라며 연일 지면을 사주의 개인적 병기로 활용해 오고 있다."라는 부분과 ② '언론자유를 빙자해 홍사장의 탈세비리를 호도하는 것일 뿐'이라는 부분은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다.
(7) 제7기사
"개인(족벌)이 주식 또는 지분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신문이라는 공기업을 사유물처럼 지배, 여론을 독과점하면서 정치권력화한다. 그리하여 '사장의 비리가 언론탄압'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역설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다."라는 부분은 원고에 대한 소외 2 개인의 지분은 36.8%에 지나지 않음에도 이와 달리 허위 사실을 적시하였고 이를 전제로 하여 원고를 그의 사유물로 표현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나. 판 단
(1) 언론사 간 상호비판의 자유와 그 한계
언론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의 초석이 되는 가장 중요한 기본권의 하나로서 언론사들은 이를 통하여 국가기관, 단체, 개인에 대하여 비판적 기능, 경고적 기능을 수행하는 등 중요한 공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언론기관은 전체를 하나로 보아 공적인 목적을 수행하기는 하나, 기실 수많은 언론사에 의해 이루어진 집단으로 그것이 하나의 통일적 단체로서의 성격을 띤 것이라기보다는 개개 언론사의 단순한 집합체로 보여지고, 그 구성원인 개개 언론사는 영리를 추구하는 회사라는 속성을 함께 띠고 있다.
통상 이러한 영리추구가 공익적인 목적보다 우선되었을 때 언론사의 책임문제가 발생하고 이러한 책임은 언론사에게 책임을 묻는 상대방이 누구인가에 따라 그 존부 및 범위가 달라지게 되는바, 일반적으로 개인에서 공적인 단체로 대상이 옮아감에 따라 책임의 존부 및 범위가 좁아지게 될 것이다.
그 상대방이 같은 직역에 해당하는 언론사인 경우에는 어떤가? 언론사가 타인에 대한 비판자로서의 언론의 자유를 누리는 범위가 넓은 만큼, 자신에 대한 비판의 수인범위도 그만큼 넓어져야 할 것이다. 이는 결국 비판 언론사의 언론의 자유를 넓게 인정하여 주는 것과 동전의 양면 관계에 있다. 이러한 언론사 간의 광범위한 상호비판은 언론의 부패를 막는 내재적인 안전반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언론사가 그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려면 거기에는 당연히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어야 하고 이를 국민들이 분별하여 취사, 선택함으로써 올바른 여론이 형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의견의 공급자인 언론사가 각자 독자적인 태도와 입장이 있어야 함은 당연한 도리이고, 또한 언론사 사이에 있어, 상대방의 태도나 입장이 자신과 다를 때 올바른 여론형성의 틀을 깨트리지 않는 한 이를 비판하여 견제할 자유가 있어야 하며, 또 이러한 비판은 폭넓게 수인되어야 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자신들의 의사결정을 위하여 개개의 언론사가 공급하는 다양한 의견을 타 언론사에 의한 비판과 함께 접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언론사 상호간의 법적인 책임은 이러한 언론사 고유의 속성을 일탈한 경우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발생한다고 볼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사건의 경우를 살핀다.
(2) 제1기사에 대한 판단
(가)일반적으로 민사상 타인에 대한 명예훼손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특정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고, 신문과 같은 매체에 의한 명예훼손의 성립 여부는 기사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 독자가 기사를 접하는 통상적인 방법을 전제로 기사의 전체적인 흐름,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사가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도 그 판단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나)위와 같은 관점에서 제1기사를 살펴보면, 필자는 언론사가 대형화되면서 여론의 독점이라는 병리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지적하고, 또 원고가 소외 2의 범법행위에 대한 단죄를 언론탄압이라는 시각에서 대응하고 있는 것을 비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소외 2가 원고의 대표이사로 있다고 해서 그의 개인적 범법행위에 대한 단죄를 달리 보아서는 아니되고, 만일 이를 언론탄압이라고 본다면 대형 언론사인 원고가 소외 2의 개인적 비리에 대한 '방패(또는 '빽')'가 되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 되고 말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을 뿐이지, 원고가 소외 2 개인비리의 배후라거나, 직·간접적으로 그 범법행위를 도왔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고 보이지는 아니한다. 그렇다면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위 기사가 원고는 수 십년 동안 수돗세, 전기세도 안내고 탈세를 자행하였다는 허위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는 주장도 이유 없다).
또한, 소외 2를 보광그룹 회장 겸 중앙일보 사장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부분에 관하여 살피건대, 소외 2가 보광그룹의 대주주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상 위와 같이 다소 과장하여 소외 2를 호칭하였다고 하여 그것이 원고에 대한 명예훼손이 된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 표현이 원고가 보광그룹의 계열사라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고도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다음으로 원고 소속 기자들이 제1기사의 ③부분과 같은 언동을 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피건대, 이에 부합하는 을 제9호증은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원고와 같은 대형 언론사(필자는 '재벌언론'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나 이것이 원고에 대한 명예훼손이 되지 않음은 뒤에서 보는 바와 같다)의 횡포의 구체적 사례로 이와 같은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것은 그 기자들의 명예를 훼손하였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원고가 마치 위와 같이 비이성적인 기자들로 구성되고 조직된 언론사임을 암시함으로써 그 소속사인 원고의 명예도 훼손하였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기사는 제3자가 작성한 기고문으로서 피고는 이를 수정, 변경하지 아니하고 게재한 것에 불과하므로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가 위 기사의 ③부분과 같이 해당 기자들뿐만 아니라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극단적인 표현을 미리 차단하거나 수정을 요구할 수 있었다고 볼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제2기사에 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소외 2의 탈세혐의에 대한 수사 결과 그가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는 원고의 입장이 소외 2의 탈세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쪽으로 바뀐 사실이 없다(원고는 소외 2가 수사과정에서는 혐의를 인정하였다가 영장실질심사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였다는 사실 자체를 지적하여 반론한 것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피고는 마치 원고가 탈세혐의를 인정하는 입장에서 그 혐의를 부인하며 입장을 바꾼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여 제2기사를 게재함으로써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할 것이다.
(4)제3기사에 대한 판단
언론기관은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을 사실 그대로 보도할 권리를 가진다. 설령 그 발언의 내용이 제3자의 명예를 훼손한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사실 자체를 보도한 언론사가 그 발언 내용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수는 없다.
이 사건의 경우 국회의원 소외 8은 원고 소속 대기자가 IPI에 보낸 편지를 제시하고, 그 편지의 내용 중 일부를 직접 인용하면서 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였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그 발언 경위가 위와 같다면 그 발언 내용이 사실과 달라 왜곡된 것으로 보여질 여지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그 발언 내용과 달리 제3기사를 게재하였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5) 제4기사에 대한 판단
(가) 소외 2가 대검청사에 소환될 당시에 원고 소속 기자 등 40여명이 ①부분과 같이 소외 2를 격려하였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위 기사는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추가로 필자가 느낀 감정을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이고, 위 기자들이 비굴하다는 허위 사실을 적시하였다고 볼 여지는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②부분은 원고가 정부 핵심인사가 언론탄압을 가하여 왔다는 내용의 언론탄압 시리즈를 연재하자, 야당인 한나라당이 이러한 기사를 원용하여 정부의 언론탄압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보일 뿐이고, 원고와 한나라당이 제휴하여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고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표현행위로 인한 명예훼손에 있어서는 그 의견 또는 논평 자체가 진실인가 혹은 객관적으로 정당한 것인가 하는 것은 위법성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없고, 그 의견 또는 논평의 전제가 되는 사실이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진실이라는 증명이 있는가, 혹은 그러한 증명이 없다면 표현행위를 한 사람이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이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가 하는 것이 위법성 판단의 기준이 된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보도태도를 '재벌의 이익'을 대변해 왔다고 표현한 ③부분은 논평의 표명이라고 할 것인데, 이것이 그 전제사실에 있어 허위가 있는지 또는 앞서 본 언론사 간 상호 비판의 자유의 한계를 일탈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핀다.
원고가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를 선언한 전후에 걸쳐 PCS 사업자 선정과정과 삼성자동차에 대한 대출건과 관련하여 그 독립성이 의문시되는 보도태도를 취했던 사실, 원고가 보광그룹의 대주주인 소외 2의 개인적 범법행위를 단죄하는 것을 언론탄압으로 주장하며 보도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는 이러한 사실을 전제로 하여 위와 같은 논평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위 논평의 전제가 된 사실에 허위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또한 이것이 앞서 본 언론사 간 상호비판의 자유의 한계나 공정한 논평의 한계를 벗어났다고도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같은 이유로 입이 있다고 해서 아무나 '언론자유'를 들먹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부분이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6) 제5기사에 대한 판단
(가) 원고를 재벌 소유의 언론으로 표현한 ①부분을 위 기사 전체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의 독자가 보통의 주의로 기사를 접하는 방법을 전제로 기사에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기사의 전체적인 흐름, 문구의 연결 방법 등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보면, 위 기사는 원고가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했는지 여부에 대한 구체적 사실관계를 표현하고 있다고 보기보다는 보광그룹의 대주주이고 원고의 최대 주주인 소외 2가 원고의 대표이사로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여 위와 같이 논평하고, 그 보도태도를 비판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렇다면 위 논평의 전제가 된 사실에 허위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또한 이것이 앞서 본 언론사 간 상호비판의 자유의 한계나 공정한 논평의 한계를 벗어났다고도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②, ③부분은 원고 소속 기자 40여 명이 소외 2가 소환되는 대검찰청 앞길에 모여 "홍사장, 힘내세요"를 외치며 그를 격려한 사실 이외에, 소외 2 구속 전후의 원고의 편집 및 보도태도 등이 언론탄압이라는 시각에 기울어져 있는 사실을 전제로 한 의견표명 또는 논평이라고 보인다. 그렇다면 위 논평의 전제가 된 사실에 허위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또한 이것이 앞서 본 언론사 간 상호비판의 자유의 한계나 공정한 논평의 한계를 벗어났다고도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사주의 '운명'을 곧 신문사의 '운명'으로 여긴 탓 부분과 한 번 사주면 영원한 사주이고, 이 때문에 일부 기자들이 내일을 보장받기 위해 사주의 옹호세력으로 나서는 것이라는 부분에 관한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7) 제6기사에 대한 판단
(가) ①부분에 관한 주장은 제5기사의 ③부분에 대한 판단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②부분은 원고가 "국민의 정부 언론탄압 실상을 밝힌다."의 시리즈를 마치면서 그 기획의도가 권력이 신문사의 기사와 인사에 개입해 국민의 알권리를 왜곡시키려 했던 행태들을 낱낱이 소개하자는 취지였지, 소외 2 사장의 잘못을 두둔하기 위함이 아니었다고 밝힌 것에 대하여, 그 기획의도에 관한 해명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인용하면서 한 논평이라고 할 것인데, 이러한 논평도 앞서 본 언론사 간 상호 비판의 자유의 한계나 공정한 논평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8) 제7기사에 대한 판단
위 기사가 원고에 대한 소외 2의 개인지분에 관하여 다소 과장이 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과장은 소외 2 구속 전후 원고가 소외 2 개인비리에 대한 단죄라는 시각보다는 언론탄압이라는 시각에서 연일 보도하고 있다는 것을 꼬집으면서 그 비중은 90% 이상이 된다고 평가하여 이를 비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앞서 본 소외 2의 인척관계, 소외 2와 그 가족들의 원고에 대한 지분율, 최대 주주 및 대표이사인 소외 2의 원고에 대한 영향력, 원고의 보도태도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과장이 원고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데 이르렀다고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손해배상과 명예회복을 위한 적당한 처분
원고가 이 사건 제1기사의 ③부분과 제2기사로 인하여 그 목적사업 수행에 필요한 명예, 신용을 침해당하였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금전으로나마 이를 위자할 의무가 있는바, 위 기사의 게재 경위와 내용, 이 사건 기사에서 원고의 명예를 훼손한 기사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과 내용의 구체성, 원·피고의 언론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지위 및 그 영향력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보면,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위자료는 30,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원고는 나아가, 위와 같은 위자료의 배상과 아울러 명예 회복을 위한 적당한 처분으로 별지 중앙일보사태 관련기사에 대한 정정보도문의 게재를 구하나, 이 사건 제1기사의 ③부분과 제2기사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위자료의 지급을 명하는 외에 별도의 정정보도는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금 3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위 명예훼손 기사 게재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1999. 10. 8.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01. 4. 11.까지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일부 인용한다.
판사 안영률(재판장) 김경환 오석훈
【피 고】 주식회사 대한매일신보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동환)
【항소심판결】 서울고법 200 1. 12. 20. 선고 2001나24145 판결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금 3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1999. 10. 8.부터 2001. 4. 11.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9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1. 피고는 원고에게 금 1,0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1999. 10. 8.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이 사건 판결 확정 후 처음 발행되는 일간신문 대한매일의 제1면 상단에 가로 37㎝, 세로 17.1㎝의 칸을 설정하여 그 안에 가로 1.8㎝, 세로 1.8㎝의 크기로 '공고문'이라는 대제목을 50급 고딕체로 게재하고, 가로 1.5㎝, 세로 1.5㎝의 크기로 '중앙일보사태 관련기사에 대한 정정보도'라는 소제목을 40급 고딕체 활자로 게재한 후 별지 기재와 같은 내용의 본문을 15급 명조체 활자로 게재하라는 판결.
【이 유】 1. 기초 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내지 11, 14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소외 1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원고의 소유구조 등
(1) 원고는 일간신문 중앙일보를 발행하는 신문사이고, 피고는 일간신문 대한매일을 발행하는 신문사이다.
(2) 소외 2는 1999. 10.경 원고 발행 주식의 43.79%를 소유한 최대 주주로서(소외 2의 어머니와 형제자매들의 지분율을 합하면, 45.56%이고, 2대 주주의 지분율은 17.51%이다) 원고의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었고, 삼성그룹 소외 3 회장과는 인척관계이다.
(3) 한편, 원고는 1999. 4.경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선언하였으나, 일각에서는 중앙일보가 1996. 6.경 PCS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삼성그룹과 현대그룹이 연합한 에버넷이 탈락하고 경쟁업체인 LG텔레콤이 선정되자 '사전내락설'을 제기하는 등 그 선정과정에 강한 의혹을 표명하였던 사례와 1999. 6.경 삼성생명이 당시 빅딜대상이던 삼성자동차에게 거액을 대출한 사실을 주요 언론(조선일보, 동아일보)들이 주요 기사로 다룬 반면, 중앙일보가 관련 기사를 전혀 게재하지 않았던 사례 등을 들어 그 분리 전후를 불문하고 삼성그룹으로부터의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었다.
나. 보광그룹 대주주 겸 원고 대표이사 소외 2의 탈세 등
(1) 한편, 소외 2는 1999. 10.경 주식회사 보광 발행 주식의 10.066%(특수관계인 소외 4 등이 소유하고 있는 주식을 포함하면 31.594%에 이른다), 보광훼미리마트 발행 주식의 13.671%를 소유하고 있었고, 주식회사 보광은 보광창업투자 주식회사 발행 주식의 18.3%, 보광훼미리마트 발행 주식의 25.797%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위 소외 4는 보광창업투자 주식회사 발행 주식의 28.1%를 소유하고 있었다.
(2) 국세청은 1999. 9. 17. 소외 2 등이 보광창업투자 주식회사로부터 두일전자통신 주식을 매수하면서 이중 계약서를 작성하여 양도소득을 탈루하는 등 조세포탈을 한 혐의가 있다고 검찰에 고발하였고, 검찰은 같은 달 30. 소외 2를 소환, 조사한 후 같은 해 10. 2.에 그를 구속하였다.
다. 원고와 그 소속 기자들의 반발
(1) 원고는 같은 해 9. 18. 국세청 발표에 대하여 소외 2의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수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그 입장을 발표하였고, 소외 2는 재산관계에 대한 관행적 처리과정에 위법사항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고는 또 10. 1.자 중앙일보 사설을 통하여 소외 2가 탈세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받는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수사 결과 소외 2가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당연히 책임져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위 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그간 정권과 원고 사이에 있었던 긴장관계로 인한 정권의 언론길들이기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고 지적하고, 어떤 압력에도 굴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하였다.
(2) 중앙일보는 또한 동일자 '순망치한'이라는 제목의 칼럼(소외 5 칼럼), 10. 2.자 '언론의 자유와 경쟁'이라는 제목의 기사(소외 6 미주총국장의 글로벌포커스), 10. 3.자 '언론탄압에 분연히 맞선다. 본사 홍사장 구속을 보고'라는 제목의 사설, 10. 4.자 '정부 스스로 밝힌 언론탄압'이라는 제목의 사설 등을 게재하면서 언론탄압이 있음을 계속하여 주장하였고, 10. 2.자부터 같은 달 7.까지는 '국민의 정부 언론탄압 실상을 밝힌다.'라는 제목의 시리즈를 통하여 정부의 핵심인사가 중앙일보의 기사 및 논조 교체, 인사 요구를 하는 등의 구체적인 언론탄압 사례가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3) 위 무렵 원고 소속 대기자 소외 7(현재 전무이사로 재직)은 IPI(국제언론인협회), WAN(세계신문협회)에 정부가 중앙일보를 탄압하고 있다는 취지의 서한을 보냈고, IPI, WAN은 대통령에게 탄압중지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왔다. 이에 대하여 정부가 소외 2가 수사과정에서 탈세 등을 시인하였다는 취지로 답장을 보내자, 원고는 소외 2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관련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했다는 취지로 반론문을 배포하였다.
한편, 국회의원 소외 8은 같은 해 10. 4.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서 위 소외 7이 IPI에 보낸 서한 중 "1997. 12. 대선 당시 홍씨가 사장 겸 발행인으로 있는 중앙일보는 소외 9씨에게 패배한 소외 10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김대통령은 홍씨의 이 같은 죄악을 쉽게 잊지 않았습니다."라는 문구를 인용하면서 이는 중앙일보가 대선 당시에 소외 10 후보를 지지했음을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4) 원고 소속 기자들은 정부가 언론장악음모를 가지고 소외 2를 구속하였다고 반발하였고, 같은 해 9. 27. 기자총회를 통하여 언론장악분쇄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위 비상대책위 소속 기자 및 사원 등 40여 명은 소외 2가 검찰에 소환될 당시 대검찰청 청사 앞에서 "홍사장, 힘내세요"라는 구호를 외치며 소외 2를 격려하였다.
라. 다른 언론 및 시민단체들의 반응
(1)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등은 소외 2의 탈세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처벌해야 하지만 중앙일보가 제기한 정권의 언론탄압의혹은 또 다른 차원의 중대한 문제로서 규명되거나 반성해야 할 것이라는 취지의 사설을 통하여 중립적인 태도를 취했던 반면,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등은 중앙일보가 정부로부터 탄압을 당하였다면 그 때마다 투쟁하면서 언론자유를 지켰어야 했는데, 소외 2가 구속되자 이를 언론탄압의 일환으로 주장하고 있다거나 소외 2가 수사과정의 공정성에 이의를 달지 않았고, 그가 언론자유 투쟁을 벌였다는 이유로 구속된 것도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원고의 보도태도를 비판하였다.
(2) 언론개혁시민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등도 각각 성명서를 발표하여 원고가 연일 소외 2 구속 문제를 언론탄압과 연관해서 주장하는 것을 비판하고, 탈세범 처벌과 언론통제문제는 명확히 구분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마. 피고의 이 사건 각 기사의 게재
피고는 대한매일신문 1999. 10. 2.자 제6면에 황태연 교수의 별지목록 제1기사(이하 '제1기사'라 한다)와 같은 칼럼을, 같은 달 5.자 제5면에 별지목록 제2기사(이하 '제2기사'라 한다)를, 같은 달 6.자 제5면에 별지목록 제3기사(이하 '제3기사'라 한다)를, 제7면에 별지목록 제4기사(이하 '제4기사'라 한다)를, 제15면에 별지목록 제5기사(이하 '제5기사'라 한다)를, 같은 달 8.자 제1면에 별지목록 제6기사(이하 '제6기사'라 한다)를, 제3면에 별지목록 제7기사(이하 '제7기사'라 한다)를 각 게재하였다.
2. 명예훼손의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주 장
(1) 제1기사
(가) ① "자기 소유 언론사를 방패로 대기업주가 불법적 특권을 누리는 관행을 문제삼는 단계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라는 부분과 ② "수 십년 동안 스스로는 수돗세, 전기세도 안내고 탈세를 자행하면서도 남의 비리를 규탄해온 위선적인 언론사도 있지만, 한낱 지금 단죄하는 것은 대기업주가 자기 언론사를 '빽'으로 믿고 저지른 보광그룹 회장 겸 중앙일보 사장 소외 2씨의 '관행적' 범법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부분은 소외 2의 범법행위의 배후가 원고이고, 원고는 직·간접적으로 소외 2의 범법행위를 도왔다는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을 뿐만 아니라 소외 2를 보광그룹의 회장이라고 허위로 적시하여, 마치 원고가 보광그룹의 계열사인 것처럼 암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나) ③ "홍씨에게 '충성'하는 기자들이 정부 고위인사들을 '5적', '7적'으로 지목하고 '죽이겠다.'는 극언도 서슴지 않으며 보광그룹 수사를 '언론탄압'으로 비방하는 것은 국가를 능멸하며 언론의 자유를 오용해 온 재벌언론의 '횡포'의 진면목이다."라는 부분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원고 소속 기자들뿐 아니라 원고의 명예도 훼손하였다.
(2) 제2기사
원고는 소외 2의 탈세 자체를 부인한 사실이 없음에도 이와 달리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3) 제3기사
원고는 1997년 대통령 선거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했다고 자인한 바가 없는데도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4) 제4기사
(가) ① "홍사장이 검찰에 출두하던 날 대검청사 앞에서 젊은 기자 또는 일반 사원들이 무리지어 '사장님 힘내세요'라고 외치는 모습을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보면서 필자는 행여 우리 집 아이들이 볼까 봐 리모컨을 작동했다. 그게 무슨 짓인가"라는 부분은 원고 소속 기자나 사원이 매우 비굴한 행동을 취하였다는 허위의 사실을 암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나) ②"'총대'는 한나라당이 잡고 중앙일보는 '탄환'을 제공하는 형국이다."라는 부분은 원고가 야당과 제휴하면서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는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다) ③ "그 동안 중앙일보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재벌의 이익'을 대변해 왔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라는 부분은 원고가 재벌을 대신하여 재벌의 주장과 의견을 전파할 뿐만 아니라 보도방향도 재벌의 이익을 옹호하는 쪽으로 편향되어 있다는 허위 사실을 전제로 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5) 제5기사
(가) ① '재벌 소유의 언론사'라는 부분은 중앙일보가 삼성그룹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었음에도 이와 달리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나) ②'편집권이 사주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재벌언론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부분과 ③ "중앙일보가 '사주의 사적 병기'로 악용된다면 어떻게 독립언론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부분은 원고 소속 기자 40여 명이 홍사장이 소환되는 대검찰청 앞길에 모여 "사장님, 힘내세요."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는 허위 사실을 전제로 한 의견표명 또는 논평으로서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6) 제6기사
①"소외 2 중앙일보 사장이 탈세 혐의로 구속되자 중앙일보가 '언론탄압'이라며 연일 지면을 사주의 개인적 병기로 활용해 오고 있다."라는 부분과 ② '언론자유를 빙자해 홍사장의 탈세비리를 호도하는 것일 뿐'이라는 부분은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다.
(7) 제7기사
"개인(족벌)이 주식 또는 지분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신문이라는 공기업을 사유물처럼 지배, 여론을 독과점하면서 정치권력화한다. 그리하여 '사장의 비리가 언론탄압'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역설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다."라는 부분은 원고에 대한 소외 2 개인의 지분은 36.8%에 지나지 않음에도 이와 달리 허위 사실을 적시하였고 이를 전제로 하여 원고를 그의 사유물로 표현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나. 판 단
(1) 언론사 간 상호비판의 자유와 그 한계
언론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의 초석이 되는 가장 중요한 기본권의 하나로서 언론사들은 이를 통하여 국가기관, 단체, 개인에 대하여 비판적 기능, 경고적 기능을 수행하는 등 중요한 공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언론기관은 전체를 하나로 보아 공적인 목적을 수행하기는 하나, 기실 수많은 언론사에 의해 이루어진 집단으로 그것이 하나의 통일적 단체로서의 성격을 띤 것이라기보다는 개개 언론사의 단순한 집합체로 보여지고, 그 구성원인 개개 언론사는 영리를 추구하는 회사라는 속성을 함께 띠고 있다.
통상 이러한 영리추구가 공익적인 목적보다 우선되었을 때 언론사의 책임문제가 발생하고 이러한 책임은 언론사에게 책임을 묻는 상대방이 누구인가에 따라 그 존부 및 범위가 달라지게 되는바, 일반적으로 개인에서 공적인 단체로 대상이 옮아감에 따라 책임의 존부 및 범위가 좁아지게 될 것이다.
그 상대방이 같은 직역에 해당하는 언론사인 경우에는 어떤가? 언론사가 타인에 대한 비판자로서의 언론의 자유를 누리는 범위가 넓은 만큼, 자신에 대한 비판의 수인범위도 그만큼 넓어져야 할 것이다. 이는 결국 비판 언론사의 언론의 자유를 넓게 인정하여 주는 것과 동전의 양면 관계에 있다. 이러한 언론사 간의 광범위한 상호비판은 언론의 부패를 막는 내재적인 안전반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언론사가 그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려면 거기에는 당연히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어야 하고 이를 국민들이 분별하여 취사, 선택함으로써 올바른 여론이 형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의견의 공급자인 언론사가 각자 독자적인 태도와 입장이 있어야 함은 당연한 도리이고, 또한 언론사 사이에 있어, 상대방의 태도나 입장이 자신과 다를 때 올바른 여론형성의 틀을 깨트리지 않는 한 이를 비판하여 견제할 자유가 있어야 하며, 또 이러한 비판은 폭넓게 수인되어야 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자신들의 의사결정을 위하여 개개의 언론사가 공급하는 다양한 의견을 타 언론사에 의한 비판과 함께 접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언론사 상호간의 법적인 책임은 이러한 언론사 고유의 속성을 일탈한 경우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발생한다고 볼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사건의 경우를 살핀다.
(2) 제1기사에 대한 판단
(가)일반적으로 민사상 타인에 대한 명예훼손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특정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고, 신문과 같은 매체에 의한 명예훼손의 성립 여부는 기사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 독자가 기사를 접하는 통상적인 방법을 전제로 기사의 전체적인 흐름,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사가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도 그 판단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나)위와 같은 관점에서 제1기사를 살펴보면, 필자는 언론사가 대형화되면서 여론의 독점이라는 병리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지적하고, 또 원고가 소외 2의 범법행위에 대한 단죄를 언론탄압이라는 시각에서 대응하고 있는 것을 비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소외 2가 원고의 대표이사로 있다고 해서 그의 개인적 범법행위에 대한 단죄를 달리 보아서는 아니되고, 만일 이를 언론탄압이라고 본다면 대형 언론사인 원고가 소외 2의 개인적 비리에 대한 '방패(또는 '빽')'가 되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 되고 말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을 뿐이지, 원고가 소외 2 개인비리의 배후라거나, 직·간접적으로 그 범법행위를 도왔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고 보이지는 아니한다. 그렇다면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위 기사가 원고는 수 십년 동안 수돗세, 전기세도 안내고 탈세를 자행하였다는 허위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는 주장도 이유 없다).
또한, 소외 2를 보광그룹 회장 겸 중앙일보 사장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부분에 관하여 살피건대, 소외 2가 보광그룹의 대주주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상 위와 같이 다소 과장하여 소외 2를 호칭하였다고 하여 그것이 원고에 대한 명예훼손이 된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 표현이 원고가 보광그룹의 계열사라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고도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다음으로 원고 소속 기자들이 제1기사의 ③부분과 같은 언동을 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피건대, 이에 부합하는 을 제9호증은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원고와 같은 대형 언론사(필자는 '재벌언론'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나 이것이 원고에 대한 명예훼손이 되지 않음은 뒤에서 보는 바와 같다)의 횡포의 구체적 사례로 이와 같은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것은 그 기자들의 명예를 훼손하였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원고가 마치 위와 같이 비이성적인 기자들로 구성되고 조직된 언론사임을 암시함으로써 그 소속사인 원고의 명예도 훼손하였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기사는 제3자가 작성한 기고문으로서 피고는 이를 수정, 변경하지 아니하고 게재한 것에 불과하므로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가 위 기사의 ③부분과 같이 해당 기자들뿐만 아니라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극단적인 표현을 미리 차단하거나 수정을 요구할 수 있었다고 볼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제2기사에 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소외 2의 탈세혐의에 대한 수사 결과 그가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는 원고의 입장이 소외 2의 탈세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쪽으로 바뀐 사실이 없다(원고는 소외 2가 수사과정에서는 혐의를 인정하였다가 영장실질심사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였다는 사실 자체를 지적하여 반론한 것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피고는 마치 원고가 탈세혐의를 인정하는 입장에서 그 혐의를 부인하며 입장을 바꾼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여 제2기사를 게재함으로써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할 것이다.
(4)제3기사에 대한 판단
언론기관은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을 사실 그대로 보도할 권리를 가진다. 설령 그 발언의 내용이 제3자의 명예를 훼손한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사실 자체를 보도한 언론사가 그 발언 내용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수는 없다.
이 사건의 경우 국회의원 소외 8은 원고 소속 대기자가 IPI에 보낸 편지를 제시하고, 그 편지의 내용 중 일부를 직접 인용하면서 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였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그 발언 경위가 위와 같다면 그 발언 내용이 사실과 달라 왜곡된 것으로 보여질 여지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그 발언 내용과 달리 제3기사를 게재하였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5) 제4기사에 대한 판단
(가) 소외 2가 대검청사에 소환될 당시에 원고 소속 기자 등 40여명이 ①부분과 같이 소외 2를 격려하였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위 기사는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추가로 필자가 느낀 감정을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이고, 위 기자들이 비굴하다는 허위 사실을 적시하였다고 볼 여지는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②부분은 원고가 정부 핵심인사가 언론탄압을 가하여 왔다는 내용의 언론탄압 시리즈를 연재하자, 야당인 한나라당이 이러한 기사를 원용하여 정부의 언론탄압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보일 뿐이고, 원고와 한나라당이 제휴하여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고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표현행위로 인한 명예훼손에 있어서는 그 의견 또는 논평 자체가 진실인가 혹은 객관적으로 정당한 것인가 하는 것은 위법성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없고, 그 의견 또는 논평의 전제가 되는 사실이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진실이라는 증명이 있는가, 혹은 그러한 증명이 없다면 표현행위를 한 사람이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이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가 하는 것이 위법성 판단의 기준이 된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보도태도를 '재벌의 이익'을 대변해 왔다고 표현한 ③부분은 논평의 표명이라고 할 것인데, 이것이 그 전제사실에 있어 허위가 있는지 또는 앞서 본 언론사 간 상호 비판의 자유의 한계를 일탈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핀다.
원고가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를 선언한 전후에 걸쳐 PCS 사업자 선정과정과 삼성자동차에 대한 대출건과 관련하여 그 독립성이 의문시되는 보도태도를 취했던 사실, 원고가 보광그룹의 대주주인 소외 2의 개인적 범법행위를 단죄하는 것을 언론탄압으로 주장하며 보도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는 이러한 사실을 전제로 하여 위와 같은 논평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위 논평의 전제가 된 사실에 허위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또한 이것이 앞서 본 언론사 간 상호비판의 자유의 한계나 공정한 논평의 한계를 벗어났다고도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같은 이유로 입이 있다고 해서 아무나 '언론자유'를 들먹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부분이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6) 제5기사에 대한 판단
(가) 원고를 재벌 소유의 언론으로 표현한 ①부분을 위 기사 전체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의 독자가 보통의 주의로 기사를 접하는 방법을 전제로 기사에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기사의 전체적인 흐름, 문구의 연결 방법 등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보면, 위 기사는 원고가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했는지 여부에 대한 구체적 사실관계를 표현하고 있다고 보기보다는 보광그룹의 대주주이고 원고의 최대 주주인 소외 2가 원고의 대표이사로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여 위와 같이 논평하고, 그 보도태도를 비판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렇다면 위 논평의 전제가 된 사실에 허위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또한 이것이 앞서 본 언론사 간 상호비판의 자유의 한계나 공정한 논평의 한계를 벗어났다고도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②, ③부분은 원고 소속 기자 40여 명이 소외 2가 소환되는 대검찰청 앞길에 모여 "홍사장, 힘내세요"를 외치며 그를 격려한 사실 이외에, 소외 2 구속 전후의 원고의 편집 및 보도태도 등이 언론탄압이라는 시각에 기울어져 있는 사실을 전제로 한 의견표명 또는 논평이라고 보인다. 그렇다면 위 논평의 전제가 된 사실에 허위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또한 이것이 앞서 본 언론사 간 상호비판의 자유의 한계나 공정한 논평의 한계를 벗어났다고도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사주의 '운명'을 곧 신문사의 '운명'으로 여긴 탓 부분과 한 번 사주면 영원한 사주이고, 이 때문에 일부 기자들이 내일을 보장받기 위해 사주의 옹호세력으로 나서는 것이라는 부분에 관한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7) 제6기사에 대한 판단
(가) ①부분에 관한 주장은 제5기사의 ③부분에 대한 판단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②부분은 원고가 "국민의 정부 언론탄압 실상을 밝힌다."의 시리즈를 마치면서 그 기획의도가 권력이 신문사의 기사와 인사에 개입해 국민의 알권리를 왜곡시키려 했던 행태들을 낱낱이 소개하자는 취지였지, 소외 2 사장의 잘못을 두둔하기 위함이 아니었다고 밝힌 것에 대하여, 그 기획의도에 관한 해명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인용하면서 한 논평이라고 할 것인데, 이러한 논평도 앞서 본 언론사 간 상호 비판의 자유의 한계나 공정한 논평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8) 제7기사에 대한 판단
위 기사가 원고에 대한 소외 2의 개인지분에 관하여 다소 과장이 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과장은 소외 2 구속 전후 원고가 소외 2 개인비리에 대한 단죄라는 시각보다는 언론탄압이라는 시각에서 연일 보도하고 있다는 것을 꼬집으면서 그 비중은 90% 이상이 된다고 평가하여 이를 비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앞서 본 소외 2의 인척관계, 소외 2와 그 가족들의 원고에 대한 지분율, 최대 주주 및 대표이사인 소외 2의 원고에 대한 영향력, 원고의 보도태도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과장이 원고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데 이르렀다고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손해배상과 명예회복을 위한 적당한 처분
원고가 이 사건 제1기사의 ③부분과 제2기사로 인하여 그 목적사업 수행에 필요한 명예, 신용을 침해당하였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금전으로나마 이를 위자할 의무가 있는바, 위 기사의 게재 경위와 내용, 이 사건 기사에서 원고의 명예를 훼손한 기사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과 내용의 구체성, 원·피고의 언론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지위 및 그 영향력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보면,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위자료는 30,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원고는 나아가, 위와 같은 위자료의 배상과 아울러 명예 회복을 위한 적당한 처분으로 별지 중앙일보사태 관련기사에 대한 정정보도문의 게재를 구하나, 이 사건 제1기사의 ③부분과 제2기사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위자료의 지급을 명하는 외에 별도의 정정보도는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금 3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위 명예훼손 기사 게재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1999. 10. 8.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01. 4. 11.까지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일부 인용한다.
판사 안영률(재판장) 김경환 오석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