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법원 일반행정

2002누16872

시정명령등효력정지

법원: 서울고등법원 선고일: 2003년 7월 8일 선고: 선고

판결 전문

【원 고】 주식회사 다음커뮤니케이션(소송대리인 변호사 배대준)
【피 고】 공정거래위원회(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씨엘 담당변호사 박상화)
【변론종결】2003.5.27.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피고가 2002. 9. 30. 원고에 대하여 한 별지 기재 시정명령 및 법위반사실공표명령을 취소한다.
【이 유】1. 처분의 경위
다음의 사실은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통신판매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로서
표시·광고의공정화에관한법률(이하 ‘법’이라 한다.) 제2조 제3호의 규정에 의한 사업자이다.

나. 원고는 인터넷 포탈사이트(http://www.daum.net)를 통해 인터넷서비스 및 통신판매업을 하는 사업자로서, 2001. 11. 7.부터 같은 달 10.까지 사이에 같은 사이트의 공동구매란을 통해 제품의 후면에 ‘BLUEDOG’이라는 상표명이 새겨져 있는 '유명아동 후드패딩 2종 세트'의 판매를 위한 광고를 하면서, 실제는 서양물산 주식회사의 협력업체인 주식회사 현화상사가 2000년 가을 제조하여 서양물산 주식회사에게 납품한 물품 중 내부 충전제 함량미달로 검사에 불합격된 제품을, 사실과 다르게, 제조원을 ‘e-패션’으로 제조시기를 ‘2001년 겨울 신상품’으로 각 표기하여 광고(이하 ‘이 사건 광고’라 한다.)하였다.
다. 피고는, 원고가 인터넷홈페이지를 통한 통신판매를 위하여 상품을 표시·광고함에 있어 객관적 사실에 기초한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여야 함에도 제조원 및 제조시기 등에 관한 정보를 허위로 표현함으로써, 소비자를 오인시키거나 오인시킬 우려가 있는 허위의 표시·광고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법 제3조 제1항 제1호,
제7조의 규정을 적용하여 2002. 9. 30. 별지 기재 시정명령(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이 위 처분사유 및 관계법령에 의하여 적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다음과 같은 사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 이 사건 광고의 주체
원고가 운영하는 쇼핑몰은 인터넷 쇼핑몰로서 원고는 인터넷 공간에 대한 일종의 임대사업을 하는 것에 불과하고, 원고의 쇼핑몰에 입점한 업체인 수호통상의 대표자
소외인이 실제로 이 사건 광고를 한 자이다. 즉 입점업체는 쇼핑몰의 일정한 인터넷 공간을 원고로부터 임차하여 자신이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의 정보를 직접 게재하고 주문을 받아 소비자에게 배송, 판매하는 것이며, 원고는 스스로 자체 상품을 판매하거나 상품 정보를 쇼핑몰에 표시·광고하지는 않고, 다만 쇼핑몰 시스템이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관리하고 입점업체의 위임을 받아 대금결제업무를 대행하며 수수료를 받을 뿐이다. 이 사건 광고 역시
소외인이 원고를 거치지 않고 직접 쇼핑몰에 게재한 것이므로, 이 사건 광고의 행위주체는 원고가 아닌
소외인이다.

(2) 피고의 권한 유월
원고는 이 사건 광고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즉시 이를 중단하도록 하여 이미 위법상태가 종료되었으므로 더 이상 위법상태를 시정할 여지가 없었음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허위의 표시·광고행위를 다시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부작위의무를 부과하는 시정명령을 하였는바, 이는
법 제7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4호의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 법령상 근거가 없는 처분이어서 부존재하거나 무효이다.

나아가 위 시정명령이 적법함을 전제로 위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을 공표하라는 명령 역시 위법한 것일 뿐만 아니라, 위 공표명령은 그 근거조문이랄 수 있는
법 제7조 제1항 제2호가 그에 상응하는 “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27조 중 ‘법위반사실의 공표’부분”이 위헌결정되었으므로 실질적으로 위헌무효이고, 이를
법 제7조 제1항 제4호의 기타 위반행위의 시정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라고 할 수도 없으므로, 아무런 법령상의 근거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위와 같은 공표명령을 한 것은 피고가 가진 위법상태의 시정 권한을 넘어서 원고를 처벌하는 효과만을 노리는 것으로서 실질적으로 사법권의 행사라 할 것이므로 삼권분립원칙에 위반된다.

(3) 원고의 무과실
원고는 쇼핑몰 입점업체와의 계약에서 상품공급 및 판매와 관련한 법령위반으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을 입점업체가 지도록 약정하고 있는 등 입점업체들의 위법행위에 대한 법령상, 계약상, 조리상 아무런 감독책임도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쇼핑몰에는 350여개의 입점업체가 있고 취급하는 상품의 수는 150,000개에 이르고 있어 원고가 이들 상품광고에 허위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4) 비례원칙 위반
가사 원고의 위 주장이 모두 이유없더라도, 원고는 소비자의 신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온라인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체로서, 그 중 쇼핑몰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80%에 이르는데, 이 사건 처분 중 공표명령을 이행하는 경우 소비자들의 신뢰를 일시에 상실하게 되어 원고의 생존이 위협받게 되는 등 원고가 입는 타격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원고는 이 사건 광고를 함에 있어 허위사실임을 인식하지 못하였고, 그로 인하여 얻은 이익도 극히 적었으며, 허위사실을 확인한 후 신속하게 광고를 중단하고 구매자들의 요구에 응하여 반품·환불조치를 취하는 등 적극적인 수습을 한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하였거나 남용한 것이다.
나. 관계법령
표시·광고의공정화에관한법률
제3조(부당한 표시·광고행위의 금지)
①사업자 등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행위로서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거나 다른 사업자 등으로 하여금 이를 행하게 하여서는 아니된다.

1. 허위·과장의 표시·광고
2. 기만적인 표시·광고
3. 부당하게 비교하는 표시·광고
4. 비방적인 표시·광고
제7조(시정조치)
① 공정거래위원회는 사업자 등이
제3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부당한 표시·광고행위를 하는 때에는 당해 사업자 등에 대하여 그 시정을 위한 다음 각 호의 조치를 명할 수 있다.

1. 당해 위반행위의 중지
2. 법위반사실의 공표
3. 정정광고
4. 기타 위반행위의 시정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
다. 판 단
(1) 이 사건 광고의 주체
법 제3조가 부당한 표시·광고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까닭은, 소비자에게 진실되고 충실한 정보가 전달되어야 소비자가 올바른 상품선택과 합리적인 구매결정을 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사업자간에 가격과 품질·서비스에 의한 공정한 경쟁이 촉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당한 표시·광고의 금지행위에 저촉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업자간의 공정성 확보와 아울러 소비자 보호의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법 제1조 참조).

그런데, 앞에서 본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광고는 원고가 운영하는 인터넷 포탈사이트(http://www.daum.net)를 통하여 역시 원고가 운영하는 쇼핑몰(http://shop.daum.net)에 접속함으로써 비로소 소비자에게 인식될 수 있는 것이고, 비록 이 사건 광고 중에 “상품문의 :
(전화번호 생략)/ 배송문의 :
(전화번호 생략), A/S 및 제품문의 :
(이메일 주소 생략)”라는 문구가 삽입되어 있다고 하더라도(갑 제2호증), 원고 이외에 달리 입점업체가 별도로 있음을 암시하는 아무런 표시나 문구도 없어서 그것만으로는 일반소비자인 쇼핑몰 이용자들이 원고가 아닌 별개의 사업자가 자기의 책임 아래에 상품을 판매하며 이 사건 광고를 하고 있으리라 인식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소비자로서는 이를 원고의 사업이자 광고로밖에 인식할 수 없는 것이고, 따라서 적어도 소비자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원고를 이 사건 광고의 주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사정은 가사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와 쇼핑몰 입점업체 사이에서 원고는 쇼핑몰 임대업자에 불과하고 입점업체가 스스로 상품의 정보를 게재하여 상품을 판매하여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을 지기로 약정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일반소비자인 쇼핑몰 이용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도 아니므로 달리 볼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피고가 이 사건 광고의 행위주체를 개별입점업체가 아닌 원고라고 본 것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2) 피고의 권한 유월 여부
이 사건 광고와 같은 허위의 표시·광고행위가 있은 후에는, 비록 그것이 중단된 경우에도 일반 소비자들이나 관련 사업자들은 그 위반여부에 대한 정보와 인식의 부족으로 인하여 위법사실의 효과가 지속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고, 이 경우 피고는 그 위반행위의 시정을 위하여 행위자에게 부작위의무를 부과하거나 일반 공중에 법 위반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는 등의 방법으로 계속되는 공공의 손해 가능성을 종식시키고 위법행위가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는 등의 조치(
법 제7조 제1항 각 호)를 취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보건대, 비록 이 사건 광고 자체는 관계자의 항의가 있은 다음날 중단되었다고는 하나(을 제3호증의 2), 원고 쇼핑몰의 운영체계상 언제든지 유사한 사례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이고(원고도 사실상 예방이 불가능하다는 등 이러한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기록상 갑 제4호증의 사례도 나타난다.), 그에 따라 소비자의 권익이 위협받는 상황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할 것이며, 비단 이 사건 광고와 관련된 특정 상품에만 국한하여 볼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 중 부작위의무부과 부분(시정명령 제1항)은
법 제7조 제1항 제1호에 의한 것으로 적법하다고 할 것이고 그것이 위법함을 전제로 공표명령(시정명령 제2항) 역시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없을 뿐만 아니라, 위 공표명령은
법 제7조 제1항 제4호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대법원 2003. 2. 28. 선고 2002두6170 판결 참조) 같은 항 제2호의 위헌무효를 전제로 한 주장도 이유없으며, 위 공표명령을 원고에 대한 형벌권의 행사라고 볼 수 없으므로 사법부의 권한을 침해하여 삼권분립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볼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피고가 권한을 유월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없다.
(3) 원고의 귀책사유
쇼핑몰 입점업체와의 계약에 의하면 입점업체들의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은 입점업체에만 있지 원고에게는 책임이 없고, 원고의 쇼핑몰에는 그 취급 상품의 수가 매우 많아서 그 상품의 광고에 허위사실이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광고의 주체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처분이 추구하는 목적 중에는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소홀히 할 수 없으며 시정되어야 할 위법상태는 반드시 이 사건 광고와 관련된 특정 상품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보는 이상, 반드시 원고가 이 사건 광고의 허위성을 인식하고 있었던 경우에만 피고가 이 사건 처분과 같은 시정명령을 발할 수 있다고 볼 것이 아니므로(이점에서 상표법이나 전기통신기본법상의 형사책임과는 다르다고 할 것이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없이 이유없다.
(4) 재량권 남용 여부
원고가 운영하는 쇼핑몰과 같은 사이버몰(
전자상거래등에서의소비자보호에관한법률 제2조 제4호 참조)에서의 거래는 기존의 다른 판매방식과는 달리 소비자가 판매업자와 직접 대면하여 상품의 품질이나 성능을 확인하지 않고 오로지 판매업자가 제공하는 광고나 선전에 의존하여 구매여부에 관한 결정을 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판매업자의 부당한 표시·광고행위로 인하여 피해를 볼 우려가 상대적으로 크다고 할 수 있으며, 거기에 그 거래가 대량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원고의 주장에 의하면 이 사건 광고가 시작되어 중단되기까지 약 66시간 동안 100여건이 넘는 거래가 이루어졌다.)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광고와 같은 허위광고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해악과 위험성은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는 반면, 원고가 이 사건에서 특히 다투는 이 사건 처분 중 공표명령 부분은 원고의 쇼핑몰이 가지는 구조적 취약성을 소비자에게 올바로 알려주라는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비록 원고가 이 사건 광고와 같은 허위광고가 게재되는 것을 미리 방지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 원고의 위반행위로부터 이미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다는 점(
법 제16조 제2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49조 제4항에 의한 5년의 시효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이 사건 광고 이후 원고가 신속한 소비자 보호조치를 취하였다는 점, 거기에 이 사건 처분 중 공표명령으로 인하여 원고의 신용에 미치는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모두 보태어 보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 남용하였다고 볼 것은 아니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흡(재판장) 양현주 하종대